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2-06-15 09:09:03

오디오 극성

1. 오디오 극성 떡밥2. 그런데...3. 교류의 극성이라고 착각하는 것

1. 오디오 극성 떡밥

Hi-FiPC-Fi등의 애호가들사이에서 벌어지는 논란중 하나.

오디오에는 극성이 존재하며 오디오의 정 극성을 맞추면 소리가 좋아진다는 내용이다. 이론적으론 스테레오에선 극성을 뒤집으나 뒤집지 않으나 똑같이만 연결한다면 같은 소리가 나지만 어쨌든 유닛이 정방향으로 움직여서 나쁠 게 없는 건 사실.[1] 여기까지만 보면 케이블을 똑바로 꽂으라는 당연한 소리다.
그러나 여기서 일부 오디오필들이 주장하는 오디오의 극성이란 스피커의 극성이 아니라 교류 앰프의 극성이라는 것. 앰프의 전기코드의 극성을 맞춰 꼽지 않으면 답답한 소리가 나며 똑바로 꽂아야 소리가 훨씬 호방하게 터지므로 도구를 사든지 해서 앰프의 극성을 맞춰 꼽으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전기코드를 꼽는 방향에 따라 음질이 달라진다는 거다. 이게 뭔 소리야

다른 오디오 논란이나 떡밥과 마찬가지로[2] 소리 변화에 대한 체감을 했다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당연하지만 사실상 플라시보다.

아래는 그 근거다.
물론 소리가 변화한다는 측 주장도 있다.
즉, 소리에 변화가 있다고 주장하는 측의 근거는 대부분 열악하거나 잘못된 지식. 그리고 소리가 변한다는 플라시보나 맹신, 특히 자신이 특별한 선택받은 존재이고 싶은 소망에 기원한 비뚤어진 바람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하는 측을 비방하는 내용이 주가 되기 때문에 논리보다는 단순히 자신의 경험에 입각한 감정적인 대응이 많은 편이고 토론 도중 각 측이 감정적이 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한쪽의 논리가 빈약하다 보니 반대측도 이들을 비웃는 듯한 분위기가 많은 편인데 소리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측도 무조건 상대방을 까내리는 내용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지나친 말은 토론을 감정적으로 몰아갈 확률이 높다.

게다가 모르는 게 죄는 아니다. 원래 인간의 귀는 플라시보나 노시보에 매우 영향을 많이 받는다.[9] 즉, 기존의 잘못된 지식이 플라시보나 노시보를 발생시킬 수 있다. 사실 기존의 소리 변화가 플라시보일 확률이 높다는 허탈감에 반발감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10]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이가 없다는 측을 비방하며 계속 들어보면 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건 억지다.

2.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위와 같은 토론은 바보같은 짓이다. 사실 소리가 변하므로 극성을 맞춰야 한다는 측이 주장하는 비싼 오디오용 극성 체크기나 일반 검전기 따위는 별 필요가 없다. 전기코드의 방향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어느쪽이 맞는지는 알 방법이 없으므로 모 아니면 도 밖에 없다. 즉, 오디오 인풋단의 극성 존재한다고 할 때 당신이 꽂은 쪽이 맞을 확률은 50%.

소리가 변한다는 사람들의 주장대로 극성이 맞지 않으면 소리가 어색하고 둔탁하게 들리며 극성을 맞추면 귀로 차이를 느낄 만큼 음질이 좋아지고 저음이나 고음 따위가 제대로 들린다면 그냥 한번 돌려 꽂아보면 된다. 저렇게 쉽게 차이를 느낄 수 있으면 소리가 좋게 들리는 쪽이 무조건 맞는 극성인데 검전기나 극성 체크기가 왜 필요한가? 반대로 소리가 변하는 걸 귀로 느끼지 못했다면 소리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고 아무렇게나 쓰면 된다.

쉽게 말해서 극성 존재 떡밥은 둘째치고 떡밥화 될 정도로 소리가 차이난다면 그냥 꽂아보면 알 수 있는 건데 굳이 검전기나 비싼 오디오용 극성 체크기로 극성을 본 뒤에야 소리가 변한다 하는건 결국 사용자에겐 의미가 없단 소리고 반대로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면 애초 이런 논란이 생길 수도 없다. 애초 이러한 논란이 생긴 배경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존재하지도 않는[11] 완벽이라는 이상점을 위한 이상할 정도의 집착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청음감에 대한 과시욕과 해당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과시욕이라 볼 수 있다. 이 세가지가 결부되면서 일어난 결과물 중 하나인 셈.

엄밀히는 실제 교류에 있어 두 전극의 특성이 다른 점이 있긴 한데출처1출처2 이는 극성과는 다른 개념으로 이걸 알고나면 위의 논란이 더 바보같게 느껴질 것이다. 결국 단일기기(오디오 앰프라던가)의 극성이 중요한게 아니라 집안 전기의 전체적인 품질(역상이나 그라운드 노이즈)을 신경써야 된다는 것으로[12], 애초에 '예외적으로 소리가 변한다면 노이즈다.'와 같은 얘기가 된다. 페라이트 코어를 이용한 노이즈 제거 역시 이 범주에 들어가는 이야기, 오디오 전원에 그라운드 루프라도 걸려있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 오디오 극성 따위 어찌됐든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는거다.

퓨즈도 극성은 없으나 방향성은 있다 카더라. 근거는 들어봐서 느꼈다고 #

3. 교류의 극성이라고 착각하는 것

교류에 극성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와 별개로 배전의 영역에서는 전력이 들어오는 곳과 나가는 곳이 구분된다. 형광등을 끄고 자러갔을때 종종 형광등에 잔광이 흐릿하게 남는게 바로 이것 때문. 교류에는 극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지만, 배전망을 구성할 때는 들어오는 회선과 나가는 회선의 개념이 있다. 보통 상전압이 걸리는 선(활선/하트라인)과 중성선 둘로 구분되며, 특히 3상 전력의 경우 RST와 N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더욱 뚜렷한 차이가 있다.[13] 이 때문에 실제 배전에서는 배전 전선을 거꾸로 연결한 경우, 회로는 겉보기엔 끊겼지만 여전히 전류가 흘러들어가 잔광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형광등에서도 보이지만 LED의 경우 매우 심하게 잔광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교류에는 극성이 없으므로 이런다고 딱히 큰 문제가 있지는 않으며, 잔광현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LED 등도 잔광제거용 콘덴서를 달아버리면 간단히 해결된다. 다만 잔광제거 콘덴서에서 약간의 소비전력이 생긴다는 게 문제.[14]

게다가 애초에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기기들은 직류변환기에 의해 정류되기 때문에 고작 상전압선과 중성선 거꾸로 연결한거 하나가지고 문제가 생길 수가 없다. 행여나 정류과정에서 정리되지 않는 수준의 배전 문제가 있다면, 이 경우는 애초에 정상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가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 논점과 맞지 않는다. 한전에서 전류불량을 일으킨다면 이야기가 또 다르지만 이건 선 제대로 연결하는 거랑 관계 없다.

심심하다면 간단한 검상기를 구해서 써보자. 의외로 활선과 중성선을 거꾸로 연결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덤으로 접지와 관련된 누전, 노이즈 등의 문제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일본식이나 구식 110v 제품에서만 접지와 상이 연결되어있어 제대로 연결해야 한다는 경우. #


[1] 서브우퍼라든지 일부 제품들은 일부러 극성을 뒤집는 경우도 많다.[2] 황금귀 문서 참조.[3]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파워서지의 순간 전압은 매우 커서 앰프에 영향을 줄 수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앰프라면 당연히 보호회로가 내장되어 있다.[4] 회로가 감당할 수 없는 전원입력이 들어온다면? 대신 퓨즈가 끊어져 내부 시스템을 보호하게 된다.[5] 진공관 앰프의 경우는 3포트 공급도 있는데 각 한 쌍은 색상이 같다. 도대체 어쩌라고...[6] 아무렇게나 꽂으라는 소리.[7] 건물 배전 설비를 구성할 때 신경써야 하는건 극성이 아니라 위상을 동일하게 구성하고 접지를 필요값에 맞춰 제대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이 문서 최하단을 참고하길 바람.[8] 어떠한 업종이든 수십 년간 감각을 단련시켜 온도든 무게든 음량 또는 음질이든 계량값을 정확하게 감만으로 측정한다는 달인들도 기계랑 비교해 보면 오차는 싸구려 전자저울이나 온도계 등으로도 그 차이를 측정할 수 있는 정도다.[9] 소리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측도 자신의 감각으로 청음하는 것으로는 노시보나 플라시보 효과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10] 사실 이런 반발감도 플라시보와 마찬가지로 사람이라면 으레 겪을 수 밖에 없는 점이고 이런 방어기제는 흔하다.[11] 오디오시스템은 사실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는 편이다.[12] 집에 형광등을 켜면 다른 전기제품의 작동에 영향을 끼치는 경험이나 멀티탭에 다른 기구에 의해 몇가지 전기, 전자제품의 작동에 변화가 느껴지는 것을 경험한 이가 있을 것이다. 단 이경우는 서지에 의한 영향이지만 핵심은 배전반 내의 다른 전기기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이다.[13] 하지만 한국 가정에서는 3상 전력을 쓸 일이 없다. 한전이 안 해준다. 3상 전력의 경우 안정적이고 이론상 경제적이나 구성하기가 성가시다.[14] 잔광 제거 콘덴서를 사용하면 콘덴서로 인해 활선에서 중성선으로 바이패스하는 전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역률이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역률이 전기 요금에 반영되는 일반/산업용 전기의 경우 약간의 비용이 더 청구될 가능성이 있지만, 가정용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역률이 전기 요금에 반영이 되지 않으므로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물론, 지구에는 좀 안 좋겠지...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콘덴서 장착 전 47mA의 전류가 흐르던 LED 전등 회로에 잔광 제거 콘덴서를 장착하니 344mA로 근 7배가 넘는 전류가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일 손쉬운 해결책은 맞지만, 이게 만능은 아니라는 뜻.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