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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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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n Sign

1. 개요2. 상세3. 역사4. 네온 도시5. 매체

1. 개요

진공 상태의 유리관 속에 여러 가지 기체를 주입한 뒤 전류를 방전시켜 을 내게 하는 원리로 작동하는 조명이다. 기본적으로 네온사인은 네온 안의 가스를 방전시키기 때문에 '선'의 표현방식을 가진다.

2. 상세

네온사인은 유리 공장에서 주문하지 않고 일일이 유리를 사다가 사람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어서 파이프 형식으로 만든다. 그렇기에 제작도 까다롭거니와 가격도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네온을 유리관 안에 넣고 빛을 내면 주황색이 나오는데, 더 다양한 색을 낼 때에는 다른 기체와 혼합한다. 산소와 네온은 기본색인 주황색을 내고 이산화 탄소를 넣으면 백색을 낸다. 노란색은 질소를, 붉은색은 헬륨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수은을 섞으면 청록색 빛을 낸다. 아르곤, 크립톤, 제논도 사용된다. 더 다양한 색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수은만 넣고 형광물질을 이용하여 다른 색의 빛으로 변환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명은 형광등보다도 긴 편이나, 형광물질을 이용하는 네온관의 경우 형광물질이 변색되어 점차 어두워지므로 형광물질이 없는 단순 방전관보다 수명이 짧다.

기체의 절연을 뚫고 방전을 일으키는 데는 높은 전압이 필요하기 때문에 220V를 직접 연결하면 작동하지 못하며, 반드시 별도의 변압기를 이용하여 고압 전기(5000~15000V)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고전압으로 인한 감전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작동중인 네온사인에 접촉해서는 안된다. 파손된 네온사인은 누전에 의한 감전 위험과 아크 방전에 의한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작동시켜서는 안된다.

네온사인용 변압기는 형광등 안정기와 같이 전자식과 자기식(기계식)으로 나뉜다. 전자식은 SMPS와 같이 입력 전원을 직류로 변환한 뒤 고주파 발진하여 변압기를 구동하는 방식이며, 크기와 무게가 적다는 특징을 가진다. 자기식은 일반적인 변압기와 마찬가지로 코일을 이용하여 220V를 고전압으로 변환한다. 구조가 단순하므로 전자식보다 고장날 가능성이 낮지만, 크기가 크고 무거우며 구리선을 수만번 감아 만드므로 비싸다는 단점을 가진다. 또한 네온사인에 무작정 높은 전압과 전류를 가하면 네온사인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파손되므로 네온관용 변압기는 전류를 대략 20~30mA 내외로 제한하는 기능도 가진다. 감전 및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네온관이 파손되거나 합선 또는 누전이 일어나면 감지하여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포함한 경우도 있다. 실내용 네온사인에는 전자식이, 옥외 간판에는 자기식이 주로 사용된다.

네온사인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다른 조명으로는 네온 전구가 있다. 유리관을 작은 전구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방전관의 거리가 짧아 교류 45~60V 혹은 직류 90V 정도의 비교적 낮은 전압으로도 구동이 가능하여 멀티탭 등에서 전원 표시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보통 네온과 아르곤의 혼합기체를 쓰므로 주황색을 띠나, 네온사인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색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 직류를 사용할 경우 마이너스 극에 연결된 전극에만 불이 들어오는 특징도 가지며, 이 원리를 활용한 것이 닉시관이다.

3. 역사

세계 최초로 네온사인을 사용한 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의 발명가 조르주 클로드(Georges Claude)에 의해 만들어진 네온사인은 1910년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1910년대 중반에는 미국으로도 전파되어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 특히 당대 뉴욕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졌다. 지금도 미국인들에게는 1920년대 뉴욕의 밤거리를 빛내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의 모습이 하나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1920년대 후반부터 일본인 상인들을 통해서 네온사인이 도입되었고, 1930년대 경성부 번화가 일대를 중심으로 네온사인이 퍼지기는 했지만 일본이 중국을 침공하면서 일제 당국이 규제를 걸었고 전시와 수탈로 인해 형편은 더욱 나빠졌기 때문에 네온사인은 더 이상 퍼지지 못했다. 해방 이후에는 네온사인 규제가 철폐되기는 했지만 한 동안 6.25 전쟁 등으로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네온사인이 전국적으로 퍼진 것은 아니었다. 1950년대 종로에도 "서시오/가시오"라고 적힌 신호등의 보행등 네온사인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서울 중심가 한정이었다.[1]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한 뒤인 1960년대 후반부터 번화가유흥가를 중심으로 네온사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오일쇼크가 터지면서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네온사인을 설치하거나 트는데 규제를 걸기 시작했고,[2] 그래서 1977년부터 1987년까지 법제화가 되어서 이 기간 동안 네온사인은 마음대로 설치하거나 틀 수 없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로 한국이 3저호황을 맞으며 경제가 급성장했고 호경기를 맞으며 규제가 잘 먹히지 않게 되었으며, 특히 1986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 그리고 1987년 6월항쟁에 따른 민주화 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자유로워지고 과도한 규제에서 자유로워지는 트렌드가 조성되면서ㅡ 1987년을 기점으로 네온사인 규제가 대폭 철폐되었다. 네온사인 간판은 다시 전국적으로 번지게 되었고 그래서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즈음에는 밤중에 길을 걸어다보면 네온사인 간판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90년대의 밤거리, 불야성을 상징하는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지경.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훨씬 범용성 높은 LEDLCD가 보급되어 시장은 양분되었다. 네온사인보다 LED 전광판으로 맞추는 게 더 저렴하고 더 오래 쓸 수 있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눈에 띄고 독특한 걸 원한다면 LCD 패널 또는 LCD 패널을 활용한 플로팅 홀로그램이란 방법도 있다. 다만 레트로한 분위기를 내기 위한 업장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전통적 방식의 네온사인은 현역이다. 또는 유흥가나 방송무대 등에서 화려한 효과를 원할 경우에는 여전히 네온사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4. 네온 도시

파일:1200px-HK_Portland_Street_Night.jpg
홍콩 몽콕역의 번화가 일부
파일:Dotonbori_19.jpg
오사카의 도톤보리 글리코상, 글리코상은 2014년 이후로 LED로 바뀌었다.


네온사인 도시의 대표적인 예인 홍콩오사카. 좁은 거리에 네온사인이 여기저기 덕지덕지 빌딩 벽에 붙어있으면서 사이버펑크 느낌이 강하게 난다.[3] 특히 이쪽의 본좌홍콩은 1970~1980년대가 네온사인의 최전성기였는데, 홍콩 특유의 좁은 거리 + 미미한 벽면사인 규제 + 네온사인 경쟁 + 외국인들에겐 이색적인 기하학적 번자체 한자의 시너지로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인상적인 장관을 자랑했다. 특히 서양인들에겐 가히 문화충격급으로 인상을 남겼다.[4]

하지만 이 네온사인들도 요즘은 여러 아시아 도시, 특히 경제적 형편이 풍족한 지역일수록 그만큼 많이 사라졌다. 이유는 각종 안전 규제와 LED의 등장으로 네온사인의 단점이었던 가격과 제작 난이도를 보완했기 때문. 특히 홍콩의 몽콕역 근처 번화가를 가면 아직 많이 남긴 했지만 확실히 눈에 띄일정도로 줄어들었다. 홍콩 같은 경우 네온사인은 홍콩의 문화이자 정체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남아있는 네온사인들을 보존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도쿄시부야오사카도톤보리도 LED로 일부 바뀌었다.

근래 한국에서는 90년대 대중가요, 대중문화를 필두로하는 복고바람과 함께 네온사인 유행이 다시 불고있다. 과거의 도시경관을 해치고 빛 공해를 만들던 대형 네온사인과는 달리 주로 실내를 장식하는 인테리어적 특성을 띈다는 것이 오늘날 네온사인과 과거의 네온사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대부분 LED로 대체되는 외부간판과는 차별하여 소형 인테리어 소품을 필두로 네온사인은 새로운 사인물 카테고리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2000년대 초반 간판정리사업으로 많은 네온사인 업체들이 사라지면서 한국의 네온사인 업체들도 일본과 같이 '장인화'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유리라는 태생적 문제로 취급상 깨지기 쉽다는 문제와 제작상의 난이도로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현재의 네온사인이 여전히 가지고 있는 단점이기도 하다. 대신 과도하게 남발되는 감성문구 네온사인으로 대중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플렉시블 LED가 시장에 보급되어 LED네온사인이라는 이름으로 혼용되며 사용되고 있다.

5. 매체



[1] 미국 뉴욕 등에서 볼 수 있는 Don't Walk/Walk 보행신호의 번안이다.[2] 일본에서 실시했던 규제를 한국에서도 도입한 것으로, 일본은 2차 오일쇼크 당시 거리의 네온사인을 아예 꺼버렸다.[3] 물론 LED도 화려한 간판들은 충분히 사펑 느낌이 난다.[4] 실제로 서양에도 타임스 스퀘어피카딜리 서커스 같은 곳들이 있긴 하나, 이런 특정 구역 외에는 규제가 강해서 네온 및 LED 간판을 마음대로 설치할 수 없다.[5] 1920년대 후반-90년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