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에서 시연한 세컨드 딜 |
1. 개요
카드를 이용한 사기 기술 중 하나. 말 그대로 덱 가장 아랫쪽에 있는 패를 꺼내는 기술로, 미리 세팅해 둔 유리한 패를 자신이 가지거나 반대로 불리한 패를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기술이다. 영어권에서는 'bottom deal'이라고 부르며, 역시나 "밑에서 주기"라는 뜻이다. 타짜들 사이에서는 '밑식/미싱'이라고도 한다.
카드를 모아 섞는 과정부터 조작할 패를 자신이 원하는 차례대로 아래에 배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밑장빼기 기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밑장을 빼지 않고 윗패만 줘서 원하는 카드를 모으도록 덱을 조작하는 것은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카드패 ABC를 모아야한다고 가정했을 때, 카드가 A○○○B○○○C○○○ 같은 식으로 배열되도록 패뭉치를 만들어야 하고 ○의 개수는 참가자에 따라 정해진다.[1] 이렇게 패뭉치를 만드는 것은 복잡하기 때문에[2] ABC를 모두 아래에 몰아놓고 해당 카드를 줄 차례에 밑장을 빼는 것.
2. 기술 설명
부득이하게 서양의 마술 용어를 빌려서 서술했다.일반적으로 카드를 잡는 식으로는 카드를 아래에서 빼기가 힘들다. 손바닥에 덱이 놓여있는 방식에서는 손가락이 덱 옆을 가리고 있고, 손바닥과 가장 아래 카드와의 마찰력 때문에 카드가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손가락으로 카드의 모서리를 집어 손바닥과 카드 사이의 간격을 벌리는 식으로 집어야 한다. 이것을 매카닉스 그립이라고 한다.[3] 매카닉스 그립의 변종인 어드네스 그립과 스트레들 그립등도 사용할 수 있다.
크게 스트라이크, 푸쉬오프 두 가지 방식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다.
- 스트라이크 바텀 딜: 엄지로 윗장을 줄 것처럼 내밀고 맨 밑의 장을 채오면 된다. 밑장을 채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윗장은 다시 자연스럽게 패 위로 올려놓으면 된다. 패를 쥔 손은 패를 들고 있기만 할 뿐이며, 밑장을 채오는 것은 100% 패를 나눠줄 때 쓰는 손의 몫이다. 푸쉬오프에 비해 밑장 뺄 때 손이 덱 아래로 깊게 들어가는 단점이 있고 덱의 상태에 따라 여러 장이 딸려나오거나 헛손질을 하게 될 위험도 높다. 그래서 20세기 초반 이전 카드의 질이 좋지 않았을 땐 스트라이크 방식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타짜 영화에서 고니가 아귀를 낚는 그 장면에서 나온 방법이다.
- 푸쉬 오프 바텀 딜: 버클 아웃, 릴리즈 아웃 방식이라고도 한다. 엄지로 윗장을 내밀어 페이크를 주는 동시에 패를 쥐고 있는 손의 손가락으로 맨 밑장도 함께 밀어내며, 이것을 반대쪽 손으로 채어간다. 밑장을 밀어내는 동작이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바텀 딜보다 연마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스트라이크에 비해 카드 상태가 나빠도 안정적으로 밑장을 뺄 수 있지만, 밑장을 밀때 카드나 손가락이 보이는 "너클 플래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화투는 트럼프에 비해 빳빳해서 푸쉬오프로 밑장을 뺄 수 없다.
- 로빈슨 바텀 딜: 카드를 옆면이 아니라 앞쪽으로 빼는 방식으로 딜하는 것이다. 손가락 위치를 신경쓸 필요가 없어 난이도가 낮지만 딜링할 때 노출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앞쪽으로 딜하는 것 자체가 마이너한 방식이기 때문에 자주 쓰이는 방식은 아니지만 특이하게 한국 타짜들 사이에서는 자주 쓰인다고 한다. 영화 타짜의 기술고문 장병윤 씨의 영상에서도 로빈슨 바텀 딜을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 앞면으로 뒤집으며 딜링하는 스터드 바텀 딜, 한 손으로 딜링하는 원핸드 바텀 딜, 덱을 바닥에 둔 상태로 하는 바텀 딜 등 다양한 변형이 있다.
3. 주의사항
윗장을 뺄 때와 최대한 똑같은 박자와 손놀림으로 카드가 나올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밑장을 뺄 때 버벅거리면 일반인이 봐도 티가 확 난다. 덱을 잡은 손을 적당히 흔들어서 밑장이 빠지는걸 안보이게 할 수 있지만 타이밍은 숨길 수 없다.손바닥과의 좁은 틈 사이로 카드가 빠져나오게 되므로 필연적으로 카드끼리 긁히는 소리가 난다. 괜히 타짜에서 밑장빼면 소리부터 다르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도박판에서 속임수 쓰다가 걸리면 피본다. 가끔씩 동료들이 그걸로 노래를 만들어서 자기가 밑장빼기했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지기도 한다.
4. 바리에이션
일반적으로 다른 수식어 없이 밑장빼기라고 하면 맨 아랫장을 빼서 주는 기술을 의미하며, 맨 위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빼는 것을 뭉뚱그려 폴스 딜(False Deal)이라고 한다.아래에 소개한 기술 중 상당수(그릭 딜, 센터 딜, 써드 딜)는 타짜 기술 마니아 및 카드 마술계에서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개념 증명용
4.1. 세컨드 딜
자세한 내용은 세컨드 딜 문서 참고하십시오.윗밑장빼기라고도 하며, 위에서 두 번째 장을 빼는 기술이다.
4.2. 그릭 딜
Greek Deal(그리스식 딜)맨 밑에서 두번째 장을 빼는 것.
딜링하면서 맨 아래장만 도태시키고 그 다음장을 밑장빼기 하는 것이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일반적인 바텀 딜보다 몇 배는 어렵다.
이 기술도 스트라이크 방식과 릴리즈 아웃 방식이 있다.
어떤 곳에서는 밑장빼기를 방지하기 위해 딜을 할때 덱 맨 아래에 플라스틱 판이나 조커 등을 깔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있는데,[4] 이를 무력화 시키기 위해 개발되었다. 실전에서는 컷 카드를 무력화할 수 있는 더 쉬운 방법이 있기 때문에 그릭 딜은 실용성에서 밀려서 쓰이지 않는다. GSoH에서 소개한 예시는 밑장 뺄 카드만 꿍쳐뒀다가 컷 카드 아래에 로드한 뒤 밑장을 빼는 것.
마술 등 퍼포먼스용으로 쓸 때에도 밑장을 확인시킨 뒤 두 번째 장을 뺄 일이 거의 없다보니 마이너한 기술이다.
4.3. 센터 딜
말 그대로 카드를 덱 한 가운데에서 빼는 것. 한국어로는 별다른 번역어가 없었으나 타짜 유튜버 김슬기가 '중장빼기'라는 용어를 밀며 해당 용어도 종종 쓰이기 시작했다.
위에서 설명한 기술들은 딜러가 뽑기를 원하는 카드를 맨 위 또는 아래에 오도록 컨트롤할 수 있어야 쓸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판에서는 상당히 힘든 조건이다. 딜러가 섞은 이후에는 무조건 옆의 사람이 한 번 컷을 하는 '기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박꾼들은 옆 사람과 짜고 치거나, 타짜에서 나온 것처럼 컷을 복구하는 기술을 만들었는데, 그런 번거로운 과정 없이 그냥 가운데에서 바로 빼서 쓰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개발되었다고.
일반적인 밑장빼기는 1500년대 기록에도 언급이 된다. 하지만 센터딜을 하는 방법이 담긴 첫 출판물은 1940년대에 나왔을 만큼(진 휴가드의 익스퍼트 카드 테크닉) 나름 최신 기술에 속한다. 이후 앨런 케네디나 짐 쿠퍼 등이 독립적으로 센터딜 기법을 만들었고, 에드 말로, 마틴 네쉬 등의 마술사도 센터딜에 대해 출판했다.
이 기술을 익히는데 1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난이도로 따지면 최상급에 속한다. 센터딜을 할 줄 아는 사람도 퍼포먼스에선 진짜 센터딜이 아닌 수도-데몬스트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익히는 난이도에 비해 실제 쓰이는 일은 없다보니 "센터 딜의 유일한 사용처는 다른 타짜들에게 '나 센터딜 할 줄 앎ㅋ'이라고 자랑할때 뿐"이라는 농담이 있다.
4.4. 써드 딜
말 그대로 위에서 3번째 카드를 뽑는 기술.
여러장을 키핑해 패조작을 하는 목적으로는 바텀 딜이 있기 때문에 갬블링 용도든 퍼포먼스 용도든 실용성은 빵점에 가깝다.
4.5. 스냅 딜(레이저 딜)
레나트 그린의 스냅 딜(레이저 딜) |
5. 창작물 속 밑장빼기
만화 타짜 중에서. 밑장빼기 시전의 적절한 예시다.[5]
영화판에서는 밑장 빼다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조금 과장해서 보여줬다. 다만 여기서는 대놓고 밑장빼기를 들키라고 한 데다가 상대방이 시전자에게 도발당해 역관광당하는 극적인 장치가 추가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문서 참고.
세계적인 카드 배틀 애니메이션 유희왕이라고 예외는 없다. 해당 인물은 마루후지 료, 심지어 저 드로우로 뽑은 카드는 욕망의 항아리 였다.
커뮤니티에서는 농담삼아 유희왕 버전 밑장빼기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은 작화 미스가 난 부분이다. 이 장면 외에도 작화가 불안정한 시즌엔 종종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사실 위에서 설명한 밑장빼기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유희왕은 서로의 덱을 가지고 1장씩 뽑는 것이기 때문에 밑장을 뺄 이유가 딱히 없다. 만약 덱 조작을 한다면 그냥 듀얼 시작 전 카드를 처음 셔플할 때, 원하는 카드들을 윗패에 올려놓고 1장씩 뽑는게 더 쉽고 들킬 염려가 없다.
다만 밑장빼기가 '카드 패 조작'을 통칭하는 은어처럼 확장되면서, 캐릭터가 중요한 상황에 필요한 카드만 바로바로 뽑아서 지던 걸 역전하는 상황을 팬덤에서 밑장빼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후도 유세이가 슈팅 스타 드래곤의 효과로 카드를 5장 뽑았는데 죄다 튜너가 나오거나(...) 츠쿠모 유마가 돈 사우전드와의 듀얼에서 드로우한 카드로 엑시즈 소환하는데 5레벨 몬스터 2장이 보란듯이 뽑히는 등.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서 다니엘 J. 다비가 이걸 시전했지만 하필이면 상대가 상대인지라 오히려 자기 손가락이 부러지고 만다.
6. 은어
6.1. 야구에서
잘 던지는 선발 투수를 팀 사정이나 기타 이유로 중간계투나 마무리 투수로 돌리는 행위.[6]전략적으로 볼때 잘던지는 투수일수록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선발투수를 맡는게 이익[7]이지만, 팀의 불펜이 엉망일때 급하게 땜질할 생각으로 선발 투수를 불펜에 대기시켜놓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이런 결정은 일시적인 미봉책 선에서 끝나며 결국 지속적으로 선발 투수의 부하만 일으키다가 투수진이 무너지는 연쇄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은 선발과 불펜의 대우차이가 천지차이라 포스트시즌 막바지가 아니고서는 밑장빼기 자체가 거의 없는 반면 KBO 리그에선 빈번하게 일어난다. 선동열이 활동하던 시절이야 말할 것도 없고 투수진이 얇은 팀들은 아무리 에이스라도 주기적으로 불펜대기를 하는 것이 현실.
6.2. 인터넷 댓글에서
자신이 앞에 달았던 덧글을 지워서 순위조작 같은 것을 할 때 밑장빼기라 한다. 등수놀이같은 것이 활용 예시다.그외에 논쟁 중에 한쪽 당사자가 자신이 이전에 달았었던 불리한 댓글 등을 몰래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오리발을 내미는 것.
[1] 이 기술을 스테끼(Stacking)라고 하며, 카드를 섞으면서 특정 카드를 원하는 위치에 오도록 조작하는 기술이다.[2] 특히나 카지노 딜러의 스탠다드 셔플 시퀀스를 모방한 테이블 리플 스테킹은 난이도로 따지면 센터 딜과 함께 1~2위를 다툰다.[3] 검지는 패의 위를 잡고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은 옆면을 쥔다. 엄지는 윗장 카드를 밀어낼 준비를 한다.[4] 이를 컷카드 라고 부른다[5] 참고로 이 장면에서 평경장은 고개를 돌리고도 고니가 밑장을 뺀 줄 알았다. 소리를 들었기 때문. (일반적으로 그냥 딜은 "샥", 밑장은 "샤각"으로 연출된다) 하지만 평경장은 일부러 모른 척해 준다. 작중에서 탑급 타짜들은 이 정도 소리는 모두 들을 줄 안다.[6] 단어 자체는 밑장빼기지만 실제 의미는 속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와 더 가깝다. 즉, 임시변통을 의미하는 말.[7] 그러나 대한민국 야구계에선 선발보다 불펜이 중요하다는 미신이 팽배해있다. 잘던지는 투수일수록 4~5일에 한번 나오는 선발 보단, 매일매일 나올 수 있는 불펜으로 활용해야 더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인데, 데이터나 세이버매트릭스따윈 개차반 취급하는게 현실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