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Nabucco주세페 베르디가 작곡하고 테미스토클레 솔레라(Temistocle Solera)가 대본을 쓴 오페라.
원작은 1836년에 오귀스트 아니세부르주아(Auguste Anicet-Bourgeois)와 프란시스 코르누(Francis Cornu)가 저술한 연극 나부코도노소르(Nabucodonosor)[1]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빌론 유수를 주제로 한 오페라다. 1841년에 완성되고 1842년에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되었으며 대성공을 거두어 베르디가 오페라 작곡가로서 이름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다.
이탈리아 통일 운동과 맞물려 이 오페라에서 신바빌로니아에 박해당하는 유대인들은 유럽 열강의 압제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인들을 비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이에 따라 이탈리아 민족주의의 고양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2. 등장인물
- 나부코(Nabucco): 바빌로니아의 왕(네부카드네자르 2세), 바리톤
- 아비가일레(Abigaille): 나부코의 양녀, 소프라노
- 페네나(Fenena): 나부코의 친딸, 메조소프라노
- 이스마엘레(Ismaele): 예루살렘 왕의 조카, 테너
- 자카리아(Zaccaria): 예루살렘 대제사장, 베이스
- 안나(Anna): 자카리아의 누이, 소프라노
- 아브달로(Abdallo): 바빌로니아 군인, 테너
- 대제사장(Il Gran Sacerdote): 바알 대제사장, 베이스
3. 줄거리
- 서곡
- 제1장
나부코가 이끄는 바빌로니아 군대에 유대인들은 패전하고 예루살렘이 포위되었다. 유대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대제사장인 자카리아는 적군 왕의 딸 페네나를 포로로 잡아 놓고 있는 사실을 밝힌다. 하지만 페네나는 예루살렘 왕의 조카인 유대인 이스마엘레와 사랑에 빠진다. 이스마엘레가 페네나와 함께 도주하려는 순간에 또 다른 딸이자 이스마엘레를 사랑하던 아비가일레와, 나부코가 도착한다. 자카리아는 나부코에게 저항하며 페네나를 죽이려고 하지만 이스마엘레의 만류로 무산된다. 이에 유대인들은 이스마엘레를 조국을 배반한 인물로 저주한다. - 제2장
방안에 혼자 남은 아비가일레는 자신이 노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부코가 페네나에게 왕좌를 물려주었다는 소식과 함께 그녀가 모든 이스라엘 포로들을 석방하라고 명령한 소식까지 들려오자 아비가일레는 기필코 왕위를 되찾을 것을 다짐한다. 아비가일레는 나부코가 죽었다는 허위정보를 이용해 목표를 이루려 했지만 그 직전에 나부코가 돌아온다. 나부코는 유대인들의 전율에도 자카리아와 유대인들의 목숨을 위협하면서 자신을 신으로 공포한다. 곧이어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을 맞아 나부코가 쓰러지고 왕관이 땅에 떨어진다. 그리고 곧 실성한다. - 제3장
드디어 아비가일레는 왕위를 찬탈한다. 왕좌에 앉은 그에게 제관 한사람이 유대인 포로들의 처형에 서명을 요구하자 초라한 겉옷만 걸친 나부코에게 최종 결정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다. 거절하던 나부코가 서명하려고 하지만 그의 딸 페네나의 목숨을 걱정한다. 페네나 역시 유대교로 개종하여 처형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나부코는 아비가일레는 단지 노예일 뿐이라고 말했고 아비가엘레는 이에 품고 있던 노예계약서를 찢어 버렸다. 나부코는 새로운 여왕의 편이 돼버린 근위병들에게 체포당한다. 유프라테스강 기슭에서 순교를 기다리던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 노래를 부른다. - 제4장
나부코는 신에게 그동안의 죄를 뉘우치고 도움의 기도를 한 후 다시 빼앗긴 왕위를 되찾기 위해서 아시리인들과 손을 잡고 바빌론으로 향한다. 그는 처형되기 직전 자신의 딸 페네나를 구하고 아비가일레는 자살한다. 아비가엘레는 죽기 전 페네나에게 용서를 구하고 영원한 사랑 이스마엘레와 결혼할 수 있도록 왕에게 간청하고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출처
4. Va, pensiero
나부코 제 3장 2막 말미에 나오는 바빌로니아로 끌려간 유대인들의 합창. 바빌로니아에 끌려간 유대인들이 사슬에 묶여 노역을 하면서 잃어버린 조국과 요르단 강,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다. Va, pensiero는 이 합창의 첫 구절을 따온 것이며 한국에서는 Va, pensiero 혹은 이를 번역한 '날아가라 상념이여'라고 칭하거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고 칭한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합창으로, 이 합창만 따로 떼와서 연주되기도 한다.자막
1842년 나부코가 초연될 때 이 노래에 관한 유명한 전설이 있다.
초연이 이뤄진 밀라노는 롬바르디아-베네치아 왕국이라는 이름으로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이탈리아 민족주의는 불온사상으로 취급되어 탄압되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나부코가 초연되었고, 'Va, pensiero'의 가사 중 "Oh, mia patria sì bella e perduta!"(아, 잃어버린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가사에서 청중들은 오스트리아의 압제를 당하는 자신들의 운명을 떠올렸다. 감동한 청중들은 Va, pensiero의 앙코르를 요청했고 당시 그 자리에 감시를 위해 파견된 오스트리아 경찰도 앙코르를 막았을 때의 후폭풍을 고려해 앙코르를 허가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이탈리아 민족주의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하였다. |
굉장히 널리 알려진 전설이지만 20세기 후반 역사학자들이 검증해 본 바로는 거짓이다. 우선 1842년 초연 당시 앙코르가 요청된 부분은 Va, pensiero가 아니라 제4장 말미에 나오는 Immenso Jeovha였다. 아울러 당대의 평론과 언론을 살펴보면 Va, pensiero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것으로 보이며 1848년 혁명 당시 나부코는 이탈리아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탈리아 민족주의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2]
하지만 이후 이탈리아 통일 운동이 진행되고 베르디의 명성도 높아져 가면서 이 노래는 이탈리아 민족주의, 나아가 이탈리아 그 자체를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하였다. 바빌로니아에서 노역에 시달리던 유대인들이 조국을 그리워하면서 부른 이 노래는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열강의 압제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인을 은유하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1901년 베르디가 사망했을 때 장례식에서도 사람들은 이 노래를 불렀다. 공식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누군가 충동적으로 노래를 시작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합창으로 노래하게 된 것이다.
현대 이탈리아에서는 이 노래를 국가로 지정하자는 여론도 좀 있다. 이탈리아의 공식 국가는 따로 있지만 이 노래도 국가를 상징하는 노래로서 자주 불려지고 있다. 예를 들면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식 등.
나나 무스쿠리가 이 노래를 샘플링해서 부른 적도 있다.
이탈리아의 정당인 북부동맹은 이 노래를 당가로 지정하여 당 행사때마다 부르고 있다. 창당 당시부터 그래 왔는데 이 당은 북부 이탈리아 독립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 모순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관련 기사 북부동맹은 독립 노선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이 노래는 당가로서 불리고 있다.
GTA LCS의 Double Clef FM 라디오에 이 곡이 수록되어 있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Va, pensiero, sull'ali dorate, 날아라. 상념이여 빛나는 날개를 타고
Va, ti posa sui clivi, sui colli, 내 조국 산비탈과 언덕에 내려앉아라.
Ove olezzano tepide e molli 부드럽고 따뜻한 산들바람
L'aure dolci del suolo natal! 코에 맴도는 감미로운 흙 냄새
Del Giordano le rive saluta, 그리워라. 요르단 강둑
Di Sionne le torri atterrate. 시온의 무너진 탑들 반갑네
Oh, mia patria si bella e perduta! 아, 잃어버린 아름다운 내 조국!
Oh, membranza si cara e fatal! 아, 가슴에 사무치는 그리움!
Arpa d'or dei fatidici vati, 현명한 예언자의 황금 하프여
Perche muta dal salice pendi? 어찌 버드나무에 달린 채 잠잠한가?
Le memorie nel petto raccendi, 우리들 가슴 속 추억을 되살려
Ci favella del tempo che fu! 지난날이 어땠는지 말해주시오!
O simile di Solima ai fati 아니면 솔로몬의 운명처럼
Traggi un suono di crudo lamento, 구슬픈 비탄의 가락이라도
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아니면 주님께 용서와 자비를 간구하라.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Va, ti posa sui clivi, sui colli, 내 조국 산비탈과 언덕에 내려앉아라.
Ove olezzano tepide e molli 부드럽고 따뜻한 산들바람
L'aure dolci del suolo natal! 코에 맴도는 감미로운 흙 냄새
Del Giordano le rive saluta, 그리워라. 요르단 강둑
Di Sionne le torri atterrate. 시온의 무너진 탑들 반갑네
Oh, mia patria si bella e perduta! 아, 잃어버린 아름다운 내 조국!
Oh, membranza si cara e fatal! 아, 가슴에 사무치는 그리움!
Arpa d'or dei fatidici vati, 현명한 예언자의 황금 하프여
Perche muta dal salice pendi? 어찌 버드나무에 달린 채 잠잠한가?
Le memorie nel petto raccendi, 우리들 가슴 속 추억을 되살려
Ci favella del tempo che fu! 지난날이 어땠는지 말해주시오!
O simile di Solima ai fati 아니면 솔로몬의 운명처럼
Traggi un suono di crudo lamento, 구슬픈 비탄의 가락이라도
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아니면 주님께 용서와 자비를 간구하라.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가사 출처
[1] 네부카드네자르 2세를 칭하는 이탈리아어 이름으로, '나부코'는 나부코도노소르를 축약한 것이다. 초연 당시에도 이 제목으로 초연되었다가 몇 년 뒤 축약되어 현재와 같은 '나부코'가 되었다.[2] 젊은 시절의 베르디는 열렬한 이탈리아 민족주의자로서 '롬바르디아인'(I Lombardi alla prima crociata)과 같은 훨씬 더 직설적으로 민족주의와 애국심을 나타낸 작품들도 쓴 바 있다. 그에 비하면 나부코는 이탈리아의 이야기도, 이탈리아인의 이야기도 아니었고 민족주의적 메세지도 훨씬 은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