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그렇게 오늘도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의 사악한 계획에 순진한 세상 사람들은 속으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보러가기글은 레진코믹스에서 김철수씨 이야기등을 연재한 수사반장, 그림은 고민중이 맡았다. 보건복지부와 나눔국민운동본부의 지원 하에 케이툰에 연재된 '나눔웹툰'의 단편 중 하나이기도 하다.
2. 작중 혹부리 영감의 행적
작품 내내 혹부리 영감이 자신의 만족과 돈을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전세계적으로 구호활동과 봉사활동을 행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분명 의도는 자신의 자산을 늘리려는 것이지만, 하는 행동들은 거의 다 완벽한 선행이고 그걸 악행처럼 묘사하는 게 특징이다.작중에서 묘사된 주요 행적은 아래와 같은데, 하나같이 문제 발생 → 원인 분석 → 해결책 제시 → 문제 해결 → 기업 경쟁력 향상이라는, 경영학적 왕도를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업무 효율의 저하(영양부족 피로)로 인해 자전거의 불량률이 상승
- 일 12시간을 원칙으로 했던 근로계약서를[1] 처음부터 다시 써, 전 직원을 정규직화 시키고 근무 시간을 일 8시간으로 단축시켰다.
- 여기에 근로자들이 자전거 운반에 힘겨워하(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모습을 보고, 밥 많이 먹고 비실대지 말라며 급여를 인상하였다.[2]
- 이것으로도 안심이 안 되어서 근로자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사내식당을 신설하였다.
- 시간당 자전거 생산량이 늘고 불량률은 줄긴 했는데, 근무시간 자체가 줄어서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 공장을 24시간 돌리기 위해, 해당 시간대에 근무할 직원을 새로 뽑았다.
- 게다가 지원자들을 더 늘리기 위해 하천을 정비하고 보육시설 등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 지역구를 독점하는 자전거 업체가 되었고 판매 영역을 넓히고 싶었지만, 자전거의 기술력이 떨어진다.
- 직원들의 대부분이 중졸,고졸의 노동자들이여서 배운 것에 한계가 있어 설계도를 보고 눈대중으로만 만들 수 있다고 하소연, 이에 혹부리 영감은 직원들을 대학에 진학시킴, 아예 그냥 유럽, 일본, 미국 가리지 않고 명문대라는 명문대에 전부 해외 유학까지 보냈다.
- 유학을 보낸 걸로 모자라 사내에 개발연구실을 설립하고, 이내 연구실에서 더 좋은 자전거를 내놓아 히트시켰다.
- 전국구 자전거 업체가 되었는데, 자전거 판매량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
- 사람들이 돈이 없어 자전거를 못 산다는 사실을 안 혹부리 영감은, 저소득층의 자전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생활지원을 했다. 장학재단, 학교 등을 설립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자전거를 살 여력이 안 되는 가정에는 홍보를 겸해 그냥 주기도.
- 어느 날 뉴스를 보다 우연히 병에 들어 죽어가는 환자들을 본다.
- 치료비가 없어 자전거마저 못 산다는 결론을 얻은[3] 혹부리 영감은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무료 병원을 설립했다. 또한 외국에도 자신의 자전거를 수출하기 위해 아프리카나 필리핀 남부등의 지역에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였다.
그러나 그도 결국 인간이기에 노환으로 병상에 눕게 된다. 가족도 없던 그는 홀로 침대에 쓰러져있었지만 바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혹부리 영감이 깨어나길 바라며 기도하고 있었다. 겨우 깨어나 이를 본 혹부리 영감은 창문을 열고 "욕심쟁이 자전거가 최고다! 모두 욕심쟁이 자전거를 사시오!!!"라고 외친다.
3. 시사하는 점
작품 내내 혹부리 영감은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 일 말고는 다른 어느 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고, 끊임없이 기업을 확장한다. 성격적으로는 직원에게는 멍청하고 나약한 놈들이라고 가난한 사람들을 게으르고 무능한 놈들이라고 비하하기에 좋은 성격으로 묘사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노동자의 삶부터 시작해서 지역 주민의 삶, 나아가 국민, 세계인의 삶까지 전부 윤택해진다.
이를 두고 에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연관 지으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들은 혹부리 영감처럼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만화에 얄궂음을 더한다. 정말로 돈만을 위해 산다면 이보다 훨씬 쉬운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 하지만 혹부리 영감은 자신의 탐욕을 순수하게 스스로의 역량으로 채웠다는 점이 이 만화의 가장 동화적인 점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탐욕스러운 기업가라기보다는 야망가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자전거 공장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공장이 되었고 충성 고객도 다수 확보해 놨으니, 혹부리 영감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라 할 수 있다. 지출한 금액과 자전거 가격 부분이 빠져 있기는 하지만, 충성 고객에게 가격은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특히나 저런 충성 고객의 존재를 알 리 없는 혹부리 영감은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올리진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는 록펠러나 포드처럼 경쟁력을 위해 오히려 자전거 한대당 가격을 대폭 내릴 가능성도 크다.
또한 이런 아이러니함 또한 만화 내의 과장된 표현으로 서술되는데, 혹부리 영감이 쓰러진 후 정신을 차렸을 때 처음으로 본 것은 혹부리 영감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4]였다.[5] 가장 압권인건 전세계가 이 광경을 생방송하고 있다는 것 현실에서 대기업 사장이 쓰러진다고 해서 이런 인파가 만들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마 만화 속 혹부리 영감처럼 의도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선행을 엄청나게 많이 한 대기업 사장이라면 여러 국민들의 관심과 걱정 정도는 받겠지만.[6]
현실에서는 이런 사례 중 극단적인 사례로는 알 카포네가 있다. 그는 흔히 금주법이 횡행하던 당시 밀주를 판매하여 부를 축적했다고 알고 있지만 말년에 알 카포네가 뛰어든 사업은 우유사업이었다.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면 딱히 많이 찾지도 않는 밀주에 비해 우유는 온가족이 일상적으로 찾는 것이다 보니 이것이 더 남는 사업이겠다 싶어[7] 밀주 사업대신 우유사업에 뛰어들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마피아의 평범한 사업 확장같은데...
당시만 해도 우유산업분야의 상황은 개판 그 자체였다. 플랜더스의 개에서 나올법한 우유배달원들이 느릿느릿하게 다니며 배달하는 과정에서 우유가 상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데, 유통업자들은 이를 개선할 생각은 않고 밀가루, 석회 등을 첨가하여 품질을 속였다.[8] 그나마 정부나 의회에서 이를 단속하면 모르겠는데 낙농업자들의 로비를 받은 국회의원이 "조금 상한 우유는 건강에 좋을지도 모른다." 같은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 때 알 카포네가 우유산업에 뛰어들면서 생산, 유통과정을 장악한 뒤 밀주사업으로 확보되어 있던 전국 유통망, 냉장 수송차를 통해 유통을 원활하게 했다. 그리고 품질이 의심되는 농가의 우유는 그 농가를 장악한 조직원에게 거기서 생산된 우유를 마시게 하여 품질을 높였고, 이 모든 걸 독점하기 위해 우유의 유통기한 및 유통기한 표기 법제화를 통과시키도록 의회에 로비까지 했다.
물론 알 카포네가 갑자기 개심해서 선한 일을 하려고 우유 산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유통기한 표기를 법제화한 것은 경쟁자가 유통기한 표기를 못해 생산이 중단되는 사이에 본인이 우유 산업을 독점하기 위해서였고, 우유 수송차도 사업의 핵심인 밀주를 수송하는 용도로 전용되었으며, 우유를 판 매출은 밀주로 번 돈을 세탁하는 용도로 쓰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알 카포네가 자기 이득과 범죄를 위해서 행한 일들로 인해 미국 우유의 품질이 급격히 상승했고 식중독 사망자도 줄었다. 결과적으로 미국 우유의 품질 개선에 알 카포네가 반은 기여했다고 할 정도로 알 카포네 의 기여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알 카포네는 우유산업에 대해 '빌어먹을 우유가 훨씬 돈이 되는군!'[9] 라고 했다고...
4. 수사반장 유니버스
같은 작가인 수사반장 고민중 작가의 살인마vs이웃에 혹부리 영감이 출연한다.작중 천종구가 평가하길 혹부리 영감은 굉장한 욕심쟁이인데 그가 모으고 싶은 건 "돈"이 아니라 자전거를 많이 만들고 파는게 목적인 사람이라 평한다. 실제로도 작중에서 혹부리 영감은 대기업 사장인데도 불구하고 단칸방 누추한 곳에 거지 꼴로 사는데 그돈을 전부 자전거 공장 만드는데 쓰고 자전거가 팔릴 때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10]
죽어 천국에 가다 23화에서 주인공의 친삼촌이 투자한 회사 사장으로 혹부리 영감이 등장했다.
5. 기타
만화에서 화이트기업으로 묘사된 자전거 공장과 혹부리영감의 행적과는 반대로 외모는 악덕 기업 회장 캐릭터인 효도 카즈타카를 빼닮았다. 첫 등장 씬을 보면 어느 정도 패러디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1] 악덕사장이라면서 근로계약서를 쓰고 그걸 철저하게 준수한 것이다(...). 진짜 악덕은 근로계약서? 그런거 없다. 물론 일 12시간은 문제가 있기는 했다.[2] 현실에서 비슷하게 프로이센에서 황당하게도 다른 사람도 아닌 육군참모총장이 애들이 어릴때부터 부려먹히다 보니 자라질 못해 징집을 해도 몸에 맞는 군복도 없고 총을 줘도 못 가누고 픽픽 쓰러지기만 한다며 아동노동을 금지해달라고 청원해 금지된 바 있다(...)[3] 이 때 TV를 보면서 "안돼!! 내 자전거 고객들이?!! 치료비가 저렇게 비싸니까 자전거 살 돈이 없는 거 아니야?!!"라고 외친다.[4] 단순히 많은 인파로 묘사된 것도 아니라서 직원들, 기술자들, 동네 사람들, 학생들, 의사들, 환자들, 기자들, 외국인과 노인들 이라는 식으로 언급된다. 묘사를 보면 알겠지만 모두 혹부리 영감과 직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이다.[5] 그리고 일어나서 이 광경을 본 혹부리 영감은 그답게 "욕심쟁이 자전거가 최고다! 모두 욕심쟁이 자전거를 사시오!"라고 홍보를 한다(…) 물론 사람들은 혹부리 영감이 무사한 그리고 여전한 걸 보고 다들 환호.[6] 대표적 예로 오뚜기 창업주이자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지원했던 함태호 명예회장의 장례식에는 함 회장의 지원을 받아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었던 학생들이 조문을 오기도 했다.[7] 또한 우유는 금주법으로 금지된 술과는 달리 평범하게 팔리는 식료품이었다. 현대의 조직 범죄 집단이 돈 세탁을 목적으로 양성화된 사업을 운영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8] 얼마나 막장이었냐면 우유를 희게 만들겠답시고 탄산칼슘을 첨가할 정도였다.[9] 그 당시에는 정말로 돈이 되니는 사업이었기 때문에 위장용 사업이던 우유 사업을 위해 로비까지 했을 것이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온갖 비용과 리스크가 생기는 밀주에 비해 낙농업자와 배달부 기강만 잡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우유산업이 훨씬 쉽기도 했었을 것이다.[10] 다만 이는 여기서 나온 혹부리 영감의 캐릭터성과는 맞지 않는 평가로 혹부리 영감이 쓰러진 부분에서도 혹부리 영감의 인생은 오직 돈을 위해 살아온 인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