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아머드 트루퍼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라이플. 현실로 따지면 대전차 라이플에 해당하는 위치의 물건이다. AT 등장 초기에는 충분히 AT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관통력을 가지고 있어서 대AT 라이플을 중심으로 전문적으로 AT를 사냥하는 보병부대, '기갑엽병'이라는 병과가 존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의 대전차 라이플과 마찬가지로 AT가 장갑과 기동력을 보강하면서 이빨이 들어가지 않게 되어 자연스럽게 퇴출, 기갑엽병이란 병과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기갑엽병 메로우링크에서 주인공 메로우링크 아리티는 동료 기갑엽병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사용하는 총기는 구식 대AT 라이플로 한정하고 있다. 메로우링크가 사용하는 물건은 길이 2050㎜에 중량 30.3kg에 달하는 무식한 물건으로, 이걸 들고 AT를 따돌리면서 뛰어다니는 메로우링크는 확실히 인간병기급 체력을 지녔다라고 밖엔 말할 수 없다. 특징이라면 AT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고글과 동 사양의 고글을 AT 라이플의 스코프에 연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장거리 시야확보 및 저격을 수행할 수 있다. 장탄수는 키리코 큐비가 자주 사용하곤 했던 아머 매그넘과 유사하게 3발이지만, 이쪽은 탄창이 없고 총 자체에 직접 장전되므로 약살에 탄을 넣어두는 3+1 같은 건 불가능. 탄은 구경 17㎜, 길이 160㎜의 철갑탄으로 장전할 때 격철음 같은게 안나고 뾰잉 거리는 전자음 같은 소리가 나는 것으로 유명.
총의 위력은 적어도 스코프 터렛 부위를 정확히 맞춰야 AT를 격파 가능한 아머 매그넘보다는 낫다. AT의 발이나 무기에 맞춘다면 해당 부위는 충분히 파괴할 수 있는 위력. 흉부장갑도 정통으로 맞춘다면 관통해서 파일럿을 사살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깨 같은데 맞춘 것 정도로는 별 타격을 줄 수 없으며, 머리 부위도 입사각이 안좋으면 찌그러지는 정도로 끝나기도 했다. 암실드 같은 건 당연하게도 관통 불가. 그래서 이 라이플의 사격으로 거둔 성과는 영 별볼일 없다. 상대하는 적들도 베테랑 AT 조종사가 많았고, AT 자체가 기동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정통으로 맞춘적도 거의 없어서 작품 내에서 이걸로 적 AT를 격파한 경우는 몇번 없었을 정도. 물론 메인 타겟이 아닌 AT는 이걸로 격파한 적도 꽤나 있고, 장갑차나 트럭 따위는 원샷 원킬을 낼 수 있는 위력을 보여주긴 했다.
오히려 대부분의 격파 성과를 거둔 것은 옵션 파츠인 파일 벙커. 이쪽은 현실에서의 M203 유탄 발사기와 비슷하게 대AT 라이플 밑 쪽에 붙이는 옵션 장비. 라이플 본체와는 별도의 탄환을 이용해서 격발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탄환은 스코프 독 계열의 암펀치에 사용되는 탄환과 같다. 방아쇠를 당기면 쇠말뚝이 전진해서 적 장갑을 관통하며, 라이플 뒤쪽의 분사구에서 화염이 배출되는 제법 멋들어진 발사구조를 보여준다. 이쪽은 관통력이 엄청나서 상대 AT의 장갑을 확정적으로 관통할 수 있다. 그래서 메로우링크는 이 무기를 대 AT전의 결정타로 활용하고 있으며, 메로우링크가 해치운 상대는 AT에 탄 상태든 맨몸의 인간이든 99퍼센트 이 무기로 사망했다. 일종의 필살기.
물론 아무리 관통력이 좋아봐야 맨몸의 인간이 AT에 초근접해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자살행위. 그러나 메로우링크는 초인적인 신체능력과 대AT 지뢰 및 각종 함정을 활용해 AT에 탄 상대를 파일 벙커로 쓰러뜨려낸다.
사실 로봇을 잡기 위한 전용 대형 라이플이라는 개념은 기갑엽병 메로우링크의 감독인 칸다 타케유키와 기획자 중 한 명인 타카하시 료스케가 공동으로 감독을 했던 태양의 엄니 다그람에서 대 아머 라이플이라는 명칭으로 이미 먼저 사용된 개념이다. 청기사 벨젤가 이야기 등의 파일 벙커와 더불어 일본쪽 만화 및 애니메이션에 여러모로 큰 영향을 준 무기.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은 물건으로는 제7성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