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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3-28 11:50:48

사로잡힌 여자



憑かれた女[1]

1. 개요2. 소개3. 등장인물4. 줄거리
4.1. 진실
5. 드라마화
5.1. 원작과의 차이점
6. 기타

1. 개요

일본의 소설가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 소설 유리 린타로 시리즈의 한 작품. 중편소설로 분류되며, 2020년 드라마화되어 <탐정 유리 린타로> 2화로 방영되었다.

2. 소개

월간지 《대중구락부(大衆俱楽部)》 1933년 10월호부터 12월호까지 연재된 중편소설. 최초 발표 당시에는 시리즈에 속하지 않는 단독 작품이었다가 전후인 1946년에 개작되어 유리 린타로 시리즈에 편입되었다.[2] 카시와쇼보에서 발간된 선집에서는 이 점을 반영해서 후기 작품을 수록한 4권 《나비 살인사건》에 이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의 시점이 전체적으로 핵심 인물에 해당하는 니시죠 에마코라는 여성의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와 현실을 오가면서 진행되는 특징을 띠고 있으며, 후에 이 혼란에 얽힌 반전이 드러나는 형식이다. 당초에 시리즈물이 아니었던 작품을 개작했기 때문인지, 유리 린타로와 미츠기 슌스케는 작품 후반부가 되어서야 등장한다. 또한 작중 인물들 중 단 두 명을 제외하고는 성과 이름이 전부 나오지 않고 성이나 이름 둘 중 하나만 나온다.[3]

3. 등장인물

4. 줄거리

선원인 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소녀 니시죠 에마코[6]는 초여름 즈음부터 토막난 사람의 팔과 다리, 머리가 자신을 덮치는 괴이한 환각에 시달린다. 예전부터 신경쇠약 증세가 있었던데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불량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음주도 서슴치 않는 그녀였기에, 일견 알코올 의존증 증상처럼 보이기도 했다. 8월 중순경 그녀는 자신과 함께 어울려 다니는 불량배 무리와 함께 카마쿠라의 해변에 놀러 갔다가 평소 자신과 사이가 나빴던 연적 미사코를 만나는데, 여기서 에마코는 미사코가 피투성이의 처참한 몰골이 된 환각을 보게 된다.

카마쿠라에서 돌아온 에마코는 평소 자주 가던 바 '아자미'의 마담으로부터 자신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한 외국인을 소개받고 그의 자택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외국인은 자택으로 가는 동안 에마코의 눈을 가리고 손과 발을 묶어 두었다가 자택에 도착한 뒤에야 구속을 풀어 주었는데, 이 자택은 평소 인근 주민들로부터 '마물의 집'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그리고 '마물의 집'에 도착한 에마코가 본 것은 기묘한 향 냄새와 함께 신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훼손된 채 욕조에 들어 있는 여자의 처참한 시신이었다. 그리고 에마코는 욕조 옆에 떨어진 귀걸이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 귀걸이는 미사코의 것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자미'의 마담에게 전날의 일을 털어놓은 에마코는 마담으로부터 믿을 수 없는 말을 듣게 된다. 전날 '마물의 집'의 욕조 옆에서 발견한 그 귀걸이를 미사코가 차고 있었다는 것.

한편 에마코가 사는 시부야의 아파트 위층에 사는 자칭 '탐정소설 작가' 이데 코난은 어린 나이에 항상 불량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술에 절어 사는 그녀를 걱정하는 눈치였다.[7] 그는 에마코에게서 외국인 저택에서 있었던 기묘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듣고 함께 현장을 확인하러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처음 '마물의 집'에 왔을 때와 완전히 같은 상황을 목격하는데, 이 두 번째 희생자는 다름아닌 미사코였다. 게다가 사츠키도 5, 6일 전부터 갑자기 어디론가 잠적한 뒤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는 바람에 살인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에마코는 사건을 수사중이던 형사들로부터 엄중한 추궁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사츠키가 사라진 것도 형사의 말을 듣고서야 알게 된데다 카마쿠라에 다녀온 이후로 한 번도 미사코와 만난 적이 없던 에마코는 형사들이 돌아간 뒤 서럽게 눈물을 흘린다.

얼마 후 자신의 아파트에 있던 에마코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츠키의 전화를 받고 마루노우치의 제도 호텔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사츠키는 당분간 잠적하겠다며, 자신을 경찰에 고발한 미사코를 혼내 주려고 마음먹고는 있었지만 결코 죽이지는 않았다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8] 하지만 그 와중에 사츠키가 호텔에 있는 것을 눈치챈 경찰이 그를 잡기 위해 몰려오고, 추격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사츠키와 헤어진 에마코는 전날 만났던 그 수수께끼의 외국인을 다시 만나 또다시 '마물의 집'으로 끌려간다.

그리고 에마코가 '마물의 집'으로 끌려간 다음 날 밤, '마물의 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간 형사들이 본 것은 옷이 찢겨 거의 반나체가 된 상태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에마코와 난로 속에서 타고 있는 여자의 다리, 피로 물든 욕조에 처박힌 '아자미'의 마담의 시체, 그리고 벽장 속에서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모습으로 숨어 있는 이데 코난이었다.

4.1.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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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사코와 '아자미'의 마담을 죽인 살인범은 에마코가 맞았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흑막은 이데 코난이었다.

모든 것은 이데의 엽기를 추구하는 성격이 빚어낸 장난에서 시작되었다. 이데는 탐정소설 작가를 자칭하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된 작품을 쓴 적은 없었고, 그나마도 작가로서의 실력도 변변찮아서 기껏해야 듣보잡 잡지에 시시한 소설[9]을 연재하는 정도였다. 집안의 재력을 이용해서 영화 제작사를 차리고 <마물이 사는 집>이라는 제목의 탐정 영화도 만들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일반인들이 재미로 만든' 수준의 요즘으로 치면 인터넷 초창기의 UCC 수준 조악한 물건이었다.[10] 그리고 에마코가 만났던 수수께끼의 외국인도 실은 <마물이 사는 집>에서 이데가 분장한 모습이었고, 그녀가 여러 차례 살인 현장을 목격했던 곳은 다름아닌 <마물이 사는 집>을 촬영할 때 사용되었던 세트장이었다. 이 세트장은 아오야마의 S학원에서 근무했던 외국인 교사의 집을 그대로 모방해서 만든 것으로,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데가 S학원 출신이어서 이 집에 가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리 린타로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평소 그가 탐정과 관련된 자료를 빠짐없이 수집해 두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으로, 그가 모아둔 자료들 중 마침 <마물이 사는 집>의 한 장면이 담긴 사진이 있었다.[11]

어쨌거나 이데는 탐정소설에 지나치게 심취한 끝에 점점 엽기적이고 괴기스러운 것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게 지나친 나머지 급기야는 탐정 소설 속의 엽기적인 사건을 현실에서 직접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이 욕구를 채우기 위해 평소 심한 신경쇠약과 알콜중독 증상에 시달리던 에마코에게 영화 필름과 인형을 이용한 가짜 환각[12]을 반복적으로 보여줘서 안 그래도 불안했던 에마코의 정신을 변조시켜 완전히 망가뜨린 뒤, 에마코를 <마물이 사는 집>의 세트장, 즉 '마물의 집'으로 데려가 여자 시체를 목격하게 만들어서 엽기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에마코가 아주 작은 암시에도 쉽게 반응할 정도로 예민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었던데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이 조금씩 망가지던 상황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결국 이데의 가짜 환각에 제대로 걸려든 것. 그러나 여기서 이데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에마코에게 살인자의 본능이 잠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환각에 시달리는 와중에 이데에게서 '마물의 집'에서 맡은 것과 같은 향이 났던 것을 기억해낸 에마코는 점차 자신이 본 광경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이데가 외출한 틈을 타 그의 집에 숨어들었다가 자신이 본 환각과 똑같은 장면이 찍힌 필름을 발견한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을 괴롭히던 환각이 그의 소행임을 알고 경악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이렇게 되자 에마코는 오로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 그녀의 정신을 망가뜨려 버린 이데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일단 이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그의 장난에 놀아나는 척, 즉 환각에 시달리는 척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가장 먼저 평소 연적 관계였던 미사코를 살해하고, 당초에는 미사코 살해 혐의만을 이데에게 씌우려 했다.[13] 그러나 미사코의 귀걸이가 예상치 못하게 불리한 증거로 작용하게 되자, 결국 증거를 쥐고 있는 형태가 되어버린 '아자미'의 마담까지 살해한 뒤 이것마저 이데의 소행으로 몰아가서 그를 파멸시키려 했다.[14]

한편 사츠키는 카마쿠라의 해변에 갔던 날부터 에마코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15] 그녀의 언동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찰을 피해 잠적한 이후에도 계속 에마코를 예의주시하면서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나름대로 애썼고, 유리와 미츠기 슌스케가 추리한 것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데를 <마물이 사는 집> 세트장으로 불러내 에마코와 3자대면을 시켜 그를 추궁한 뒤 죽이려 했으나, 이 시점에서 이데는 이미 정신이 완전히 나가버린 상태였다.[16] 결국 사츠키는 생각을 바꿔 이데를 죽이는 대신, 모든 진실을 알고 완전히 미쳐버린 그의 추악한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복수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에마코를 설득해서 고백서를 쓰게 하는 동시에 자신도 사건의 진실을 담은 수기를 남긴 뒤, 에마코를 자신의 손으로 살해하고 그 뒤를 따라 자살하고 말았다.[17] 이렇게 에마코의 복수는 자신이 당한 것 이상으로 이데의 정신을 완전히 파괴하는 형식으로 성사되었다.

모든 진상을 알게 된 유리와 미츠기는 뒤늦게 <마물이 사는 집>의 세트장에 도착하지만, 두 사람이 본 것은 욕조 안에 쓰러져 있는 에마코와 사츠키의 시체, 그리고 사건의 진상이 담긴 두 사람의 글과 완전히 미쳐버린 이데 코난의 모습이었다. 유리는 이 기괴하고 처참한 현장을 보며 "엽기의 말로"라고 나지막하게 되뇌었다.

5. 드라마화

2020년작 <탐정 유리 린타로> 2화로 드라마화되었다.

5.1. 원작과의 차이점

6. 기타

작품 중후반부 유리가 미츠기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대목에서 일본인들의 국민성을 대놓고 비판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말이 제법 의미심장하다.[19]
"미츠기 군, 이래서 일본인이라는 자들이 싫어진다네. 과학과 상식이 모순될 경우 상식을 정정해서 과학에 접근시키는 걸 모르고, 반대로 과학을 비틀어서라도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가져오려고 하지. 이 경우, 10일 밤과 11일 밤, 이틀 밤이나 같은 살인이 잇달아 일어날 리가 없다는 자신들의 방자한 편견을 지지하기 위해 의사의 전문적인 검안을 비틀려 하고 있어. 이런 습성, 전문가의 올바른 판단을 존경하고 신뢰할 줄 모르는 국민성, 이걸 고치지 못하는 한 일본의 발전은 바랄 수가 없지. 아니, 발전은 고사하고 지금도 큰 실패를 하고 있는 게 틀림없네."

[1] 憑かれる는 '(귀신, 요괴 등에)홀리다, 씌이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작중 인물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사로잡혔다'라는 의미에서 제목을 '사로잡힌 여자'로 해석해도 의미는 통한다.[2] 이 때문에 2년 후인 1935년에 발표된 단편 <수인>을 실질적인 시리즈 최초작으로 보기도 한다.[3] 드라마판에서는 주요 인물들에게 모두 풀 네임이 부여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후술.[4] 작중에서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5] 참고로 아자미는 엉겅퀴를 뜻한다.[6] 어머니 쪽의 성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7] 어디까지나 이웃으로서 걱정했을 뿐 딱히 연애감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8] 에마코를 질투한 나머지 평소 뒤에서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던 사츠키를 경찰에 고발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사츠키는 격분해서 미사코를 죽여버리겠다는 말까지 하면서 이를 갈고 있던 참이었다.[9] 작중에서 유리 린타로의 언급으로 미루어 보면 거의 습작 수준의 초단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10] 각본, 감독, 주연 모두 이데가 담당했다. 당연히 이런 게 잘 먹힐 리가 없었고 이데의 제작사도 그대로 망해버렸다.[11]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형사들은 사건 현장이 실제 건물을 그대로 옮겨 온 세트장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치도 못하고 실제로 존재하는 외국인 교사의 자택으로 가는 바람에 헛걸음을 하고 만다.[12] 필름에 찍혀 있던 것은 인형의 팔과 다리, 머리였다. 이데는 안쪽을 일종의 프리즘처럼 만든 관을 이용한 장치를 통해 영사기로 재생한 필름 속의 영상을 바로 아래층인 에마코의 방 벽에 비치게 해서 환각으로 보이게 했던 것. 즉, 에마코가 처음에 '마물의 집'에서 본 욕조 속의 시체는 사실 인형이었다.[13] 이데의 가짜 환각 때문에 정신이 망가지는 동시에 에마코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살인자의 피까지 각성해 버렸고, 처음 '마물의 집'의 욕조에서 시체로 위장된 인형을 본 순간 에마코는 이것과 같은 수법으로 미사코를 살해하고 죄를 이데에게 떠넘기기로 마음먹는다.[14] 마담은 매일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었고, 에마코가 '마물의 집' 욕조 옆에서 주웠다던 귀걸이를 미사코가 착용하고 '아자미'에 들렀던 일을 일기에 적어두었다. 그리고 이 귀걸이에 대해 마담 자신이 자기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에 일단 에마코는 의심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냥 놔뒀다가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날 것을 우려한 에마코는 결국 미사코 때와 같은 수법으로 마담을 살해한다.[15] 에마코가 평소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피투성이가 된 미사코의 환각을 봤다며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어렴풋하게 위화감을 느꼈다.[16] 이데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단순한 장난으로 끝낼 생각이었겠지만, 전술되었듯 에마코에게 살인자의 본능이 잠재되어 있는 것까지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설마 그녀가 사람을 죽일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에마코, 사츠키와의 3자대면에서 진상을 알고 그 충격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킨 듯.[17] 에마코의 혐의가 혐의인지라 살아 있더라도 결국은 사형을 당해 죽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평소 자신들의 불량한 행실에 대한 속죄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18] 이데 코난이라는 이름은 케이이치의 아버지 이름으로 변경되었다.[19] 특히 '전문가의 판단을 존경하고 신뢰할 줄 모른다'는 말은 작금의 코로나 19 사태에 대처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과 겹쳐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