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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마/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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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마의 경제 정보
인구 412,623명 2023년[1]
경제 규모(명목 GDP) 143.4억 달러 2023년[2]
경제 규모(PPP) 146.7억 달러 2023년[3]
1인당 명목 GDP 34,749.6달러 2023년[4]
1인당 PPP 35,554.8달러 2023년[5]
경제성장률 2.6% 2023년[6]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 3.1% 2023년[7]
고용률 65% 2023년[8]
실업률 9.2% 2023년[9]
1. 개요2. 역사3. 산업4. 통화5. 문제점

1. 개요

카리브해의 관광천국 바하마는 카리브해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이다. 1960년엔 1인당 GDP 1,483달러로 세계 평균의 3배 이상이었고, 노르웨이덴마크, 프랑스, 영국보다도 높았다. 심지어 1980년대에는 1인당 GDP 순위가 10위권으로 집계되었을 뿐만 아니라 1983년 ~ 1985년에는 1인당 GDP 순위가 5위권에 들어갔을 정도였으며, 이 시기의 바하마는 카타르, UAE, 브루나이같은 부유한 산유국들과 북유럽 선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의 부국이었다. 지금은 순위가 하락하여 예전만은 못하지만 2024년 기준 36,322달러로 카리브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으며, 한국과 비슷한 수준임은 물론 스페인이나 일본, 슬로베니아 보다도 높은 고소득 국가이다. 흑인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라 중에선 압도적으로 높으며 경제구조가 비슷한[10] 이 주변 일대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가까운 미국의 수혜를 받아 가장 높다.

2. 역사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도착한 이후 수많은 이주민들이 아메리카 대륙과 카리브해의 섬들로 이주했지만 바하마는 지하자원도 없고 땅도 협소하고 그나마도 척박하기 그지없어 유럽 세력들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다. 지배국인 영국조차도 바하마의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활용 가능성에만 주목할 뿐 개발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동안 주목할만한 경제활동이라고는 해적행위가 전부였다.

17세기 들어서 주로 인근 버뮤다 주민들에 의한 고래잡이가 이루어져 어업이 활발해졌다. 18세기 말 미국 독립 혁명으로 쫓겨난 왕당파들이 바하마로 이주하여 농업 개발을 시도했으나 바하마의 혹독한 자연환경에 참담한 실패를 겪고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19세기부터 파인애플 농업과 해면 채취업이 주요 산업으로 떠올랐지만 바하마의 파인애플 농업은 19세기 말 하와이가 개발되면서 품질과 가격 양면에서 밀려 몰락했고, 해면 채취도 20세기 초 쿠바산 해면과 대공황, 자연재해로 몰락했다. 1920년대 미국이 시행한 금주령의 여파로 번영한 밀주업도 1930년대 금주령이 폐지되자 몰락했다.

그러나 바하마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업이 1930년대부터 부흥했고 얼마 안 가 카리브해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1957년 나소의 국제공항이 문을 열고 1959년 쿠바 혁명의 여파로 1961년 쿠바 관광이 중단되면서 미국인들에게 대체재로 바하마의 관광지가 각광받아 관광업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비슷한 시기 자유무역지대가 설립되면서 역외금융에 의존하는 금융 부문도 빠르게 성장했다.

3. 산업

지역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주력 산업은 관광업 및 관광업에 관련된 건설부동산업인데 카리브해에서도 관광에 의존하는 경향이 가장 압도적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에 따르면 관광은 GDP의 75~80%에 달하며 노동력의 절반을 직간접적으로 고용한다.# 2023년 입국한 관광객은 9,654,838명으로 역내 2위, 인구의 24배에 달한다.# 관광객의 90%는 미국인이며 그밖에 캐나다영국에서도 관광객이 온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포트로더데일 등에서 출발하는 초대형 크루즈선들이 매일같이 수도 나소와 코코케이 같은 도시에 기항한다. 세계에서 제일 큰 225,000톤급 크루즈선인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도 주로 플로리다와 바하마를 오간다.

금융업은 두 번째로 중요한 산업으로 GDP의 15%를 차지한다. 바하마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조세 피난처로 2022년 10월 4일, 유럽연합에서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와 함께 조세 피난처 블랙리스트에 등록되었다.# Marinetraffic이라는 사이트에서 선박을 확인해보면 종종 배 국적이 이 나라로 나온다. 조세 회피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쪽으로 선박을 등록해 두면 북한, 이란, 러시아, 미얀마 등 미국의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는 나라들과 무역할 수 있다. 일단 법적으로 미국과 다른 나라인만큼, 미국이 외교적으로 압력을 가해도 바하마 정부에서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중국 선박들이 바하마나 아이티 등으로 선박을 등록하고 북한, 이란, 러시아, 미얀마 등과 무역을 한다.

제조업과 농어업은 영세하여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에도 불구 GDP의 7% 미만의 규모이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농산물은 대부분 자국내에서 소비되고, 해산물은 소량이 해외로 수출된다.

4. 통화

바하마의 통화바하마 달러로 보통 B$로 표시한다. 미국 달러와는 1:1 고정환율로 연동되어 있으며, 영연방 일원 아니랄까봐 일부 지폐에는 전 영국 국왕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이 들어가 있다.

5. 문제점

관광과 조세피난으로 돈을 많이 벌고 1인당 GDP도 매우 높긴 하지만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서비스업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므로 해외 경제, 특히 미국 경제 변동에 시시각각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상당히 컸는데 노동인구의 40%가 실업 중이거나 일시해고(furlough) 중이라고 한다. 2023년에도 바하마의 실업률은 9.2%(2023)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바하마는 농업과 제조업이 부실하므로(카리브해 국가들뿐 아니라 작은 섬나라들이 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물가는 운송비와 관세가 붙어서 식료품, 공산품, 휘발유 등이 미국의 2~3배 가격으로 상당히 비싸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25,000달러에 팔리는 중형 자동차를 바하마에서 사려면 50,000달러 정도를 내야 한다. 그래서 바하마는 비슷한 경제수준을 가진 다른 나라에 비해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높은 물가, 부실한 중등교육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과 서비스업에 극심히 의존하는 경제구조 특성상 빈부격차도 상대적으로 심각하다. 2021년 유엔 라틴아메리카 카리브 경제 위원회(ECLAC)[11] 조사에 따르면 바하마의 지니계수는 0.57로 역내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바하마는 소득뿐만 아니라 자산(Wealth)의 불평등도 지극히 심각하다. 크레디트스위스의 Global Wealth Databook에 따르면 2021년 바하마의 자산 지니계수(Wealth Gini)는 0.895로 브루나이를 잇는 세계 2위였다. 수도인 나소는 크루즈 터미널 근처 바닷가에는 각종 가게들로 가득하지만, 크루즈선이 한 척도 안 들어오는 날은 대낮에도 거의 모든 가게들이 닫혀 있고,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 거의 유령마을이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50m만 내륙으로 들어가면 거의 빈민가나 다름없이 보인다. 여기저기 폐가도 많고, 사람들이 사는 집들도 정원 관리는 전혀 되어있지 않고, 걸어다니기가 무서울 정도다. 나소에서 자동차를 타고 나가서 바닷가에 보이는 좋은 저택들은 현지인의 주거지가 아니라 다 외국인 소유의 별장들이다.

사실 극심한 서비스업 의존과 경제적 불평등은 태평양이나 카리브해 등지에 있는 조세 피난처들 대부분이 겪는 문제이기도 하며, 바하마는 그 중에서도 가장 극심한 편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생활수준 자체가 높기 때문에 그나마 가장 상황이 좋은 편이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하다 한들 인구의 90%에 달하는 바하마 흑인들이 인구의 9% 남짓한 부유한 백인들한테 적대감을 가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바하마 사람들이 그나마 이 정도의 삶의 질이라도 누리는 것은 '부유한 백인'들이 돌려주는 경제 덕분이며 이 부유한 백인들이 떠나면 별다른 산업도 없는 바하마는 나라의 경제 자체가 박살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1] https://data.worldbank.org/country/bahamas[2] https://data.worldbank.org/country/bahamas[3]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PP.CD?locations=PE[4] https://data.worldbank.org/country/bahamas[5]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PCAP.PP.CD?locations=PE[6] https://data.worldbank.org/country/bahamas[7] https://data.worldbank.org/country/bahamas[8]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SL.EMP.TOTL.SP.ZS?locations=BS[9] https://data.worldbank.org/country/bahamas[10] 카리브해 소국들은 대부분 관광업과 금융업으로 경제를 유지한다.[11] 스페인어 약어인 CEPAL로도 잘 알려진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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