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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2-14 19:50:23

일본의 성/구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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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와의 형태가 명확히 드러난 시부시성(志布志城) 모형[1].

くるわ

1. 개요2. 배치 방법
2.1. 윤곽식(輪郭式, りんかくしき)2.2. 연곽식(連郭式, れんかくしき)2.3. 제곽식(梯郭式, ていかくしき)
3. 구루와의 명칭

1. 개요

일본식 성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 해자나 지형의 고저차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구획한 하나의 공간을 말한다. 한자로는 곡륜() 또는 곽()이라고 표현하는데, 공간 내부의 평지에 초점을 맞추면 곡륜, 가장자리의 테두리에 초점을 맞추면 곽으로 구분한다.

구루와 안에는 고구치(虎口, こぐち)[2]를 막는 몬(門), 실질적인 성벽이자 우리나라의 성가퀴()와 같은 역할을 하는 헤이(), 망루 역할을 하는 야구라() 등 여러 시설이 들어선다. 주곽(主郭)[3]에는 성주(城主)의 거관(居館), 군량창고, 취사시설 등이 있었다. 전시에는 각 구루와에 수비병들이 주둔했다.

2. 배치 방법

일본의 성은 15세기 후반에 구루와들을 서로 잇는 구조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혼마루, 니노마루, 산노마루와 같이 이름을 붙일 때 상정하는 각 구루와 간 상하관계는 옛 연곽식 산성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듯하다. 치바현 요코시바 미쓰마치에 위치한 사사모토 성(篠本城)의 구루와들은 상하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고,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 위치한 네 성(根城) 또한 구루와의 상하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그 후 전국시대 이후의 성곽에서는, 여러 개의 구루와를 의도적으로 배치하고, 이치노쿠루와(一郭)을 중심으로 니노쿠루와(二郭) 이하의 구루와가 종속되는 구성이 일반적이 되었다. 그리고 에도시대에 와서야 구루와의 이름에 마루(丸)란 표현이 붙었다.

이러한 구루와들을 배치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나와바리(縄張)[4]라고 한다. 에도시대의 군사학[5]은 나와바리의 기본을 성곽의 중심이 되는 혼마루의 주위에 그 혼마루를 보좌하는 니노마루, 산노마루를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잡는다. 일반적으로 나와바리의 종류는 크게 다음과 같이 세 종류로 분류한다. 이외에도 원곽식(圓郭式), 병곽식(竝郭式), 와곽식(渦郭式), 계곽식(階郭式)' 등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성곽을 반드시 어느 한 가지 형식으로만 세우지는 않았다. 기본적인 나와바리들을 변형시키고 발전시키거사 합친 형태도 많이 나타난다. 또한 이러한 형식만으로는 분류가 어려운 성곽도 있다.[6]. 연구자에 따라서 같은 성이라도 다른 형식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새로운 단어로 세세하게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아래의 형식에 너무 얽매이지 말 것.

2.1. 윤곽식(輪郭式, りんかくしき)

혼마루를 중심으로 동심원처럼 바깥 구루와가 안쪽 구루와를 감싸는 방식이다. 사방의 방어가 똑같이 강화되지만, 구루와를 둘러싸기 위해 성곽의 규모는 커지게 된다. 주로 야마가타 성(山形城), 마츠모토 성(松本城), 오사카 성(大坂城)과 같이 평성(平城)에서 주로 나타나는 나와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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슨푸 성(駿府城)의 나와바리(加藤理文 작성).

2.2. 연곽식(連郭式, れんかくしき)

혼마루 이하의 구루와를 일렬로 늘어놓는 방식이다. 혼마루는 나와바리의 가장 뒤쪽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고, 가운데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 능선이나 곶, 설상대지(舌狀臺地) 등의 길쭉한 고지를 요코보리(横堀, よこぼり)로 구분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아무것도 없는 평지에 굳이 이 나와바리로 성을 쌓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자연 지형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고 적은 노력으로도 방어력이 높은 성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옛날부터 사용된 성들이 많다. 빗추마츠야마 성(備中松山城), 이요마츠야마 성(伊予松山城), 모리오카 성(盛岡城), 미토 성(水戶城)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 지어진 왜성 가운데도 서생포왜성 등 이 방식으로 지은 사례가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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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 성(水戶城)의 실측도(이바라키 현립 도서관 소장).

2.3. 제곽식(梯郭式, ていかくしき)

혼마루를 호수나 산, 하천, 절벽 등의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가장 구석에 배치한 뒤, 혼마루의 주위의 두 방향, 혹은 세 방향을 다음 곡륜으로 둘러싸는 방식이다. 오카야마 성(岡山城), 나고야 성(名古屋城), 구마모토 성(熊本城), 우에다 성(上田城)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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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나이 성(府內城)의 지도(오이타 시 교육위원회 제작).

3. 구루와의 명칭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 이후의 성에서는, 각각의 구루와를 그 용도에 따라 'XX곡륜' 또는'XX마루' 등으로 부르는데, 또 시대나 지역에 따라서도 명칭이 다르다. 혼마루, 니노마루 등 구루와를 마루(丸)라고 말하게 된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마루는 아즈치 모모야마계 성곽에 속하는 성이나 에도 시대 이후 근세성곽의 주요부 명칭으로 추측된다.

구루와의 이름을 붙일 때는 여러 개의 구루와를 한 데 묶어서 지칭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꼭 혼마루, 니노마루, 산노마루가 하나씩 다 있을 필요는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중심부 자체를 통틀어서 혼마루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7].

[1] 가고시마 여명관(黎明館) 소재.[2] 구루와의 가장자리에 낸 출입구. 본래 小口였으나 표기가 바뀐 것이다.[3] 중심부 구루와로, 우리가 흔히 혼마루라고 부르는 영역이다.[4] 경상도 사투리의 그 나와바리가 맞다.[5] 다만 에도시대는 전쟁이 거의 없었던 시기라, 실전적인 축성이나 전투의 경험을 거치지 못했다.[6] 하나의 구루와로만 이루어진 단곽식(單郭式), 성을 이루는 구루와들이 각기 다른 구릉 위에 거의 동일한 규모로 지어져 전시에 각각의 구루와가 별개의 성처럼 기능하는 일성별곽(一城別郭) 등.[7] 대표적인 경우가 구마모토 성.[8] 츠메노마루는 주로 최후의 결전을 위해 성의 가장 안쪽으로 뺀 구루와를 뜻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주로 강으로 둘러싸인 배수진이거나 산꼭대기에 위치한다. 이것이 독립된 성으로서 기등할 수 있으면 츠메노지로(詰城)라고도 부르는데, 이것 역시 기준이 모호하여 부르기 나름이다. 츠메노지로가 설치된 대표적인 성이 바로 돗토리 성(鳥取城)과 하기 성(萩城).[9] 황가나 다이묘의 외출을 폭넓게 일컫는 말로, 에도시대에는 주로 쇼군이 지방 다이묘의 거성에 방문하는 것을 말했다.[10] 다이묘로부터 성곽 및 주변 영토의 수비를 맡은 가신(家臣). 성주의 부재 시 대신 성을 관리하는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루스이가시라(留守居頭, るすいがしら) 또는 오루스이(大留守居, おおるすい)로도 불린다.[11] 데지로(出城, でじろ)와는 다르다. 데지로는 본성을 보조하기 위해 영지의 경계 등에 세운 독립된 성이다.[12] 성주의 은거소(隠居所)로 많이 사용된다. 니시노마루를 은거소로 삼는 전통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 성 니시노마루를 스스로의 은거 장소로 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13] 쇼군이나 다이묘 등 무가를 섬기는 가신(家臣)의 집단이다. 특히 주군의 곁 근처를 섬기는 사람을 근신(近臣) 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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