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고, 잘 웃었고, 평화주의자였고, 촉촉한 감성의 소유자였다. 그랬었는데...! 결혼 후 독기로 물들고, 웃어도 썩소요, 하루가 멀다한 전쟁에, 그녀의 감성은 낙엽처럼 메말라 갔다. 그래도 타고난 본성인 휴머니즘만은 지켜지고 있는 서른셋의 돌싱 인턴.
건강한 정신과 육체는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신념으로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하고 백의천사 같은 영양사가 되었으나 스물다섯 나이에 콩깍지가 씌어 결혼, 그 신념은 남편 창민에게만 보여졌다.
의사집안인 시댁의 무시와 멸시와 천대와 구박은 참고 견딘다 쳐도 결혼 전과 후가 판이하게 달라진 창민과의 결혼생활은 비참했다. 무식하고 게으르고 먹고 자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당연히 시댁의 지원은 한 푼도 없었고, 창민은 집안과 결별한 채 결혼생활을 해야 했기에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제약회사 직원으로 밥벌이에 나섰다. 졸업 후 일자리를 쉽게 구하지 못한 진희는 백수로 집에 눌러앉게 됐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했는지 결혼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싸움은 갈수록 심해졌으며 시댁에 이어 남편까지 그녀를 무시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서로에게 주는 상처에 만신창이가 되기 전에 도망치듯 백기를 들었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컸기 때문인지 이혼 후 밀려오는 상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절망적인 삶 속에서 나를 꾹꾹 밟아준 전 남편 덕분에 오기와 투지가 발동!
가족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굴의 의지와 무서운 투지로 재수 삼수 끝에 눈물겨운 의대 합격! 이젠 예전의 오진희가 아니다. 지옥 같은 인턴 생활만 마치면 남부럽지 않은 의사 타이틀을 갖게 되기에 해내야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런데, 죽을 때까지 다신 만나고 싶지 않은 전 남편 창민...!그와 함께 인턴생활을 해야 한다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운명이 펼쳐지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가 있는 곳이라면 지구 열 바퀴라도 돌아가고 싶은 심정인데 이것은 필히 악몽일 것이다!
우수 병원 인턴. 오창민과 과거 부부. 예전에 이혼할 당시 오창민네 가족들이 의사 의사 거린 것에 오기가 생겨 죽어라 공부해서 의사가 되었다. 다만 병원에서 오창민을 만나게 되니... 그래도 병원은 옮기지 않고 다닌다. 응급실 회식모임에서 이혼을 까는 발언이 나오자 자기가 이혼녀인 것을 밝혔다. 그 후 오창민의 부친이 사망한 부로터는 오창민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다. 오창민은 자신을 지금 동정하는 거랑 같다고 했지만, 자신은 동정의 감정이 아닌 것을 알고는 병원 비상계단에서 오창민에게 고백한다.
집안이나 따지고 학벌이나 따지며 남자의 경제적 능력이나 살펴보는 속물적인 여자들이 싫었던 창민에게 사랑이란 이론적으로 순수해야 했다. 진희는 그런 여자였고 그래서 그녀에게 푹 빠졌고,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강행했다.
예쁜 아내가 보글보글 찌개 끓여 놓고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고 남편은 열심히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평화롭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생각했었다. 그래서 인턴을 포기하고 제약회사 영업직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막막하고 굴욕적이었다. 함께 있기 위한 결혼이었지만 오히려 진희와 함께 할 시간은 줄어들었고,함께 있을 때마다 상상했던 예쁜 아내의 모습은 저주 받은 마녀처럼 무시무시했다.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오해와 질시와 투쟁 끝에 도저히 이 여자와 무덤까지 같이 할 자신이 없어졌다. 수많은 상처를 남긴 싸움 끝에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되면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명제에 굴복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혼 후 다시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의대에 복학하고 졸업을 했다. 이제 병원이란 현장에서, 의사의 길을 가야할 새 출발의 선상에서, 이런 젠장~! 진희가 의사가운을 입고 인턴 같은 조에 배정돼 있는 것이 아닌가! 곰이 재주를 넘어도 이럴 순 없는 일! 천지가 개벽할 노릇이다.
그것도 응급실이란 좁은 공간에서 인턴 생활을 같이 해야 한다니...!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고 숨통이 턱, 막혀온다. 게다가 악명 높은 치프 국천수에게 첫날부터 찍혀 인턴을 무사히 마칠지도 의문인데, 도대체 왜! 하필! 의사가 되어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났는지 의문스러움을 너머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하기만 하다.
우수 병원 인턴. 오진희와 과거 부부. 그러나 오진희와 재회한 후로 다시 오진희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고, 한 번은 오진희가 치프(국천수)에게 준 옷을 훔친 적도 있다. 물론 돌려줬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오진희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오진희의 고백에 다시 오진희를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 사귀는 사이가 된다. 최종화에서는 오진희와 함께 파견나가서 오진희랑 알콩달콩 하며 지내고 오고,병원으로 돌아온다. 여담으로 인턴직을 다 끝낸 뒤에는 응급의학과를 전문으로 한다고 한다.
부정적인 것, 치졸한 것,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의사의 냉철함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기에 늘 겉보기에 까칠하고 무뚝뚝하고 정감이 없어 보인다.
남들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허당스러움은 오히려 완벽한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환자에게 빠져있는 노총각 치프로서 병원 내에서는 인턴 킬러, ‘마귀’라는 별명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외과 레지던트 시절, 실수 아닌 실수로 현재 레지던트 8년차다.
6년 전, 천수에게도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의사가 천직인 똑똑하고, 능력 있고, 일 욕심도 많아 일에 빠져 사는 여자 심지혜. 지혜 역시 결혼 같은 건 인생에 없는 여자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오래도록 동료로 애인으로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지혜가 어느 날 결혼을 이야기 하고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천수는 혼란스러웠다. 그녀 역시 사랑받고 가정을 이루고 싶은 여자였음을...... 그 역시 지혜를 사랑하지만 자신은 가정을 이루며 평범하게 살 자신이 없기에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별했다.
그리고 6년 뒤, 다시 응급실에서 만나게 된 지혜. 더 좋은 남자 만나 잘 살거라 생각했던 지혜는 아직 혼자였고 그런 지혜를 보는 것이 미안하고 마음 아프다. 게다가 아직도 예전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데...
우수 병원 응급실 치프. 교수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지만 의료 사고 이후 죄책감으로 치프직에 매달린다. 오진희를 좋아하며 오진희가 준 등산복을 잘 입고 다닌다. 병원에서는 주로 치프라고 불린다.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했는데 아무도 그를 데려가지 않으려 해서 혼자 자랐다. 그 영향으로 죽어라 공부만 해서 의사가 됐다고 하며 부모를 용서하지 않는다.
안영필 교수가 오진희 앞에서 오진희를 이혼녀로 까자 화나서 안영필 교수의 얼굴에다 주먹을 날렸고 그 일로 인해 2주간 정직을 당하고 감봉 처분을 받았다. 오진희가 이 일로 인해 사과를 하려고 국천수의 집 근처로 오자 꾀죄죄한 꼴로 라면을 먹다가 급하게 면도를 하면서 준비를 해댔다. 그 때 면도를 너무 급하게 하는 바람에 피가 났다.
오진희에 말을 듣고 부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아버지에게 엽서를 보낸다.
환자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으로 신원 파악이 안 된 사람이 수술을 해야될 때에는 우선적으로 보호자 명단에 자기 이름을 적으라고 한 사람이다. 하지만 연애에선 잘 일이 안 풀린 사람이다. 20화에서는 심지혜의 말을 듣고 오진희에게 고백하러 갔다가 오진희랑 오창민의 키스신을 보았다. 결국 그 모습을 보고 오진희를 좋아하는 마음을 접게 되었다. 그래도 최종화에서는 오진희에게 자기가 좋아했다는 마음과 좋아하게 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또 병원에서 아버지에게 답장이 적힌 엽서를 받게 되었다.
은은한 허브향이 느껴질 듯 말 듯 차분하고 고고한 느낌의 홍차 같은 여자. 자존심이 강하고 차가운 외모지만 내면의 따뜻함을 숨기고 있다. 의사가 천직이다 싶을 만큼 예민하고 신중하며 때론 대범하다.
쿨하다는 뜻이 쉽게 마음을 떨쳐내는 것이라면 쿨하지 못하다. 상처받은 건 잘 잊지도 못하면서 사는 건 이성적이다. 가슴은 상처투성인데 머리로 산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한때 국천수와 함께 레지던트 생활을 했었고 서로 사랑했었다. 적어도 지혜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와의 결혼을 꿈꿨고 아이도 낳고 싶었다. 그렇게 가족이 되어 오래도록 곁에 있고 함께 늙고 싶었다. 하지만 지혜의 그런 마음을 고백했을 때 천수는 지혜를 놓아버렸다. 천수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거라고 지혜는 생각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천수는 여전히 지혜가 사랑했던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응급실 전담 전문의로서 매일같이 천수와 함께 일해야 하는 지혜는 다시 그를 향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우수 병원 전문의. 국천수와 과거 연인. 미국에 지민이라는 딸이 하나 있다. 하지만 결혼은 하지않고 부모님과 함께 딸을 키우고 있다.원래는 미국에서 1년간 파견 왔지만, 안영필교수가 임상환자를 뺏어갔다고 위에다 말한 것 때문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최종화에서는 오창민에게 오진희랑 잘해보라고 조언도 해주고, 공항에서 국천수에게 잘 다녀오라는 말을 듣고 떠난다.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화려한 미모에 밝고 당차고 섹시하며 활달하다.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자유분방한 연애관과 행동 때문에 동기들 사이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존재.
지나간 남자들과의 관계도 스스럼없이 말하는 아름은 자신의 감정 표현에 매우 솔직한 편이며 거침이 없다. 당당함이 매력이고 당돌한 게 단점이며 감당 안 되는 스타일. 전형적인 의사의 모습은 싫다.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줄 아는 여자. PASSION을 위해 FASHIONABLE 해야 한다는 게 신념이다.
사랑은 공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미워할 수 없는 여우. 특히 창민과는 취향부터 식성까지 공감대를 형성하며 쿵짝이 잘 맞는다. 창민이 진희 때문에 자기에게 잘 보이기 위한 거짓이었다해도 그 노력이 가상하다.
첫인상부터 호감이 갔던 창민이 이혼한 전력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오히려 더욱 편하게 다가서며 가깝게 지내지만 창민의 X와이프(전부인)가 같은 인턴 동기인 진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애정전선은 꼬여만 간다.
우수 병원 인턴. 오창민에게 관심이 있지만 오창민은 한아름에게 관심이 없다. 예전에는 임용규를 동료로만 생각했지만, 오창민이 오진희에게 마음이 있어서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을 안 뒤로는 임용규를 좋아하게 된다. 임용규가 투약사고를 낸 뒤 병원에서 도망쳤을 때는 직접 찾으러 간다. 임용규와는 약간 썸타는 사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최종화에서는 임용규에게 데이트 신청도 신청하고, 결국은 임용규랑 이어졌다. 장관의 딸로 의사 집안인 오창민과 이런저런 일로 엮일 뻔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부모부터 형제들까지 전부 의사인 집안에서 유일하게 자신만 의사가 아니었던 열등감을 의사인 남편이 대신해주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의사 직을 버리고 낙향해버린 남편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아들 창민은 자신의 모든 것이며 종교이자 삶이다.
때문에 아들에 대한 기대치가 남달랐고, 아들의 의대합격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런 아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여자 오진희 따위가 아들을 덥석 낚아채갔다. 게다가 아들은 의대까지 그만두고 제약회사에 들어갔으니 실로 그녀의 실망감과 분노는 엄청날 수밖에. 고작 1년 살라고 아들의 인생에 오점을 남긴 진희를 죽어서도 용서 못할 단단한 엄마.
외향적이고 발랄하며 선머슴아 같은 구석이 있다. 가끔 엉뚱한 상상력과 용감무쌍한 실천력에 사고를 치고 가족들 애를 태우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말괄량이.
이혼까지 하고 나서 뒤늦게 의사고시를 준비하는 언니만 신경 쓰고 편애하는 엄마에게 불만을 품고 가출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서기 중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함께 밴드를 하는 광수를 사랑하고, 얼마 전 광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사랑한다. 사실 엄마와 언니도 너무 사랑하지만 그녀의 표현 방식이 독특할 뿐이다.
부모부터 형제들까지 전부 의사인 집안에서 유일하게 자신만 의사가 아니었던 열등감을 의사인 남편이 대신해주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의사 직을 버리고 낙향해버린 남편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아들 창민은 자신의 모든 것이며 종교이자 삶이다.
때문에 아들에 대한 기대치가 남달랐고, 아들의 의대합격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런 아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여자 오진희 따위가 아들을 덥석 낚아채갔다. 게다가 아들은 의대까지 그만두고 제약회사에 들어갔으니 실로 그녀의 실망감과 분노는 엄청날 수밖에. 고작 1년 살라고 아들의 인생에 오점을 남긴 진희를 죽어서도 용서 못할 단단한 엄마.
오창민의 엄마. 오부부 결혼 생활에 큰 지장을 준 인물이다. 남편이 죽은 뒤로는 아들 인생이 내 인생이 될 수없다는 것을 알고는 오창민과 오진희에게는 관심을 두지않고 자기 인생을 살고 있다.
의대시절부터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믿고 지지해줬던 선배 윤성길의 여동생인 윤성숙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결혼했지만 태석은 성숙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의 반만큼도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가정에 충실하진 못했지만 의사로서는 누구보다 존경받고 실력 있는 인재였다.
훌륭한 의사의 길을 걸어가던 중, 뜻밖에 의료사고에 부딪히고 당시 선배 윤성길의 강압에 조용히 진실을 덮게 된다. 의료사고가 아니었더라도 환자가 살 수 있는 확률은 적었지만 그 일로 인해 태석은 양심의 가책과 의사로의 회의감에 의료계를 떠나 낙향한다. 그 후 창민과 진희가 이혼을 한 뒤 진희가 의대공부를 시작함을 알고 진희 학비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정재계 인사들의 주치의를 맡아온 실력 있는 내과의. 오빠인 윤성길 병원장의 든든한 참모이자 실세다. 현재 국내 병원을 쥐고 흔들 수 있는 모 장관의 주치의로 큰 언니 성숙의 성화에 못 이겨 장관댁 막내딸과 창민의 혼사를 연결해 준다. 자매들의 다툼을 중재해주는 역할로 정리, 결론은 그녀의 몫이다.
까불까불한 성격에 응급실 의국의 분위기 메이커다. 사랑? 꽂히면 가는 거지! 의사? 멋있잖아! 첫눈에 아름에게 빠져버린 로맨티스트. 그렇지만 정작 아름은 창민에게 관심을 두고 있어 혼자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여자들이 선호하는 직업이자 멋지게만 생각했던 의사가 과연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점이 닥친다.
한아름을 좋아한다. 자신이 투약사고를 낸 후 의사를 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병원에서 도망쳐서 술집으로 갔다. 그 후 술집에서 잔뜩 얻어 맞은 후 구급차에 실린 채로 응급실로 돌아왔다. 결국 응급실 일은 무리라고 주변에서 판단하여 임용규는 영상 의학실에서 일하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의사랑은 적성이 안 맞아서 의사를 그만두고 음악의 길로 나가게 됐다. 최종화에서는 한아름이랑 사귀게 된다. 또 음악을 잘 하기 위해서 유학을 간다고 한다.
덩치를 보면 남들이 말한다. ‘상남자’라고. 듬직한 체구에 걸걸한 목소리. 하지만 아내인 영애 앞에서만 목소리가 가늘어지고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애교가 넘친다. 일도 중요하지만 어떤 의사가 되느냐 보다 가정을 지키는 듬직한 가장이 되는 것이 우선이며,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내가 그의 인생의 전부다.
애교 많고 귀엽지만 가끔 일에 치이는 날엔 남편 상혁에게 짜증이나 투정도 부리고 동기들 사이에선 분위기 파악에 늦고 눈치가 부족하다. 나이 많은 동기, 진희가 팀의 점수를 깎아 먹을까봐 처음엔 싫어하지만 나중엔 인생의 선배로서, 신혼 초 상혁과의 이혼 위기에 아낌없는 조언자로, 진희와 가까워진다.
응급실의 과장이긴 하나 국천수에게 많은 것을 맡기고 의료계를 위해 학회나 논문, 의과대학 교수 임무에 더 충실하다. 국천수와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누구보다 천수의 능력을 믿고 따라준다. 오랫동안 외과의사로서 임상에 있었고 각 분야에 상당히 인맥이 넓은 마당발. 병원장의 신임을 얻고 있지만 하루도 편할 날 없는 응급실 사건사고와 매년 깍이고 있는 응급실 예산 문제로 속이 끓는다.
자기보다 실력 있는 국천수는 경계하고, 학벌도 후지고 나이도 많은 인턴 오진희는 더더욱 맘에 안 들어 인턴 취급도 안한다. 사실 맘에 드는 놈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나름 병원 내에서 라인을 쌓고 있고, 치열한 경쟁사회와 병원이라는 조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인물.
위로는 충성, 밑으로는 개무시. 자신은 국천수의 오른팔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지만 실상은 아직 실수가 많아 늘 국천수에게 지적질 당하기 일쑤다.
남들이 다 싫어하고 회피하는 마귀, 국천수 밑에서 3년을 지낸 것 하나만으로도 병원에선 그의 끈기와 근성을 높이 산다. 국천수에게 늘 까이고 질책 당하면서도 국천수를 선배 이상으로 존경한다. 뛰어난 의학적 식견과 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후배를 이끌고 가르쳐 줄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에게 인턴들은 눈엣가시고 귀찮은 존재다. 알아서 배워. 물어보지 마. 나 깨우지 마. 깨우면 죽어. 이 네 마디면 인턴들과의 대화 끝. 덕분에 인턴들에겐 공공의 적이자 스트레스 해소용 호박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