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메리포핀스

극은 헤르만이 평론가와 대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헤르만은 모래 사나이 이야기를 꺼내며 그 모래 사나이 이야기를 해준 게 메리 슈미트라고 한다. 단 한 사람만 빼고 과거에 일어났던 화재 사건이 단순 발화라고 인정하였다고 하면서 곧이어 형사들이 메리 슈미트의 수사에 대해 논의를 한다. 형사는 아이들에게 사건에 대해 기억나는 게 없냐고 묻지만 한스를 제외하곤 모두 모른다고 대답한다. 한스의 대답으로 인해 형사들은 수사를 시작한다.

변호사가 된 한스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메리를 이용하려 한다. 헤르만은 그런 한스를 말리지만 한스는 발터 형사에게서 받은 수첩으로 다시 사건을 끌어들이며 심지어 같이 살았던 안나와 요나스까지 부른다. 하지만 한스의 바램과는 달리 안나는 그 사건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한스는 요나스를 데리러 나가고 헤르만에게 안나는 자기를 피한 이유를 묻는다.

요나스가 오지만 12년 전과는 달리 상당히 불안해하며 숨도 잘 못쉰다. 화재 사건 이후로 공황장애에 걸린 것이다. 한스는 요나스를 납치해 데리고 왔다고 하며 헤르만과 안나는 요나스를 봐서라도 그만하자고 하지만 한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12년 전으로 장면이 전환되어 메리와 함께 박사의 집에 살았던 때의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요나스는 꿈이 작가라 메리에 대한 이야기를 쓰며 메리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헤르만이 요나스에게 메리에 대한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들자며 그림[7]을 그려주겠다고 한다. 메리는 이제 잘 시간이라며 잠들지 않으면 모래 사나이가 온다고 하며 헤르만은 모래 사나이가 찾아와서 자루에 담아 눈알을 뽑아간다고 요나스에게 겁을 준다. 아이들은 메리가 준 약을 받아 먹고 메리가 갈 때까지 잠든 척을 하다가 금방 깨어나 장난을 친다. 메리가 와서 아이들에게 잠들지 않으면 모래 사나이가 찾아온다고 하며 다시 재운다.

한스는 나치당의 비밀 일지 수첩을 가지고 자신들이 고문 실험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박사는 괴벨스의 오른팔이었고 메리는 박사의 연구 조교였으며 박사가 맡은 연구는 인간의 무의식 조종이었다. 아이들을 실험 상대로 하여 무의식을 조종해서 훗날 독일 더 나아가 전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 전쟁같은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고문 등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실험을 하고 있었던 거라고. 안나는 수첩을 받아 일지를 읽어 나간다.

기이한 점은 일지에 적혀있는 날짜가 모두 수요일이었으며 아이들이 기억을 잃은 날도 매주 수요일이었다. 헤르만의 팔에 남아있는 흉터도 이 때 생긴 것. 일지에는 헤르만이 몸부림으로 인해 상처가 났고 놀다가 다친 것으로 이해시켰다고 적혀있다. 또 요나스는 최면에 내성이 생겼는지 나중에 가서는 수요일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 때가 히틀러가 쿠테타 실패로 감금되어 있었을 때였고, 실험 계획이 틀어지게 되어 실험을 중단하게 되면서 그 사이 최면에 대한 내성이 생겨버린 것. 기억이 제일 많이 남아있는 요나스에게 헤르만과 한스는 일지를 읽으라고 한다.

다시 과거, 요나스는 헤르만에게 수요일까지 그림 그려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냐면서 어제 뭐했냐고 묻지만 요나스와 헤르만 둘 다 기억해내지 못한다. 헤르만은 한스에게 도망가자고 하지만 한스는 아버지(박사)와 메리가 금방 알아챌 거라고 조금만 기다리자고 한다. 아이들은 집 안의 하인, 정원사뿐 아니라 심지어 자기들끼리도 서로를 감시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다시 현재로 시점이 바뀌어 안나와 헤르만 둘이서만 방에 남게 되는데 헤르만은 불안해 하는 안나를 보면서 집에 가 있으라하며 자기가 찾아가겠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안나는 헤르만에게 한번도 날 찾지 않았지 라고 말하면서 헤르만에게 왜 자기를 피했냐며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헤르만은 안나에게 이젠 자기가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말한다.

12년 전 과거로 돌아가서 한스는 바카디 병을 들고 와 요나스, 안나와 헤르만에게 최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마시라고 한다. 또 만약 감금될 경우 풀려나기 위해서 칼을 준비한다.

현재로 돌아와서 헤르만은 메리의 행방을 묻고 한스는 메리가 죽었다고 한다. 이미 메리를 만나봤고 메리의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목을 매 자살한 것이다. 메리는 자신이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허나 박사를 왜 죽였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만 한다. 실험은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이 주는 트라우마의 극한 끝까지 하였고 4남매가 실험대상이었던 이유는 교육이 가능한 잠재기의 고아들 중에서도 우월한 유전자를 갖추었기 때문이라고.[8] 메리는 한스에게 당장 수사를 멈추라고 하지만 한스는 이미 다른 아이들도 불렀다고 말한다.

헤르만은 한스에게 메리를 죽인 살인자라고 추궁한다. 한스에게 사실은 범인일까봐 두려워서 그런 것 아니냐고 따지고 그 말에 한스는 자기 주머니에 칼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헤르만은 오른손에 갖고 있던 느낌이 되살아나 범인이 자기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림을 그릴 때 시작은 자기가 하지만 끝은 자기가 내는 게 아니라고. 그에 요나스의 기억도 살아나기 시작한다. 요나스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기억이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안나를 쳐다보는데 그 때 안나도 기억을 해내게 된다.

12년 전 일어난 화재 사건의 원인은 바로 저택에서의 마지막 날이 된 수요일에 일어난 사건 때문이었다. 그 날의 실험대상은 안나였고 그 실험은 박사, 즉 아버지가 안나를 강간한 후 최면으로 기억을 지웠던 것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밧줄에 손이 묶인 채로 안나가 강간당하는 것을 지켜본다. 일이 다 끝나고 나서 한스는 칼로 밧줄을 끊는 데 성공하고 다른 아이들의 밧줄도 끊는다.

한스는 박사가 다시 올 것을 알고 아이들에게 최면에 빠져든 척 하라고 한다. 곧 박사가 다시 오고 참지 못한 요나스는 박사를 밀쳐서 죽인다.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에 요나스는 충격을 받고 헤르만은 요나스에게 박사를 죽인 사람은 요나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칼을 들어 이미 죽은 박사의 몸을 칼로 여러 번 찍어 내린다. 그리고 증거 인멸을 위해 불을 지르려고 하는 순간 메리가 온다.

메리는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과 시체를 보게 되고 안나에게도 다가가지만 안나는 피한다. 메리는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아이들에게 사과를 한다. 자기가 일을 처리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도망가라고 하지만 한스가 최면을 걸어 기억을 지워달라고 한다. 그에 메리는 아이들에게 최면을 건다. 최면이 통하지 않아 한스는 메리에게 불을 지르면 그 불에 집중하겠다고 한다. 곧 아이들이 최면에 빠진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로먼 박사의 방에 모인 4명의 아이들은 집단최면을 통해 기억을 지우려 한다. 하지만 제일 먼저 깨어난 요나스는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다른 아이들도 동의한다. 한스의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과 동행하겠다는 말에 다른 아이들도 동의를 하고 극이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