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인식론적 입장 가운데 하나.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데는 자연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가령 위키질을 하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인터넷이 안된다고 하자. 한 가지 설명 방식은 컴퓨터가 위키에 중독된 주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인터넷을 끊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 방식은 초자연적이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그 대신 자연적인 설명, 즉 인터넷의 선이 빠졌거나 다른 기술상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과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니, 오히려 과학과는 떨어지기 힘들다. 자세한 사항은 유용성에서 설명한다.
2. 무신론과의 관계
철학적 자연주의와는 조금 다르다. 이를테면 신이 초자연적인 뭔가라고 가정하는 한, 철학적 자연주의는 무신론을 함축한다. 하지만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필연적으로 강한 무신론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유신론을 옹호한다는 것은 아니다.비록 강한 무신론이 필연적으로 동반되지는 않지만, 자연현상에 대하여 신 등을 필요로 하지않는 설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자연현상에서 신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 덕분에 약하게나마 무신론을 옹호한다.[1]
3. 유용성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자연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자연적인 설명을 추구함으로써 종교를 가진 과학자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연구를 수행 할 수 있게 해준다.[2]4. 한계점
무엇이 자연적이냐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으로, 시대와 문화의 흐름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변모해왔다. 오늘날 비과학적이라 치부되는 수많은 이론들이 고대에는 오히려 합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설명으로 받아들여졌으니 말이다. 가령, 물질의 연소를 설명했던 플로지스톤 이론이나 인체의 질병을 풀이했던 4체액설은 과거에 널리 통용되던 개념이었다.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놓은 운동 이론, 즉 공기가 화살에 추진력을 준다는 생각조차 한때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때로는 초자연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측 결과를 효과적으로 설명한다는 이유로 널리 받아들여진 개념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요하네스 케플러가 태양과 행성 사이의 '힘(virtus)'을 제안하고, 뒤이어 아이작 뉴턴이 중력 개념을 '원격 작용'으로 제시했을 때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에테르 이론은 접촉 상호작용에 기반한 물리적 설명을 제공했기에, 뉴턴의 원격 작용보다 더 '자연스러운' 설명으로 여겨질 여지가 있었다. 이 때문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 같은 학자들은 뉴턴의 '초자연적인' 원격 작용이 에테르의 소용돌이와 같은 다른 자연적인 메커니즘으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중력을 설명하는 이론은 크게 변화했다. 현재의 중력 이론은 미분동형사상 불변성, 즉 공변성을 특징으로 하는 다양체 위 국소적인 접속(connection, [math(\Gamma^k_{ij})])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원격 작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식으로 중력을 설명하며, 과거의 '초자연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현대 물리학의 핵심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자연스럽다'는 것은 단순히 익숙함이나 직관적인 이해를 넘어, 당대의 과학적 지식과 설명 방식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5. 오해와 반론
나로서는 비전문적인 물리학자로서 물리적 대상들의 존재를 믿고 있으나, 호메로스의 신들의 존재는 믿고 있지 않다. 그리고 나는 이와 다르게 믿는 것은 과학적인 오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식론적 입장에서 볼 때 물리적 대상들과 신들은 오직 정도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 종류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두 종류의 실재들은 오직 문화적인 요청물로서 우리들의 개념에 들어온다. 물리적 대상들에 관한 신화는 다루기 쉬운 구조를 경험의 흐름에 작용시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다른 신화들보다 좀더 효과적임이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인식론적으로 가장 우월하다.
윌러드 밴 오먼 콰인, 경험주의의 두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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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대단히 오만한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