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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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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2년 3월2. 1985년 4월3. 1987년4. 1990년 10월5. 종장

1. 1982년 3월

부산항에서 밤낮없이 일하는 세관원 최익현 주임은 밀수 및 뒷돈거래 등으로 불법적인 이윤을 챙기던 전형적인 부패 비리 공무원이다. 동료 및 상사들과 비리를 저지르던 중 한 피해자의 고발로 인해 단체로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동료들과 상사 조 계장이 미리 짜고 가장 부양 가족이 적은 익현에게 강제로 총대를 매게 하여 해고를 당할 처지에 몰린다.[1] 이후 야간 근무 중 동료인 장 주임에게 신세한탄을 하다가[2] 항구 CCTV에 수상한 2인조를 발견하여 쫓았으나 실패. 이들이 뒤지던 컨테이너를 뜯고 그 안에서 히로뽕 10kg를 발견하게 된다.[3] 이에 익현은 히로뽕을 몰래 처분해서 돈을 마련할 궁리를 하면서 장 주임을 궤변[4]으로 꼬드긴다.[5] 이에 장 주임의 주선으로 부산 최대 폭력조직의 보스, 최형배를 만나게 된다. 이것이 악연의 시작.

외곽의 비닐하우스에서 히로뽕 처분 문제를 논하던 익현은 술에 취해 형배에게 이것저것 캐묻다가 서로 같은 본관에 같은 파임을 알게 되고, 그의 아버지가 참치잡이를 하는 먼 집안 친척사람이며[6] 형배가 자신의 현손자 뻘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절을 올리라며 주정을 부리다가 형배의 부하 창우에게 밖으로 끌려나와 연달아 뺨을 맞는다. 형배도 익현을 같잖다는 듯이 쳐다보며 거래를 하러 왔으면 거래만 할 것이지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하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나 이는 사실 익현이 의도한 것으로, 형배와 헤어진 후 곧장 형배의 아버지 집으로 출두해서 형배의 큰절을 받고 화해하게 된다. 어부였던 형배의 아버지는 이제 39세 정도인 익현보다는 한참 연상으로 보이지만, 촌수로는 익현이 더 위인지라 깍듯하게 모신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훨씬 보수적인 환경에서 성장해서 인지 이런 위계 질서에 익숙한 듯. 익현이 형배와 만나기 이전부터 익현을 알고 있었으며, 어부다보니 세관 공무원인 익현에게 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받았던 듯 하다. 익현보다 나이가 훨씬많은 최형배의 아버지조차 익현에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는 판에 아버지에겐 꼼짝 못하는 최형배가 어찌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작중 등장하는 익현과 친척들의 집안 분위기 자체도 결속력이 강한 최씨 집안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7], 별 상황이 아니어도 익현을 너무 잘 대우한다.

이때부터 형배는 익현을 자기 조직원들에게도 정식으로 소개해주는 한편 '대부'(大父)라고 존칭하는데, 할아버지뻘의 웃어른을 칭하는 말로 익현이 형배의 아버지보다도 항렬이 몇 단계 높으므로 형배에게는 익현이 고조할아버지 뻘이 되기 때문.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굉장히 어색하다. 이후 히로뽕 판매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거래대금[8]을 건네준 형배는 지난번 일을 정식으로 사과하며 밥 한 끼 먹을 것을 제안하고 익현이 밥만 먹냐며 주거니받거니 창우를 데리고 술집에 가게 된다. 다시 술에 취해서 주정을 부리던 익현은 화장실에 가려다가 자신에게 그간의 모든 비리를 덤터기 씌워 총대메고 사직하게한 조 계장을 만나게 되는데, 조계장은 자기가 덤태기 씌워서 내쫓은 익현에게 좋게 말을 해도 욕 먹기 좋은 상황에 아직도 익현을 자신의 쫄따구마냥 취급하며 조롱한다. 이에 익현은 조계장을 추켜세우는 척 하면서 조롱하고 시비를 걸다 싸움이 나고, 창우의 도움으로 조계장을 개패듯이 두들겨 패주면서 상황이 종료된다. 이 장면이 형배에게 나름 인상을 준다. 형배는 이때까지는 익현을 평범한 세관원으로만 알았기 때문. 돈냄새를 맡았다. 형배는 익현에게 동업을 제안하고, 퇴사 후 일거리가 딱히 없던 익현이 동의한다. 그렇게 형배의 전투력과 조직력, 재력과 익현의 인맥과 정치력으로 본격적인 동업을 시작하고, 카지노[9] 및 관광 호텔의 수익으로 짭짤한 이윤을 남기며 잘 나가게 된다.

2. 1985년 4월

그러던 중 익현은 사우나에 갔다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나이트 사장 허삼식을 만나게 된다. 원래 별볼일 없는 세관원 정도였던 최익현이 여러 조폭을 거느린 그럴싸한 모습이 된 것을 보고 놀란 허삼식은 자기 나이트의 이윤을 다 빨아먹고 있는 조폭 세력들을 몰아내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허삼식의 나이트의 이윤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된 최익현은 고위 인사들에게 뇌물을 뿌리며 자신을 보호할 인맥을 구축하는 한편 최형배와 모의하여 허삼식의 나이트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여사장과 내연의 관계인 김판호 조직을 몰아낼 궁리를 하게 된다. 알고보니 판호는 형배와 어려서 부터 친구였던 사이로 원래 형배의 꼬봉이었는데, 이후 독립하여 버젓이 자신만의 세력을 형성하게 된 것. 그렇다곤 해도 건달끼리도 규칙이 있다며 형배는 남의 나와바리(구역)를 침범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면서 난색을 표하고[10], 익현은 니가 판호보다 약하냐고 물으면서 형배의 약을 올리는 한편 자신과의 친족 관계를 이용하자고 제안한다. 익현은 이 와중에도 자신을 보호할 인맥관리에 철저한 계산적인 모습이다.

그렇게 익현은 태권도장 하는 매제를 대동하고 허삼식의 나이트에 있는 판호의 조직과 담판을 짓지만, 자신을 비웃는 여사장에게 침을 뱉고 손찌검을 하다가 몰매를 맞고 쫓겨나게 된다. 사실 이것은 계획된 것으로 형배의 개입에 나름의 명분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맞고 온 것이었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형배의 조직은 즉각 쳐들어가 안에 있는 판호의 부하들을 습격해서 전부 쓰러뜨리고 물건들을 모조리 와장창 때려부수고 순식간에 나이트를 장악한다. 부하들이 제압당하자 당황해서 뛰쳐나온 판호는 형배와 담판을 짓게 되는데, 우선 나이트 배치인원을 반으로 나누고 은퇴하는 자신의 조직원들에게 두둑히 챙겨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형배는 나가는 조직원들은 최대한 챙겨주겠지만 더 이상 판호의 부하들이 남아있을순 없다며 딱잘라 말한다. 이에 판호가 "임마 나도 가오가 있다 아이가?"라고 하자 심기가 뒤틀린 형배는 예전처럼 담뱃불이나 붙여 보라며 기싸움을 벌인 끝에 판호를 끌어내어 맥주병으로 머리를 3번이나 강타하고 얼굴을 담뱃불로 지져서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힌다.

그렇게 익현과 형배는 나이트도 장악하고 잘 나가게 되지만, 기존의 이윤을 거의 빼앗아놓고 마지막 남은 경리 자리까지 가져가려는 익현에게 여사장이 항의하다가 대판 싸움이 붙어 경찰에 모두 연행된다. 경찰에는 이미 익현과 형배에게 나이트의 모든 자리를 다 빼앗긴 판호가 자신을 폭행한 형배를 고소한 상태였고, 익현과 형배는 나란히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그런데 익현은 자신에게 반말하며 거칠게 다루는 형사를 수갑찬 손으로 때리면서 "마,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내가 임마! 느그 서장이랑 인마! 어저께도 어! 같이 밥 묵고! 어! 사우나도 같이 가고! 어! 다 했어!" 라고 위세를 떨어서 형사의 사과를 받아내는 등 기세등등하게 군다. 이때 함께 잡혀들어가서 형사들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두들겨맞고 무시당하던 형배의 조직원들[11]과 여사장은 이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렇게 익현은 형배가 판호를 폭행한 것과는 별개인데다가 원래 전과도 없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동안 밥도 묵고 싸우나도 같이가고 하며 공들인 인맥들 덕분에 가뿐히 나오게 된다. 하지만 형배는 과거의 전과도 심각하고, 판호의 부상도 워낙에 심각한 탓에 어찌할 도리가 없어보였는데, 익현은 여사장과 머리채 붙잡고 드잡이 한 수준의 단순 폭행이었고 형배는 판호에게 흉기로 가격하고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던 특수폭행이었다.

이에 익현은 최씨 종친회 및 여러 인맥을 찾아다니는 한편 종친인 최주동 부장검사에게 은혜 잘갚게 생긴 금두꺼비를 비롯한 뇌물 공세로 로비 실력을 발휘하여 형배가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도록 풀려나고, 단순폭행으로 처리되어 합의금만 내면 되게끔 적극 돕는다.[12] 그간 한 번도 이런식으로 빽으로 풀려나 본 적이 없어, 꼼짝없이 징역을 살 줄 알고 좌절했던 형배는 익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하고 이때부터 표면상으로는 익현과 형배의 유대 관계와 의리는 더욱 두터워진다. 이후 형배의 힘과 익현의 인맥 및 능구렁이같은 친화력으로 사업을 더욱 확장하게 된다. 이 당시는 서로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 88 올림픽 준비로 많은 외자 유치가 필요했던 한국 정부의 사정을 읽은 익현을 안기부에 줄을 대어 재일교포 자금을 끌어오는 대가로 부산 지역에 카지노를 허가를 얻어낸다. 형배는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고 있던 일본 야쿠자들에게 줄을 댄다. 결국 이 둘은 그토록 원하던 합법적인 카지노까지 손에 넣고 엄청난 부를 긁어모으게 된다. 하지만 조폭의 세계에서는 분명 오야붕인 형배지만 이런 정치의 세계에서는 익현의 꼬붕 밖에 될 수가 없었다. 결국 형배는 형배대로 어느 정도 감정이 상하게 된다.[13]

3. 1987년[14]

영화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는 조직의 두목 형배의 위상을 자꾸 넘나들며 행동하는 익현의 행동이 그렇지 않아도 불씨가 되어있는 상황에서 형배와 익현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커지기 시작한다. 나이트클럽을 감독하던 익현의 매제 김서방은 연예인 섭외비 문제로[15] 창우와 갈등을 빚고, 창우에게 삥땅친 섭외비 절반을 내놓으라고 을러대다가 맥주병으로 무자비하게 두들겨맞는다.[16] 이에 분노한 익현이 창우를 두들겨 패지만 창우가 익현을 들이받아버린다. 기세에 밀린 익현이 빈총으로 창우를 협박하던 중 형배가 나타나고, 형배가 익현을 대신해 창우의 머리를 마이크로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며 일단 상황을 정리해 준다.[17] 하지만 형배는 익현에게 자기 식구들을 혼낼 때는 자신에게 먼저 말을 하라고 분명히 선을 그어 준다. 깡패의 세계에 더 이상 끼어들지 말라는 뜻이다.

이후 판호 세력과의 계속되는 갈등 중에, 창우가 형배와 익현을 판호세력이 암살하려 한다는 정보를 얻고 조직원을 소집한다. 사실 창우는 이전부터 익현에게 충분히 감정이 있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뒤에 실제로 형배가 습격당한 것을 보면 뭔가 제대로 위험을 감지한 상황이 맞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익현은 상황을 싸움보다는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보겠다며 해산을 명령하지만, 창우는 형배에게 물어보고 듣겠다며 따르지 않는다. 결국 익현과 형배가 언쟁을 벌이는데, 공무원 출신으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아는 익현은 조직폭력배에 대한 단속과 감찰이 횡행하는 시국에서 무력으로 뭔 일이든 해결해버리려는 형배의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고, 형배는 깡패의 세계에서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주기적인 주먹싸움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되려 익현이 건달인지 민간인인지를 묻자[18] 익현은 형배가 깬 깨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본다.

결국 형배는 전쟁을 감행하려 하고, 형배가 전쟁을 하면 그간의 사업기반이 다 날아가게 될 것이 걱정되는 익현은[19] 형배에게 말하지 않고 판호를 직접 찾아가 해결해 보려 한다. 익현 때문에 자신의 부하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으니 전쟁을 하겠다며 기세등등한 판호에게 당장 줄 것이 없었던 익현은, 어차피 얼마 안지나 부산 바닥에 빠칭코가 넘쳐날 것이니 이후에 관광호텔이 생기면 자신이 직접 안기부에 줄을 대줘서 판호에게 영업권을 넘겨 주겠다고 판호를 달랜다. 이에 사업 때문에 익현의 인맥이 정말 필요했던 판호는 되려 자신과 같이 사업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익현은 처음에는 판호에게 펄쩍 뛰면서 무슨 얘기냐고 하다가, 판호가 되려 익현이 자신에게 카지노나 파칭코 영업권 같은걸 넘겨주려 하면 형배가 가만있겠냐고 하자, 익현은 순간의 자존심 때문에 지가 누구 덕분에 밥먹고 사냐며 형배는 신경 쓸 것 없다며 마치 형배가 자신의 아래인 것처럼 마구 큰소리를 치기에 이른다.[20] 이는 익현을 감시하던 형배의 조직원을 통해 모두 형배에게 보고된다.

형배는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다가 익현과 판호에 관한 소식을 부하들에게 귓속말로 들으면서도 조용히 티비만 보는데, 티비에 나온 내용도 아랑곳 않고, 경호 인력도 철수시키고 혼자 숙소인 호텔로 복귀하던 중 판호의 지시를 받은 자객의 습격을 받아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여 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서, 형배가 부하들을 먼저 퇴근시키고 시위대 사이에서 혼자 걸어가던 중 자객의 미행을 눈치채고 근처 파출소로 피신하는데, 수배된 형배를 알아본 경찰관이 형배를 불러세운 순간 시위대가 파출소 안으로 최루탄이나 화염병을 던지자 파출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그 와중에 파출소에서 빠져나가려던 형배를 자객이 무지막지하게 찌른 후 도주했다. 잘못하면 그자리에서 사망할뻔 했으나 시위중이던 시민들이 그를 발견한 덕에 병원으로 실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소식을 들은 익현이 허둥지둥 찾아와서 안부를 묻지만 간신히 죽을 고비를 넘긴 형배의 태도는 이미 극도로 싸늘해진 상태였다. 형배는 익현에게 부하 창우와의 대화를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면서 선을 긋고, 창우는 두놈다 가만두면 안된다며 몸이 안좋은 형배 대신에 자신이 둘을 치겠다고 제안하고 형배는 창우에게 판호와 익현의 처리 문제를 지시한다. 아마도 형배는 판호와 익현이 접선했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 습격을 당했다보니 익현이 형배를 배신하고 정보를 넘긴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익현을 무자비하게 구타한 창우도 판호옆에 딱 붙어가지고 같이 일하고 싶다고 꼬리칠땐 언제냐고 한것도 그렇고 분명히 정보로는 익현과 형배 둘을 작업하려 한다는 정보가 들어왔는데 익현은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 보니 더 그렇게 보일법 하다. 다만 그 이후 대화를 보면 익현이 형배를 습격하라 지시한건 아니라 판단한걸로 보이기도 하는데, 자신의 편을 안들고 판호를 찾아가서 자신을 좆도 아닌놈처럼 보이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익현이 정보를 넘긴건 둘째치고 익현의 이같은 행동에 자존심이 극에 달할 정도로 상한듯 보인다.

아무튼 이후 창우를 앞세운 형배의 부하들이 판호의 아지트를 습격하지만 판호는 무사히 빠져나간 후였고, 익현은 영문도 모르고 야산에 끌려가 죽도록 얻어 맞고 생매장 위협을 당한 후 오줌 세례까지 당한다. 이후 익현과 형배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져버리고[21], 다신 이 바닥에 발 붙이지 말라는 형배의 경고와 함께 카지노 및 기타 사업장 정리한 금액의 일부만을 받고 쫓겨나는데 받은 거라고는 007 가방 하나분의 지폐 외 서류 몇 장, 그리고 추가로 얻어맞아서 뼈가 상했으니 고아 드시면서 요양하라고 창우가 건넨 사골이 전부였다. 가방 안에는 현금으로 1억, 100만 원권 수표로 2억이 있었다. 사실 1980년대 기준으로 상당히 큰 돈이라지만 그동안 익현이 초반에 사업장 자금대랴, 형배 빼내려고 종친회에 돈 바르랴, 부장검사한테 금두꺼비 바치랴 등 자신이 썼던 돈에 비하면 완전한 토사구팽. 익현도 어이가 없었는지 '이게 다가?'라면서 되물었을 정도. 본인은 입 무겁다며 돈을 받고 계약서를 넘겼다.[22] 게다가 이미 모든걸 뺏기며 절망하고 있는 익현에게 창우가 명절때 고향에 굴비세트라도 사가게 용돈이나 좀 달라는 소리까지 하면서[23] 자존심까지 짓밟았다.

이 일로 앙심을 품은 익현은 매제와 술을 마시며 형배에게 당한 울분이 극에 달했는데 이때 판호가 찾아왔고 안아주며 다독여 줬다. 결국 형배의 경고를 무시하고[24] 판호와 진짜로 손을 잡아 버린다. 사업상 익현의 인맥이 필요했던 판호는 딱한 처지가 된 익현에게 찾아가서 형배를 흉보고 아예 익현을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한 것. 결국 자기가 그렇게 중요시여기던 혈연관계도 거스르고[25], 상대 조직에 붙은 익현은 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하는데, 짧은 시간에 부산에서 호텔 3개의 빠칭코와 건물을 다수 보유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상승세.

4. 1990년 10월

그러나 직후 닥친게 그 유명한 범죄와의 전쟁. 전국적인 조직폭력배들의 수배 및 강력한 체포 소탕령에 부산의 폭력배 세력들 역시 상당한 피해를 보게 된다. 검찰의 대대적인 검거 작전으로 창우까지 잡혀가는 등 판호와 형배 조직은 거의 와해되어 버리고[26], 와중에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기 1주일전 판호가 자신들의 동업자였던 허삼식을 납치 후 물고문하고, 무자비하게 폭행하였는데 간신히 탈출한 허삼식은 익현을 만나봤지만 담배만 피면서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면서 허삼식이 신고하는 것만 막을뿐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자 이를 익현의 사주라고 생각한 허삼식이 그를 신고하여 익현 역시 휘말려들어가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한다.[27] 영화가 막 시작한 초입부에서의 뉴스 장면, 그리고 익현이 조범석 검사와 처음 대면하는 장면이 바로 이 시점.[28]

하지만 익현은 이번에도 형배를 빼내주었던 최주동 부장검사에게 연락을 취해서 빠져나오게 된다. 이때 부장검사는 익현이 깡패들과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깡패는 아니지 않냐고 하면서, 상식적으로 같은 집안 조카인 형배의 반대파인 판호와 붙어먹었겠냐며 조 검사를 몰아세운다. 그런데 이 논리 구조에는 익현도 형배도 모두 부장검사와 한 집안 사람이라는 치명적인 함정이... 그래도 일단 이 이야기가 설득력도 있고 당시의 기수문화가 먹히면서, 조범석도 일단 익현을 풀어주고 재수사하기로 이야기가 끝난다.[29]

풀려난 익현은 인맥과 로비 기술을 총동원해서 자신을 엮으려 하는 조 검사에게서 벗어나려고 하고, 조 검사와 친한 선배 변호사와도 자리를 주선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벌인다.

하지만 조 검사는 여사장의 참고인 진술을 받아내는 등 철저한 수사를 벌인 끝에 판호와의 연계를 밝혀내고, 결국 판호와 익현은 검찰에 검거된다. 뻔뻔하게도 술자리에서마저 자신을 수사하는 조 검사를 구워삶으면서 자신은 판호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발뺌했던 익현은 조 검사 앞에서 판호와 대면하게 된다. 당연히 판호는 익현에게 내가 니 쫄따구냐며 분노하며 죽일 기세로 달려드나 이내 수사관들에게 제압되어 끌려가면서 조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얻어맞는다.

이제 빼도박도 못하게 된 상황에서 면담을 시작한 조 검사는 지금 모든 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면 적용법조를 가볍게 하여 책임지고 3년만 살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30] 하지만 잔머리의 대가 익현은 이 상황에서도 빠져나가기 위해 역으로 조 검사와 자신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제안을 하는데, 바로 자신을 지금 불구속으로 풀어준다면 조 검사가 거물급 조폭 두목인 형배까지 체포할 수 있게 협조하겠다는 것. 그는 이제 형배나 판호같은 깡패들에게서 완전히 손을 떼고 조 검사라는 공권력에 붙게 된다.

한편 숨어지내던 형배는 이번 소탕령이 익현과 조 검사가 손을 잡고 자신을 제거하려는 수작으로 생각하고 익현을 잡아오게 한다. 검찰에서 나오자마자 이번에는 형배에게 소환된 익현은 밥을 먹던중 갑자기 끌려가고 이번 일이 대통령 특별지시지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며 만약 자신이 관계있다면 판호는 왜 잡혀갔겠냐면서 울며 사정하고, 자신 역시 조 검사 비위 맞춰주려고 둘러댄거라며 필사적으로 항변해 달리 방도가 없는 형배는 이번 한 번만 더 '속아주기로' 한다.[31] 익현은 자신도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뜰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형배에게 배편과 위조 여권을 구해줄 테니 일본의 고베로 피해있으라는 거래를 제안하고, 형배는 익현의 제안에 승낙하면서도 이 거래를 마지막으로 우리의 인연은 이제 끝이라고 선언한다. 한편 차 안에서의 회화는 재미있는 점이 많다.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라고 생각은 했지만서도, 형배는 익현이 판호와 붙어먹었다는 의심보다 '대부님이 판호에게 나를 좆도 아닌 놈처럼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감정이 틀어졌던 것이었고[32] 그로 인해 익현과 형배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

하지만 위조 여권을 만들어 형배의 비밀 아지트에 간 것부터가 이미 조 검사와의 계획이었다. 익현은 형배를 유인하여 잠복한 조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데려간다. 결국 포위당한 형배는 속았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차 안에서 익현을 죽이려다 그의 저항으로 실패하고 검찰에 검거된다.[33] 익현은 마지막으로 칼을 들고 발악하는 형배에게서 빈 총을 필사적으로 휘두르며 맞서다가 다리에 칼을 맞았지만 목숨을 건진 채 수사관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차에서 빠져나온다. 조 검사는 최익현의 총을 살펴보지만 총알이 없는 것을 보고 헛웃음을 지으며 다소 충격받은 듯한 표정으로 익현을 바라본다.[34]

5. 종장

이번에도 살아남은 익현은 무혐의로 풀려난다. 이후 조 검사에게 붙어서 주요 인맥을 연결시켜주는 거래를 하며, 영화 개봉 시점인 2012년 2월에도 어찌저찌 아들내미 잘 키워 검사 아들 둔 아버지라는 타이틀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부산에서 유명한 재력가가 되어 최후의 승리자로 살아간다. 손자 돌잔치에까지 사업 관련 청탁을 하러 온 사람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지역유지가 된 모양. 사법연수원 '차석'으로 판사가 아닌 검사가 된 익현의 아들을 보면서, 익현의 인맥과 로비 기술로 검찰국장[35]의 자리까지 오른 조범석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다.[36] 일등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던[37] 아버지는[38] 반달인데 아들은 2등 출신 검사이니 그야말로 아이러니의 극치가 아닐 수 없겠지만[39] 조범석의 입장에서는 비리공무원 → 조폭 → 검사로 박쥐처럼 옮겨붙으며 이득을 취하던 최익현이, 결국 검사의 아버지가 되어 자신을 승리하게 만든 검사라는 타이틀, 즉 최익현이 생각하는 최고의 권력자를 혈연관계로 키워낸 상황이 재밌게 느껴진 듯하다.[40]

화면이 바뀌어서 손주 돌잔치 피로연의 장면들이 비춰지고 누군가의 시선이 된 카메라는 파티장으로 들어오더니, 손자를 안고 있는 익현의 옆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자신이 이뤄낸 영화(榮華) 속에서 덤덤한 얼굴로 시간을 보내던 익현은 "대부님"이라며 그를 부르는 형배의 목소리를 듣는다. 형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익현의 불안함이 만들어낸 환청인지, 출소후 정말로 찾아온 형배의 목소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익현은 목소리의 주인을 보기 위해 서서히 시선을 돌리고 카메라와 익현의 눈이 마주치려는 순간,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오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때 익현의 표정은 당황하지도 경계하지도 않는 무덤덤한 표정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고개를 돌리기 전 아주 찰나 순간이지만 잠깐 머뭇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성취한 인생의 늘그막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두려워해야 할 대상을 마주한 자의 모습이 아주 현실감있게 표현된 장면이다.

[1] 이때 최익현의 대화를 보면 정말 장난아니게 해먹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맨 처음 발령받는다고 500, 부서 옮긴다고 500 운운했으니 뇌물로만 최소 1000만 원은 썼고, 밀수품을 수색하는 초반 장면에서 세관 화장실 천장에 숨긴 빼돌린 밀수품 목록을 보면 현찰, 진품 금시계, 홍삼, 밥솥 등이 천장에서 우수수 쏟아져내린다. 감이 잘 안 잡히겠지만, 1980년대 초반의 물가를 생각하면 큰 금액이고, 말단 공무원이 개인 뇌물로 수 백~수 천만원대 오간 수준이니 윗선이 해 먹은건 뭐...[2] 자기만 받아먹고 짤린거면 할 말이라도 없지, 해먹기는 다 같이 해먹었는데 자기만 짤리게 되었다.[3] 2015년 시세로 약 300억원(...) # 물론 마약이라는 게 지하경제를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전문 조직이 아닌이상 절대 저렇게 받지는 못한다. 게다가 마약 시세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약이 많이 퍼진 나라들의 뒷거래 자금으로 추론하는거다.[4] 일본에게 나라를 강탈당한 적이 있으니 일본놈들 뽕쟁이 만드는 것이 곧 애국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여기서 "아, 애국이 별겁니까"는 최민식의 애드리브. 해당 대사는 감독이 약쟁이를 취재하던 도중 직접 들은 이야기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어이없는 소리인데도 듣다보면 묘하게 말이 되긴 한다는 점이 인상 깊어서 대사로 채용했다고 한다.[5] 나중에 최형배는 운반까지 자신이 맡고 매입가 kg당 350만 원을 제시했다. 1980년대 사무직 평균 월급이 21만 원이었으니 대략 지금의 억대 돈 정도는 되는 것. 참고로 당시 물가로 치면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가 한 채당 900만원 할때였다.[6] 사실 어업에 종사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부터 최익현이 어느새 눈치를 채고 이름을 묻고 확인하게 된다.[7] 종친회 같은 계열의 친척모임에서 이미 형배의 아버지를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익현이 이미 종친회나 기타 친목모임들을 챙기면서 인맥을 형성했음을 알려주는 장치.[8] 일본쪽과 거래를 했는지 일만엔 가량의 지폐가 007가방 한가득히 들어있었다.[9] 도박장을 눈감아달라고 관공서에 건넬 뇌물과 건물 관리비 포함해서 2천~3천만 원 정도 든다고 하는데, 최익현이 한 번 해보자며 다음 장면에서 진짜로 거대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거의 다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10] "대부님, 명분이 있어야 한다 아입니까? 명분이." 이 대사는 이수근이 각종 예능에서 맛깔스럽게 써먹는다.[11] 사실, 조폭이 횡행하던 이 당시에도, 제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조폭이라도 한들 바깥이면 모를까 일단 경찰에 잡혀온 뒤로는 절대 말단 순경에게 대놓고 개기진 못했다. 게다가 이때의 경찰은 현재의 경찰보다 무장 수준도 높았고, 밖에서 싸울 상대가 현재의 범죄자들보다 훨씬 사나운 조폭이나 폭주족이었기 때문에 과격성도 강했다. 게다가, 사람 하나 범인 만들어서 나온다는 그 살벌하고 악명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안기부도 존재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공권력도 흐트러졌던 시대도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이야 경찰의 총기사용이 극히 제한되지만 당시에는 심심치않게 직접 총으로 쏴서 제압했다. 당시에 테이저 건이나 삼단봉같은 대체 무기가 존재하지 않았고 보통 순경들이 가지고 다니던 일반 봉은 휴대하기 불편해 잘 안가지고 다녔다. 칼들고 다니던 깡패들을 제압할 수 있는건 들고 다니는 것은 권총밖에 없으니 고분고분 해질 수밖에 없다.[12] 이때 최주동과 경찰서장의 통화장면에서 부하 형사 두명이 원산폭격을 받는등 심하게 갈굼 당하고 있었다.[13] 익현이 유력 정치인들 앞에서 형배에게 90도로 인사안하냐고 핀잔줬을 때부터 표정에서 기분 상한 게 많이 묻어났다. 이 기점으로 둘은 균열이 커진다.[14] 공식적으로 제시되는 시간은 아니지만, 소방차는 1987년에 데뷔한 그룹이고 6월 항쟁도 그 해에 있었다.[15] 1500만원을 주고 데려 온 것이 겨우 짝퉁 소방차였다.(...) 실제 섭외비는 200만원만(...) 줬다고 한다. 2019년 지금도 1500만원이면 꽤 괜찮은 가수를 섭외할 수 있는 비용인데, 80년대인걸 감안하면 이 돈은 정말 엄청난 돈이다. 조폭 양아치인 창우가 양아치답게 행동한 것.[16] 여담으로 훗날 김서방은 창우를 주차장에서 쓰레빠로 때려패는 장면이 나와서 웃음을 줬다.[17] 이때 마이크가 켜져 있었던지라 때릴 때마다 우렁차게(...) 울리는 효과음이 압권.[18] 언뜻보면 익현의 방법이 맞지만, 판호는 원래 자신의 부하였던 인물이고 세력도 약해서 형배가 숙일 이유가 전혀 없으며 판호가 자신들을 암살 하려는 상황에서도 보스인 형배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강제로 화해를 주선하려고 했으니 못마땅할 법도 했다.[19] 익현이 정권에 선을 댄 것은 카지노 등의 알짜지분을 차지하고, 상납을 꾸준히 하는 대신 조직들의 분쟁도 최소화해서 윗사람들에게 심려끼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20] 익현이 집안 어른이고 자신의 아버지가 익현을 대부님으로 부르고 잘 모시라고 해서 대접해주는 것이지 익현과 동업하기 전에도 이미 형배는 부산에서 제일가는 건달이였기에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었던데다 개인적으로는 익현이 집안 어른이지만 실상 조직의 보스는 형배였는데 이를 망각하고 큰소리를 친 것.[21] 사실 이전에도 익현이 조직의 보스인 형배를 아랫사람 보듯 했던 태도라든지 김 서방과 창우의 갈등, 극중 사업을 확장하면서 여사장과 익현이 불륜 관계가 되는데 그때도 여사장이 "형배랑 자기랑 누가 더 위냐"며 둘 사이를 이간질하기도 하면서 갈등의 불씨는 있어왔다.[22] 이미 한차례 위협을 가한 형배가 무작정 힘으로 뺏을 수 있었겠지만, 익현과 손닿아있는 정치권이 동원되면 본인 건달 인생도 종지부 찍히는건 아는 마당에 조용히 돈을 주고 끝낸 듯하다.[23] 창우는 형배에게 관심이 밀려 익현을 질투하고 있었다. 형배가 익현을 버리면서 넌 이미 빈껍데기다라며 비아냥거린 것이다.[24] 애초 사업 확장은 익현의 인맥 덕분이였고, 인맥 관리도 형편없고 고개를 숙이는 것과 거리가 먼 형배는 사업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다가, 정치권 뒷배도 있으니, 판호가 형배를 역전하는 것도 가능하다.[25] 물론 형배가 먼저 익현을 배신했고, 죽기 직전까지 때렸는데 이 시점에서 혈연관계고 나발이고 더이상 관계를 유지하는게 불가능하다.[26] 최형배 본인은 커넥션이 있었던 부패경찰이 미리 제보를 해준 덕분에 빠져나갈수 있었다.[27] 다만 익현이 사이도 나쁘지 않았던 허삼식을 폭행하라고 지시할 이유도 없거니와 이전에 형배에게도 주먹질 말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고 익현의 성격상 금전적 보상으로 상대를 구슬리면 구슬렸지 주먹부터 휘두를 성격이 아닌만큼 익현이 시킨게 아니고 판호가 성질을 못이기고 그를 납치해 고문 후 주먹부터 휘두르고 본 것이고 자신의 의동생이자 동업자인 판호를 익현이 어쩌지 못하고 그냥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미 익현은 빠칭코를 3개까지 늘리고 정치권에서도 뒤를 봐주는 등 상당히 잘나가고 있었던 만큼 굳이 허삼식 영업장의 지분을 더 노리고 주먹을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이미 이전에 허삼식이 여사장과 김판호가 지분을 다 가져가서 자신은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었고 그걸 명분삼아 익현이 개입했는데 그런 익현이 이제와서 그의 지분을 반이나 뜯어가는 것도 우습고 그렇게 행동하면 말이 안나올리가 없다는걸 익현같은 인물이 모를리 없다.[28] 여담으로 이 체포장면에서 아주 잠깐 헌병 하이바를 쓴 헌병들이 거리를 순찰하는 장면이 짧게 지나가는데, # 실제로 범죄와의 전쟁 당시에 서울에서는 수도방위사령부의, 그리고 서울을 제외한 기타 6대 도시에 속하는 도시에서는 각 지역 육군부대의 헌병들이 M16 소총으로 무장하고 거리를 순찰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었다. (범죄 단속에 軍투입키로 민생치안 군투입 공포감 조성)[29] 판호가 붙잡히기 전이라 익현이 폭력을 사주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었다. 허삼식이 익현과 판호가 한통속이고 자신에게 폭력을 지시한거 같다며 추정했을뿐 증거는 될 수 없었다.[30] 이 때 조검사가 익현에게 "너 범단 수괴로 15년 살래? 청부폭력으로 3년 살래?"라는 말과 함께 위협과 회유를 동반한다.[31] 도망다니는 형배 입장에서 익현을 죽인다 하더라도 속만 시원할뿐 아무런 대안이 될 수 없었다. 익현과 손을 잡는 게 여러모로 최선책인건 맞았다.[32] 그와 별개로 부산에서 제일가는 세력을 자랑하는 형배가 판호와 화해를 해야한다는 것도 자존심 상할 일이고, 애초에 형배는 판호의 영업장엔 관심도 없었는데 익현때문에 어거지로 개입했고 그 결과 경찰신세도 진데다, 이후 조직의 보스인 자신의 뜻도 무시하고 판호를 찾아가 협상하는데 그 과정에서 선 넘는 발언을 많이 하긴 했다. 결국 본인은 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판호는 이미 도망치는 등, 차라리 판호를 먼저 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왔고 와중에 익현은 혼자 멀쩡했으니, 충분히 감정이 상하고 의심이 들법한 상황이였다.[33] 이때 형배가 칼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 때문에 사실 처음부터 거래가 끝나면 익현을 죽이려고 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죽일꺼면 여권을 받은 시점에서 바로 죽이는 게 더 안전하고 편하며 정말 죽일꺼라면 굳이 우리 관계는 끝이라느니 뭔일 안생기게 처신 잘해라 같은 말을 할 이유가 없다.[34] 겉으로는 번드르르 하고 위협적이지만 실제로는 알맹이가 없는 빈 총이 반달인 익현의 처지와 비슷한데, 차 안의 격투에서 익현이 빈 권총을 들고 진짜 살상무기인 칼을 든 형배를 상대로 덤벼들고 결국 (혼자서는 아니지만) 이긴 것이 알맹이 없는 반달 익현이 진짜 강력한 조폭인 형배를 제치고 최후의 승자가 된 상황과 겹친다.[35]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사장급 보직이자 검찰의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진 검찰의 핵심 보직으로 검찰 빅4(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에서도 가장 강력한 요직으로 꼽힌다. 즉,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조직 내에서 최상위권까지 올라욌다는 건 물론이고 법무부 검찰국장이 향후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으로 영전할 가능성도 높은 자리라는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벼락출세를 한 셈이다.[36] 이미 익현이 스폰서를 해줘서 검사장까지 올라간 조범석이니 익현의 아들 주한은 최소 특수부나 공안부 등에서 시작할 수 있는 막강한 빽을 얻은 것이다.[37] 여 사장과의 불륜 당시 둘이 침대에 누워서 익현이 말하길 자기 아버지가 재산을 끌어모아 출마했지만 무소속이었던 탓에 2등으로 낙마했다면서 표를 두 번째로 많이 받았지만 당선되지 못했다며 일등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38]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한 인물인만큼, 미국행 루트를 확보해준다던 마지막 형배와의 술자리에서 "요즘은 뭐... 내 우째 할 방법이 없다... 요새는... 진짜! 검사가 최고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39] 다만 사법고시 수석은 이미 판사나 로펌으로 이동한 상태라 사실상 검사로써 동기중에 1등이긴 하다.[40] 특히 조범석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인사권을 가진 자리임을 감안하면 검사가 된 아들 역시 조범석의 지원을 받아 엘리트 검사로서 출세길이 활짝 열렸으니 최익현 입장에선 상전벽해도 이런 상전벽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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