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vərəθraγna. 고대 페르시아 신화에 나오는 신이다.2. 표기
베레트라그나(vərəθraγna)는 고대 아베스타어식 이름이며, 고대 페르시아어 이름은 전하지 않는다. 사산 왕조 초기에는 바라흐란(Warahran)으로 쓰이다가 점차 발음이 변하여 사산 왕조 말기 이후로는 바흐람/베흐람(Bahram/Behram)으로 정착되었다. 베레트라그나는 '저항을 쳐부숨'이라는 뜻인데, 신의 이름과는 별개로 'vərəθraγan'은 '승리한'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이기도 했다.한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신인 데다가, 'vərəθraγna'가 한글로 표기하기 어려운 발음이기 때문에 표기가 중구난방이다. vərəθraγna를 외래어 표기법대로 표기하면 '버러스라그나' 정도가 될 것인데, 그냥 영어 표기 'Verethragna'를 따른 '베레트라그나'나 '베레스라그나'라는 표기가 널리 쓰인다. 일본어 표기의 영향을 받은 '우르스라그나'라는 표기 및 라이트 노벨 《캄피오네!》의 번역에 영향을 받은 '베르스라그나'라는 표기도 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최고의 힘, 용기를 가진 불패의 정복자 신이기도 하면서도, 인도 신화에 나오는 3주신 중 한명이자 유지의 신 비슈누와 동일시된다.
3. 설명
오늘날 알려진 그에 대한 묘사는 대부분 바흐람 야쉬트(Bahram Yasht)에서 나온 것이다. 야쉬트란 조로아스터교의 경전인 아베스타(Avesta) 내에서 개별 신에 대한 찬양을 담은 부분이다. 여기서 베레트라그나(바흐람)는 최고의 힘, 최고의 용기, 불패의 정복자 등 일반적인(?) 찬사를 받을 뿐 아니라, 무력 뿐 아니라 그 아름다움이나 인간에게 내리는 은총 역시 대단한 신으로 묘사된다. 인간에게 성적인 능력을 내리고 몸을 치유하는 등의 권능이 대표적이다. 또 베레트라그나는 10가지 다른 형태를 가지고 등장하는데 각각 바람(wind), 무장한 전사, 15세의 소년, 황소, 백마, 낙타, 멧돼지, 맹금류의 새, 양, 염소이다.이 같은 모습이 인도-이란의 분화가 일어나기 전 초기 아리아인 신화의 성격, 혹은 적어도 인도 신화와의 유사성을 보여 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베레트라그나의 여러 가지 형태는 비슈누나 인드라가 여러 가지 화신의 형태를 취하는 것을 연상시키며, '베레트라그나'라는 이름 역시 '브리트라를 죽인 자'로 알려진 인드라를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베레트라그나와 인드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설들이 있다. 참고로 아르메니아 신화의 군신 바하근이 베레트라그나의 원형이라는 설이 있다.
다른 야쉬트에서 베레트라그나는 치스타와 함께 메흐르(미트라)의 최고 조력자로 등장한다. 위의 '화신'들 중에 멧돼지 형태가 있다는 점 때문에 메흐르 야쉬트에 등장하는 미트라의 멧돼지가 베레트라그나의 다른 모습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바흐람 야쉬트에 등장하는 문구들이 다른 야쉬트들에 등장하는 것들과 같은 점 때문에 일종의 짜집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만, 바흐람 야쉬트 자체가 자세한 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잘 보존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명은 불가능해 보인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헤라클레스, 아레스와 동일시되었으며, 중세 페르시아 시대에 화성을 바흐람이라고 불렀다는 데서 그 영향력이 상당히 오래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헤라클레스와 베레트라그나 모두 각각 그리스와 이란에서 인기있던 영웅신이었기 때문에 양자의 혼합 역시 널리 퍼졌다.
사산제국 시대에 바라흐란/바흐람은 앞장서 적을 쳐부수는 군신의 성격보다는 (물질적, 정신적 영역을 막론한) '승리' 자체를 상징하는 면이 더 강조되었던 것 같다. 어쨌든 '바흐람'을 이름으로 쓴 황제가 여섯 명에 이를 만큼 인기가 있었으며, 이슬람의 득세와 조로아스터교의 몰락 이후에도 남성 이름으로 널리 쓰였다. '베레트라간'이 '승리한'이라는 형용사로 쓰였다는 점은 앞에서도 쓴 바 있는데, 성스러운 불을 가리켜 '승리한 불(Victorious Fire: adur-i warahran, atash bahram)'이라고 불렀던 점 역시 그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