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C[1] / VC[2]선임탑승자(先任搭乘者)는 운전병이 차량을 운전할 경우 조수석에 선임이 탑승하는 것을 말한다. 줄임말인 '선탑' 또는 운행책임자로도 불린다.
의미가 확장되어서, 동사로 '선탑하다'하고 하면 '선입탑승자로서 동승하다'라는 뜻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2. 설명
병사들은 분대장이나 포반장처럼 준부사관이 아닌 이상 명령권이 없어서 군대에서 혼자 무언가를 결정하고 행동할 권한이 없으므로 공무수행을 위해 차량을 운전하려면 책임질 선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병사가 혼자 운전할 수 있어도 반드시 선임이 동승하는데, 선임이 누구냐에 따라서 차내 분위기가 많이 갈린다.[3] 차량에 따라서 탑승할 선임이 없으면 아예 운행을 나가지 않기도 한다.[4] 외진을 나갈 때 군의관이 차량에 탑승하는 것처럼 특정 업무와 관련된 간부가 탑승한다. 하지만 업무와 무관하게 병력 인솔, 주말 종교행사 인솔처럼 작고 한가한 업무이면 계급이 낮은 하사나 중사, 소위나 중위가 탑승한다. 주말 행사 인솔처럼 주말에 실시되는 운행은 대부분 당직사관이 탑승하며, 부대에 따라서는 평일이라도 당직사관 혹은 당직부관이[5] 도맡기도 한다. 임기제부사관은 경우마다 다른데 작업이 많은 부대에선 써먹기 제격인 간부라서 부대 밖으로 내보내면 아깝다는 이유로 보내주지 않는다. 반면에 작업 와중에 운행할 일이 많거나 작업보다 전문업무 위주로 돌아가는 부대의 경우 병출신의 임기제부사관은 주업무가 선탑이 된다. 필요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말년간부 역시 주요 탑승 대상자. 이들은 부대 안에서 일을 제대로 하는 경우가 잘 없기도 하고 시킬일도 딱히 없다보니 차에 태워서 부대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반대로 간부가 운전하고 병사가 보조하는 경우도 많다. 수송관이나 정비관이 운전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병사에 비해서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구난차처럼 운전석에서 기기도 조작해야 하는 차량은 병사들이 실력도 현저히 낮고 기기도 조작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군무원이나 간부가 운전을 맡고 병사가 보조하는 형식으로 조수석에 탑승한다. 탑승할 간부가 부족하면 선임 병사가 대신 탑승하는데, 훈련 중에는 부대 안의 상당수 차량들이 출동하기 때문에 모든 차량마다 간부를 탑승시키기 어렵다. 실질적으로 간부로 취급받는 포반장 같은 사례도 있고, 당직사관이나 당직부관에게 선탑을 맡기지 않는 부대라면 간부 출퇴근 차량은 출근 차량이 출발할 때와 퇴근 차량이 복귀할 때는 간부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분대장이나 당직병이 돌아가면서 차량에 탑승한다.[6] 그 외에도 당직사관으로서 당일 근무 중 영내순찰과 점검을 맡는 경우에도 간부인 것과는 별개로 선탑자가 동승하는 게 원칙이어서 잠깐 당직병이나 당직부사관을 데리고 도는 경우가 있다.
군대라는 조직은 FM으로만 돌아가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병이 혼자 운전하는 경우도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호차. 출근 전과 퇴근 후에는 선임 없이 운전하기 때문에 1호차 담당 운전병은 세심하게 선발한다. 그 외에도 후방 기행부대나 국방부 직할부대의 민수차 운전병들은 혼자서 운전한 경험이 존재한다. 탑승할 선임이 너무 부족하면 실력이 좋은 운전병은 혼자서 운행을 보내기도 한다. 이 사례는 분위기가 여유로운 부대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보통 부대에서 차량을 운전병에게 완전히 맡기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7] 민간에서 초보 레이서들은 프로가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코드라이버(Co-Driver)'로 한다. 운전병도 그렇지만 네비게이션이 없거나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거리 주행을 앞둘 경우 지도를 보거나 운전자와 차량 상태를 점검하는 서포터 역할을 맡는다.
다만, 운전병과 선탑자 간부가 함께 운전하다가 운전병이 신호위반이나 과속으로 단속되는 경우가 있다. 자주 있는 경우까지는 아니지만, 이 경우 민간에서는 교통법규 위반이라 벌금과 벌점이지만, 군대에서는 군기위반 사항이 된다. 그런 경우 지휘관인 선탑자의 책임도 함께 있기 때문에 운전병과 함께 손잡고 군기교육대를 가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3. 기타
민간사회에서도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선탑자로 불리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8] 반려동물이 탔어도 선탑자로 종종 불린다.영어의 은어로 조수석이나 동승자를 일컬어 shotgun이라고 하는데 서부개척시대에 마차를 모는 마부의 옆자리에 샷건을 들고 사주경계하던 전통에 유래했기 때문이다.
[1] TC는 truck commander, track commander, tank commander의 약어다. 호송을 지휘하는 경우 convoy commander라고 한다.[2] VC는 vehicle crewman의 약어로 미국 국방부(US DoD)에서 사용하는 용어다.[3] 같은 중대의 말년중위와 말년운전병이 탑승할 경우 서로 형동생 하며 하하호호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4] 막말로 병사 운전자 혼자 운행을 허가하면 그대로 차량돌진으로 위병소를 돌파하고 탈영할 가능성까지 있다. 이럴 인원이면 진작에 복무 부적격자 심의에 회부되어야 하지만 이럴 경우 당연히 이를 허가한 부대 간부들에게 피바람이 불 것은 뻔하다.[5] 이 경우는 간부를 당직부관으로 명령하는 부대 한정. 이런 부대는 역으로 당직부사관에 당직병 근무를 통합시켜 병 분대장/포반장에게 근무를 명령한다.[6] 사실 분대장이나 포반장 교육을 수료하여 해당 지위에 있는 경우 평시에는 병 계급이어도 전시에는 하사나 중사 등 부사관으로 진급시키므로 근거가 없지는 않다. 다만, 원칙적으로는 간부조차 선탑 관련 교육을 받아야 자격을 얻는다. 운행이 많은 부대에서는 선탑자격을 획득하기 전의 임기제부사관을 애물단지로 여겨서 서둘러 교육을 보내기도 한다.[7] 종종 정말 마음씨 좋은 지휘관 중에는 작업이나 사격 등 개별 과업이 끝나면 할 일이 없는 부류의 훈련이 끝난 인원을 우선적으로 귀대시키기도 하는데, 간부선탑자 조달이 어려울 때는 운전병에게 1호차로 실어나르게 하기도 한다. 덕분에 도중에 마주치는 차량의 간부선탑자가 (당연히 간부라고 생각하여) 아무 것도 모른채 조수석의 병 선탑자에게 경례를 하고 당황한 병이 얼떨결에 경례를 받아주거나 그냥 무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휘관 성향에 따라 자신의 출퇴근은 자차로 하고 명목상으로만 1호차로 지정, 그 1호차를 다른 차량과 마찬가지로 일반 배차로 넣게 한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8] 주로 화물업 등. 평시에는 홀로 운전하는 것이 보통이나, 연수등을 위해 인턴 기사가 조수석에 앉을 경우 선탑자가 있다 라고 표현을 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