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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8 19:25:15

다운(털)

1. 개요2. 특징
2.1. 필파워2.2. 복원력 상실
3. 세탁4. 용도5. 동물학대 논란

1. 개요

영어 down은 "솜털"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의류 분야에서는 새의 솜털(down feather)을 이용한 것을 '다운'으로 주로 부르고 있다.

새의 솜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깃털을 가리킨다.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품을 때 둥지에 까는 깃털도 솜털이다.

2. 특징

일단 요약하자면 현재까지 상용화되어있는 어떤 섬유보다도 가장 가볍고, 가장 잘 압축되고, 가장 보온성이 좋은 충전제이지만 습기나 바람, 물리적 변형 등에 노출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기본적으로 털이기 때문에 케라틴질에 모공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코팅된 섬유인데,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 양모에 비해서 양모는 그 자체가 외부 환경으로 부터의 보호도 담당하는 반면 새의 솜털은 솜털층보다 겉을 싸고있는 깃털이 바깥바람으로부터 한번 차단하는 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내부의 솜털은 오직 단열 효과를 내는 공기층을 만드는데에 기능이 몰빵되어 있다.

보온 소재로서 다운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환경 적응력이다. 솜털이 빠지면 안되기에 모든 제품이 밀도 높은 외피에 바느질도 빽빽하게 하므로 경험하기 힘들지만, 다운 소재를 통기성이 좋은 겉감 안에 담아서 옷을 만들면 매우 무능해진다. 공기층 형성 자체는 잘 되지만, 잘 부풀면 잘 부풀수록 자체적인 구조가 조밀하고 강할 수 없기에 뚫고 들어오는 외풍 앞에서 버틸수가 없다. 때문에 다운은 뛰어난 방풍 소재 외피와의 병행이 필수적이다.

2.1. 필파워

매구 가느다란 섬유와, 일관성있는 복원력을 가졌기 때문에 무게에 비해 엄청난 부피로 부푼다. 다운 자체만 모아놨다면 사람 머리만큼 부푼 것을 압축하면 손으로 덮을 수 있을 정도. 이 복원력이 솜털의 종류와 품질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는데, 이걸 수치화 시킨 단위가 필파워(FP)이다. 필파워가 높을수록 복원력이 크고(잘 부풀고) 따라서 무게에 비해 확보할 수 있는 공기층도 넓어져서 다운의 성능도 좋아진다.

보통 중급 가격대의 구스다운 제품은 600~700필파워 정도의 털을 사용하고 성능을 확보해야 하는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은 800에서 최대 950필파워 정도를 확보한다.[1] 500필파워 이하의 털은 보통 중국산 저가 제품에 들어가게 되는데, 좀 무겁지만 여전히 다운 이외 기타 잡것(...)들보다는 가볍고 따뜻하기 때문에[2] 가성비를 따지고 오버스펙이 필요없다면 고가 제품의 2배 무게와 부피를 감안하고 어느정도 운용할만 하다.근데 하급품이라고 품질관리를 안하는지 닭장냄새가 날 수 있다

2.2. 복원력 상실

잘 부풀어서 단열성도 좋은 것이기에 반대로 부풀지 못하게 되면 성능이 급 하락하게 된다. 보통 다운이 부풀지 못해서 사용자가 피를 보는 경우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다운이 압력에 눌려서, 둘째는 다운이 물을 먹어서, 셋째는 다운의 왁스(기름)층이 손상돼서 가 있다.

압력에 눌리는 경우는 당연하게도 공기층을 형성할 공간이 없어서 보온성을 상실한다. 아무리 비싸고 두꺼운 패딩과 침낭을 산다고 해도 등짝을 바닥에 대고 눕게 되면 등은 고작 담요 한장 정도 보온성만 생긴다.(동계 야영을 하면 사람이 누워도 구조가 푹 꺼지지 않는 매트리스 계열 장비가 중요한 이유이다.) 합성솜도 마찬가지로 몸무게에 눌리면 보온성이 상실되지만, 동일 성능 다운 쪽이 더 잘 압축되기에 사용자에게 저하가 훨씬 크게 다가온다.

습기의 경우, 다운의 구조는 너무 가늘기 때문에 물의 응력만으로도 변형이 일어나고 같은 케라틴 계열인 양모에 비해 왁스층이 별로 없어 더욱 습기 저항력이 없다. 극지방 장기 원정을 간 탐험대가 잠잘때마다 몸에서 나온 수분이 쌓여서 다운 침낭이 도중에 못쓰게 되어 원정을 취소하고 합성솜 침낭으로 다시 도전하면서 물자 운송을 계획보다 훨씬 힘들게 한 사례도 존재한다. 합성솜, 양모 등은 극단적으로는 아예 습기를 먹고 저온에서 얼음 조각이 버석거려도 얼음에 직접 닿지 않은 부위는 절반 정도의 성능이라도 유지하지만 다운은 서리가 끼면 거의 성능이 0이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옛날 탐험가들은 다운 침낭과 패딩 안에 라이너로 대형 쓰레기봉투를(...)넣고 들어가면 피부에서 나온 습기로 본인 몸은 젖을지언정 건조하기 빡센[3] 다운 충전제는 살릴 수 있어, 매우 불쾌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장기 탐험을 했다. 그리고 요즘은 다운을 방수 챔버에 넣고 침낭 외피와 결합하는 이중 구조의 침낭[4]이나 아예 다운 솜털 자체에 테플론 코팅을 해 버리는 식[5]으로 단점을 해결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기름층 상실은 세탁 파트에서 후술한다.

3. 세탁

다운의 세탁은 다운의 성능을 최고로 유지시켜주는 미세한 왁스층과 오일(어찌 보면 모공에서 나온 피지...)이 손상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비싼 제품도 세탁 한번 잘못해서 기름층이 까지거나 심하면 케라틴질 자체가 손상되면 필파워가 확 줄어든다. 요점은 화학적으로 기름을 다 녹여버리거나, 단백질 변형을 주면 망한다는 것이다. 자신없으면 아웃도어 전문 세탁소에 맡기는 게 좋고, 할 수 있으면 스스로 의류 특성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알고 세탁하는게 좋다. 아웃도어 전문점도 적은 시간에 많은 일감을 처리하다보면 손상 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비싼 고가 장비라면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옷값에 비하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한 세제 쓰거나 세게 돌린게 아니면 집에서 물세탁해서 심하게 훼손된 다운제품은 보기 드물다.

최근에는 닉왁스나 고어 사 등 아웃도어 의류 회사에서 가정용으로 다운 전용 세제와 다운의 왁스 층을 보강하고 발수 처리까지 시키는 섬유유연제등의 제품을 세트로 팔기 때문에 적당히 세탁기에 넣고 약한 코스로 돌려주는 방식으로도 꽤 괜찮게 관리가 된다.

4. 용도

솜털은 고급 패딩 자켓[6], 장갑과 바지, 덧신, 고급 이불이나 베개, 침낭 등 의류와 침구류에 충전된다.

가장 일반적이고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점유하는건 오리(덕다운)과 거위(구스다운)인데, 보통 덕다운이 싸고 구스다운이 비싸면서 성능 또한 구스가 좋지만, 제일 비싼 라인업의 덕다운이 제일 등급이 떨어지는 구스다운보다는 뛰어나다.

그러나 제일 종합성능이 뛰어난 것은 가축으로 기르는 새가 아니라 아예 북극권 물가에서 사는 야생 물새들의 솜털인데, 그 중 유명한 것이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이름이 나온 바다오리 '아이더'의 솜털이다. 아이더는 국내 사전에 '참솜깃오리' 란 명칭으로 등제되어있을만큼 이 솜털의 성능이 사기적이기로 유명한데, 필파워가 1500을 넘기 때문에 구스다운의 절반 정도만 충전해도 동일 성능이 나오고, 섬유끼리 강하게 결합되는 성질 때문에 한번 형성한 모양이 잘 변형되지 않으며, 더운 환경에서는 구스다운보다 시원하며, 바다에서 사는 새 답게 자연적으로 강력한 발수 처리까지 되어있다.

하지만 아이더다운이나 여타 야생 조류 다운 제품이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보통 그런 새들은 보호종이라 정부기관과 환경단체에게 허가받은 극소수의 인력만이 둥지를 짓는데 사용한 솜털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그 자리를 다른 털이나 지푸라기로 채워주고 떠나는 짓을 하루종일 북극권에서 하는 생노가다로만 채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디자이너의 말을 인용하자면 "1년 동안 생산되는 아이더다운 이불과 베개는 1년동안 생산되는 람보르기니보다 훨씬 적다."라고 할 정도. 고급 실크 외피에 아이더다운 1kg 정도를 충전한 이불 하나가 1600만원이 넘는다(...)
그래서 구스다운 의류는 여전히 무척 비싸지만 가축화가 되어 있기라도 해서 의외로 솜털계의 가성비왕(?)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극지방 원정대원들도 구스다운을 입지 아이더다운을 고집하거나 하는 일은 없으니 이쪽이 오버스펙일지도.남극 탐사대원들도 2010년대 일진들이 입던 노스페이스중에 비싼거 사면 떡을 친다

다운의 품질과 가격은 새의 종류 뿐 아니라 솜털 중의 깃털(비행용의 뻣뻣한 깃털) 함유비율에 따라서도 가격에 차이가 난다. 의외로 솜털 100퍼센트는 성능상 하자가 생기기 쉽고 약간의 구조물 역할을 해줄 깃털이 섞여있는게 좋다고 한다. 현재 시장에서 제일 좋다는 비율은 솜털 90퍼센트에 깃털 10퍼센트 안팎.

5. 동물학대 논란

의류나 침구 등에 사용하는 다운을 얻기 위해 대개는 오리나 거위를 마취도 시키지 않고 산채로 붙잡아 털을 마구 잡아뽑는다.[7] 이 과정에서 피부가 뜯겨 피가 나거나 쇼크사하기도 하며, 털을 뽑힌 자리에 털이 다시 자라나면 또 다시 잡아뽑는다. 오리나 거위가 죽거나 나이가 들어 털의 상품가치가 없어지기 전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생산과정의 잔혹성 때문에 최근에는 모피와 더불어 의류 등에 다운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거나 다운을 사용한 제품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인도적으로 채취한 깃털만 사용한 제품'을 인증해주는 국제기준 협회도 있어서, 요즘은 유명 브랜드의 다운제품에서 RDS(Responsible Down Standard)라고 적힌 택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RDS 인증 제품 중 일부는 위에서 언급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한 다운이 교차 오염되었거나,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한 다운만 사용하였지만 속임수를 이용해 허위로 인증을 받은 경우도 있어 RDS 인증을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 자연적으로 빠진 털이나 죽은 동물의 털만으로 대량 생산되는 다운 충전 제품의 수를 감당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한다. 또한 제대로 된 RDS 제품이라 하더라도 고기 생산을 위한 공장식 축산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동물 착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동물에게 고통 없이 다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물권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요즘은 다운을 사용하지 않고 신슐레이트 등의 인공 충전재를 사용한 제품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1] 950 이상의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어서 거위의 생물학적 한계라고 봐도 된다. 가끔 플래그십 제품에 1천 필파워 광고를 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알다시피 광고에서 나오는 성능은 실험실에서만 가능한지라...[2] 프리마로프트 등 합성 솜 중에서 다운보다 더 가볍다고 광고하는 제품들도 이런 저가용 다운에 비교하는 것이지 조금만 윗등급을 가도 도저히 비빌 수가 없다. 합성솜의 장점은 무게 대비 보온성 보다는 환경 극복력과 위생 등에 있다.[3] 극지방 장기 원정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된다.[4] 물이 맺히고 얼어도 다운 자체는 보호되어 다운 챔버를 외피 밖으로 꺼내고 물방울이나 얼음을 털어내면 된다.[5] 챔버 방식보다는 한계가 좀 있다. 제일 좋은건 방수 챔버와 발수 다운 둘 다 쓰는 것[6] 이런 종류의 옷을 영어로는 아예 '다운 재킷'이라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7] 이를 라이브 플러킹(live plucking) 방식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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