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봄은 동틀 무렵. 산 능선이 점점 하얗게 변하면서 조금씩 밝아지고, 그 위로 보랏빛 구름이 가늘게 떠 있는 풍경이 멋있다.
여름은 밤. 달이 뜨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여기저기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이 근사하다. 반딧불이가 한 마리나 두 마리 희미하게 빛을 내며 지나가는 것도 운치 있다. 비 오는 밤도 좋다.
가을은 해 질 녘. 석양이 비추고 산봉우리가 가깝게 보일 때 까마귀가 둥지를 향해 세 마리나 네 마리, 아니면 두 마리씩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기러기가 줄지어 저 멀리로 날아가는 광경은 한층 더 정취 있다. 해가 진 후 바람 소리나 벌레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기분 좋다.
겨울은 새벽녘. 눈이 내리면 더없이 좋고, 서리가 하얗게 내린 것도 멋있다. 아주 추운 날 급하게 피운 숯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이때 숯을 뜨겁게 피우지 않으면 화로 속이 금방 흰 재로 변해 버려 좋지 않다.
-제1장 사계절의 멋 중.[1]
여름은 밤. 달이 뜨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여기저기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이 근사하다. 반딧불이가 한 마리나 두 마리 희미하게 빛을 내며 지나가는 것도 운치 있다. 비 오는 밤도 좋다.
가을은 해 질 녘. 석양이 비추고 산봉우리가 가깝게 보일 때 까마귀가 둥지를 향해 세 마리나 네 마리, 아니면 두 마리씩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기러기가 줄지어 저 멀리로 날아가는 광경은 한층 더 정취 있다. 해가 진 후 바람 소리나 벌레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기분 좋다.
겨울은 새벽녘. 눈이 내리면 더없이 좋고, 서리가 하얗게 내린 것도 멋있다. 아주 추운 날 급하게 피운 숯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이때 숯을 뜨겁게 피우지 않으면 화로 속이 금방 흰 재로 변해 버려 좋지 않다.
-제1장 사계절의 멋 중.[1]
일본 헤이안시대의 궁녀 세이 쇼나곤(清少納言)이 지은 일본 최고(最古)의 수필문학임과 동시에, 당시 여류문학이 융성하였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세이 쇼나곤이 자신이 듣고 본 것,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 등등을 주제에 따라 자유롭게 써내려간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무겁다는 느낌보다는 개인 블로그를 본 거 같다"는 감상도 존재한다. 작품의 주된 미의식은 오카시(をかし)라고 하며, 일본 문학에선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모노가타리의 주된 정서 아와레(あわれ)와 자주 비교된다"고 한다. 아와레는 대상에 몰입하여 그로 인해 얻는 정취를 말하지만, 오카시의 경우 사물이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그로부터 얻는 흥취를 일컫는다.
예를 들어, 공양을 드리고 있는 스님을 보았다고 할 때 아와레의 관점에서는 공양을 드리는 스님의 마음으로 들어가 그것에 깊은 공감을 하며 몰입하는 반면, 오카시의 경우 공양을 드리는 스님의 모습 그 자체와 그 주변 배경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느끼는 멋을 추구한다 차이가 있다.
세이 쇼나곤은 이치조 덴노의 중궁 후지와라노 테이시[2]에게 출사하고 있었던 궁녀였으므로, 당시 궁중의 생활상 등도 느껴볼 수 있다.
한국에는 갑인공방에서 나온 완역본과 지만지에서 나온 발췌번역본이 있다. 둘 다 번역자는 정순분. 갑인공방 번역본의 경우 완역일뿐만 아니라 부록을 통한 색채설명, 기타 배경 사진 등이 풍부하나 절판이다. 온라인 중고서점 등에서 원가의 4-5배 정도 되는 고가에 거래되는듯. 지만지에서 나온 번역본의 경우 발췌본이기는 하지만 원문이 포함되어 있고, 해설을 통해 글이 쓰여진 시대배경, 집필배경, 풍습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가능하면 둘 다 읽어보는 게 좋다.
최근 발췌본을 펴냈던 지만지에서 <베갯머리 서책>이라는 제목으로 완역본이 출간되었다.
2. 제목의 유래
세이 쇼나곤이 쓴 마쿠라노소시의 후기에 따르면, 중궁 후지와라노 테이시와 이치조 덴노에게 각각 선물로 고급 종이가 들어왔는데, 이치조 덴노는 이 종이에 사기(일본어 발음은 시키)를 쓰게 했다. 테이시가 "우리는 이 종이에 뭘 쓸까??"라고 세이 쇼나곤에게 묻자 세이 쇼나곤은 "그쪽이 시키(시키부톤: 까는 이불、敷布団)를 쓴다면 우리는 마쿠라(베게、枕)를 쓰지요.(즉 역사서를 의미하는 '사기(史記、しき)'와 까는 이불을 뜻하는 '시키(敷、しき)'가 발음이 같음에서 온 말장난)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마쿠라노소시'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통설이지만(실제로 마쿠라노소시 여기저기에서 세이쇼나곤이 이러한 말장난을 하는 장면이 종종 그려진다) , 여기서 말하는 '마쿠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해서는 연구자 사이에서 쟁의가 이어졌고, 아직도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일본의 국문학자 다나카 주타로(田中重太郎, たなか じゅうたろう)는 일본고전전서 '마쿠라노소시'의 해설에서 마쿠라의 의미에 관해 8가지 설을 소개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설은 다음과 같다.비망록설 : 비망록으로써 머리맡(마쿠라)에 두어야 할 책이라는 의미.
제사(題詞)[3]설 : 우타마쿠라(歌枕)[4], 명사를 나열한 문단이 많기 때문
비장본설 : 베개처럼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비장의 책
침구설 : '그쪽이 시키를 쓴다면 우리는 마쿠라를 쓰지요'라는 말장난[5]
그밖에 여러가지 설이 있다.
출처 : 일본 위키백과
3. 마쿠라노소시의 집필 배경
마쿠라노소시는 후지와라노 테이시가 중궁이던 시기에 쓰이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집필되어 완성된 것은 테이시의 아버지인 관백 후지와라노 미치타카가 사망하고 테이시가 밀려나서 결국 죽게 된 이후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쿠라노소시의 대부분의 글은 밝고 명랑하며, 중궁 테이시가 전성기를 누리던 때의 교양있고 재기넘치는 모습 위주로 그려지고 있다. 테이시의 몰락에 대한 회한은 행간을 자세히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세이 쇼나곤의 의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4. 마쿠라노소시를 소재로 다룬 작품
- 공주님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어(姫のためなら死ねる)[6]
-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 19권 인 라이브러리에서. 오가사와라 사야코와 후쿠자와 미키를 만나게 해준 매개체가 된 책.
- 필로우 북 -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 영화. 제목 자체가 마쿠라노소시 영제. 마쿠라노소시를 현대 배경에 이식해 영화를 만들었다.
5. 기타
- 암살교실에서 유키무라 아구리가 초대 사신에게 "당신은 일본인이 아니라서 일본 역사는 모를 것"이라고 했다가 제대로 관광당하는데(136화), 사신이 마쿠라노소시와 세이 쇼나곤을 언급한다.
- 일본의 학교에서는 마쿠라노소시를 외워 암송 테스트를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