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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5 15:53:00

아 진짜요


1. 개요2. 유행 과정3. 원인4. 패러디5. 여담

1. 개요

팬사인회에서 팬에게 성의없는 대답을 하는 아이돌을 비꼬는 유행어이다. 변형되어 아 그래요, 아 정말요 등으로 쓰이기도 하고 띄어쓰기를 생략해 한 단어처럼 아진짜요로 붙여쓰기도 한다. 홍대병처럼 '병'을 붙여 성의없는 대답을 많이 하는 아이돌을 '아진짜요병'이 걸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2. 유행 과정

아 진짜요가 처음 알려진 계기는 2018년 더쿠에 올라온 한 아이돌 팬의 팬사인회 후기 글이다.원문 요약하자면 앨범 구입비, 선물 비용 등 많은 돈을 들여서 팬사인회를 갔는데 최애와 대화할 때 무슨 말을 하든지 "아 진짜요?"로 대답해서 실망하고 결국 탈덕을 하려 한다는 이야기.
파일:아진짜요더쿠1.jpg
파일:아진짜요더쿠2.png

이 글은 더쿠에서 인기를 얻고 인스티즈, 엠팍 등 다양한 커뮤니티로 퍼졌다. 그 이후 이 글에서 언급된 아이돌의 대답, '아 진짜요'가 성의 없는 아이돌의 대답을 비꼬는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다. 일본 아이돌의 악수회 대응에 대해서 쓰인 용어인 '소금대응'과도 일맥상통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아 진짜요가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적당히 예의를 차린 것 같으면서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성의가 없는 대답에 대한 너무나 적절한 예시였기 때문이다. 아 진짜요라는 대답은 처음 들었을 땐 상대의 말을 되물으면서 상대방의 말에 공감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상대방이 후속 대화를 이어갈 기회를 막는 효과를 보인다. 아 진짜요라는 물음은 네 혹은 아니오로만 대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1] 주제를 점점 확장시키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사람이 이런 대답을 듣는다면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가 '아 진짜요?'를 한번만 했으면 모르겠는데, 똑같은 아 진짜요를 3번씩이나 반복했다는것은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이 듣더라도 "나 너무 바쁘고 당신이 마음에 안들어서 별로 이야기 나누고 싶지 않아요. 빨리 다음 차례 안오려나?"라는 속뜻을 못알아차리기가 더 힘든 말투이다.

3. 원인

아이돌들이 이렇게 성의없는 대답을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현 아이돌 비즈니스계의 근원적 문제인 유사연애모델의 한계 및, 극단화된 팬사인회의 환경에 있다.

유사연애 모델의 근간인 유사사회관계 항목에 있는 썸네일만 봐도 아이돌이 팬들에게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느정도는 합리적이다. 이 구조상 아이돌은 팬들이 자기에게 얼마나 어떤 정성과 애정,비용을 들이더라도 그걸 양적으로 계산해 대응하면 안된다. 그게 자칫 다른 팬들에게 친목질로 비춰질 수 있고 자칫하면 돈으로 팬 차별하는 걸로 비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기엔 현시대 아이돌 팬미팅이 지나치게 상업화,과당경쟁이 되어 팬들이 비정상적인 돈을 쓰게 만든다는 점이다.

팬사인회는 아이돌 팬이 덕질을 할 때 가장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이벤트다. 명목상은 랜덤 추첨이지만 앨범을 많이 산 순서대로 줄을 세워서 팬사인회 참석자를 선발한다는 속설 때문에 팬사인회에 참여하고 싶은 팬들은 앨범 구입비에 상당히 많은 돈을 쓰게 된다. 그렇다 보니 팬들은 큰 돈을 쓴만큼 팬사인회에서 최애가 본인을 기억해 준다거나 기억에 남는 말을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하기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여기까지 온 팬들 입장에선 이제 일본 아이돌의 악수회처럼 팬사인회는 사인 그 자체보다는 아이돌과의 컨택트,대화가 목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사인회를 위해 장소를 대관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고 50~100명이 팬들이 모두 제한된 시간 안에 팬사인회를 마치기 위해서 아이돌과 대화하는 시간은 보통 1분 이내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아이돌의 입장에서는 자기 하나 보려고 큰 돈을 들여서 경쟁을 뚫은 수많은 경쟁적인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과 마주친 불특정 열혈팬을 상대로 1분 이내에 눈앞의 열혈팬이 좋아할 만하면서도 자칫 뒤에서 대기중인 팬들에게 특정 팬과 친목질로 오해받을 소지를 피할 대답을 생각해내는 것을 50~100번을 해야 하는 미션이 걸린 것이다. 특히나 팬들의 질보다 양이 더 절실한 신인 아이돌이라면 더더욱 부담이 되는 일이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언변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성향도 기대치도 예측이 안되는 모든 팬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이돌은 노래와 춤을 연습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고 그에 비해 말을 잘 하는 노하우에 대해서는 조금 배우는 것이 전부이거나 아예 훈련 받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대답을 아 진짜요로만 통일하는 경우는 좀 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건 환경을 떠나서 무성의한 태도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책임을 아이돌에게만 돌리기는 가혹한 게, 상술했듯이 소속사 측에서 앨범 판매 등 장삿속을 위해 아이돌을 무리하게 '굴리는' 측면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아이돌 계에서 앨범 판매량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고 해외팬들도 응모하기 쉬운 영상통화 팬사인회 위주로 팬사인회의 표준이 재편되면서 소속사들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점점 팬사인회 횟수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활동기에 아이돌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메이크업을 받고 스케줄을 소화하거나 연습을 하다가 밤 늦어서야 잠이 드는 경우가 많은 편인데 이런 상황에서 팬사인회까지 늘어나면서 겹치는 피로에 성의없는 대답을 할 확률이 더 늘어나게 되었다. 팬사인회에서 무리한 요구[2]를 하는 팬들도 꾸준히 있는 편이라 팬사인회 자체가 아이돌들을 피로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어느 의미로는 돈에 미친 소속사와 팬덤이고 뭐고 개인만을 우선시하는 소수 악성 팬들이 빚어낸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패러디

5. 여담


[1] 실제로 이런 유형의 질문을 폐쇄적 질문(Closed-ended questions)이라고 하며, 사실관계가 중요한 연구라면 모를까 일상생활에서는 썩 좋지 않은 대화 방법으로 꼽힌다. 일상생활에서는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대답하도록 유도하는 개방형 질문(Open-ended questions)을 쓰는 게 좋다. 즉 본문에 나오는 아이돌의 경우 팬들의 말에서 포인트를 짚어 (설령 궁금하지 않더라도) 뒷내용을 물어봤어야 했지만, 후술하다시피 상황 자체가 아이돌에게 다소 혹독한 환경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2] 예를 들면 과도한 기억 요구. 선물이나 편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면 실망하는 티를 팍팍 내면서 무례하게 돌변하는 팬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