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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Barbarella, Queen of the Galaxy
로제 바딤 연출, 제인 폰다 주연의 1968년 영화. 41세기(4000년대)에 지구연방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실종된 과학자 듀란 듀란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우주 여전사 바바렐라의 모험을 그린 SF 대작.
…이라고 말하면 순 거짓말이고, 바바렐라 역을 맡은 제인 폰다를 섹시하게 노출시키는 데 중점을 둔 B급 영화. 노출 심한 장면이나 옷 찢기는 장면이 많으며 표정이나 신음 등은 말할 것도 없고 페티시적인 요소도 많아 해외에서도 소프트 포르노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주인공은 내용의 개연성과는 상관없이 수시로
동명의 프랑스 만화가 원작인데 원작 역시 섹스 장면 때문에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성관계 대상이 로봇이라는 점이 당시에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21세기 현대사회처럼 각종 성소수자들이 이른바 오타쿠 문화를 통해 꾸준히 희화화되며 인지도가 오르지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
영화는 상큼한 1960년대 음악과 함께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 상하가 반전된 상태로 육중한 우주복을 천천히 벗으며 나체를 훤히 드러내는 공중에 뜬 바바렐라의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오프닝부터 상체가 전부 노출되는 등 꽤 수위가 높다.
첫 시작 장면에서 지구 연합 대통령이 여전사 바바렐라에게 "듀란 듀란 박사를 찾아서 데려와라"라는 명령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근데 어째서인지 경례 구호가 '사랑(Love)'이다. 바바렐라는 듀란 듀란 박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지구 연합 대통령은 워프 스테이션으로 슈트와 듀란 듀란 박사 탐지기를 보냈다. 그런데 '슈트'라는 게 이 영화 답게 검은색 레오타드와 검은색 보디 스타킹이다.
극중에서 악당인 듀란 듀란 박사가 바바렐라를 고문 기구에 넣어 죽이려고 하다 실패하는 장면도 유명하다. 파이프 오르간처럼 생긴 장치에 바바렐라를 넣고 듀란 듀란 박사가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며 바바렐라의 성감대를 극도로 자극, 흥분시켜 쇼크사 시키려 하나 바바렐라가 정력이 세 아무리 자극을 줘도 죽지 않고 오히려 고문용 오르간이 과부하로 폭발한다. 그 과정에서 옷이 하나씩 벗겨지며 흥분을 느끼는 바바렐라의 표정이 포인트.
방어력에 반비례하는 노출 심한 여전사 의상의 출발점이 바로 이 영화다. 그 전까지는 이렇게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걸치고 종횡무진 싸우는 여주인공이 등장한 적이 없다. 바바렐라의 패티시한 복장이나 여자는 단지 섹스의 대상으로 묘사되는 부분을 가지고 페미니즘 진영 등 여성인권 진영에서는 이 영화가 여성을 성상품화했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섹스 심볼로 연기한 제인 폰다 또한 훗날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며 이 영화가 가진 반 페미니즘적 요소들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불편 과잉에 의한 오독일 수 있는데, 남성이 만든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이고 바보스러운 육체 중심 인물로 묘사되는 것은 사실이나, 남성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 포지션인 파이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고력이 부재한 듯한 대사와 수동성으로 점철되고 로인클로스 하나만 간신히 걸친 신체 노출도와 수차례 등장하는 고문 장면은 성상품화 그 자체이다. 저항군 지도자 또한 정조대를 연상케 하는 선정적인 하의에 장화를 신고 동료들과 멍청한 행동을 반복한다. 서사가 있는 남자 등장인물 중 그나마 나은 대접인 사냥꾼이나 박사의 경우 분량이 극소량에 불과하고 악역 남성 듀란 듀란은 변태 사이코 살인마이다. 주인공이 남성에게 받는 실질적, 일방적 도움은 인형 공격 상황에서의 구조(사냥꾼)와 우주선 수리(사냥꾼, 박사) 정도인데 사냥꾼의 경우 호언장담에도 불구, 수리를 잘못해 주인공은 하늘이 아닌 지하 코스를 선택하게 되며 결국 우주선은 다시 파괴된다.
파이가는 비행 의욕 상실 상태에서 엉뚱하게도 주인공과 육체 관계 후 다시 날 수 있게 되지만 그 외 능력은 전무하므로 나머지 부분은 주인공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저항군 지도자는 주인공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은 후에야 행동에 나선다. 이처럼 이 영화에는 인디아나 존스 역할을 하는 남성 등장인물이 없기 때문에 유능한 남성-무능한 여성의 이항대립 같은건 없는 히피, 핵공포 풍자 블랙 코미디 영화로 봐야 한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성별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멍청하고, 지구 대통령조차 무기를 구하려면 박물관에 가서 빌려와야 하는 평화 세대(세계대전 경험이 없는 히피)인 순진무구한 주인공 및 조력자들은 액체 생명(인간의 사악함을 흡수하여 에너지를 생성한다-욕망과 원자력의 알레고리)에 의존해 유지되는 타락한 도시에서 아무런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며, 작중 묘사되는 유일한 인간 거주지역이 기존 권력간 갈등에 의한 상호확증 파괴적(듀란 듀란의 광학병기 vs 여왕의 사악한 액체 생명이라는 대량살상 수단간 대결을 통해 당시 만연하던 핵전쟁 공포를 은유) 파국에 의해 지배, 피지배 계급을 떠나 전원 끔살의 비극을 맞이했음에도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날아가는 생존자 3명의 모습(히피 문화의 병적 낙관주의)을 끝으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바바렐라가 우주 여행을 하며 생판 모르는 남자들과 마구잡이로 섹스를 하는 괴랄한 영화처럼 보일 수 있으나 영화 자체는 1960년대의 사회 격동을 잘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육체적 성관계를 야만인들의 풍습이라고 멀리 하던 바바렐라가 캐치맨 마크와 관계를 가진 후 섹스에 심취하게 되는 모습은 섹스를 죄악시 하던 사회에서 68운동으로 인해 성해방이 이루어지며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변하는 서구 사회를 묘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바바렐라가 저항군 리더 딜다노와 약을 복용하고 손을 맞대며 유사 성행위를 하는 모습은 당시 히피들이 마약을 복용하며 정신적 교감 또는 명상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자 하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양자 광선기로 우주 정복을 노리는 듀란듀란 박사는 핵전쟁을 불사하던 권위적인 정부의 메타포로 보인다. 바바렐라는 멍청해 보일 정도로 순수한 모습을 보이며 우왕좌왕하기만 하며 조력자 중 한명인 엔젤 또한 ‘나는 사랑 그 자체이며 아무 것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공허한 말만 하는데 이는 반전 운동을 하던 히피들이 사랑과 평화를 외치며 성해방을 외쳤으나 자신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래서 그들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공허한 구호만 반복하던 허무주의적인 사회 분위기를 잘 나타낸 것으로도 보인다.
2. 출연
- 바바렐라 - 제인 폰다
- 파이가 - 존 필립 로
- 검은 여왕 - 아니타 팔렌버그[2]
- 핑 교수 - 마르셀 마르소
- 듀란 듀란 - 마일로 오세어
- 딜다노 - 데이비드 헤밍스
- 마크 핸드 - 우고 토냐치
- 지구 연합 대통령 - 클로드 도핀
- 달의 선장 - 베로니크 벤델
- 캡틴 선 - 서지 마쿼드
- 혁명가 - 잔카를로 코벨리
3.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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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도 74% | 관객 점수 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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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스코어 51 / 100 | 점수 5.7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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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별점 없음 / 5.0 | 관람객 별점 2.7 / 5.0 |
4. 영향
괴작 중의 괴작으로 추앙받는 작품인 동시에 작품에 가득한 섹시함과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와 대놓고 농담처럼 흘러가는 경쾌함 때문에 후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영화이기도 하다.일본을 보면 더티페어나 환몽전기 레다 등 1980년대 SF 애니메이션에서부터 1990년대에 나온 CLAMP의 만화 이상한 나라의 미유키에도 바바렐라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알게 모르게 영향이 스며들었다. 육중한 우주복을 벗자 알몸의 미녀가 나오는 오프닝은 메트로이드의 엔딩에 영향을 주었다. 다만 메트로이드 엔딩의 사무스 아란은 당연히 알몸은 아니고 비키니에 장화란 이상한 차림인데, 이것은 바바렐라 영화 포스터의 바바렐라 모습에서 따온 것.
미국의 경우에도 코난 같은 판타지 작품에서 바바렐라의 영향이 드러나고 스타워즈도 미장센에서 바바렐라의 영향이 보이는 등 후대 영화에 두고 두고 영향을 끼쳤다.
한편 음악 쪽으로도 바바렐라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글리터 록이 바바렐라의 이미지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프린스나 카일리 미노그 같은 가수들도 영향을 받았다. 듀란 듀란의 이름은 영화의 등장인물 듀란 듀란 박사에서 따온 것인데다 곡 중에 <Electric Barbarella>라는 곡이 있기도 하다. 비 지스의 21집 Still Waters의 1번 트랙 Alone의 뮤직비디오는 영화 오프닝 장면을 오마주하여 만든 것이다. 마돈나의 초기 의상들도 이 영화에서 제인 폰다가 입은 의상에서 이미지를 따온 것들이다.[3]
미국의 BDSM 전문 포르노 제작사 킹크에서 상당한 고퀄리티 패러디를 제작한 바 있다. 바바렐라 역은 로렐라이 리[4]가 맡았다.
5. 제인 폰다와 후일담
영화의 주인공을 담당한 제인 폰다에게 어떤 기자가 "도대체 바바렐라를 찍고 있을 때, 당신 머리를 어디다 두고 있었습니까?"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이때 제인은 ''잘 모르겠네요. 아마 겨드랑이 어디 쯤?"이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았다.영화 팬들이 기억하는 제인 폰다의 역할상은 주로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여성관을 가진 인물인 반면, 젊은 시절의 제인 폰다는 상당한 섹스 심볼이었다는 점이 바바렐라에서 잘 드러난다.
제인 폰다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후회하는 영화라고 한다. 어느 팬이 싸인을 부탁하며 바바렐라의 포스터를 내밀자 ''어우, 바바렐라네요... 혹시 다른 포스터는 없어요?"'라며 질색했다고 한다. 바바렐라의 감독인 전 남편이 생각나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 바바벨라가 가진 반페미니즘 적인 요소나 자신이 젊은 시절 가진 섹스 심볼의 이미지가 부담스러워진 것일 수도 있다.
2022년에 시드니 스위니 주연으로 새롭게 리메이크가 확정되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6. 외부 링크
곽재식의 오디오 평론 출처-30회[1] 로제 바딤의 첫번째 아내는 개고기 발언으로 악명을 떨친 브리지트 바르도. 브리지트 바르도가 출연한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를 떠올리기만 해도 비슷한 판타지의 여성상이 연상된다.[2] 롤링 스톤스의 초대 뮤즈(2대 뮤즈가 그 유명한 마리안 페이스풀)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 모델. 당시 후시녹음으로 제작된 영화라서 아니타는 모션 캡쳐배우이며 목소리는 조안 그린우드가 담당했다.[3] 바바렐라에 등장하는 의상의 디자이너는 그 유명한 파코 라반.[4] 포르노 배우 겸 퀴어 운동가. 뉴욕 대학교에서 문학석사, 코넬 대학교 로스쿨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