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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 V/세계 최초의 격투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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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최초의 격투 로봇에 대한 평가2. 반론3. 반론에 대한 반론4. 재반론5. 재반론에 대한 반론

1. 세계 최초의 격투 로봇에 대한 평가

상술하였듯 디자인 표절 논란을 옹호하기엔 표절사실이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에 태권V의 팬들은 태권V를 어떻게든 옹호하기 위해, 마징가 및 타 작품을 상당부분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세계에서 최초로 격투기를 전폭적으로 채용한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과 달리, 스모를 격투기라고 전제할 때는 분명 마징가Z가 먼저 격투기를 사용했다. 마징가 Z의 근접전은 상당 부분 프로레슬링의 동작을 참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레슬링을 격투기로 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레이트 마징가의 경우 중반경 무릎과 종아리에 뿔과 칼날을 장착하고 발차기류의 격투 기술을 사용했던 예가 있다. 이 외에도 인법 기계수 브라더스 S1, S2, 무술 컨셉의 기계수 사이가O3 등 태권V 이전에도 무술을 사용한 사례들은 존재했다.
게다가 굳이 마징가를 예를 들지 않더라도 유도를 사용하는 겟타로보겟타 3가 태권V보다 먼저 격투기를 사용했으므로 따라서 태권V가 세계 최초 격투 로봇이라는 주장은 옳다고 볼 수 없다.

첨언하자면, 마징가 Z보다 두 달 앞서 방영된 아스트로 강가(국내방영 짱가)에서도 격투씬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프로레슬링과 특촬 시리즈 울트라맨의 영향으로, 근접전으로 레슬링 기술로 치고 박고 싸운다. TVA면서도 극장용 영화 태권브이보다 훨씬 동화 매수도 많고 박진감 있게 그려진다.

그리고 주역 로봇은 아니지만, 마징가 Z 91화에 14분 46초부터 등장해서 보스보로트와 대결하는 '기계수 사이가O3 '은 가라데를 사용하는 로봇이다. 작중 대사에서도 "녀석은 가라데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 확인해준다. 이에 대응해서 보스보로트도 가라데 자세를 취하고 가라데 기술로 육탄전을 벌인다. 태권브이가 세계 최초로 본격 격투기 무술을 사용하는 로봇이라고 말할 수 없는 근거다.

즉, 굳이 로보트 태권브이를 찬양하자면, 비록 일본의 거대로봇물의 성공에 편승했지만, 이미 거대 로봇 격투씬은 클리셰였지만, 그나마 독창적인 것은 세계 최초로 태권도라는 무술을 사용한 거대로봇이었다. 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외모면에서 이미...
인간형 병기인 로봇이 인간의 격투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상식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내세울 만한 가치도 없는 주장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 무술의 광고용 아이템으로서의 가치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2. 반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징가제트, 겟타로봇, 아스트로 강가, 그외 기계수는 격투로봇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방영 중일때도, 방영후에도 '일본 본토에서조차 그러한 평가를 받은적이 없는 작품들이다. '
(평론가들이 상기 기계수를 최초의 격투로봇으로 평가했다는 객관적인 칼럼이나 자료를 제시하기 바란다.)

특히나 1~2회 정도 출연하여 엑스트라에 불과한 기계수가 최초의 격투로봇으로 논해진다는 것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든 주장이다. 영화나 드라마로 치면 엑스트라나 단역에 불과한 역에 영화사에 남을 큰 의미를 부여하자고 주장하는 격이니 철저히 지엽적인 시각의 주장이며, 작품에 있어 컨셉이란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면 재고의 여지도 없는 주장에 가깝다. 엑스트라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과 평론가는 없다. 엑스트라는 엑스트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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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벨가스V5의 경우 턴X처럼 전신이 분리 합체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평가는 <겟타로봇이 최초의 합체로봇이라는 평>이었는데 저 위의 주장대로라면 시기적으로 뒤에 나온 겟타의 '최초의 합체로봇'이라는 평가는 완전히 뒤집어야 할 판이다.[1]

마징가와 겟타의 원작자인 <나가이 고>는 여러번의 인터뷰를 통해 겟타를 공공연하게 최초의 합체로봇으로 이야기 해왔으며 평론가들 역시 다수의 칼럼을 통해 이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벨가스같은 엑스트라 로봇은 평론가나 원작자에게도 안중에도 없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당연한 얘기지만 사이가O3 역시 최초의 격투로봇으로 인정 받을 수 없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기준은 크리에이터 업계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상식 수준의 이야기이며 보편적인 통념이기도 하다.
(벨가스를 도킹이라고 주장하지 말자. 후에 컴바트라V, 다이가라XV등 저 기믹으로 나온 로봇들은 모두 합체 로봇으로 평가받고 있다)[2]

또한 마징가도 가만 살펴보면 파일더+로봇+스크랜더까지 합체해야 비로서 우리가 아는 마징가Z의 디자인이 완성되므로 겟타 이전의 최초의 합체로봇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원작자도 겟타로봇이 최초의 로봇으로 평가하는 마당에 누가 그런 주장을 하겠는가. 여러모로 기계수 격투로봇설은 흔히 얘기하는 작품의 컨셉을 고려하지 않은, 본질과는 무관한 주장이라 할 수 있겠다.

정상기 로봇들을 격투로봇으로 주장하고 싶다면 '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의 평론가들의 컬럼이나 사료가 이들을 <격투기를 사용하는 로봇>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증빙>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 세간의 평가랑 동떨어지거나 전혀 거론된적도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이지 일반적인 평인 것처럼 주장해선 안 된다.

먼저 아스트로 강가의 경우 로봇물보다는 거대히어로에 가까운 작품이고 16년 4월말 현재 일본 위키를 찾아봐도 레슬러 로봇이라는 언급자체가 전혀 없고 격투로봇 시초로 평가하지도 않는다. 그저 근접 격투를 한다고 언급 할 뿐이다. (근접 격투를 한다고 격투기를 한다는건 아니니 헷갈리진 말자)오히려 1963년도에 나온 철인28호가 보여준 로봇 격투를 그대로 승계한 모습에 가깝지 딱히 더 발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총 26화로 이뤄진 작품 전체를 꼼꼼히 살펴 본다 하더라도 아스트로 강가라는 작품에 레슬링이란 개념은 등장하지 않으며 격투 자체에 대한 언급조차도 전혀 없다. 다만 딱 한번 12화에서 레슬링의 '플립 드라이버' 비스무리한 기술을 쓰긴 쓴다. 비행능력을 이용해 상대 등을 잡아서 원심력을 이용해 내던지는데, 허나 원래 플립 드라이버는 땅에다 꽂는 그래플링 기술이지 던지기 기술이 아니며 이 장면을 플립 드라이버 변형기로 봐준다고 하더라도 전체 작품 중 1초 정도 나오는 이 장면을 제외하면 레슬링으로 봐줄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전무하다. 그 흔한 래리어트(크로스 라인 프롬헬)나 레슬링하면 떠오르는 스플렉스조차 시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레슬링보단 공중 비행능력을 이용한 몸통 돌격기나 펀치, 킥 위주로 전투를 하는 편이고 피니쉬도 주로 완력을 이용한 집어 던지기나 비행 돌격기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후하게 평가해준다 해도 아스트로 강가는 잘 싸우는 싸움꾼에 가깝지 레슬러 로봇으로 연결시켜야 할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 레슬러 팬들이 보면 화를 낼 정도로 레슬링과 무관한 격투 실력이다.

더욱이 아스트로 강가는 '살아있는 금속'이란 개념이 강가를 규정하는 핵심 컨셉이라 메카닉보단 생명체에 가까운 존재다. 즉, 강가는 북미 sf에서 가끔 등장하는 '규소 생명체'다. 2화를 보면 강가가 고온에서 증식한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당시 제작진도 규소 생명체의 개념이나 특징이 이미 뭔지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다만 아동들에게 규소생명체란 말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로봇물로 접근한 듯)

심지어 아스트로 강가는 위기에 몰리거나 하면 땀을 흘리거나 눈을 찡그리기도 하고, 에피소드 중엔 적 블래스터들이 강가의 내부를 살펴보고 기계장치나 조종실이 전혀 없는 것을 보고 놀라는 연출까지 나오는 등 생명체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이런 면 때문에 아스트로 강가는 로봇이라기 보단 거대 히어로에 가깝다.

이렇듯 실제 일본에서도 강가는 히어로 색채가 워낙 강해 히어로 물에 가까운 작품으로 평가하는게 우세한 실정이다. 온전히 거대로봇으로 분류하기도 힘든 작품을, 하물며 그냥 로봇도 아닌 격투 로봇으로 분류한다는 건 무리다. 설사 로봇물로 분류한다고 해도 아스트로 강가가 보여준 격투는 레슬링하고는 궤가 꽤 멀다.

또한 마징가가 보여준 맨손 격투랑 비교해도 봐도 거의 차이가 없다. (마징가 뿐 아니다 투장 다이모스 이전의 일본 로봇물의 맨손 격투는 대부분 거기서 거기다). 굳이 차이가 있는 것을 얘기하라고 하면 강가의 경우 런닝 해드벗(달리면서 박치기 하기)을 한번 시도한데 반해 조종실이 헤드에 있던 마징가는 시도하지 않는 정도다. 그런데 한쪽은 스모, 한쪽은 레슬러 로봇으로 분류 해야 한다는 건 어느 기준을 두고 주장하는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마징가가 스모를 활용해서 격투를 했다는 제작 당시의 인터뷰가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다. 마징가와 기계수가 힘겨루기를 하는 장면을 가지고 스모를 기반으로 참고했다고 하는건 지나친 비약이다. 마징가의 애니메이션 전체를 살펴 보아도 스모 특유의 허리를 낮추고 상대를 손바닥으로 밀어내는 액션을 취한 장면은 없다. 있지도 않은 장면을 가지고 막연한 주장을 한데다가 설사 그러한 장면이 있다하더라도 한두 장면가지고 전체를 평가하게 되면 주먹질을 하면 권투를 참고해서 만든 셈이 되고 발차기를 하면 가라데를 참고했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셈이다.

마징가란 로봇의 컨셉이 스모로봇으로 정의되려면 작품 전체에 스모 기술이 곳곳에 표현됐어야 하며 이를 본 평론가들도 당연히 스모 로봇이라고 평가했어야 할 것이다. 허나 지금까지 나온 어떤 아웃풋을 살펴 보아도 마징가에 그러한 컨셉이 사용된 적도 없고 그렇게 평가하지도 않는다.
(1970년대 제작자 인터뷰 중에 스모를 기반으로 제작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제시해주기 바람)

그레이트 마징가 역시 마찬가지다. 검을 들고 발차기를 했다고 격투 로봇이라고 주장한다면 칼을 든 모든 사람은 검도가이며 격투가란 얘기가 되기 때문에 주장의 타당성을 가지기 힘들다. 그 어떤 평론가들이나 팬들도 그레이트 마징가에 대해서 그렇게 평가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레이트 마징가의 경우 주역 로봇 중에선 최초로 검을 사용하는 로봇이긴 하지만, 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미지는 볼테스 V가 더 강하다. 볼테스V의 천공 V가르기가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 이후 주역 로봇들이 검을 필살기로 쓰는 개념이 정립되었을 정도로 영향력이 강했다. 저위의 주장대로라면 그레이트 마징가가 검을 사용하는 개념을 정립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세간의 평가는 볼테스V의 손을 완벽히 들어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처럼 먼저 검을 사용한건 그레이트 마징가이지만 볼테스V가 로봇물에 있어 검에 대한 지분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개념을 정립하고 안하고는 이만큼의 차이가 있다. 이것만 봐도 그레이트 마징가, 겟타, 마징가, 강가를 태권V 이전의 격투로봇으로 분류하는건 매우 무리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또한, 단역에 불과한 기계수가 무술을 사용한것과 매회 출연하는 주역 로봇이 무술 테마로 제작된 것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다. '기계수처럼 단역에 불과한 엑스트라에 '장르의 이정표'의 라는 거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평론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예는 애니 뿐 아니라 영화, 문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스릴러물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잠자리를 하거나 키스를 했다고 해서 에로물이나 로맨스물로 평가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간단히 말해 격투로봇을 논하는데 있어 1~2회 정도 출연하는게 고작인 브라더스 S1, S2, 사이가 03이 언급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겟타 로봇에서도 유도를 응용한 기술이 나오지만 상당히 소극적이라 본격 격투로봇이라는 컨셉으로 나왔다고 보기 어려우며, 사실 겟타로봇3가 하는 유도라고 해봤자 오로지 던지기 정도인데 사실 그 정도는 마징가에도 나오는 장면이다.[3]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이렇게 되면 마징가는 스모로봇인지, 레슬러 로봇인지, 유도로봇인지도 분간하기조차도 힘들게 된다. 때문에 이런 지엽적인면을 부각해서 전체를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주장하면 주장의 타당성을 잃게 됨은 물론이며, 여러가지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거듭 언급하지만 이러한 논쟁에 있어 중요한 쟁점은 개념의 정립과 컨셉의 유무가 핵심이다. 지엽적인 면으로 작품을 평가하는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실제 서브 컬쳐 업계 실무자들 회의에 들어가보면 작품을 기획할때 특정 컨셉을 어떤 작품에서 누가 어떤식으로 정립했느냐에 따라 컨셉의 폐기 유무가 결정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쟁점으로 논의된 다음에 작품이 기획된다. 그 만큼 컨셉과 개념의 정립이란게 크리에이션에 있어선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아스트로 강가나 마징가 역시 제작될때도 당연히 그러한 점들이 고려되어 기획된 작품들이다. 만일 스모나 레슬링이 컨셉팅에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대중들도 모르고 평론가들도 조차 모르는 컨셉이란건 이미 실패한 컨셉이라 애초에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태권V가 최초의 격투로봇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의견을 가만 살펴보면, 제작사가 애초에 작품을 기획할때 전혀 고려하지도 않았던 굉장히 지엽적인 면까지 꺼내들어 한없이 관대하고 유연한 평가를 하는데 반해 태권V에 대해선 한없이 냉혹한 평가를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태권브이가 여러가지로 비판 받을 요소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위에 기술되어 있는 평가는 타작품의 부분 확대해석 및 과대평가와 태권 V의 폄하가 상당히 심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마징가와 겟타로봇, 강가, 기계수의 예는 매우 부적절하며 '태권브이라는 이름에도 보이듯 세계 최초의 본격 격투로봇 컨셉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3. 반론에 대한 반론

일단 태권브이가 최호의 격투로봇이라는 설명은 다소 억지가 들어가있다. 왜냐하면 거대로봇은 철인 28호 이래로 근접 격투와 힘싸움, 구체적으로는 레슬링 기술을 주력 기술로 싸워왔기 때문이다. 당장 철인 28호 오프닝만 보아도 버스터 류 기술로 적을 제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경향은 마징가 Z로도 이어지는데, 물론 피니쉬 기술은 로케트 펀치, 브레스트 파이어 등 중거리 기술이지만 피니쉬 기술 이전에 다양한 레슬링 기술을 통해 적에게 데미지를 주거나 피니쉬 기술을 쓰기 위한 상황을 만들어왔다. 앞서 말하였듯이 동양 무술을 최초로 주역기체의 기술에 접목한 겟타 3의 경우도 사실 모션만 보면 프로레슬링의 자이언트 스윙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철인28호, 마징가 Z로부터 이어지는 70년대 거대로봇의 힘싸움, 근접격투를 업계에서는 로봇 프로레슬링이라 불렀다. 기동전사 건담씨의 수록 만화인 건담 창세에서 토미노 요시유키와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건담을 로봇 프로레슬링물을 넘어서는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70년대 전반의 슈퍼로봇물에 등장하는 격투 장면의 근간이 프로레슬링임을 알 수 있다.[4]

애초에 다양한 근접 기술(주먹으로 때리기, 발로 차기, 조르기, 던지기 등등)으로 견제하다가 강력한 기술(브레스트 파이어, 로케트 펀치 등등)로 한방! 이라는 격투 양상 자체가 프로레슬링의 양상에서 따온 거기도 하고.... 보통 강력한 기술 이전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봉인하는 보조 기술(파이어블리자드-열풍정권지르기 라거나, 초전자 회오리-초전자 스핀 등....)을 사용하는 것도 프로레슬링의 셋업 무브 개념에 가깝다는 걸 감안하면 70년대 일본 슈퍼로봇물에서 보여주는 격투 묘사의 근간은 프로레슬링임을 부정할 수 없다.[5]

때문에 태권 V가 최초의 격투 로봇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굳이 태권V의 의의를 말하자면, 거대로봇의 격투 기술에 체계적인 수련 과정을 가진 동양 무술을 접목하였다,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이 부분 만큼은 태권V보다 일찍 유도 기술을 보여준 겟타 3도 우위를 가질 수 없는 부분이다. 왜냐면 겟타 3은 신체 구조 상[6] 격투에 적합하지도 않고, 유도 기술이래봐야 아무리 봐도 레슬링 기술인 대설산 떨구기 하나 뿐이다. 더군다나 현재의 이미지와 달리 애니에서 대설산 떨구기는 필살기술이라기 보다는 피니쉬 기술인 겟타 미사일을 잘 맞추기 위한 셋업무브에 가깝다. 애초에 원작 코믹스에서 대설산 떨구기는 무사시가 유인원에게 사용한 게 전부다.

또한 철인 28호와 마징가 Z 등의 격투 묘사도 상당 부분은 레슬링에 기반하였지만 사실 막싸움에 가깝다. 이 로봇들이 주로 사용하는 던지기, 때리기, 조르기 등등이 레슬링 기술에 기반한 격투 묘사인 건 맞지만 그 정도는 길거리 막싸움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격투 양상이다.

또한 마징가의 파일럿인 카부토 코우지나 츠루기 테츠야가 작중에서 체계적인 레슬링 기술을 배웠다는 묘사는 없다. 둘다 인간의 무력을 넘어선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타고난 신체능력 + 전사로서의 훈련의 결과이지, 체계적인 격투기를 배웠다는 묘사는 어디에도 없다.

그에 반해 태권 V는 조종사 자체도 태권도의 달인일 뿐더러 작중에 나오는 격투 기술 하나 하나[7] 가 실제 쓰이는 태권도 기술에 기반하였다. 태권V의 격투와 겟타 3, 마징가 Z 등의 격투를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태권 V가 최초의 격투용 로봇이라는 타이틀은 가지기 어렵지만, 최초의 격투기 접목형 로봇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4. 재반론

상기 위에 서술된 '반론에 대한 반론'에 의거한 시각도 물론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정확한 평론이라기 보단 시대적 상황 설명에 가깝다. 무슨 말인가하면 작품에 사용된 테마와 레퍼런스 차이를 구분을 못한, 다소 오류가 있는 시각이다.

실제로 당시 시대적 상황을 보면 일본은 레슬링이 인기가 많던 시절이라 슈퍼로봇도 그 영향을 분명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당시 애니메이션 작업자들도 레슬링을 어느정도 참고하며 작업을 진행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레퍼런스 영역을 넘어서지 않는다. 부분 부분 참고하며 차용한 것과 작품의 메인 테마로 사용된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해당 작품의 정체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업에서 작업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작품을 제작할때 여러가지 레퍼런스를 참고하며 제작을 한다.[8] 하지만 레퍼런스는 어디까지나 레퍼런스일 뿐이고, 적어도 격투로봇이라는 명제에서 작품을 평가하려 한다면 특정무술이 메인테마로 사용됐는지 아닌지가 중요한데, 70년대 슈퍼로봇들이 레슬링을 참고했다고 해도 그것이 주역 로봇의 테마가 아닌 이상 참고정도에 그친다면, 레슬링 로봇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즉, 투장 다이모스 이전에 일본 슈퍼로봇물에선 주역로봇 컨셉팅에 특정무술을 메인테마로 사용된적이 단 한번도 없다.

상기 반론에서도 마징가나 겟타 같은 경우 막싸움이라고 표현했듯이 관람자 입장에서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메인테마 즉 격투로봇 컨셉의 작품이 아니었기에 레슬링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봇운용에 레슬링이라는 개념이 탑재돼 있지 않은데 격투로봇으로 분류할 수 없는건 당연한 귀결이다. 이는 몇가지 격투 기술 좀 아는 정도의 싸움꾼을 격투가로 표현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9]

굳이 비교를 하자면 '럭키짱'이나 '캠퍼스 블루스'VS'격투왕 바키''수라의 문' 정도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럭키짱이나 캠퍼스 블루스도 작품내내 주인공이 타학생들과 격투를 벌리지만 전문적인 무술인도 아니고 '특정무술'을 다루지도 않기 때문에 격투만화라기 보단 학원물로 분류된다. 반면 바키와 수라의 문은 전문 무술인이 등장하며 특정무술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같은 싸움물이지만 작품을 평론할때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이다.

최초의 격투로봇이란 수식어가 붙을려면 적어도 막싸움이 아닌 특정무술을 테마로 작품에 전반적으로 묘사됐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 태권V 이전에는 그런 개념으로 제작된 작품이 없다. 작품에 있어 컨셉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면, 마징가나 겟타를 격투 로봇이라고 부르는 것 조차 민망한 얘기다. 최소 평론을 하고자 한다면 컨셉이 어떤 개념인지 부터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며 레퍼런스랑 혼동하면 곤란하다. 때문에 태권V를 '최초의 격투로봇'으로 보는 것이 옳바른 평가라고 할 수 있겠다.

5. 재반론에 대한 반론


물론 로봇물에 있어서 레퍼런스와 테마의 차이는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겟타 3이 있기에 태권브이가 과연 최초의 격투로봇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왜냐면 겟타3의 조종사 무사시는 유도인이고 겟타3의 주력기들은 상당부분 유도에서 따왔기 때문이며[10]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유도인으로서 무사시의 캐릭터성에 초점이 맞춰져 드라마가 진행되기도 하기 때문이다[11]. 결국 겟타 로보라는 작품에서 상당부분 유도와 유도인 무사시를 테마로 잡았음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무사시는 맨몸으로도 대설산 떨구기를 사용한다[12]. 결국 겟타로보라는 작품 안에서 인간이 체계적으로 익힌 격투기를 주역로봇에 접목하였고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이를 테마로 드라마가 전개되기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과연 태권브이가 최초의 격투기를 테마로 한 로봇이라고 볼 수 있는가??

또한 앞서 일본에서도 겟타에 대해 격투로봇이라는 평가를 받은 적 없다고 했는데, 일본 내에서는 공수도의 달인 료마만큼이나 유도인으로서의 무사시와 겟타3의 캐릭터성이 강하다. 겟타3이 유도를 쓰는 로봇이라고 불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결국 안타까운 일이지만 레퍼런스로든 컨셉으로서든 최초의 격투기 로봇이라는 타이틀은 태권브이에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태권브이의 편을 들어주자면.... 작품 내적으로 볼 때 태권브이는 설계할 때부터 태권도를 쓰는 파일럿을 전제로 제작하였고 겟타3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들 수는 있겠다.


[1] 겟타를 최초의 합체로봇으로 보는 평가는 국내에서나 일본에서나 8~90년대 시절에 상당히 많은 사료가 책이나 컬럼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보통 마징가는 '최초로 인간이 탑승한 로봇'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2] 도킹과 합체는 다르다. 도킹과 합체의 개념을 혼동하기 쉬운데, 쉬운 구분법은 유닛의 형태의 유지 유무에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실제로 각자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NASA 우주선 유닛끼리 연결될때 도킹이라고 하지 합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도킹은 별개의 유닛들이 연결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반면 합체는 유닛간 도킹을 통해 유닛의 새로운 형태를 의미하므로 벨가스는 합체라고 봐야 한다. (더군다나 벨가스는 각 부분 독립개체로 운영될 뿐 아니라, 머리부분만 분리돼어 드릴 형태 비행유닛이 되는등 독립성 마저 가지고 있다)이 때문에 작품내에서도 파일더나 스크랜더가 마징가와 결합하는 것은 도킹이라고 표현하고, 전투기 세대가 합쳐져 로봇이 되는 겟타는 합체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겟타 이후 수 많은 기믹으로 여러가지 형태의 도킹및 합체물이 나오면서 그 경계선이 모호한 작품들도 가끔 있을 순 있다. 예를 들면 거북선에서 사출되는 태권V 경우가 대표적. 도킹인지 합체인지 그 경계선이 불분명하다. 그러나 작품내에서 태권V는 엄밀히 말하자면 거북선 운용을 위해 단순히 분해해 놓은 것이라서 도킹이나 합체라기 보단 조립에 가깝다. 물론 조립치곤 그 방식이 독특한 편이라 굉장히 이례적인 예에 속한다.[3] 사실 겟타 3의 간판기술인 대설산 떨구기는 유도기술이라고는 하는데 모션만 보면 유도랑은 100만광년 정도 거리가 있다. 오히려 프로레슬링의 자이언트 스윙에 가깝다.[4] 건담 창세 자체는 후세의 각색이 들어간 만화이지만, 용어나 업계 사정 등은 상당부분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5] 거대로봇과 프로레슬링의 연관성은 마징가 Z의 디자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징가의 헤드 디자인은 원작자가 밝혔듯이 마신, 악마의 이미지에서 따왔으나 목 아래 부분의 디자인은 프로레슬링 선수의 모습과 유사하다. 런닝 셔츠, 팬티, 장화 등을 신은 듯한 마징가의 보디 디자인은 분명 프로레슬링 선수의 경기 복장에서 상당 부분 따왔으리라고 쉽게 유추할 수 있다.[6] 하반신이 전차이다.[7] 그래봐야 날아차기, 손날치기, 돌려차기가 전부겠지만....[8] 가끔 표절시비가 붙는 이유가 이게 과했을 경우다[9] 작품내에서 무술에 대한 개념자체가 나오지도 않는데 격투로봇이라고 분류해야 한다는건 심한 억지다. 작품을 전편 감상했음에도 시청자들이 주역로봇을 격투로봇으로 인식 자체를 못하는데, 몇몇 참고적인 면 때문에 마징가나 겟타를 격투로봇이라고 주장하는건 이치가 맞지 않는다. 일본 본토에서도 조차 그런 평가를 받아 본적도 없는데 표절 시비가 붙은 태권V를 부정하고자 굳이 마징가나 겟타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10] 실제 보기에 유도처럼 보이느냐는 둘째치고서라도[11] 애초에 무사시가 처음 겟타를 접하게 된 것도 산중에서 유도수련을 하다가였다[12] 신기한 건 겟타3의 대설산떨구기는 아무리봐도 자이언트 스윙인데 무사시가 쓰면 그럭저럭 유도의 메치기로 보이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