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御命
임금[1]의 명령을 칭하는 말. 일반적으로 왕명으로 칭하기도 했으며, 황제의 명령은 황명(皇命) 또는 칙령(勅令)이라 한다.전제군주국에는 군주의 뜻이 곧 법이거나 성문법이 있더라도[2] 군주의 뜻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에, 이를 거절했다가는 군주의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중형에 처해질수도 있었다. 하지만 군주의 명령이 절대적이어서 그만큼 영향력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를 섣불리 사용하면 명령을 한 군주 본인이 예상치도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3] 따라서 군주는 그만한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게 신하들과 의논한 뒤 딱히 문제가 없다면 어명을 시행했다. 어명 거역자는 처벌 받는 경우가 상황에 따라서 많다.
군주가 영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어명이랍시고 내리는 경우 이를 견제할 방법이 세계적으로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선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우 전통적으로 주나라 법도에 따라 간관을 두었고 조선의 경우 사간원에 몸담은 간관들이 국왕과 신료들의 잘못된 언행을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었다. 예컨대 봉박이라 하여, 왕의 교지를 봉해서 되돌려보내 반대 의견을 보일 수 있었고 대간(대관과 간관)이 이에 대해 논해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이들의 신변 안전까지 보장되는 건 아니어서 적당껏 해야 했다.
거리가 멀면 교서로 대신한다. 조선의 경우에는 교서를 듣거나 읽기 전에, 국왕에게 행하는 예와 똑같이 4번 절해야 했다.
현대 대한민국에는 긴급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발동하는 긴급명령과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처럼 법률을 구체화하고 보조하는 법규명령이 어명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어명의 경우 어명 자체가 곧 국법으로 취급되었지반 법규명령은 헌법과 법률 등 상위법령을 위반할 수 없고 법률과 동급의 효력을 가진 긴급명령 역시 상위법인 헌법에 위반할 수 없는데다 국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곧바로 효력을 상실한다. 위력과 영향력으로만 따진다면 유신 헌법 시절의 긴급조치가 어명과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었으나 현재는 폐지되었다.
북한의 경우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말 그 자체가 자국 헌법보다 높은 규율인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보다도 더 높은 최고 규율로 취급하고 있으며 조선시대와 같은 최소한의 견제기구조차 없기 때문에 사실상 어명을 뛰어넘는 절대적 지시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거대한 사이비 종교 집단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이다.
2. 御名
임금의 이름.과거 왕정 시대에서는 피휘라 하여 임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거나 적는 것을 엄금했기 때문에 비슷한 한자로 대체하거나 아예 임금이 직접 평소에 잘 사용되지 않는 한자로 개명하기도 했다.
[1] 어(御)나 명(命) 모두 황제나 왕, 둘 다 쓰던 한자이다. 다만 둘을 합친 '어명'이라는 표현은 조선과 일본에서만 쓴 듯. 명령을 표기할 때 조(詔)나 칙(勅)은 천자만이 쓸 수 있었고 제후는 교(敎)를 써야 했는데 이는 진시황때에 구분되기 시작했다.[2] 조선은 성종 시기 완성된 경국대전이 있었다. 하지만 경국대전 또한 시대의 한계상 글자 하나까지 제대로 시행되지는 못했다.[3] 구약성서의 에스델서가 황제가 옥새를 날인한 명령을 취소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다가 자신의 명령의 효과를 엎을 수 있는 새로운 명령을 내린다는 줄거리이다. 문화권에 따라서는 정식으로 결재한 어명은 그 명령을 내린 왕 자신도 취소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는 곳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