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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7 18:54:08

로널드 스피어스

Ronald C. Speirs (1920.4.20 ~ 2007.4.11)

파일:attachment/ronaldspears123.png
왼쪽이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로널드 스피어스, 오른쪽이 실제 스피어스.

미국 HBO 방송국의 인기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등장인물로 극중 계급은 중위에서 대위까지로 등장한다.

1. 제2차 세계 대전에서의 활약상과 루머
1.1. 포로 학살 루머
2. 전후 행적
2.1. 전역 후 행적에 대한 의문점
3. 여담

1. 제2차 세계 대전에서의 활약상과 루머

전쟁 초반에는 101공수사단 506낙하산 보병연대 2대대 D(도그) 중대의 소대장이었다. 겉보기에는 무척 과묵하고 느긋한 인상으로 전투시에는 거리낌없이 무모한 짓도 감행하며 싸울 정도로 대담하다. 얼마나 과감한지 너무 지나칠 때도 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에피소드 2에서 독일군 88mm 파괴 임무 때 참호 밖으로 나가서 이동하는 바람에 뒤따라 참호 밖으로 나온 부하들이 공격당해 죽었다.

드라마에서 그의 활약상과 성격에 대한 연출이 자주 나온다. 노르망디 상륙작전부터 본격적으로 소대장으로 활약하는 바스토뉴 공방전까지 생존한 장교라서 중대소속 장교 중 윈터스 다음으로 지휘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게다가 공사 구분도 확실해 정말 이상적인 장교이지만 문제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다음 날 독일 포로들에게 친근하게 담배를 건네준 후 톰슨 기관단총으로 갑자기 학살해버렸다는 소문으로 인해 병사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준 장본인.

유타 해변의 독일군 소탕을 위해 이지 중대원들이 회의하고 있는 와중에 유유히 끼어들어 듣고 있다든지, 한창 싸우던 와중에 갑자기 몸에 총탄을 두르고 나타나서 난입하는 등 대범하다 못해 괴짜기질마저 엿보인다. 드라마에서 스피어스가 처음으로 쪼는 장면은 마지막화에나 가서 등장하는 정도인데, 히틀러의 별장에서 있었던 일로 독일군 장교의 시체에서 루거를 주웠을때 멀라키가 샴페인을 터뜨렸는데 총성으로 생각해서 움찔했다.

포로학살 소문과 술 취한 하사관이 순찰 돌라는 스피어스의 명령을 무시해 그 자리서 쏴죽였다는 소문 때문에 스피어스가 담배를 권하면 그 누구도 겁에 질려 응하지 않는다.[1] 그런데 본인은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고 은근히 이런 소문이 퍼지는 걸 즐기고 있었다.[2] 그 외에도 순찰을 거부한 자신의 부하를 총으로 쏴버렸다고 윈터스가 말했으나 추가 증언한 생존자가 없었다.

5화에서는 나오지 않았으나 페가수스 작전에 참여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헤엄쳐서 도하한 직후 엉덩이에 총을 맞았고, 총을 맞은 상태로 다시 헤엄쳐서 돌아왔다고 한다.

7화에서 이지 중대의 5번째 중대장이었던 노먼 다이크가 포이 전투 때 겁에 질려 숨어서 명령조차 내리지 못하는 추태를 보이자 빡친 윈터스가 그 자리에서 스피어스를 중대장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건초더미 뒤에 숨어서 부들부들 떨던 다이크는 그제서야 빠릿빠릿하게 튀었다. 괴악한 번역으로 악명높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 원작의 내용에 따르면 포이 전투 후 후방근무로 돌려져 아이젠하워의 부관으로 근무하는 것을 본 이지 중대원들이 어이없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쏟아지는 포탄을 뚫고 달려온 스피어스는 적진 너머에 있는 아이템 중대와 연락이 끊긴 상태임을 알자 독일군 진지 한복판을 가로질러 달려갔다가 돌아왔다. 그것도 상처 하나 없이 그걸 보고 독일군도 놀랐고 이지 중대 쪽도 경악했다. 독일군 88mm 포병 표정이 꽤 볼 만하다. 가장 압권은 곧장 돌아오는 스피어스를 보고 활짝 미소짓는 립턴의 얼굴이다. 결정 한번 못 내리고 맨날 짱박히기 바빴던 다이크가 찐따 먹은 대신 유능한 장교가 온 것도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을 텐데 솔선해서 엄청나게 무모한 일에도 곧장 용감하게 앞장섰으니 사이다 한 병 들이부은 느낌이었을 듯... 그래서인지 정신 교육 시간에 멋진 군인의 예시로 종종 등장하곤 한다.[3] 물론 당시 상황에서 독일군도 기능을 상실한 기갑차량에서 탈출하고있는 등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는 점 정도 감안할 수 있다.

직접 보자. 7분 20초부터

이 거침없는 행동력을 보고 전임 중대장 노먼 다이크 때문에 고생이 많았던 립턴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지 중대가 좋은 중대장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스피어스는 립턴에게 소위로 임관되었음을 넌지시 알려주며 동시에, 립턴이 노먼을 대신해서 이지 중대를 챙겨왔음을 상기시켜주고 칭찬도 해준다.

이지 중대를 맡게 된 이후에는 부하들을 많이 아끼는 면이 부각되었다.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폐렴에 걸린 립턴 보고 냉큼 쉬라고 잔소리를 한다. 특히 마지막 편 술에 취해 운전하던 아이템 중대 보충병이 독일 장교와 영국 소령을 죽이고 급기야 그걸 발견하고 그를 말리려던 중대원 그랜트 병장까지 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다. 보충병을 잡았을 때 매우 분노하며 권총으로 안면을 가격해버린다...[4] 물론 이미 부대원들이 잡아다가 흠씬 두들겨 패주고 있었는데도 보충병이 정신 못차리고 스피어스에게 반말을 하자 폭행한 것이다. 그러면서 스피어스는 "장교에게 말할 때는 경어를 써야지."[5] 라고 윽박지른다. 다행히 그랜트는 목숨을 건졌지만 머리를 맞은 탓에 가망이 없다고 한 군의관의 말에 곧바로 스피어스가 직접 뇌수술 전문 독일 민간인 의사를 찾아나서기도 했다. 그랜트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스피어스의 이 신속한 응급 대응 덕분이었다고 한다. 이때까지의 공적을 인정받은 스피어스는 종전 3개월 전인 1945년 4월 11일에 은성무공훈장을 수여받는다.

하지만 종전 이후 당시 이지 중대 소속의 위생병이었던 에드 페핑 씨의 인터뷰에서는 "전투 지휘관으로서는 훌륭할지는 몰라도 장교로써는 실격급의 인물"이라 평하며 지나칠 정도로 이기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에피소드 2에서 벅 캄튼이 담뱃갑을 건네주자 그걸 그대로 다 가져가 버려 벅이 어처구니 없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에피소드 9에서는 퍼칸테의 고급 라이터를 빌려쓰곤 돌려주는 걸 잊은 척 그냥 가려다가 퍼칸테가 돌려달라고 하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마지못해 돌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오히려 술꾼이더라도 신사적이고 똑똑한 루이스 닉슨이 훨씬 좋은 장교였다고도 한다. 3화에서도 PTSD로 전의를 상실한 블라이스에게 ‘그냥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면 편해질거다’라는 요지의 조언을 하여 완전히 사기를 꺾어버리는 묘사가 있다.

은근히 물건 챙기는 데에도 열심이다. 스피어스가 주로 챙기던건 고급 은제 식기들이인데 한바탕 쓸어와서 집에 우편으로 보낸다. 독일 장교의 집을 수색하러 갔을 때도 열심히 가구들을 뒤집어보더니 은제 포크를 챙겨간다. 드라마 후반부에 히틀러의 별장인 '독수리 둥지'에 가기 전 점령한 호텔에서 은수저 세트를 가려다가 먼저 챙기고 있는 해리가 꿈도 꾸지 말라면서 쫓아내자 근처 벽에 걸있던 하켄크로이츠 깃발을 대신 챙긴다. 그러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한다. 영국에 있을 때 어떤 미망인과 사귀었는데, 그녀가 임신을 했다고 하자 태어날 아이를 위해 열심히 돈 될만한 것들을 구해서 부쳐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후에 전쟁터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 미망인의 남편이 돌아왔고, 스피어스는 차였다. 더구나 미망인이 아이까지 포기 못한다고 버티고 나선 덕분에 아이의 양육권도 포기했다. 물론 그 동안 열심히 날라주었던 전리품에 대한 소유권도 연인과 아이를 위해 넘겨주었다고 한다. #

그러나 스피어스는 이 소문에 관해선 극구 부정하였고, 1992년에 리처드 윈터스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사실 자신이 결혼하였던 여자는 절대 과부가 아니었으며, 단순히 그녀가 스피어스와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보다는 영국에 있는 가족들과 계속 살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10화에서 히틀러 사진집을 발견하고도 숨긴 아턴 모어를 추궁하는데, 그는 이 사진집으로 한탕할 생각으로 끝까지 모른다고 버틴다. 그리고 나가는 그의 뒤에다 앞으로 지켜볼 거라고 경고한다. 엔딩에서 윈터스가 나레이션으로 아턴 모어는 그 사진집을 팔아 한몫 챙겼고, 그 직후 1958년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얘기한다.

1.1. 포로 학살 루머

위에 언급했듯이 노르망디 상륙 작전 다음 날 독일 포로들에게 친근하게 담배를 건네준 후 학살했다는 소문이 있다. 입대 전 같은 곳에 살았던 독일군 병사[6] 멀라키는 이 미국 출신 독일군 포로 한 명과 대화한 뒤 부대 쪽으로 지나가던 도중 총성을 듣긴 했으나 직접 본 것은 아니라서 사건의 진위는 확실치 않다. 그런데 이 편이 나간 후 제작진은 엄청난 비난을 들었다. 다름 아니라 독일이 그런 짓을 하면 학살인데 미군이 하면 어쩔 수 없이 벌여진 일이라는 식으로 그냥 지나가는 일처럼 묘사[7]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도 할 말은 있는 것이 실제로 스피어스가 포로들을 학살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피어스가 대놓고 학살한 것으로 묘사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다. 이 일은 스피어스가 전쟁 이후에도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진짜로 포로들을 죽였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스피어스가 죽인 것이라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포로 학살은 엄연한 전쟁범죄이고 장교였던 스피어스가 그걸 몰랐을 리 없다는 것. 전후에도 증언에 따라 전쟁범죄자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기가 죽였다고 말을 하는 순간 전쟁범죄자가 되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스피어스가 포로를 학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전쟁범좌자가 되어 처벌받는 것을 피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게 가능해진다. 좀 다르게 본다면 본인은 단순히 소문이 돈다 정도로 여겼고 전쟁 중에는 그런 소문이 떠도는 게 유리해서, 전쟁 이후에는 굳이 자기가 죽인 적이 없다고 해명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별 말을 안 했을 수도 있다. 물론 추가 목격자나 그에 관한 증언이 일체 없기에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2. 전후 행적

2차 대전 종전 이후에도 계속 군인으로 있었으며 한국 전쟁에도 참전한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187공수여단전투단에서 소총중대장을 역임했다. 토마호크 작전으로 문산에 공수 투입되었다. 101사단 재향군인 모임에서 "대위님과 같이 싸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면 "어떤 전쟁?"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해진다.

한국전쟁 후 1956년에는 러시아어 군사교육을 받고, 동독 포츠담 주둔 미군 연락장교로 파견근무를 했다. 1958년에는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교도소[8] 소장을 지냈으며, 1962년에는 주 베트남 라오스 군사고문단에 소속도어 라오스 육군에 파견 근무를 했다. 이후 국방부에서 근무하다 1964년 중령으로 전역했다.

이후 2007년에 87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2.1. 전역 후 행적에 대한 의문점

1964년 전역한 이후 2001년 이지 중대 홈커밍데이에 처음 나타났을 때까지 38년동안 스피어스의 행적에 대한 기록이 없다.

지금은 없어진 한 밀리터리 동호회에서 로널드 스피어스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로널드 스피어스가 1964년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후 CIA 특수요원으로 활동하였다는 주장이다. 이 의혹을 제기한 유저도 물증을 확실하게 제시하진 못했다. 그 전에 얽혀있던 일이나 출신성분을 보았을 때 그렇다고 추정해볼수 있는 정도로 결론을 내고 있다. 군인으로서 용맹한데다 특히 냉전 시기에 유용했던 러시아어 교육까지 받았고 동독 파견, 라오스 군사고문, 미국 국방부 등에서 다양한 경력까지 쌓은 유능한 인물이 기록도 안 남기고 백수로 살았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스피어스가 관여한 작전 관련 기밀문서가 풀릴 때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흑색 요원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슈판다우 교도소 소장을 지내는 등 이미 동구권에도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987년까지 여러 차례 재혼을 거듭한 것으로 보아 결혼 생활이 상당히 순탄치 않았던 듯하다. 만약 전술한 것처럼 CIA 특수요원으로 활동했다면 해외 출장이나 위험한 임무, 기밀임무가 많았을테고 가정에 충실한 가장의 역할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임무상 여러 차례 위장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결혼생활 역시 그의 CIA 요원설을 뒷받침하는 심증이기도 하다.

3. 여담



[1] 바스토뉴 에피소드에서 나오는데 이지 중대원들이 마을 인근 숲에서 참호를 파기 위해 이동중 가니어는 진지서 경비임무를 맡던 기관총 참호에 있던 병사들에게 "담배 조심해라"라며 충고하고 간다. 이 참호에는 노르망디부터 살아남은 병사 크리스텐슨이 있었는데 무슨 뜻인줄 알았기에 웃었는다. 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이 재차 묻자 "스피어스 중위"라고 말하며 루머를 이야기하며 낄낄거리던 도중 장본인 스피어스가 나타난다. 스피어스는 간단한 확인 후 일 보라며 돌아가려는데 "아, 담배 필 사람?"이라고 묻는데 양치하던 병사는 못 들은채 양치를 재개하고 크리스텐슨은 두려움에 거부했으며 신병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2] 물론 이미지는 안 좋아지지만 병사들은 두려움 때문에 장교의 명령에 잘 따르거나 기강잡을 필요도 없으니 그냥 냅두는 것으로 보인다.[3] 반면 안 좋은 군인의 예라고 나오는 업햄과 같이 나온다.[4] 시종일관 터미네이터 같이 묵묵한 성격이었던 그가 처음으로 감정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스피어스가 오기 전부터 보충병을 두들겨 패며 감정이 격해져 있던 다른 병사들 조차도 스피어스가 격하게 나오자, 스피어스 특유의 냉혹함에 분노까지 겹친 모습을 보고 일동 조용해지는 것도 나름 인상적인 장면.[5] "When you talk to an officer, you say sir." 미군부터 부사관까지는 계급으로 부르고 장교부터 sir나 ma'am을 붙이고 거수경례를 한다.[6] 독일계 미국인인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원치 않는 입대를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순혈 독일인은 국가를 위해 싸워라'라고 강하게 주장하여 입대하게 된 경우이다. 비슷하게 영화 특전 유보트에 나오는 선임 장교가 본래는 멕시코로 이민 간 독일계로 등장한다.[7] 애초에 포로들을 죽이는 것은 전쟁 중에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보통 포로를 죽이는 이유는 본거지가 확실하지 않거나 보급 문제, 기동력 저하로 인해 작전에 지장을 줄까봐 죽이는 경우도 있는데 그들의 결말은 전범행이었다. 보통 포로들을 죽여도 합법인 경우가 포로수용소에서 탈출을 시도했다가 죽이거나 갑자기 봉기를 일으켜 다시 무력을 행사할 경우 죽여도 합법이었다. 그러나 스피어스의 행동이 사실이었다면 전범으로 잡혀도 할 말이 없다.[8]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의 피고인들이 수감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