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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19-03-30 18:39:59

물리학-화학 관계



1. 개요2. 물리학적 환원주의3. 이에 대한 다른 학계의 반박들

1. 개요

물상과학의 관점에서 자연현상은 크게 물리와 화학으로 나눌 수 있다. 물리학은 물질의 조성이나 구조, 크기에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한다. 반면 화학은 물질의 조성이나 구조, 크기 등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을 연구한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들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물리학과 화학의 영역에는 많은 논쟁이 있다.

2. 물리학적 환원주의

물리학 환원주의자들은 물질을 곧 역학에 의한 현상이라 생각하며 모든 것을 역학으로 환원시키려고 한다.
과학적 사고의 마지막 요소는, 단편적 지식들을 '하나의 합리적인 체계'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는 겁니다. 특정지식은 개별 과학적 사실(scientific fact)들을 말하는데 이들을 묶어서 보편지식 체계를 만들어내려고 시도합니다. 보편지식을 간단하게 이론(theory)이라고 하지요.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나 계절이 돌아오고, 밀물과 썰물이 생기는 것은 하나하나가 과학적 사실이고 특정지식입니다. 그런 것들을 얼핏 보면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하나의 보편적 체계로 묶을 수가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뉴턴의 '중력의 법칙'입니다. (이른바 만유인력이라는 용어보다는 중력이라는 용어가 적절합니다.)

과학에서는 이렇게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여러 지식들을 묶어서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내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경향이 물리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며, 이로써 물리학은 다른 자연과학과 구분 되지요. 물리학은 바로 보편지식 체계를 추구하는 학문이고, 다른 자연과학은 대부분 특정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생물학이나 천문학, 지구과학 등 특정지식을 추구하는 자연과학은 현상과학이라고 부르는 반면, 보편지식을 추구하는 물리학은 이론과학이지요. 요즘 생겨난 천체물리(astrophysics), 화학물리(chemical physics), 지구물리(geophysics), 생물물리(biophysics; biological physics) 같은 것들은 각 과학 분야의 특정지식들을 보편적 체계로 이해해보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최무영의 과학이야기>- 과학적 사고란
자연과학은 물리학이거나 아니면 우표수집이다.(Science is either physics or stamp collecting.)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게다가 물리학자들은 사회물리학, 경제물리학, 교통물리학 등 사회과학까지 포섭하는 여러 응용물리학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비슷하게 이런 생각을 하는 분야들이 있는데, 바로 경제학계와 수학계다. 경제학에선 모든 과학을 경제학으로 환원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모든 것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을 한다는 가정으로 다른 분야를 개척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으며, 수학계에선 자연과학과 컴퓨터과학, 정보과학, 사회과학 등을 모조리 수학으로 통일시키려 하고 있다.

3. 이에 대한 다른 학계의 반박들

반면 화학자들은 물리적 성질은 수많은 성질들중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운동만으론 다른 성질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생물학자나 다른 분야의 학자들 역시 이것은 물리학자의 오만일 뿐이라고 반박하는데, 이런 반박들은 복잡계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복잡계란 수많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데, 이런 상호작용들이 완전한 질서나 완전한 무질서를 보이지 않으면서, 비선형적인 역학관계를 보이는 문제를 말한다. 이런 문제에선 그냥 구성요소들의 값을 모두 더하기만 해선 전체의 값을 구할 수 없다. 비선형적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값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선형적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값들이 바로 화학, 생물학, 지질학 등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그냥 구성요소들을 더하기만 하는 것이 물리학계에서 하는 주장이다. 물리학계의 입장에선 화학적 성질이나 생물학적 성질들 역시 운동 방정식의 복잡한 풀이로 구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반면 화학계나 생물학계에선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