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2-27 18:39:45

상문천


1. 개요2. 행적3. 여담


向問天[1]

1. 개요

소오강호의 등장 인물. 작중 일월신교의 광명좌사로 교주와 부교주 다음의 서열 3위의 심복이다.[2] 키가 크고 마른 체격에 입이 매우 거칠며, 대결에 있어 비상한 두뇌로 속임수를 잘 쓰는 편이다.

2. 행적

본래 전대 교주 임아행의 심복이다. 광명우사였던 동방불패가 역심을 품고 있음을 알았지만 결국 동방불패의 쿠데타를 막지는 못했다.[3] 최근에 임아행의 소재를 파악해서 구하려 흑목애를 나서자, 동방불패의 정부인 양련정의 농간으로 일월신교에서 축출되어 쫓김과 동시에 원한을 쌓았던 명문정파 양쪽에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정자에서 일월신교와 정파 무리에게 다구리 당하기 직전 술을 마시며 싸움을 준비하다, 지나가던 영호충과 만나게 된다. 영호충은 대적을 눈앞에 두고도 그의 호방함에 반해서 술을 청하며 상문천을 도와준다. 상문천은 영호충과 도와가며 추격을 피하는데 성공하고 서로 감복해 유일한 의형제를 결의하며 형이 된다. 임영영과 더불어 일월신교의 우두머리 가운데 순수한 조력자이자 든든한 영호충의 편이 된다.[4]

추격자들과 대적하며 영호충의 검술이 독고구검임을 알아챈다. 추격을 따돌린 후에 향주의 강남사우 매장으로 영호충을 데리고 간다.[5] 상문천과 영호충은 변장해서 정체를 숨기고 강남사우가 각각 평생 매진하던 예술의 보물들을 보여주어 사우를 유혹한다. 그리고 영호충이 이 보물들을 걸고 벌인 논검에서 사우를 차례로 격파하자, 사우는 어떻게든 보물을 얻고 싶은 마음에 영호충을 임아행과 대결시키고, 상문천은 임아행과 영호충의 대결 직전에 영호충에게 귀띔해서 쪽지를 임아행에게 전달해 그의 탈출을 성공하게 만든다.[6]

임아행과 함께 도망치면서 강남사우가 눈이 먼 보배들을 흘리고 가서 그들이 사건을 어영부영 덮도록 한다. 그리고 몇 달 뒤 강남사우 매장에 다시 나타나 임아행과 함께 일월신교 장로들을 굴복시키고, 강남사우 매장을 접수한다. 영호충과 재회해서 회포를 풀었고 임아행은 영호충에게 일월신교 입교를 권하지만 영호충은 거절한다.

임아행을 보필하면서 동방불패와 양련정의 폭정에 질린 일월신교 세력을 포섭하고, 동방불패를 제거할 계획을 짠다. 그러다가 소림사에 임아행, 임영영과 함께 방문했다가 정파 고수들을 만난다. 상문천은 임아행에게 기습을 한 좌냉선이나 충허 도인과 대결 플래그가 섰지만 별 싸움은 하지 않은 채 무사히 소림사에서 나간다. 그리고 임아행, 영호충, 임영영과 함께 동방불패 제거 작전을 수행하여 동방불패를 제거하고 임아행이 교주로 복위하는데 성공한다. 교주가 된 임아행의 야심에 충실히 따라 일월신교와 함께 화산에 쳐들어간다. 영호충은 임아행과 대립하며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지만, 돌연 임아행이 사망하면서 임영영을 교주로 추대한다. 그러나 임영영 또한 영호충과 결혼하면서 교주 자리는 상문천에게 넘어가 후임 교주가 된다. 교주 자리를 차지하려 노력을 안했음에도 가만히 앉아 교주가 되었다.(...) 상문천도 얌전하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임아행처럼 무림통일의 야심은 없어서 무림은 별 트러블 없이 평화로웠다고 한다.

3. 여담


[1] 向問天의 向자는 향으로도 읽고, 상으로도 읽는데,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向자를 사람의 성으로 쓸 때에 '상'으로 읽으며 김영사의 정식 판본 역시 상으로 표기되었으니 참고. 다만 국내에 발간된 소호강호 여러 버전에서 상문천 외에 향문천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어서 같이 표기하여 둔다.[2] 작중 시점에서 부교주가 공석인 대신 임아행의 딸 임영영이 존재한다. 성고인 임영영과의 지위 고하가 명시된 적은 없지만 임아행의 사망 후 임영영이 교주 자리를 계승하고, 그 뒤에야 상문천이 교주 자리를 물려받았으니 임영영의 서열이 더 우위라고 할 수 있다.[3] 허나 임아행은 동방불패의 역심을 알아채고 일부러 규화보전을 넘겨주며 함정에 빠뜨리려 했었다. 이래저래 동방불패가 먼저 선수를 치는데 성공했다.[4] 그렇다고 일월신교 출신답게 선인은 절대 아니다. 지나가던 무고한 농민들을 죽이고 말을 탈취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5] 상문천의 목적은 두 가지로, 첫째는 영호충의 독고구검을 이용해서 강남사우 매장의 서호 지하에 유폐된 임아행을 구해내는 것, 둘째는 겸사겸사 영호충에게 임아행의 흡성대법을 배우게 해서 그의 이종진기를 치료하는 것이다.[6] 쪽지에는 구하러왔다는 내용과 함께 실톱을 건네서 임아행이 음공으로 모두를 기절시키고 강철 족쇄를 끊고 나올 수 있도록 한다.[7] 예를 들어 고산 매장에서 강남사우를 속인 계략을 보면 사우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예술의 보물을 얻기 위해서라면 유폐 중인 임아행을 비무에 불러내는 위험한 짓까지 저지를 인물이라는 것, 그리고 생판 모르는 이들이 찾아와 난데없이 '자신들을 꺾으면 더없이 귀한 보물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설령 반대로 사우가 패한다 하더라도 그걸 소문낼 필요는 없다, 그냥 대결이나 해보고 너희가 이기면 보물을 주겠다는 희한한 제안인데다가 그 대결이 진행되던 와중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보니 찾아온 손님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보물만 남아있는 등 아무리 바보라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만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사우라면 보물 욕심에 굳이 문제를 만들기보다는 보물부터 챙기는 것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등 사람의 심리까지 철저히 고려한 교묘한 계략이었던 것이다. 반면 상문천이 이런 계략을 실행하는 사이, 영호충은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하는 단순한 고민이나 열심히 하다가 강남사우의 첫째인 황종공에게 속을 뻔히 읽혀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니 함부로 편들면 안 되네!' 라는 주의까지 받고 있었다. 즉, 영호충과 상문천 두 사람 모두 호방하고 의리가 깊은 성격이긴 하지만 좋게 말해야 소탈함과 정직함이 매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단순한 영호충에 비해 상문천의 경우는 '의리 있고 호방한 동시에 교활한 책략가이기도 하다'는 양면적인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것. 영호충을 대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그에 대한 의리를 저버린 적은 없지만 반대로 영호충을 위한 일(결과적으로 영호충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여겨진다면 그를 속이고 이용하는데는 별로 거리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장 고산 매장의 일을 보더라도 임아행을 구하고 동방불패의 눈을 피하기 위해 영호충을 속여 몇달간 생고생시켰지만 이는 '임아행의 흡성대법을 전수해주면 영호충의 증상을 해결하고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절기인 흡성대법을 아무에게나 전수해달라 한다고 전수해줄리 없으니 영호충이 임아행을 위해 큰 공을 세우게 하여 그 대가로 대법을 전수받을 수 있게 하자.'는 계산의 결과였고, 따라서 나중에 영호충에게 사실을 밝히면서도 '어 미안~ 하지만 널 위한 거였으니까 이해해라~' 정도로 간단히 사과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임아행을 구출한다는 목표 뿐 아니라 새로 사귄 의형제인 영호충에 대한 의리를 지킨다는 목표에 대해서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다른 여러 창작물들, 특히 많은 무협지에서 '의리 깊고 호방한 인물'은 곧 '정직하고 겉과 속이 같은 인물'이며 '교묘한 계책으로 남을 속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인물'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상당히 독특하고 특이한 인물로 조형되었다고 평가할 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