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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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역사를 정리한 문서.
2. 전성기(1992년 ~ 2008년)
키보드 달린 양방향 삐삐로부터 시작해서 20년간 진화한 모습
초창기에는 에릭슨과 함께 QWERTY키가 달린 쌍방향 무선호출기 서비스를 개발하던 회사였다. 그러다가 이 무선호출기를 상하좌우로 쭉 늘려 GSM에 연결한 기기로 만들었다. 로마자는 한글과 달리 3×4 키패드에서 입력하기가 매우 불편한지라 리서치 인 모션이 개발한 블랙베리 시리즈는 QWERTY와 기업용 스마트폰 솔루션으로 2008년까지 북미 지방의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리서치 인 모션의 블랙베리를 선두로 한 호황은 계속될 것 같았다.
그러나, 애플의 iPhone과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모든 것을 바꾸어 버렸다.
3. 몰락의 시작(2009년 ~ )
2007년 6월 말, iPhone이 미국에서 정식 출시된 날 리서치 인 모션의 운명은 바뀌어 버렸다. iPhone이 서서히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리서치 인 모션의 시장 점유율을 꺾어버렸다. 게다가 구글에서 오픈소스로 풀어버린 안드로이드가 2008년 9월 23일에 등장하자 기성 핸드폰 제조 회사들이 이듬해인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결국 소비자들의 바뀐 취향에 맞춰 기존의 바+QWERTY 자판 형태에서 벗어난, 풀터치 방식의 스톰이나 슬라이드형 QWERTY 자판을 적용한 토치 등도 출시했으나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출시된 지 몇 달 안 가서 아마존 등지에서 반값 매물이 나왔을 정도.
설상가상으로 2011년 10월 13일을 전후로 전세계적으로 BIS가 먹통이 되어 버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1]가 발생해 창업자인 마이크 라자리디스가 공식 채널에 사과 동영상을 올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가뜩이나 실적 때문에 근근히 명맥이나 이어가던 블랙베리로서는 말 그대로 치명타였다. 아시아권을 제외하고 북미/유럽은 국가에 따라 최대 5일간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블랙베리의 아무 기능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 리서치 인 모션은 대대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BIS 가입 대상자에게는 12월 31일까지 블랙베리 앱 월드 내의 상당 수의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배포하고, BES 대상 기업들은 1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 목록을 보면 그냥 생색내기 이런 게 아니라 무려 TOP PAID 20의 앱들(Texas Hold'em Poker 2, Shazam Encore, iSpeech translator 등)이었지만 여러 모로 타격이 큰 게 사실이다.
이 와중에 당연히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제조사인 리서치 인 모션의 위상은 계속 추락. 2011년 3분기 실적이 목표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하는 등 5년 전을 생각해보면 믿을 수 없을 만큼 흉흉한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IT 전문 미디어인 CNET에서 벌처펀드가 노린다는 기사까지 났다. 참고로 벌처펀드는 망했거나 곧 망할 기업을 염가에 인수해서 구조조정 하고 경영 정상화시켜 비싸게 되파는 일을 한다.
2012년 3월에 창립 20주년을 맞이했지만 그 2012년에는 본진인 캐나다에서 마저 점유율 1위 자리를 아이폰에 뺏겼다. 삼성이나 LG가 자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것처럼 블랙베리에서도 그런 면이 있었는데 아이폰에게 그 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나마 아직 블랙베리 본사가 있는 온타리오주 워털루에 가면 죄다 블랙베리라고.
4. 어두운 미래 그리고 매각 설
본고장인 캐나다에서도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혔다. 유일한 장점이있던 메시지 알림 기능도 다들 비슷하게 지원하고 있고, 가장 큰 문제는 개인 사용자에게 어필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참고기사#1 #2 #3
물론 현상 유지 면에 있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도 있다.(이마저도 매우 비판적인 의미로서의 현상 유지이긴 하지만) 유럽 / 중동 쪽에서는 선불 스마트폰으로 고정 수요가 있으며,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블랙베리 공식 유튜브 채널마저 섹션을 따로 내 줄 정도로 대성황이다. 신작(이라기보다 개량작) 블랙베리 볼드 9790의 경우는 세계 최초 발매 행사를 인도네시아에서 했을 정도. 리서치 인 모션이 북미 이외에서 가장 처음으로 발매한 곳이 인도네시아라서인 것도 있고, 인도네시아의 이동통신 인프라가 대단히 열악하다 보니 BBM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툴로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다만 안드로이드용 BBM이 출시되어 블랙베리의 위세가 꺾일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확실히 하향세다(...). QNX를 인수하고도 차기 운영체제인 블랙베리 10에서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며, 너무 기업 시장에만 치중하다 보니 개인 쪽에서는 QWERTY 키보드를 선호하는 유저들 이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어필하지 못했다.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평도 있지만, 바로 단종 처리할 가능성은 낮고[3], SDK가 불안해서 개발자에게 욕을 먹는 케이스도 아니라서 혁신을 통한 해결의 가능성이 있다는 평도 있다.
2013년 8월 9일 상장폐지를 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토르스텐 하인즈[4] 블랙베리를 비공개 회사로 만들 경우 블랙베리 최고 경영자(CEO)와 이사회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델과 유사한 사례이다.#
2013년 8월 12일, 결국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11월에 회사 매각을 추진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HP를 비롯해 ZTE, 화웨이, 레노보, 화웨이 등의 중국 기업들이 물망에 올랐다.# 블랙베리 이사회에서 인수 가능 업체를 선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화웨이는 "블랙베리를 인수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소문을 부정했다.#
그리고 Q10과 Z10의 실패로 1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4500명을 감원한다고 한다.# 더더욱 구매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3년 9월 24일, 블랙베리 지분 10%를 보유한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머지 지분 90%를 주당 9달러, 총 47억 달러(약 5조 55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금을 모집하는데 실패해 취소했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은 포기한 채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로부터 1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독자 생존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로 인해 리서치 인 모션의 이사회는 기업 회생을 위한 새로운 경영자, 존 첸[5]을 모셔왔다.
2013년 12월 20일 블랙베리는 폭스콘에 앞으로 5년간 위탁 생산(OEM)을 하기로 했다. 하드웨어 재고 부담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의 비중을 높여 적자를 탈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품질이 9900때보다 떨어졌다. 사실 Q10도 많은 유격과 저급한 부품, 9900보다 훨씬 못한 품질 등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패스포트로 오며 이젠 액정이 통째로 들떠버리는 막장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직구한 사람들은 그저 허탈할 뿐.
2014년 4월 9일 존 첸 CEO는 "휴대전화 사업부가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면서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블랙베리를 안 판게 아니고 못 판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10월, 2013년에 이어 레노보가 다시 인수를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주당 15달러를 제시했는데 네고를 해서 18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전에 캐나다 정부가 중국 기업은 믿을 수 없다고 반대를 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난항이 예상되는데, 모토로라를 인수할 때처럼 알맹이는 놔두고 생산 부분만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는 듯하다. 특허나 운영체제에 대한 권리는 블랙베리에 두고 생산 판매만 하는 방식. 이런 방식이면 블랙베리도 부담을 줄이고 돈도 챙길 수 있어서 윈윈하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블랙베리 매각이 지지부진 한가운데 2015년 1월 14일 삼성전자가 주당 13.35~15.49달러로 블랙베리의 인수를 제안했다는 로이터의 보도가 나오면서 블랙베리의 주가가 30% 폭등했다. 캐나다측이 중국기업인 레노보에 부정적이었던 것과 달리 삼성에는 우호적이었으나 삼성전자와 블랙베리 양쪽 모두 그런 소문을 부인했다.
그리고 결국 2014년 4분기(회계연도 기준)에 블랙베리는 28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소액의 흑자는 구조조정과 세금 혜택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흑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또한 해당 글에서도 지적하듯 매출은 오히려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신 모델 블랙베리 패스포트가 나왔고 클래식도 나왔지만 클래식이 너무 낮은 사양으로 영 팔리지 않는 듯. 그도 그럴것이 블랙베리 클래식의 성능은 2012년도 중급형 스마트폰이다. 스냅드래곤 400을 달아도 모자랄 판에 S4 플레이나 달고 있으니 살 가치가 없다. 카메라가 좋은 것도, 음질이 좋은 것도, 마감 처리가 예전처럼 좋은것도, 배터리가 오래 가는 것도, 운영체제로서의 이점도, 통화나 문자에서의 강점도 없는 총체적 난국의 스마트폰이다.
애초에 이걸 49달러도 아니고 $449라는 비싼 가격[6]에 출시한 것부터 문제였다. 그리고 Z3와 거의 같은 Leap을 똑같은 사양에 내놓고 275달러를 부르고 있다. 색깔 놀음도 오죽 안 팔렸으면 한정판이라던 패스포트 레드가 블랙, 화이트와 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5. 안드로이드 진출, TCL 시기
블랙베리 프리브의 출시로 안드로이드에 진출했다. 보안이 주 관건이다. 블랙베리 자체에서도 보안을 신경 썼다고 한다. 이후 2016년 8월에 알카텔 모델을 커스터마이징한 DTEK50 이라는 제품을 내놓았지만 아니나다를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그리고 2016년 4월 7일 운영체제 블랙베리 10를 포기했으며, 2016년 9월 29일 하드웨어 사업의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참고로 이는 2016년 9월 20일 한국에 블랙베리 프리브 진출을 선언하며 재도전을 발표한지 9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블랙베리는 DTEK 시리즈를 만들어준 알카텔의 모회사 TCL과의 제휴로 TCL의 스마트폰 상표가 되었다.# TCL은 2017년 1월에 진행되는 CES에서 더 많은 소식을 알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CES에서 이전까지 코드네임 '머큐리'로 알려진 무명(無名)의 QWERTY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이후 바르셀로나의 MWC에서 해당 제품에 대한 추가 정보를 밝혔다. 그리고 코드네임 머큐리는 블랙베리 KEYone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나온 블랙베리 Motion, KEY2, KEY2 LE 가 모두 시장에서 부진하면서 2020년 8월 31일 이후에는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TCL에 이어 다른 기업이 블랙베리와 계약해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는 한 더 이상 블랙베리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시장에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6. 起死回生(?): 온워드모빌리티
2020년 8월 20일, 블랙베리가 온워드모빌리티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2021년 상반기에 5G 쿼티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했다.# 생산은 폭스콘그룹 자회사 FIH모바일에서 맡는다. 그런데 2021년 5월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2021년엔 오늘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회사가 불안정한 상태이다. 2021년을 맞이하자마자 실적 악화와 소송 등의 이유로 자사 특허를 화웨이에 매각하여 논란이 되었다. 그리고 2021년 첫 실적 발표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200만 달러의 1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보이면서, 회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럼에도 주가는 게임스탑 사건의 중심인 R/Wallstreetbets의 투기로 거대한 거품이 끼면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7. 사업 종료
2022년 2월 22일 온워드 모빌리티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젝트 종료를 발표함으로써 결국 회생하지 못하게 되었다.#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결정하면서,[7] 한 시대를 풍미한 블랙베리 폰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 BIS/BES가 먹통이 되면, 과장 조금 보태 블랙베리가 말 그대로 깡통이 되어 버린다. 푸시 알림을 포함해 3G를 경유한 모든 인터넷이 멈춰 버리며 와이파이를 경유해 인터넷을 하는 데도 꽤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APN 설정 등을 통해 브라우저/서드파티 앱들을 3G망에서 BIS를 무시하고 접속하도록 고칠 수는 있지만 그렇게 그냥 넘기기에는 사태가 너무 심각했다.[2] 위커맨(2006)의 명대사를 패러디했다.[3] 플레이북 실패 이후에도 꾸준히 개량판 등을 내놓는 등 노력은 가상하다.[4] 이 사람이 블랙베리를 이 지경으로 만든 만악의 근원이다. 2009년, 2010년에 블랙베리의 혁신의 기회가 수십 번 있었음에도 BBM의 높은 수익과 기업 시장에 만족하여 혁신을 거부하는 등 병크를 많이 터뜨렸다. 왓츠앱,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 이전에 BBM이 있었고 이를 블랙베리의 초창기 멤버였던 짐 발실리가 'SMS 2.0'으로써 현대의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앱으로 BBM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으나 BBM이 기업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었고 BBM을 일반인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바꾼다면 기업 시장과 거리가 멀어지기에 경영진들은 이 혁신을 거부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왓츠앱이 기업 메신저 시장을 장악했고, 2013년 부랴부랴 출시한 BBM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수가 100만에 불과한 초라한 말로를 맞게 된다. 참고로 하인즈는 회사가 몰락하는 와중에도 수백억 원의 퇴직금을 받아갔다.[5] 당시 어려웠던 사이베이스(Cybase)에 CEO로 들어가 15년간 노력해 6조원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6] 이게 출시된 2014년 말 그 돈이면 갤럭시 S4를 살 수 있었고 2015년 여름 현재는 449달러로 갤럭시 S5도 살 수 있다. 150달러정도 더 보태면 갤럭시 S6나 노트 4도 구입할 수 있다. 심지어 더 큰 문제는 패스포트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499달러에 판다.(...) 그러나 클래식은 여전히 패기있게 가격을 거의 내리지 않았다. 정말 팬심에만 매달려 파는 상황. 도대체 449달러라는 가치를 어디서 인정해야 할 지 알 수 없다. 2016년 지금은 이베이에서 리퍼/중고로 150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7] 링크의 영어를 직역하면 삶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