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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7 20:49:06

브리즈번 워홀러 살인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11월 사건 (범인 알렉스 루번 매큐언)
2.1. 추모비
3. 12월 사건 (범인 황상현)
3.1. 사건 경과3.2. 살인범 황상현3.3. 수사 및 재판

1. 개요




2013년 브리즈번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살인 사건으로, 두 번 모두 한국인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일명 워홀러)가 희생되었다. 다만 두 사건은 우연히도 시기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고 20대 한국인이 희생되었으며 범인이 무기징역(종신형)을 선고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서로간 직접적인 연관성은 전혀 없다. 각각의 범인도 물론 서로 연관성이 없는 다른 사람이다.

2. 11월 사건 (범인 알렉스 루번 매큐언)

2013년 11월 23일 새벽 4시경, 호텔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브리즈번 도심 한복판인 앨버트 스트리트에서 이동중이던 반은지 씨(1991년생, 향년 22세)[1]가 알렉스 루벤 매큐언(Alex Reuben McEwan[2], 당시 19세)에게 피살된 사건. 반은지 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고작 6주 전에 호주에 도착했다고 하여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용의자 매큐언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위주로 폭행하여 살해했고, 인근의 위컴 공원(Wickham Park)에 시신을 유기했다. [3] 위컴 공원은 시티 한복판에 있는 장소이다보니 금방 경찰 신고가 들어갔고,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이틀만에 용의자 매큐언을 잡아들였으며 이후 기소 및 재판도 이루어졌다.

피해자는 용의자와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우연히 해당 지역에서 마주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도무지 뜬금없어보이는 살인 동기때문에 인종차별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많았으나,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제대로 밝혀진 것은 없으며 그저 누군가를 죽이고자 하는 충동에 휩싸인 매큐언이 무작정 밖으로 나가 이유없이 한 사람을 골라잡아 죽였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말하자면 일종의 '묻지마 살인'으로 판단한 것.

한편 매큐언 측에서는 조현병이다, 악령에 씌였다 등의 주장을 시도했는데, 6-7세경 자기 마음속에 악이 있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재즈를 듣다가 느껴진 그 악마에게 "재지"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공판 도중 악마가 자기에게 검사를 공격하려고 시켰다는 등의 헛소리를 하여 배심원들이 대피하는 등의 소동까지 일으켰지만, 결국 공식적으로는 아무 것도 인정되지 않고 그대로 혐의가 인정되었다. 배심원들도 만장일치로 그의 죄를 인정했다.

재판은 동년 12월에 시작되었으나, 이후 5년 동안 질질 끌다가 2018년 8월에 겨우 최종 판결이 나왔으며 결과는 무기징역이었다. 후술할 12월 사건이 3년만에 선고가 이루어진 것에 비해[4] 확연히 더 오래 걸렸는데, 정신질환 관련 주장을 계속 해대는 용의자의 심리상태를 검증하기 위해서 재판이 여러 차례 지연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 브리즈번에서는 후술할 황상현 사건 이외에도 2014년 초 프랑스 유학생과 싱가포르 유학생이 각각 살해되는 등 짧은 기간에 외국인 청년들이 잇따라 희생되며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한때 고조되었다.

2.1. 추모비

워낙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사건이라 사건 이후 위컴 공원 등지에서 한동안 추모 행사가 열렸으며, 2014년에는 현지 지자체와 한인회 등의 주도로 추모비가 세워졌다.

브리즈번 CBD의 알버트 스트리트를 통해 위컴 공원 남동쪽 입구 계단으로[5] 진입해 산책로같이 생긴 길을 2-30m 정도 조금만 걸어올라오다 위쪽 잔디로 들어가 언덕 위쪽으로 보이는 건물인 옛 방앗간 천문대쪽으로 접근하다보면, 잔디 가장자리에 가까운 깊숙한 곳에서 추모비를 발견할 수 있다. [6]

추모비의 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비석에 동판에 새겨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In memory of Eunji Ban
1 Feb 1991 - 24 Nov 2013
Forever remembered by the people of Brisbane
브리스번 시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반은지양을 추모하며
1991년 2월 1일 - 2013년 11월 24일

3. 12월 사건 (범인 황상현)

2013년 12월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에서 한국인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 황상현(범행 당시 28세)이 피해자 김민태 씨(사건 당시 28세)[7]를 온라인 거래 사이트를 통해 접촉 후 유인하여 호주 달러 만 여 달러(당시 환율로 천만 원 수준)를 빼앗고 살해한 뒤 암매장한 사건. 한국영화 싱글라이더는 이 사건을 일부분 모티브로 차용하였다.

3.1. 사건 경과

피해자는 워킹 홀리데이를 마치고 귀국을 준비하면서 보유하던 차를 처분하는 등 만 달러가 넘는 돈을 모았다고 한다. 당시 평범한 환전 과정을 거치면 수수료가 비싼 데다 그 때 한국인 입장에서의 호주 환율 전망이 썩 좋지 않았기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받기 위해 개인간의 거래가 성행하였다. 살인범 황상현은 이 점에 착안하여 워홀러들이 많이 사용하는 한인 커뮤니티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피해자에게 매력적인 환율을 제시하며 직거래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지 기사에서는 호주 현지 유명 개인거래 커뮤니티인 검트리를 이용했다고 되어 있으나, 사이트 특성상 원화-호주달러간 환전용으로는 쓰이지 않는 곳이고 검트리 자체가 호주에서는 개인거래 사이트의 대명사격으로 쓰이는 단어이므로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8]

그렇게 피해자는 현금을 들고 용의자를 만나러 나갔고, 실종되었다. 그리고 3일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브리즈번 앨제스터(Algester) 지역의 한국인 셰어하우스로 사용되던 빈 집의 마당에서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되었다.[9] 옷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고, 손이 뒤로 묶여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뮤지션을 꿈꾸며 호주 경험을 마치고 영국을 다음 행선지로 삼으려던 꽃다운 청년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객지에서 생을 마치고 말았다.

앨제스터는 브리즈번의 동양인 이민자 및 한국인 밀집지역으로 유명한 서니뱅크(Sunnybank)의 바로 옆 지역인데, 일반 주거지인 관계로 연고가 없는 외부인은 굳이 방문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는 반면 거주자와 내부 유동인구 자체는 많기 때문에 범죄를 벌이거나 뭔가를 은닉하기에는 좋은 장소가 아니다. 후술하겠지만 범인이 현지 사정에 대단히 무지한 단기 거주자였거나, 시체를 유기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

3.2. 살인범 황상현

워킹 홀리데이 비자는 모국에 기반을 둔 사람이 단기간 일을 하며 임시로 거주하기 위한 비자이고, 금전적으로 전망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그냥 귀국하면 되기에 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릴 일이 없으므로 범행 동기가 의문시되었다. 당시 사건을 취재한 딴지일보 기사에서 언급된 기자의 소식통에 따르면 도박 빚을 갚기 위한 범행으로 보인다고 한다. 애초에 한국에서도 범죄에 연루되어 복역한 기록이 있다. 범죄자가 어떻게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을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호주의 비자 취득 절차에 의하면 워킹홀리데이의 경우는 이민 비자와는 달리 범죄경력증명 제출이 의무가 아니며 담당자가 요청하였을 때에만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3.3. 수사 및 재판

사체 발견 사실이 보도되자, 면적이 방대하여 수사가 어려운 아웃백이 아닌 가정집 뒷마당에 시체를 유기한 점으로 미루어 현지 사정에 밝지 않은 자의 소행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추측이 있었다.

발견 당시에는 빈 집이었기 때문에 수사의 지연을 노렸겠지만, 제아무리 빈 집이라도 남반구의 12월, 즉 한여름[10]에 주택가 마당에 시체를 암매장하고도 발견되지 않을 확률은 매우 낮으며, 제아무리 주거인이 시시각각 바뀌는 셰어하우스라 해도 적어도 마스터(자신의 명의로 집을 빌린 사람 - 보통 다른 거주자들을 관리하고 돈을 걷는다)의 정보는 부동산에 남아있어 용의자를 찾는 수사에 활용되기에, 이런 얕은 꾀는 범인 본인의 목을 스스로 죄는 행위가 되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황상현은 현지 경찰에 의해 곧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하며 인종차별 범죄의 희생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등 발뺌을 했지만, 이내 사우스 브리즈번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호주 달러로 만 삼천 달러 정도의 현금뭉치,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옷과 장갑, 망치 등이 발견되면서 더 이상 발뺌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살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결코 계획범죄가 아니고 돈을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범행임을 주장하며 어떻게든 최고형만은 피해보려고 발버둥을 쳤다.

이 과정에서 범인이 자백한 내용이 일부 공개된 바 있는데(#1, #2), 약속장소 자체가 바로 그 셰어하우스였으며, 처음에는 돈만 가지고 도망치려 했으나 피해자가 이를 눈치채고 자신을 밀었고 이에 위협을 느껴 뒤에서 목을 졸랐으며, 잠시 후 피해자의 움직임이 없자 처음에는 기절한 것으로 보였으나 입에서 피와 거품이 나온 것을 보고 죽은 것으로 생각해 시체를 옮기고 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에서 결국 살인혐의가 인정된 것을 보면, 피해자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범인이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고 시신을 마당에 곧바로 유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6년 7월 28일 호주 대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최종 선고받았다. 또한 사체 훼손 혐의로 18개월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 정도면 최소한 20년 이상은 가석방 가능성도 없이 호주 감옥에서 썩게 되며, 이후에 운좋게 가석방이 된다 해도 빨라도 오십대의 나이에 직업도 돈도 업적도 없는 완전한 빈털터리 신세로 한국으로 추방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국적자이므로 형 집행 도중에 한국으로 이관되어 남은 형기를 한국에서 마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1] 언론을 통해 피해자 및 용의자의 실명이 모두 공개되었다.[2] 국립국어원 용례에 따른 표기이지만, 실제 발음은 '머큐언' 쪽에 가깝다. 여기에다 철자만 보고 대충 추측한 표기인 '맥이완' 등의 다양한 표기가 쓰여 혼동을 주었다.[3] 위컴 공원은 주변과 격리된 가파른 언덕 형태의 공원이라 외부에서의 시야가 생각보다 많이 차단되며, 언덕 위의 오래된 건물 하나 외에는 별다른 랜드마크도 없고 규모도 작은 평범한 공원이라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오가게 되는 장소도 아니라서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든다. 피크닉용으로는 북서쪽에 바로 붙어 있는 로마 스트리트 파크랜드 쪽이 훨씬 대중적이다.[4] 물론 3년도 긴 시간이다. 용의자 측에서 항소를 했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5] 당시 추모 헌화가 이루어진 장소가 이 계단이다. 앞서 추모비 소식을 다룬 기사에도 사진이 나온다.[6] 맵 좌표로는 27°27'58.5"S 153°01'22.2"E 부근이다.[7] 피해자, 피의자의 실명이 모두 기사를 통해 공개되었다[8] 비유하자면 중고나라에서 한국 내 비주류 통화 환전을 하는 것과 같다.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 용도로는 훨씬 나은 방법들이 존재한다.[9] 딴지일보의 기자가 해당 장소를 특정한 일이 있으며, 이를 이용해 조사해본 결과 해당 가옥은 2023년 2월 기준 특별한 변화 없이 계속 렌트용으로 사용되는 상태로, 본 사건 직후인 2014년 1월에도 새 세입자가 들어왔으며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받았다.[10] 브리즈번은 1월 평균 기온이 26도에 이를 정도로 더운 지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