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쉽게도, rh, lh에 대한 연음화는 알려지지 않았다. 톨키니스트들이 기존의 연음 현상과 고대 신다린을 통해 유추할 뿐.
변동 전
변동 후
예시
rh
?thr/?r
rhaw(살, 육체)>i ?thraw, i ?raw
lh
?thl/?l
lhûg(뱀, 벌레)>i ?lhûg, i ?lûg
복수 정관사 in은 비음화를 유발한다. 그러곤 -n은 자음 변동에 먹혀버린다! i barad(그 탑)을 복수로 표현한다면, *in beraid(그 탑들)>*in meraid>i meraid의 과정을 거치는 것. 결국 외관상으로는 단수 정관사 i와 다를 바가 없어지고 만다. 수식하는 명사가 복수활용 + 비음화로 단수형과 더 괴리감이 생기는 것은 덤.
신다린의 인칭대명사는 성과 수에 따라 구분하며, 격에 따라 주격, 소유격, 목적격으로 활용한다. 주격은 강조형을 가진다. 신다린은 별도의 여격 인칭대명사를 두지는 않지만, 전치사 an과 융합된 형태의 대명사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퀘냐에서 흔히 보이는 인칭어미는 신다린에서는 몇 가지 용례에서만 드물게 확인된다.
톨킨은 완성된 형태의 신다린 인칭대명사표를 저술하지 않았다. 다음에 명시된 내용 중 *는 후대의 톨키니스트들이 재구한 형태이다.
퀘냐와 마찬가지로, 신다린에도 소유격 어미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퀘냐와는 다르게, 신다린에서 소유격 어미는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그것도 상당히 고착화된 형태로 몇몇 단어에서만 발견된다. 단적인 예로 lammen(내 혀)와 같은 단어는 lam+en으로 단순히 해석되지 않으며, 고대 신다린 *lambë까지 들춰야 겨우 어형이 파악되는 케케묵은 단어이다. 이처럼 신다린에서 소유격 어미는 거의 생산성이 없는 문법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톨키니스트들이 정리한 형태는 존재한다.
신다린 명사에는 단수, 복수가 있고, 또한 일부 명사에 한하여 제2 복수(2nd plural), 혹은 집합형태(collective number)도 있다. 명사의 단수 형태는 다양한 활용규칙에 따라 복수 형태로 변형한다. 이 규칙에는 예외가 많기 때문에, 톨킨이 자료에서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은 이상, 명사의 단복수 형태를 완벽히 유추하기가 불가능하다.
신다린 명사의 복수형은 대체로 움라우트, 혹은 전설 모음화 현상에 기반한다. [8]이 움라우트 현상은 신다린의 통시적 변화의 결과물이다. 고대 신다린에서 복수형 어미는 단순히 –i에 의해 실현되었다.(*aran+i>arani)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간 모음에서는 이 어미 –i에 의해 움라우트 현상이 일어났다.(*eraini) 후대에 들어서 이 어미 –i는 소실되고 말았는데, 어간 모음은 여전히 변형된 형태로 남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어간 모음의 변화만이 유일한 복수형 지표로 남게 된 것.(erain) [9] 어간 모음 교체 현상은 말음절과 비(非)말음절에서 모두 일어나며, 음운 환경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
복수파생 규칙에 따르면 말음절의 -o-는 -y-가 되어야 하지만, 그대로 o를 유지하는 복수형태들이 존재한다. 이 경우, 말음절에 적용되어야 할 복수파생 규칙은 대신 뒤에서부터 두 번째 음절에 적용된다. 즉, magor(검사)의 복수형은 *megyr가 아닌 meigor가 되어야 한다는 것.
대표적인 o불규칙 명사들은 다음과 같다.
단수
복수
badhor(판결)
beidhor(판결들)
dagor(전투)
deigor(전투들)
glomor(메아리)
gleimor(메아리들)
hador(투수)
heidor(투수들)
ivor(수정)
ivor(수정들)
magol(칼)
meigol(칼들)
nagol(이빨)
neigol(이빨들)
naugol(난쟁이)
noegol(난쟁이들)
nadhor(목초지)
neidhor(목초지들)
tathor(버드나무)
teithor(버드나무들)
tavor(딱따구리)
teivor(딱따구리들)
tegol(펜)
tigol(펜)
gollor(현자)
gyllor(현자들)
말음절의 -o-를 마치 없는 것처럼 취급하고 파생규칙을 적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대 신다린에서는 정말 o가 없었기 때문. magor(검사)의 원시형은 *magr였는데(*magr>*meigr), 신다린의 음운구조에 변화가 일어나며 후대에 모음 o가 삽입된 것이다.(magor>meigor)
본래 말음절의 ai는 변하지 않아야 하지만, -î-나 -y-으로 변하는 형태들이 존재한다. 이는 이 단어들이 과거에는 -e-나 -y-를 포함하였기 때문이다. cair(배)의 형태가 원시 요정어에서는 *KIR, 고대 놀도린에서는 *ceir였기 때문에, [11] cîr(배들)이라는 형태가 등장하는 것.
말음절이 o를 포함함에도 불구하고 조금 다르게 활용하는 몇몇 명사들도 있다. 이것 역시 신다린의 변천사에 기반한다.
단수
복수
maethor(전사)
maethoer(전사들)
halthor(수호자)
halthoer(수호자들)
또한 상기한 법칙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완전히 불규칙적인 복수형태도 존재한다.
단수
복수
fela(동굴)
fili(동굴들)
thela(창끝)
thili(창끝들)
한편 고전 신다린에는 포함되지 않는, 수많은 신다린 방언들에 의한 불규칙적인 형태도 다수 존재하였다. 특히 인간들이 사용하는 신다린에서 그 변화가 심했다고 한다. curu(기술)의 복수형은 u불규칙 복수 법칙에 의해 *cyru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인간들은 cyry(기술들)라는 형태를 대신 사용했다고 한다.
동사의 과거형 어간은 현재형 어간에서 강변화 혹은 약변화로 파생한다. 강변화하는 동사들은 동사 어간에서 강한 굴절이 일어나며, 약변화하는 동사들은 동사 어간에 과거형 어미가 붙는다. 역사적으로 강변화는 더 오래되고 까다로운 방식으로 인식되었다. 그리하여 후대 신다린에서는 약변화가 강변화를 점차 대체하기 시작하였으며, 같은 동사에 강변화형과 약변화형이 공존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1] 엄밀히 말하여 유성음화는 아니다. 이미 유성음인 자음이 조음 위치만 바뀌거나,(m>v) 무성음에서 무성음으로 바뀌는 경우,(h>ch) 그리고 직관적으로 유성음화가 일어날 것 같은 자음이 멀쩡히 불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f>f) 어디까지나 자의적으로 이루어지는 불규칙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때문에 연음화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이 선호되기도 한다.[2] 탈락하였음을 알리기 위해 '를 사용한다. 음가를 가지지는 않는다.[3] i aladh를 i 'aladh로 표기하는 이유와 동일.[4] 여담으로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 시리즈와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의 언어 자문을 맡은 언어학자 데이비드 살로는 lh>*l, rh>*r설을 지지하였다.[5] 재미있게도, 상위어인 퀘냐와 유사하다.[6]도리아스에서는 고어에 해당하는 단수형 de와 복수형 dhe가 널리 쓰였다고 한다.[7]웨일스어와 아일랜드어에서도 비슷한 융합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i(~에게) + ni(우리)) > inni(우리에게, 웨일스어) an(~에게) + men(우리) > ammen(우리에게, 아일랜드어) 심지어 ammen은 의미까지 완벽하게 일치한다![8] 어학에 조예가 깊었던 놀도르 요정들 또한 이를 잘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이 현상을 모음의 변화, 즉 프레스탄네스(prestanneth)라고 이름 붙였다.[9] 놀랍게도, 이는 영어, 독일어 등 현실의 게르만어군에서 돋보이는 움라우트 현상의 연원과 정확히 일치한다. mouse가 mice로, tooth가 teeth로, goose가 geese로 활용되는 원리가 바로 그것. 언어학자 톨킨의 면모가 돋보이는 대목이다.[10] eryd라는 규칙적인 복수형태도 존재하지만, 에레드 루인, 에레드 리수이 등 톨키니스트들에게는 ered형이 더 익숙할 것이다.[11] 참고로 고전 퀘냐에서는 cirya이다.[12] o불규칙 복수에서 보았듯이, naugol의 고형인 *naugl의 흔적이 남아있는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