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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04:21:44

역선택(정치)

1. 개요2. 용어가 사용된 사례
2.1. 애매한 사례
3. 논란
3.1. 용어에 대한 논란3.2. 역선택이 중대한 변수인가
4. 관련 링크

1. 개요

한국 정치에서 '역선택'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A당 지지층이 B당 경선에 참여해 고의적으로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에게 투표하여 본선에서 A당 후보가 B당의 약한 후보를 만나서 최종 당선 확률을 높아지도록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동아일보의 뜻 설명을 일부 수정함

다만 한국에서는 A당 지지층이 단순히 B당의 선호하는 후보에 투표하는 것을 포괄하여 역선택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용어를 혼용하기도 한다. 원래 영어에서는 전자를 'Raiding'[1], 후자를 'Crossover Voting'[2]으로 구분한다.

여론조사의 대상을 사전에 해당 정당의 지지자로 한정해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여기에 있다. 이 경우 역선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정당 지지자가 아닌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기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공직 선거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 때는 대체로 국민 여론과 당원 여론을 일정 비율로 배합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2. 용어가 사용된 사례

2.1. 애매한 사례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안희정 선호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홍준표 선호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그나마 낫다'라고 생각한 것이지 일부러 짜고 경쟁력 낮은 후보를 밀어준 것은 아니다. 무작위 여론조사이기에 그럴 여지도 적었고, '역선택' 후보의 양자대결 승률이 더 낮았던 것도 아니며, 실제로 타 당 지지층의 경선 참여를 막아야 한다는 측에서도 고의적 역선택 가능성보다는 다른 논리를 주로 내세웠다. # 때문에 아래 사례들은 앞선 개요 중 'Crossover Voting'에는 해당하지만 'Raiding'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3. 논란

3.1. 용어에 대한 논란

'역선택'이 무슨 뜻인지 알고나 쓰는 것인가

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들어가 재를 뿌리려는 행위에 '역선택'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그 행위에 무슨 역선택의 소지가 있다고 그런 경제학적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중략)

이처럼 원하지 않는 상대와 만나 거래를 할 가능성이 큰 현상을 가리켜 역선택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되고 있는 상황에 무슨 비대칭정보의 상황이 존재합니까? 오히려 후보 경선에 개입하려는 외부인사들은 여러 후보들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자신의 입맛대로 결과를 좌우하고 싶어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역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 그 자체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들이 무얼 하든 나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멀쩡한 경제학적 용어가 오남용의 수모를 당하고 있는 모습은 나를 분노하게 만듭니다.

17년 2월 기사 이준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상술한 인용문에 적혀있듯이 본 문서의 역선택이라는 단어는 경제학의 역선택 이론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나마 정보격차에 기인한 빈곤층의 계급 배반 투표가 경제학에서 말하는 역선택과 조금이나마 관련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한국어로 '역선택'이라는 조어가 '모종의 숨겨진 의도를 가지고 언뜻 표면적으로 볼 때는 일반적인 기대나 예상과 역행하는 선택을 하는 행위'라는 의미로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정치권과 언론을 비롯해 일반 언중들 사이에서도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3] 언어의 의미가 고정되지 않고 시간의 변화, 사회적 맥락의 변화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언어의 역사성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아무튼 경제학 용어 역선택과 구별하려는 경우 역투표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3.2. 역선택이 중대한 변수인가

특정 당의 A후보가 B후보보다 전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앞서는데, 당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뒤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하면은 B후보 측에서는 "반대 진영의 사람들이 A후보를 역선택 한 것이 아니냐"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 진영에서 B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두드러진다고 판단할 경우 B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A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4]

하지만 전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더 높다고 해서 그게 중도층이나 반대 진영에서의 전략적 투표와 확실하게 연관이 되는지는 논란이 있다. 왜냐면 A의 본선경쟁력이 더 크다는 보장이 없다면 중도 및 반대진영의 A와 B에 대한 선호도가 여론조사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본선경쟁력은 상대당의 후보와 우리당 후보의 양자대결로 판단을 하는데, 선거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면 양자대결 결과가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중도층과 반대진영에서는 쉽사리 두 후보의 본선경쟁력을 판단하지 못할 수 있다. 만약 B후보가 극단적 성향을 가졌거나 반대 진영과 자주 대립하는 상황이고 A후보는 상대적으로 덜 치우쳐 있거나 온건적인 성향이라면 본선에서 자기 진영 후보가 진다는 가정 하에 A후보를 더 선호할것이고 여론조사에서도 그 선호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현재 A후보가 상대적으로 B보다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A후보 측은 우리당에서의 지지율 결집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5] 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4. 관련 링크



[1] 직역하면 '습격', 의역하면 '깽판'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2] 교차투표[3] 이와 비슷한 사례로 '금도'가 있다. 원래 금도(襟度)는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이나 아량’을 뜻하는 말이지만 오늘날 정치권과 언론을 비롯한 일반 대중들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는 의미의 '금도(禁度)'로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4] 경제학에서 말하는 전략적 투표[5] 유보층으로 이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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