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성가퀴(위), 서양 성가퀴의 구조(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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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성가퀴(parapet, 패러펫)란 성 위에 쌓아 몸을 숨길 수 있게 만든 담장을 가리킨다. 흉벽(胸壁), 흉장(胸牆), 여장(女墻)[1], 첩(堞, 성첩)[2]이라고도 한다. 대개 성채의 외측 난간을 따라 일정한 규칙을 갖고 축조되며, 총안 등을 뚫어 유사시 성 밖의 목표를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한다. 특히 서양 성채 용어로 높이 쌓아 위쪽이 뚫린 사각형의 총안을 갖고 있는 성가퀴는 '배틀먼트(battlement)'라고도 부른다.2. 구조와 기능
한국에서 가장 발달한 형태의 성가퀴인 수원 화성의 성가퀴.[3] |
성가퀴는 성벽 위에서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한반도에서는 늦어도 삼국 시대에는 만들어져 쓰이던 것으로 추정되며 그 모양은 삼각형, 사각형, 반원형, 사다리형 등 다양했다. 성가퀴는 특히 성채의 돌출부인 치성에서 크고 두껍게 설치되었다.
길게 쌓은 성가퀴 한 칸을 1타라고 하며, 보통 한 타당 3개의 총안이 뚫려 있고 5명의 군사가 배치되는 것이 기본이었다. 5타에 1명씩 타장이 배치되어 전투시 현장지휘를 하였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적의 투사체로부터 방어력을 가지기 위해 성가퀴는 기본적으로 머리높이보다 높게, 공격을 위해 낮춰놓은 곳은 적어도 허리높이만큼 올라오도록 설계된다. 미디어에선 배우들의 얼굴과 병사의 숫자를 쉽게 보이게 하며 카메라 워크에 유리하도록 성벽을 낮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성가퀴가 사람 키보다 작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 여장(女墻)이라는 단어는 '성이 큰 사내라면 담장은 작은 여자 같다'는 고대 중국의 비유에서 나왔다(《석명(釋名)》<석궁실(釋宮室)> 참조). 군선의 난간 역할을 하는 구조물 역시 여장이라고 부른다.[2] 첩(堞)은 특히 낮은 높이의 성가퀴를 가리킨다.[3] 사진은 북서적대로, 성가퀴의 총안 외에 성벽에 위아래로 깊게 난 현안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