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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7 00:04:15

이지(바람의 나라)

이지
파일:imgFE_tmp.jpg
<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국적 고구려
가족 아버지
남편 무휼
의붓아들 호동

1. 개요2. 작중 행적
2.1. 초기2.2. 중반2.3. 후반2.4. 드라마
3.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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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만화 바람의 나라의 등장인물. 실제 역사상의 원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무휼의 원비이자 작중 빌런으로 나온다.

2. 작중 행적

2.1. 초기

본래 동명성왕의 개국공신 중 하나인 집안의 딸이다. 아름답고 총명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가세가 기울었는지 아니면 다른 세력 가문과의 다툼에서 패해 밀려났는지 최초로 등장할 때에는 촌의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과거의 영광에만 연연하며 자긍심을 갖고 사는 아버지 때문에 그대로 시집도 못 가고 평생 가난하게 사는 듯 싶었으나, 어느 날 흑귀사조가 찾아와 원비가 되어 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아버지는 "네가 나이대가 맞는 만만한 아이라 제안한 것뿐이다. 그리고 왕을 속이면 벌을 받는다."고 만류했지만, 이지는 "따지고 보면 우리집도 공신 집안인데 왕비를 못 내놓을 것 없다."며 흑귀사조의 제안을 당돌하게 덥석 받아들인다. 그리고 아버지를 버려가면서까지 그를 따라간다.[1]

이후 배극이 입궁시켰던 유리명왕의 후궁인 영채의 조카로 신분을 위장한다. 영채의 언니가 배극의 집안에 시집 가 낳은 딸인데 어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평소에 영채와는 왕래가 없었다고 속인 것. 영채는 차비인 을 잃고 홀아비였던 무휼에게 그와 비슷한 연배인 조카를 소개시켜준다는 명목상의 이유로 이지와 함께 국내성에 들어선다.[2]

영채는 무휼에게 선왕의 아내인 자신을 홀대한 것을 질책한 뒤 이지를 조카라고 소개한다. 또한 현재 비어 있는 원비 자리에 이지가 적합한 후보임을 은근히 내세운다. 무휼은 단번에 이지가 급조한 신분으로 입궁했음을 알아챘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배극의 군사가 필요했기에 누나 세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지와 혼인하기로 결심한다.

사실 이지는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올 때부터 왕비로서의 부귀영화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왕이 흉측한 불구이든 노인이든 신경쓰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영리한 그녀는 자신이 배극에게는 정치적인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성에 들어와 막 청년에 접어든 수려한 무휼을 보고 그에게 한눈에 반해버렸고, 결국 그에게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더 큰 욕심까지 갖게 된다.

하지만 무휼이 사랑하는 사람은 오로지 세상을 떠난 뿐이었다. 자신이 없는 동안 홀로 호동을 지키다 세상을 떠난 연에 대한 사랑과 죄책감, 그리움을 늘 짊어지고 있었기에 이지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혼인 초야부터 이지는 소박을 맞았다. 무휼은 이지와 마지 못해 한 침상에 올랐으나 이지에게는 시선도 안 주고 돌아누워 잤던 것. 그러니 궁에 있는 사람들 모두 말은 못했어도 이지의 신세를 조롱하거나 동정했다.[3]

그나마 그녀를 유일하게 환영해주고 따뜻하게 대해 준 사람은 연이 낳은 무휼의 장남이자 자신에게는 의붓아들로 장차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정적이 될 호동이었다. 호동만이 이지를 어머니라 부르며 따라 주었고, 외로웠던 이지도 호동을 아들로 대하며 잠시나마 서로 모자의 정을 쌓았다.[4] 하지만 이는 훗날 비극으로 가기 위해 다져진 초석이었다.

2.2. 중반

본격적으로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 이 일의 결정적인 요인을 제공한 것이 바로 흑귀사조였다. 무휼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부여 원정에 나섰을 때 흑귀사조가 궁에 남아 있던 호동을 공격했는데, 그때 이지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그야말로 엄청난 실수였다. 원래는 자러 가야 할 시간이었으나, 호동이 무휼처럼 신기가 있어서 흑귀사조가 온 것을 알았기에 이지 곁에서 자겠다며 떼를 썼기 때문에 호동과 함께 흑귀사조를 맞닥뜨리고 만 것.

이지는 살려달라며 안겨 온 호동을 품에 안지만, 흑귀사조가 그 앞에서 그녀가 원비 자리에 오르기 위해 신분을 위조한 것부터 시작해 "네 년의 본심은 바로 무휼과 호동을 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며 폭로를 해버린다. 호동이 다 들어버리자 이래저래 난감해진데다 위험한 상황을 더는 감당할 수 없던 이지는 본색을 드러내 호동에게 "난 네 어머니가 아냐!"라며 호동을 내치고 도망가버린다.

다행히 호동은 생모 의 혼령의 도움으로 흑귀사조를 물리치고 살아남았으나, 그 후로는 이지와 호동의 사이가 아주 소원해진다.

2.3. 후반

오랜 기간 걸쳐 완성한 청룡을 수놓은 비단에 흑귀사조의 독을 묻히고 비류수에 던져 넣어 무휼의 청룡을 죽이려고 한다. 이유는 무휼이 자신의 욕구를 청룡에게 풀었다고 생각했기 때문.[5] 한편으로는 무휼이 신수인 청룡을 잃고 약해지면 자신에게 의지하리라는 계산을 한 듯하다.

여전히 호동과의 관계는 개선될 줄 모르고 오히려 더 험악해진다. 특히 태자 자리를 둘러싼 비류부의 세력들과 부여의 세력들과의 충돌이 시작되면서 둘 사이는 더 위태로워진다. 무휼이 낙랑 정벌을 위해 호동을 사비와 혼인시키려 하자, 이지는 능수능란하게 정치적인 술수를 부려 비류부의 지원을 등에 업음으로써 원비로서의 자리를 굳혀나간다.

뿐만 아니라 무휼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시어머니인 서화에게 교묘하게 호동을 모함한다. 참고로 서화는 무휼이 이지의 친정인 배극 집안을 몰락시킨데다 을 못 잊어 이지를 오래 소박놓은 것 때문에 평소에 이지를 동정하고 있었다. 바로 이 점을 이용하여 호동이 크면서 자신이 생모가 아니라 원망한다고 모함했던 것. 결국 이 참소에 넘어간 서화는 나중에 이지와 이지가 낳은 원자를 위해 무휼에게 호동을 모함하게 된다. 연 사후에 호동의 양육을 일정 부분 담당했을 서화가 호동을 죽게 만든 데에 일조했으니 이 역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후 또 다른 아들을 필요로 하던 무휼이 마침내 이지와 합방하고, 이 한 번의 동침으로 이지는 고대하던 원자를 갖게 된다. 그런데 무휼과 이지의 합방에 대해서는 여성 독자들 다수가 불쾌함을 표현했다. 보통 왕과 왕비가 후사를 갖기 위해 동침할 경우에 따르는 사전 절차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지는 한밤 중에 갑작스레 쳐들어온 무휼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고, 무휼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관계를 가져야만 했기 때문.[6] 게다가 이때 무휼은 이지를 안으면서도 멀어져가는 연의 허상을 보며 여전히 연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지가 무휼에게는 또 다른 후사를 낳아줄 도구일 뿐이라는 점이 극명히 표현된 것. 뿐만 아니라 무휼을 오래도록 짝사랑하다 못해 증오하게 된 이지마저도 이 잠자리를 하며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2.4. 드라마

배우는 김정화. 등장 초반에는 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이다가 슬슬 본색을 드러내며 뺨을 때리기도 하는 등 이중적인 악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후반부에는 비중이 급 공기화된다.

3. 평가

사랑하는 무휼의 마음에 들기 위해 참고 기다리는 좋은 아내가 되고자 했으며, 초반에는 의붓아들 호동의 사랑스러움에 반해 생모를 일찍 여읜 호동에게 좋은 계모가 되고자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하지만 욕심이 많고 교활하며 진실되지 못한 데다가 잔인하기까지 한 천성을 발휘해 여러 사람을 속이고 해쳤으므로 결코 믿어선 안되는 여인이었다. 즉 사람을 알아보는 통찰력이 있는 무휼로서는 결코 인간적으로 기댈 수 없는 상대였던 것. 태자 시절부터 온갖 권모술수를 다 겪은 무휼조차 나중에는 이지의 가증스러움과 뻔뻔함에 질려 "세상에 너만큼 강하고 영악한 자는 없다."고 표현하며 만약 남자였다면 일찌감치 없애버렸을 거라고 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설령 이지가 선량하고 평범한 여인이었다 해도 무휼은 때문에 이지를 사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지가 차지한 원비 자리는 무휼이 즉위하면 사랑하는 연에게 주고 싶었던 자리였기 때문. 게다가 그 원비 자리를 이지는 거짓과 술수로 차지했기 때문에 결코 사랑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무휼은 이지에게 "내가 연에게 주고 싶었던 그 자리를 차지했으면 그만 아니냐?"며 자신의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에게 끝내 마음을 주지 않았다.

행동과 성격 때문에 차비인 연과 비교가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연은 속내를 온전히 드러내지를 않으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는 배려심 많은 천성 덕분이기도 했지만 부여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모두 정치적인 이유로 제거되는 비극을 겪은 탓이기도 했다.

연의 아버지는 대소왕의 막냇동생인 갈사왕의 아들로 대소왕이 가장 총애한 조카였다. 이에 대소왕의 다른 동생들은 조카가 자신들의 왕위계승권을 위협한다고 생각하여 견제하기 위해 자객을 보내 살해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그 부인까지 독살했다. 작중 연의 어머니가 연의 앞에서 독이 든 식사를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며 "왕자님(남편)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느냐?!"라며 원통함을 금치 못하는 처절한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아들과 며느리를 잃고 홀로 손녀를 키워 시집보내야 했던 그녀의 할아버지인 갈사왕도 그녀에게 "절대 함부로 속내를 드러내선 안 된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 땐 네 부모에게 있었던 일을 생각하라."고 경고했다.[7]

반면에 이지는 본래부터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연민에 가득 차 있으며 자기 뜻대로 안 되는 일은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이기주의자였다. 전술한 것처럼 하나뿐인 가족인 아버지를 매몰차게 버리고 배극의 양녀로 들어가 왕비가 됐는데, 그 이후 홀몸으로 어렵게 자신을 길러준 친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수소문하거나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일은 일절 없었다.[8] 게다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용의주도하게 음모를 꾸몄으며 살인까지 저지르기도 했다.

물론 출중한 미모와 지성까지 갖춘 이지가 이미 죽은 사람임에도 끈질기게 무휼의 사랑을 쥐고 있던 연에게 열등감을 보이는 것에 대해 동정 여론이 있기도 했다. 이지를 그토록 표독스럽게 만든 것은 무휼의 무관심이니 무휼이 잘못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러기엔 이지의 행동이 죄다 가식과 거짓으로 일관된데다가 무고한 사람을 해코지한 일까지 있어서 그녀의 행실을 합리화하거나 동정하는 것도 참 곤란하다. 또한 호동을 해하려 들기 전에는 무휼의 마음을 얻어내고자 무휼이 의지하는 신수인 청룡을 해하려고까지 했다. 청룡이 다칠 경우 무휼은 물론 고구려의 국운까지 중대한 위험에 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서술된 내용만 봐도 이지의 무휼에 대한 사랑은 절대 건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무조건 동정을 받기는 애매하다.

해색주도 그녀를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고 이지 또한 해색주를 경계했다. 해색주에 대해서는 나이는 어리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를 내렸으니 말이다. 이래저래 머리가 아주 영민한 여자였던 것만은 확실하다.


[1] 아버지가 이름을 소리쳐 부르며 말리는데도 짐을 싸서 도망치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나온다.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까지 매몰차게 버릴 정도면 그만큼 빈곤에 치를 떨고 있었던 듯.[2] 그러나 이때 이지를 처음으로 본 국내성 사람들의 반응은 "영채마마한테 조카가 있었나? 게다가 저 아가씨는 영채마마를 닮지도 않았다."였다.[3] 아무리 연에 대한 사랑이 컸어도,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맞이한 아내일 뿐이라는 점을 고려했어도 무휼이 이지에게 신혼 때 했던 행동은 도를 넘은 행동이었다. 무휼에게 충성을 바친 최측근 신하들 뿐만 아니라 무휼이 믿고 의지한 누나 세류마저도 "왕이 왕비와 잘 지내지 못하시니 사람들이 왕비를 업신여긴다."며 염려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4] 사실 이것도 부정적으로 보면 계산된 행동이기는 했다. 무휼이 대놓고는 아니더라도 호동을 무척이나 아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호동과 사이를 잘 다져 놓으면 자연히 무휼과의 사이도 좋아질 것이며, 가뜩이나 궁 내에서 입지가 좁은 그녀였기 때문에 만약 이지 본인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호동이 그녀의 편을 들어주리란 생각도 했기 때문. 그녀를 입궐시킨 영채도 이 사실을 알고는 애를 도구로 쓴다며 불쾌해 했다. 그래도 초반에는 웃으면서 스스럼 없이 먼저 다가오는 호동을 볼 때마다 이지가 스스로 자신이 품었던 독한 마음이 사라질 정도라고 느꼈을 정도로 호동을 진심으로 예뻐하기도 했다.[5] 무휼의 청룡은 성별이 여자다. 청룡이 되기 전 이무기였을 때의 이름은 '하얀사녀'였다.[6] 혼인 후 십수 년간 이지가 독수공방했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성폭력에 가까운 불친절한 동침이었다.[7] 저 말을 감안하면 연의 어머니는 남편을 살해한 자들에 대한 복수심을 감추지 못해서 독살당한 듯하다. 물론 갈사왕이 저렇게 살벌한 경고를 했다고 해서 손녀를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들 부부를 잃은 뒤에는 입버릇처럼 연과 용에게 "이 할애비의 소원은 너희들이 어른이 되는 걸 보는 것이란다."라고 할 정도로 남겨진 손주들을 보호하는 데 모든 신경을 썼다. 연을 먼 고구려에 태자의 차비로 보낸 것도 궁극적으로는 연을 살리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결국 연은 호동을 지키려다 숨지고 말았고, 이는 용이 무휼을 증오하여 무휼과 싸우다 죽는 계기가 된다.[8] 작중 흐른 시간을 감안하면 이지의 친아버지는 딸에게 일방적으로 의절당하고 홀로 살다 숨졌을 것이다. 즉 친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도, 장례 절차를 돕지도 않았다는 뜻이 된다. 친아버지를 걸림돌로 여기고 철저히 외면한 셈이니 패륜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