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완 해방전

무서울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 위에서 느낀 고독은 온몸으로 내리꽂히는 태양 빛, 해소할 수 없는 깊은 갈중보다 힘겨웠다.


마치 모래 지옥 같다는 서쪽 사막 끝의 소문을 들은 것은 얼마 전의 일이었다.

모래 구름이 걷힌 후 보였다는 거대한 그림자 이곳에 도착한 후 나는 그 소문의 진상과 마주할 수 있었다. 잊힌 도시, 모래의 땅 밑으로 길게 자리 잡은 이곳은 뜨거운 사막의 아래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겨울처럼 차갑고 서늘하여 사막을 건너오며 느꼈던 고독감의 정체와 쌍둥이처럼 닮은 느낌이었다.

"그러니 이 도시에 남은 마지막 백성들의 혼을 위해 도와주시오."

육신은 이미 죽어 버린 채 영혼만이 남은 재상은 얼굴을 덮는 부드러운 수염 아래로 희미하고 쓴웃음을 지으면 그렇게 말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모험가에게 이러한 부탁을 하게 된 자신의 처지가 서글픈 것이겠지. 나는 재상과 무녀가 말해준 목록들을 양피지에 간략하게 휘갈기면서 단상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남자를 흘끗 올려다보았다. 생전엔 분명 기골이 장대하고 호탕한 사내였을 그는 이제 그저 텅 빈 두 눈으로 죽은 자들만이 방황하는 자신의 왕국을 허망하게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이 왕이라는 자만은 딱히 나에게 원하는 것이 없는 눈치다.

그래, 나는 모험가, 그저 시키는 일을 해주고 보상을 받아 여기를 떠나면 끝이다.

'모험의 법칙 첫 번째. 너무 지나친 호기심은 금물.'

“힐라."

해야 할 일을 외우기 위해 종이를 몇 번 더 읽어본 후 주머니에 구겨 넣으며 돌아섰을 때, 왕은 이 도시의 모두가 분개해 마지않는 저주받은 이름을 너무나도 처연히 중얼거렸다. 그 잠깐의 순간, 그림자 같았던 그의 눈에 알 수 없는 빛이 맺혔다가 흩어지고 있었다. 흠... 조금이라면 알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지금까지 지켜온 모험의 법칙은 잠시 안녕히.

XXXX년 XX월 XX일, 고대도시 아스완에서

어느 모험가의 모험 일지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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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공식 팬북 군단장편 p.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