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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04:23:22

유레카 7 AO/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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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총평3. 오키나와 독립 문제4. 독도5. 극장판과의 연관성, 그리고 마무리6. 관련 문서

1. 개요

유레카 7 AO의 평가를 정리한 문서.

2. 총평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하나로 정리하면 연출도 작화도 좋고 내용도 나쁘진 않다. 매 에피소드마다 참여하는 연출가는 모두 드라마와 액션 연출로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며 칸자키 히로무라키 야스시. 본즈 스탭들이 그려낸 작화는 동시기 다른 애니들보다 뛰어났다. 그냥 재미가 없어서 망한 작품이다. 극이 너무 밋밋하고 반전이라고 나오는 건 시리즈를 모두 챙겨본 사람들이나 체감할 수 있는 거고 다 본 사람들도 "저게 뭐지?" 하고 인터넷을 챙겨봐야 할 정도로 설명이 부족하고 연출이 불친절해 일반 시청자들 기억에 남을 장면이나 스토리가 없다. 거기다 마지막화는 일정 문제로 펑크가 나서 한참 나중에야나 방영했다. 물론 마지막화의 완성도는 꽤 높지만 너무 늦게 방영해 사람들 기억에서 버려진 뒤였고 그걸로 수습하기엔 늦었다.

애초에 스폰서(반다이)도 갖다버린 작품이다. 하비쇼에서 로봇혼으로 니르밧슈 네오의 샘플 출품만 하고 발매는 접었으며 이후 일체의 상품 소식이 없다. 결국 슈퍼로봇대전에서도 제대로 다뤄준 바가 없다. 그냥 완전히 망했다. 신극장판 하이 에볼루션에서 이 작품도 챙겨주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냥 그런 게 있거니 정도의 언급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작화나 연출은 매우 좋은 편이며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내용이긴 해도 생각할 점이 있단 점에선 상업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단 예술에 가까운 걸 지향했다고 할 수 있으며 평론가 중에서는 높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평론가들도 재밌다고는 안 한다. 각본가 아이카와 쇼가 트위터에서 한 말로는 평론가 오구로 유이치로에게 한 번 보고 평가해달라고 했는데 오구로가 다 보고는 평론을 거부했다고 한다. 작화로는 분명 오구로도 좋아할 애니메이션이었지만 남에게 보라고 추천할 정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스토리적으로 가장 실패한 원인을 꼽아보자면 주제의식의 부재이다. 원작이 스카브 코랄과 인류의 공존, 화합을 주제로 삼고서 극을 끌고 간 것에 반에, 에우레카 세븐 AO는 중심으로 삼을 만한 주제가 부재하고 있다. 24화라는 충분한 분량의 러닝타임동안 시청자들은 주인공 아오의 시선이 대체 어디를 향하고 있는 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도 그럴것이 아오의 주변 인물들이 하나 같이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 해결을 반복해가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는, 즉 이야기의 기본적인 문법이 이 작품에선 너무 미약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결국 주제의식의 부재라는 원인으로 또 다시 귀결된다. 극을 끌고 나갈 확실한 주제가 부재하기 때문에 주인공 아오의 행동도 주변 인물들의 행동도 통일성 없이 중구난방이 되어버린 것이다.

캐릭터들의 개성이라도 돋보였다면 이러한 스토리상의 약점을 어느정도 커버했을지도 모르나, 절망적이게도 이 작품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하나 같이 매력적이지 못했다. 원작이 소년 랜턴과 청년 홀랜드의 성장을 멋지게 그려내며 공감을 이끌어낸 것과 크게 대비된다.[1]
한마디로 에우레카 세븐 AO는 제대로 된 심지가 없는 양초(스토리)와 곧 꺼져버릴 듯한 미약한 성냥개비같은 발화원(캐릭터)의 만남이었고, 당연하게도 그 결과는 실패밖에 남지 않았다.

다만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건질 수 있는 부분은 아오와 에우레카, 그리고 랜턴의 가족 이야기이다. 극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지루하기 짝이 없는 내용을 전부 걷어내 버리면 결국 남는 것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이다.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전작을 챙겨본 팬은 물론 에우레카 세븐 AO를 처음 본 사람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말한다.[2]

이들 가족이야기를 단적으로 풀어보자면, 섬에선 환영받지 못하는 탓에 섬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주인공과 어머니. 무언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는 주인공에게도 그 힘을 전수함. 그러던 와중에 갑작스레 사라진 부모님. 부모님을 찾기 위해 그 흔적을 따라가는 아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이 사라진 것엔 무언가 사연이 있단 걸 깨달음. 아버지는 엄마와 날 버렸단 원망의 감정도 있었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이 아들인 날 위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고 갈등 해소. 자식을 위해 부모가 희생하는 부모의 사랑은 위대하다 엔딩을 아들이 막아 서고, 스스로를 희생해 부모님을 구하며 새로운 엔딩으로 마무리. 그러나 부모님과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되고 주인공은 영원히 시간과 공간을 떠돌다 간신히 자신이 살던 원래 세계로 돌아가며 마무리. 이것만 놓고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여운이 남는 엔딩이다.

사실 랜턴의 가족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왕도적 특징을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다.[3] 또한 전작과 달리 AO의 세계관은 현실세계의 문명+SF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시청자들 역시 몰입하기 쉬웠을 것이다. 차라리 중반까진 주인공인 아오의 성장기를 그려나가고 중반부터 후반까진 랜턴가족이야기가 중심을 이뤘다면 지금보단 좋은 평을 받았을 것이다.

성공한 전작품 주인공의 결혼생활을 그려낸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전작 팬층의 지지는 확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에도 정작 극 진행과 거의 상관 없는 정치적 문제는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큰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 조연들의 이야기는 극 비중을 의외로 많이 차지하며 마지막까지 보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드는 바람에 성공할 요소가 많았음에도 크게 실패한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이 애니메이션이 낳은 부정적 효과는 하나 더 있는데, 이는 바로 랜턴가족이야기를 더는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상술한 대로 에우레카 세븐 AO는 극 전체는 지루한 주제에 랜턴 가족이야기만큼은 그런대로 건질만한 퀄리티로 만든 탓에 향후 새로운 랜턴가족사를 제작하는 것에 적잖은 부담이 되어 버렸다. 그럼 AO의 과거를 그린 후속작이나 평행우주식으로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않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술한 것처럼 AO가 폭망한 바람에 현재 후속작에서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한 번 망한 작품은 다시 등장시키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좋은 작화, 연출, 랜턴가족사라는 매력적인 아이디어 등, 성공할만한 요소가 많았음에도 정치적 문제, 매력이 부족한 조연 등으로 실패한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3. 오키나와 독립 문제

이번 작품은 전작과 같이 지구와 닮은 세계가 아니라 서력 기준의 현실 세계의 지구를 무대로 삼고 있는데, 특히 '오키나와 독립'과 그를 둘러싼 각국간 미묘한 정치적 알력 다툼이라는 지극히 민감한 소재를 이야기의 배경에 깔고 있다. 그 바탕에는 본작에 기획으로 참여한 마이니치 방송의 프로듀서 다케다 세이지의 직접적인 입김이 닿고 있기 때문이다. 에우레카 세븐 시리즈의 전반적인 테마인 '공존'을 이 소재 속에서 녹여낼 계획이라고.

물론 다케다 프로듀서가 그동안 손댔던 작품들이 정치적 성향의 문제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내용에 있어서도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이 많았던 만큼, 이번 작품 역시 방영 초기부터 조용하게 넘어가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

특히 우익 성향의 시청자로부터는 '오키나와인의 독립을 옹호하며 반일/분열을 조장하는 좌파 애니메이션'이라고 비난받는 한편, 그 반대에서는 '오키나와인들을 외지인과 본토인이라면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폐쇄적인 인간으로 그려내는, 지역감정 쩌는 안티 오키나와 애니메이션'이라고 비난받는 상황.

한편 본작의 메인 각본가 아이카와 쇼는 '우익들아, 난 타케다P랑 만나는 경우 별로 없음. 그러니까 좌익이 어쩌니 우익이 어쩌니하는 사람들은 안심하고 그냥 봐.'라는 도발대인배스러운 트위터를 날린 바 있다. 아이카와는 일본 내에서도 제법 유명한 좌파 성향의 각본가다.

오히려 완결 이후에 이 작품은 일본 우익들에게 오키나와 독립과 주일미군 철수를 지지하는 좌파 애니로 찍혔다. # 따라서 우익 논란에 대해선 큰 걱정 안 해도 좋다.

4. 독도

13화에서 은근슬쩍 독도 드립을 쳤다. 그냥 넘어가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일본의 영해가 표시된 지도에서 독도 부근을 마치 일본 영역인 것처럼 동그라미 표시질을 한 것. 그리고 일본의 영토인 에만 동그라미 표시질을 해놨다. 보면 동해쪽 영해도 은근슬쩍 일본에 유리하게 설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프로듀서인 다케다의 성향 문제일 공산이 큰데 같은 본즈 제작에 프로듀서도 같은 '천보이문 아야카시 아야시'[4]의 22화에도 대놓고 독도가 나온다. 다케다 세이지 항목 참조. 하지만 꼭 이 사람 문제라고 볼 수도 없는게 이런 건 애니메이터들이 악질 장난으로 넣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두 작품 다 아이카와 쇼 작품이므로 아이카와 쇼가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이 작품은 센카쿠 열도는 일본 땅이 아닌 것처럼 묘사했다. 센카쿠는 일본 땅이 아니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제작 중에 뭔가 혼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5. 극장판과의 연관성, 그리고 마무리

언뜻 보면 TV판인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의 정식 후속작으로 보이나 아예 다른 세계관인 교향시편 유레카 세븐 :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의 요소(니르밧슈 스펙2가 쏘는 레이저 포, 렌튼이 몰고나온 SPEC V, 극장판 마지막에 등장하는 의문의 선박)를 대량 섞어서 시리즈의 세계관을 통합하려 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효과적이지 못했고, 오히려 깔끔하게 완결이 났던 1기의 정체성마저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하지만 완결편은 그나마 수습이라도 해서 다행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전작의 명성과 주제를 전면부정하여 혹평받은 작품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6. 관련 문서



[1] 물론 교향시편과 AO의 분량은 2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은 해야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캐릭터성이 옅은 조연은 문제다.[2] 본편인 교향시편 이후 랜턴과 에우레카가 그 뒤에 어떤 삶을 사는지 보고 싶었던 전작을 본 팬들에겐 확실히 더 와닿는 매력이 있긴 하다.[3] 고난과 역경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자라던 주인공. 아버지는 왠지 모르겠지만 집에 없다. 그 와중에 갑자기 사라진 육친(극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주인공이 어릴 때 부모형제가 사라진다). 아들은 이를 찾기 위해 그 흔적을 따라가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 끝에 육친과 재회. 육친이 사라진 것에는 모종의 이유가 있고, 과거엔 별 거 아닌 주인공이 굉장한 성장을 이룩한 지금 자신의 힘을 통해 그 이유를 해소.[4] 2006년 당시 트렌드에 맞지 않던 촌스러운 시대극을 야심차게 시도했다가 대차게 말아먹은 물건. 거기다 이 작품 종영 이후 흑의 계약자가 시작했기 때문에 더 비교된다. 그나마 시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