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Correction Fluid / Liquid Paper/White-out[1]/tippex[2]/修正液프린터로 출력한 문서나 볼펜 등 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필적이나 얼룩을 지울 때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이트'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또는 '수정펜'으로 불린다.
화이트의 어원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먼저 하얀색 액상에서 착안하여 자연스럽게 화이트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브랜드명 Wite-Out이 상표의 보통명사화 과정을 거쳐 out이 탈락한 채 '화이트'만 남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일본에서만 '화이트'란 표현이 대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보니 바리캉이나 쟈크처럼 호와이토(ホワイト)라는 일본식 외래어가 한국에도 넘어와 정착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 발명
이 물건이 처음 발명된 것은 1956년으로 미국의 베티 네이스미스 그래엄(Bette Nesmith Graham)이라는 은행 비서가 만들었다.[3] 베티와 동료들은 타자기로 타이핑한 문서가 가끔 오타가 나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다 은행에 장식을 그리는 화가들이 쓴 페인팅 기법인 템페라에서 영감을 얻어 수정액을 만들었다고 한다. 예술가들이 하얀색을 덧칠하듯 먼저 템페라 물감으로 칠해보고, 보다 좋은 사용성을 위해 매니큐어에 담아 Mistake Out (실수 해결) 이라는 이름으로 차고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곧 직장 동료로부터 주문이 빗발쳤고, 그녀의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까지 동원되어 상품 개선 및 생산을 늘려나갔다. 이후 1958년 액체 종이(Liquid Paper)라는 이름으로 상표 및 특허 출원했다. 이로 인해 베티는 은행에서 부업을 한다는 이유로 해고당했지만 이미 GE 등 대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베티의 사업은 10년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여 1967년엔 으리으리한 사옥을 세웠으며 최전성기에는 연간 2500만병을 판매했다.3. 사용
수정액의 사용은 형태와 성분으로 나뉜다.3.1. 형태
보통 병뚜껑에 붓이 달린 매니큐어형 수정액(Correction Fluid)과 펜타입형 수정액(Correction Pen)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매니큐어형 수정액을 많이 사용했고 현재도 중년 이상 분들은 가끔 매니큐어형 수정액을 찾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펜타입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매니큐어형 수정액은 베티 여사가 발명한 것처럼 매니큐어처럼 생긴 작은 용기에 흰 수정액이 들어있는 물건으로, 매니큐어의 뚜껑에 달린 브러시를 사용해 수정액을 수정할 부위에 발라 덮어 쓰는 형태다. 최근의 펜타입형과는 다르게 희석제를 별도로 판매하여 걸쭉해져도 오래 쓸 수가 있다.[4] 하지만 수정액 시장 자체가 수정 테이프에 밀리고 전체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인 데다 편의성 때문에 펜타입에 비해 보급률이 떨어져서 문구 전문점이나 인터넷 판매가 아니면 구하기가 어렵다. 펜타입에 비해 넓은 면적을 빠르게 바를 수 있고, 붓질을 잘 하면 예쁘게 바를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매니큐어를 바를 때와 같은 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신너가 휘발하여 마르거나 솔에 굳은 화이트가 누적되어 바름성이 나빠지고 지저분한 흰색 알갱이가 표면을 우둘두둘하게 만든다. 신너를 보충하려고 해도 과도하게 섞으면 투명해져서 제기능을 못하게 된다. [5] 아무래도 초보자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매니큐어 좀 바르던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펜타입형 수정액은 매니큐어형 수정액을 개선한 제품으로, 금속으로 된 촉에서 끝의 탐침을 누르면 틈이 생겨 수정액이 흘러나오는 구조다. 손잡이에 해당하는 몸체는 말랑말랑한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어 [6] 내부의 탱크에 흰 수정액이 들어 있다. 보통은 원기둥 모양 쇠막대나 쇠 구슬 한 두어 개가 들어가 있어 사용 전에 수정액을 마구 흔들어 주게 되어 있다. 미술용 물감처럼 시간이 지나면 신너와 흰색 안료가 박리되어 수정액이 제기능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밀폐성이 우수하므로 매니큐어 타입이 신너로 관리해줘야 하고 팔이 떨어져라 흔들어야 하는 단점을 많이 보완했다.
펜타입의 단점은 금속 촉을 눌러서 바를 때 표면에 요철이 생길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촉을 찍어 금속 탐침이 밀려난 후 수정액이 나오는 구조라 금속 탐침이 튀어나온 채 단단하게 굳어버려 이를 풀려고 과도하게 쎄게 누르거나 이미 내부가 막혔는데 억지로 사용하면 종이가 송곳에 파이고, 또한 수정액이 흘러나올 때에도 고르게 나오지 않아 수정액 표면에 요철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면 표면이 말도 못하게 지저분해진다. 처음 쓰는 사람에겐 이런 사례가 제법 있다. 그 외에도 쓴 후에 펜촉 부분의 관리를 잘 안 하게 되면 금속 튜브 내부가 꽝꽝 굳어서 탱크 내부는 가득 차 있는 수정 펜을 버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쓰고 나면 반드시 화장지로 펜촉을 정리하자.
계속 사용하면 촉을 통해 공기가 미세하게 탱크 내로 들어가는데, 덕분에 신너 비율이 변동하여 평소보다 많이 나온다든지, 반대로 너무 안 나오거나 신너 성분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펜촉에 휴지 등을 덧대고 펜촉을 눌러 공기를 빼내면 된다.
가장 최근에는 마커 형식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잉크에 딱딱한 심지를 끼우고 심지를 타고 올라온 흰색 물감을 바르는 건데, 가장 섬세하고 복잡한 구조라서 가격이 비싸고 심지가 항상 외부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사용 후 뚜껑을 닫지 않으면 몇 시간 만에 심지 안의 수정액이 꽝꽝 굳어서 버리게 된다. 대신 심지 모양을 크고 넓적하게 만들 수 있어 형광펜 마커를 그리듯 쉽게 쓸 수 있다.
3.2. 성분
수정액의 성분은 크게 유성, 수성, 양용으로 나뉜다. 수정액을 사용하는 일반인이 일반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아니지만, 수정액 위에 수정액을 덧칠할 때나 필기구의 잉크의 성분으로 수정액이 녹아내릴 수 있어 쓰다보면 신경쓰게 된다.수정액은 오류가 생긴 부분을 하얀색 물감으로 '덧칠'하여 가리는 물건이다.[7] 그리고 물감인 수정액은 한 번 칠한 위에 또 덧칠할 때 물감의 특성에 따라 기존에 칠한 층이 다시 녹거나, 안 녹고 버티거나 할 수 있다.
만약 수정액 위에 새로 수정액을 칠하거나 펜으로 쓸 때, 수정액의 성분이 신너로 다시 녹을 수 있는 유성이고 펜도 유성펜이라면 기존에 바른 수정액이 다시 녹으면서 연해진다. [8] 특히 볼펜으로 수정액을 바른 곳 위에 글을 쓸 때 단단하게 굳었던 표면이 녹으면서 파고든 볼펜촉 주위로 지저분한 밭고랑이 생긴다. 그러면 수정액 표면도 지저분해질뿐더러 수정의 의미가 없으므로 필기구에 맞는 수정액의 선택은 상당히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수성 용매로 만들어진 수정액 위에 수성 사인펜으로 필기한다 가정하자. 그러면 수정액이 수성 사인펜의 수성 잉크에 녹아들어 수정이 벗겨지고 사인펜 잉크에 섞여 수정한 부분이 더 엉망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수성 사인펜을 사용하는 경우, 유성 용매로 만들어진 냄새나는 수정액을 이용해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이렇게 구분해서 사용하긴 어렵기에 일반적으로 팔리는 수정액은 한 번 굳으면 다시 녹지 않는 아크릴 물감 기반 양용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아크릴 물감도 유성 페인트 신너에는 녹으므로 글을 쓰는 동안 잠깐 버티는 정도이지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니다.
4. 수정액의 현재
수정 테이프의 등장으로 하위호환 신세가 되어버렸다. 2015년 당시 시중에 나와 있는 수정액 중에서 펜텔, 지브라, Bic 등에서 생산된 제품이 그나마 쓸만하다. 불과 5년여 전까지만 해도 미쓰비시 연필 등을 비롯한 여러 일본 필기구 업체는 물론 심지어 국산인 에버그린이나 한국샤프, 모나미 혹은 동아연필 등에서 생산된 카피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수요가 몽땅 수정 테이프로 옮겨갔다. 남은 건 1,000원 안팎의 싸구려 제품들뿐.수정 테이프도 은근히 취약점이 많으므로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수정액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에겐 압도적으로 수정 테이프가 많이 쓰인다[9]. 그 이유는 뒷 문단에 서술.
수정 테이프는 수정액의 문제점인 사용 시 수정액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과[10] 뚜껑 주위에 굳은 찌꺼기 생성을 해결해 준다. 그리고 OMR 카드에 사용하면 판독할 때 걸림의 주요 원인이 되는 관계로 OMR을 쓰는 시험에서는 수정액의 사용을 금지한다. 대표적으로 수능, 공무원 시험, 중고교 내신. 웬만하면 시험에는 수정액을 가져가지 말고 수정 테이프를 가져가자. 다만 수정테이프도 못 쓰게 하는 시험도 많다.[11] 하여튼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의 학생은 수정 테이프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제품군도 더 다양하고 사용하기도 편한 데다 사용이 강제되기까지 하니까.
하지만 수정액의 성분을 조정하여 최근에는 빠르게 마르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으며,[12] 넓은 수정 테이프에 비해 세밀한 수정이 가능하다. 또한, 뾰족한 볼펜으로 수정 테이프 위에 쓰면 테이프가 긁혀서 뜯어질 수 있지만, 수정액은 올바른 사용법만 안다면 이를 피할 수 있다. 물론, 수정액도 화학물질 배합이 나쁜 제품을 쓰면 아주 두껍게 바르지 않는 이상 일반 볼펜으로 써도 수정액이 긁혀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 수정액을 흰색 글씨를 쓰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생일 때 여학생들이 만드는 대형 검은색 종이편지를 쓸 때 요긴하게 사용한다. 또한 이러한 특성과 더불어 한 번쓰면 잘 지워지지 않고 오래간다는 점에서 유성 마커과 더불어 대표적인 낙서 도구(...)로도 유명한데, 보통 유명한 관광지나 놀이공원 등에 가면 관광객들이 수정액으로 쓴 낙서들이 꽤 많이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5. 이야깃거리
5.1. 희석제에 대한 논란
수정액의 주성분인 희석제[13]는 휘발성 유기 솔벤트 성분의 물질이다. 수정액의 원리는 수정 부위 도포한 뒤 이 유기 솔벤트 물질이 휘발되어 마르면 수정액이 굳게 되는 것. 그래서 수정액이 액체상태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 유기 솔벤트 성분의 물질이 함유돼야 한다. 다만 수성 용매로 만들어진 수정액은 이런 면에서 '약간' 자유롭다.[14][15]수정액 발명 초기에 이 희석제의 주성분이었던 톨루엔이 독성물질인 데다 '오존층 보호를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1987년 체결)에서 사용을 금지한 물질이라 톨루엔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물질로 바꿨다.[16] 하지만 수정액이 천천히 마른다든지, 굳은 수정액 위에 덧쓴 잉크가 사라진다든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게다가 유기 솔벤트 물질은 기본적으로 향정신성 물질, 즉 중추신경에 손상을 가하는 성분을 일정 부분 가지고 있다. 수정액을 쓸 때 맡을 수 있는 접착제 비슷한 냄새가 바로 이러한 것. 1980~90년대에 청소년 문제 중 하나였던 본드 흡입 중독자들이 이런 냄새에 중독됐던 것처럼, 수정액을 악용하면 충분히 본드 흡입 중독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수정액 냄새를 과도하게 맡은 어린이가 죽었다는 이야기나, 밀폐된 공간에 수정액과 실험용 쥐를 넣어 실험했더니 쥐가 단 3분 만에 죽었다는 도시전설도 존재한다. 물론 이는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밀폐된 공간에 그런 짓을 하면 독성을 떠나 생명체는 당연히 죽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희석제 특성 덕분에 "인화성 물질"에도 해당된다. 실제로 철판에 수정액을 바른 후 마르기 전에 전기충격을 가하면 불이 붙는다.
인도에서는 아예 유성 기반 신너가 들어간 수정액의 판매를 금지시켰다.
[1] BIC에서 만든 브랜드명 Wite-Out에서 나왔다. 학생들은 보통 구어로 이렇게 부른다.[2] 영국식 영어. 역시나 영국 브랜드명에서 따온 단어이다.[3] 여담으로 그의 아들인 마이크 네이스미스는 밴드 몽키즈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마이크가 어렸을 적에 사업을 시작해 대박이 터진지라 한동안 어머니 일을 거들었다고. 베티의 재산이 장난 아니였던지라 1980년 베티 타계 당시 외동아들이었던 마이클은 5천만 달러 이상을 상속받았다.[4] 말이 희석제지 실제로는 그냥 락카 같은 유성 페인트 신너다. 페인트 냄새라고 칭하는 냄새의 주성분.[5] 액이 튀기 딱 좋다든지, 작은 면적에 정밀하게 바르기 어렵다든지, 붓이 망가지면 쓰기 심히 난감해진다든지, 뚜껑이 조금이라도 풀리면 잘 샌다든지 등[6] 요즘은 안 보이지만 예전에는 용기가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로 된 수정액도 있었다.[7] 그래서 종이의 다공성 표면에 파고든 흑연 안료를 물리적으로 제거하여 글씨의 흔적을 없애는 지우개와 용도는 같아도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8] 이는 머리에 붙은 껌을 등유 등으로 닦아내거나 유성 잉크가 피부에 묻었을 때 알코올로 지우는 것, 매니큐어를 아세톤으로 지우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9] 수정액은 학생들 사이에서 기껏해야 낙서를 하고 튀거나 책상에 칠을 하고, 어두운 색의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뻘짓(?) 용으로 밖에 쓰이지 않는다. 그것 마저도 페인트 마커에게 자리를 빼앗겨버렸다.[10] 이 수정액이 다 마르는 시간도 더럽게 길어서 꽤 짜증난다.[11] 이런 경우에는 감독관이 수정용 스티커를 따로 주거나, 서술형인 경우 교정 부호를 이용해 수정해야 하거나, 답안지 교체만 허용된다.[12] 사실 빨리 마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13] 흔히 우리가 '신나'라고 부르는 물건. Thinner.[14] 결국, 수정액 또한 도료라는 점에서 수성 용매 수정액 역시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15] 사실 매니큐어형 수정액 부분에서 희석제가 들어있어 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이것.[16] 그래서 대부분의 수정액 제품에는 'Ozone Free'혹은 'Ozone Safe Formula'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톨루엔이 오존층 파괴 물질로 규정되어 사용이 금지되거나 대체된 것은 몬트리올 의정서에 가입한 선진국중에서도 일부로 우리나라에선 톨루엔에 '환경 규제'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시행령 제25조(환각 물질)' 등을 통해 취급만을 규제하고 있다. 보통 수정액은 외산 제품이 대부분이기에 앞 주석의 내용과 같은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