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국궁의 재료와 형태, 종류를 다루는 문서.2. 재료
국궁의 초기 재료는 나무, 대나무, 뼈 등이었다. 삼국시대에는 목재 합성궁, 뼈를 이용한 합성궁이 사용되었다. 한반도 특유의 C자형 각궁은 고대의 맥궁으로부터 이어진 합성궁 제작기술이 조선시대에 극단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활들이 공존했을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다. 삼국시대 이후 단순궁 형태의 활은 민간에서만 사용되었다.국궁은 각궁, 특히 물소뿔로 만든 흑각궁을 중시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물소가 없다. 이 때문에 재료를 중국, 일본, 류큐에서 전량 수입했다. 그러나 청나라는 조선을 견제하려고 수량을 제한했고, 류큐 왕국은 임진왜란 이후 일본 사츠마 번에게 점령당했으므로, 일본에서만 수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중국과 일본의 물소를 남부지방에서 번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기후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참고로, 물소 뿔은 약재나 화각공예품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어찌되었든, 흑각궁은 조선후기에도 많이 만들었는데, 후기의 활 보유량에 대한 기록을 보자.
하지만 각궁은 장마철에 약화되거나 심하면 망가지기도 했다. 따라서 장마철은 총이나 말을 다루기에도 좋지 않은데도 국경으로 침입하는 유목민족들에게 유리한 계절이라고 인식했다. 궁사들 사이에서는 "마누라는 윗목에 재워도 활은 아랫목에 재운다." 하는 말이 있었다.[1] 그래서 조선시대 궁사들은 여름을 대비하여 합성장궁, 철궁, 간각칠궁[2] 등을 준비해두어야 했다. 관련 융원필비 기록 링크.
3. 종류
3.1. 재료별 분류
3.1.1. 골궁
고구려에서 쓰던 뼈로 만든 활이다. 맥국(貊國)[3]의 활이란 뜻으로 맥궁이라고도 불리며, 중국으로도 수출할 만큼 품질이 좋았다 전해진다. 온전한 유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고구려의 벽화에 그려진 그림을 토대로 볼 때 활 몸체가 거의 완벽하게 3자를 그리며, 고자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자 2개, 활 몸체 부분 하나 해서 총 3개의 소 갈비뼈를 써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고구려의 활이 곧 맥궁이라 착각하기도 하는데, 맥궁은 고구려의 일부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생산되는 활을 칭한다는 문헌이 있을 뿐이다. 고구려활이 곧 맥궁이라고 볼 수 없으며 고구려의 활은 골궁/맥궁 외에도 다양한 형식과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진 활이 있고 각기 다른 용도로 활용했을 것이라 추정된다. 또한 사용된 뼈판의 갯수 역시 한정적이지 않고 매우 다양하다.
뼈로만 만든 활은 아니다. 뼈판은 주요 압력부위를 보강하는 용도로만 사용되었고 골궁도 현대의 각궁처럼 나무와 뿔, 힘줄, 뼈판을 접착제로 붙여만드는 등 합성궁의 일종으로 추측된다. 이런 오해가 생긴데에는 골궁 유물의 뼈 재료만 오래 보존되어 발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뼈활, 골각궁, 골고자 등의 명칭 역시 [2013년 고려동개에서 작성한 문건]https://blog.naver.com/mechwar/80187719399에 처음 등장하는 말로, 이를 후속 작성자들이 복제 편집하며 사용하면서 마치 정식 명칭인 것처럼 기사를 내거나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을 통해 굳어진 경향이 있으나 공식적으로 인정된 학술적 명칭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와 조사를 통해 정명해야할 문제이다. 해외의 실존 유물(Atarnet공개자료)이 고구려의 활과 동일한 형태의 활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역시 같은 문건에서 처음 언급되었으나, 이후 등장하는 유사 문건들에서 이를 마치 자신들이 선행연구하여 전하는 것처럼 조작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향이 있으니 이 활에 대해 조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의하여야 한다.
3.1.2. 목궁
3.1.2.1. 환목궁
시위를 걸었을 때. (뒤쪽에 거치된 활들 참고.)
시위를 풀었을 때.
인지도는 흑각궁에 밀리지만 사냥이나 놀이 같은 민간용으로 두루 쓰였다고 전해진다. 가장 오래된 유물은 나주와 광주에서 출토된 목궁인데 백제에서 사용되었던 것으로 학계는 추측 중이다. 윗 사진 속 '연천 목궁'은 제작법 유실 위기에 놓인 목궁을 활 장인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이 기억하는 민간 목궁 제작법과 증언을 수집하여 현대에 와서 다시 재연한 것이다.
일본 화궁과 상당히 닮았는데, 특히 야요이 시대~헤이안 시대의 원시화궁(原始和弓)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이는 연천 목궁의 조상인 백제활과, 일본활의 조상인 원시 화궁이 같은 조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시 화궁의 기원 2015년 「일본 고고학」 일본 학계에서는 일본의 원시화궁이 중국 남부 오스트로네시아족이 쓰던 보우피싱용 활에서 기원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게 중국 남부에서 한반도 남부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 추측하고 있다. 해당 가설은 한성백제가 일시적으로 멸망했을 무렵, 일본이 백제 활 장인들을 통해 국가적으로 백제활을 대대적으로 제작 및 보급을 하면서 열도 전역에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목궁이 백제와 일본 양쪽에서 폭넓게 쓰였으나 삼국시대를 지나며 고구려식 만곡궁만 남아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추고 일본에만 남아 대나무를 여러개 이어 붙인 복합 죽궁인 화궁으로 계승된 것으로 보고 있다.[4]
나주 신촌리 고분군 출토 활 등 백제활의 유물들을 보면 나무 하나만 갖고 만드는 단일궁인데다가 나무가 휜 모양 그대로 깎아서 활을 만든 단일궁 형태임을 알 수 있다. 헤이안 시대의 목궁도 백제활처럼 나무를 휜 모양 그대로 깎아 만드는 일명 '환목궁(丸木弓)'이라 불리는 형태의 단일궁임을 알 수 있다.
각궁과 달리 재료가 단순하고 나무를 생긴 모양 그대로 깎는다 해서 원시인 활 취급하며 비웃는 의견이 있지만, 군사적 초점에 맞추어 볼 때 만들기 까다롭다는 건 자랑이 될 사안이 절대 아니다. 제작과정이 어렵다는 것은 보급효율이 떨어지고 관리소요가 늘어난다는 뜻이 된다. 인류 기술 발전사는 오히려 그간 제작이 어려워 생산량 적은 것을, 수지타산에 맞도록 경제적인 수단을 새로이 개척하는 것으로 귀결되어 왔음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다.[5] 백제가 고구려와 같은 기마민족 예맥의 후예임에도 목궁을 보급했던 것은 습기에 강한 단순궁으로 한반도 남부의 기후적 문제와 무기의 대량생산 및 보급을 통해 품질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대규모 충돌이 잦던 삼국시대의 백제였기에 병사 하나하나를 빠르게 무장시킬 수 있도록 각궁 보다 단순 목궁을 보급함에 타당성이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야마토가 백제식 목궁을 제식화한 것도 백제의 군사지원 요청과 같은 유사시 병력 소집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당장 활의 시대였던 조선 시대에도 평민 백성들이 애용한 활도 흑각궁이 아니라 바로 이 목궁이니 목궁을 마냥 '써먹지 못할 활'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의외의 사실이지만, 생긴 모양 그대로 깎는다고 해서 제작이 쉬운 것도 아니다. 나무라는 게 살짝만 휘어서 자라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답도 없이 휘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걸 끓는 물에 데치고 밟아 펴면서 휘임각을 최대한 완만하게 만드는 작업은 엄청난 중노동과 정교함을 요구하는 일이다. 꾸불꾸불한 활이라 해서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술력이 딸리는 게 전혀 아니란 것. 적당하게 굽은 완벽한 나무가 매번 존재하는 것도 아니니 원시적인 목궁의 형태도 다소 구불구불하고 못생긴 것들이 종종 나오는 것이다. 일본도 괜히 단순목궁 버리고 곧은 형태의 복합죽궁으로 선회한 게 아니다.[6]
위쪽 림이 아래쪽 림보다 훨씬 길다는 점, 위쪽 림이 만곡궁처럼 완만한 S자를 그린다는 점, 위쪽 림의 고자가 휜 부분이 아래쪽 림 고자가 휜 부분보다 훨씬 긴 점 등 일본 화궁과 비슷한 점이 많지만 확실한 차이점 역시 존재한다. 일본 화궁은 활을 당길 때 위아래 길이 차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줌통이 앞으로 기우는 형태이지만 연천 목궁은 위가 길고 아래가 짧은 상장하단(上長下短) 형태임에도 줌통이 앞으로 기울지 않고 심지어 뒤로 기울기도 한다. 이건 국궁 자체가 화살을 시위에 매길 때 줌통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보다 위에 매기기 때문이다. 자세한 건 해당 문단 참고. 이 탓에 일본 궁도와는 달리 당연히 고자채기도 한다.
단순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데, 목궁 자체가 각궁의 우천기 대용품처럼 쓰였고 평소에 각궁을 쏘던 궁사가 목궁을 쏜다하여 각궁과 다른 사법을 쓰지는 않기 때문. 일본 장궁처럼 생겼지만 이걸 국궁처럼 쏜다는 느낌과 비슷하다 보면 될 듯하다.
길이가 워낙 길다보니 일본활과 비슷하게 시위를 푼 상태에서 한쪽 고자끝에 창날을 달아 창으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의 화궁에도 그러한 활용 예시가 전해지고 있다. 진짜 창처럼 쓰기 보다는 칼과 같은 보조무기를 뽑기 어려운 순간 잠깐의 방어용으로만 쓰였다고 한다. 한국의 민간용 목궁도 활 끝에 작은 창이나 못을 박아 쓰기도 했다다. 사냥 중 우연치 않게 가까운 거리에서 짐승을 마주할 수도 있고, 길을 가던 중 뱀을 만났을 경우 곡괭이 마냥 찍어 내려 잡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후대로 가면서 단순 목궁은 사냥용, 습사용, 유희용 등등 민간용도만 쓰였기에, 전투시에 이걸 사용할 정도면 '정말 갈 때까지 갔다, 졌다.'고 생각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도 장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는 방태기 활(단순 죽궁)에 비하면 단순 목궁은 두께와 길이에 따라 장력을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어서 최소한 방태기활보단 많이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각궁의 제작기간이나 가격 등을 따지고 보면 전란 당시 의병들이나 군수물자가 부족한 관군들도 어느 정도 사용했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육군박물관에 남아있는 실제 유물에는 염색된 가죽/직물로 고급스럽게 제작된 형태로 이루어져 목궁은 신분 고저를 따지지 않고 널리 사용됐을 추정할 수 있다. 단 이 유물은 길이가 너무 짧아 사실상 위력이란 게 없는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냥용보단 저연령층의 장난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목궁 또한 각궁 못지 않게 보존 가치가 높은 엄연한 '국궁[7]'임에도 그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 목궁 복원 및 제작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현중순 목궁장이다.
복원이라고 해서 오해할 수 있는데, 현 목궁장은 실전된 목궁제작법을 복원한 게 아니라 여러 지역을 발로 뛰어 다니며 어르신들에게 '당신 조부께서 만드시던 사냥용 활이 어찌 생겼고 어떻게 만들졌는지?'를 묻고 물어 사료와 증언을 수집해 재확인한 쪽에 가깝다. 즉, 잊혀질 '뻔'한 한국의 목궁 제작법을 알아내고 지켜낸 것이 더 정확하다.
3.1.2.2. 교자궁
교자궁의 경우 어느 정도 논란이 있는데 조선 전기와 후기 문헌에 언급되는 교자궁에 대한 설명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한자 역시 조선 전기의 것은 絞子弓, 후기의 것은 交子弓으로 차이가 있다.조선 전기의 교자궁은 문종실록에서 두터운 대나무와 저리갈나무를 사용해 각궁과 비슷하게 만든 활로 녹각궁과 함께 습기에 강한 복합 목궁[8]으로 언급된다. 제조법 자체는 흑각궁과 거의 같지만 물소뿔 대신 제주도산 저리갈나무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조선 후기부터 기록되는 교자궁은 국산 소뿔과 나무를 사용한 각궁 종류로 묘사되며 아교가 많이 들어가 습기에 약하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 후기 군영의 활 보유량에서 흑각궁과 함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등 여러모로 조선 전기의 향각궁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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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3. 기타
특이하게 상술한 직궁 형태도, (복합목궁인) 교자궁 형태도 아닌 만곡궁 형태의 단순목궁도 존재했다. 정확히는 힘줄을 대거나 하는 식으로 각궁이랑 비슷하게 강화한 목제 강화궁으로 상술한 (흑각궁의 비상용 스페어에 가까운) 연천목궁과는 달리 전투용으로 지급되었던 엄연한 군용활이다.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에 가늘게 찢어진 소심줄에 아교로 감아서 밀착시킨 후 옻칠로 마무리한 실제 유물이 존재한다.[10]
3.1.3. 죽궁
활시위를 걸었을 때.
활시위를 풀었을 때.
만작 상태.
약한 활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의외로 상당히 위력이 강한 강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록을 보면 최대 사거리가 167m(80~90보) 정도라고 하며 후라이팬 3개는 그냥 뚫을 정도의 위력이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장력이 목궁의 2배에 달했다고 한다.# 물론 요즘 각궁의 최대 사거리는 330m에 달하지만 의외로 장력은 꽤 약한 편이고, 과거의 군용활은 장력이 강한 대신 사거리가 짧은 활을 썼음을 생각하면 죽궁의 위력이 크게 밀리는 건 아니라고 봐야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효종실록 14권(효종 6년 1655년 신유 2월 6일)에 '대구 부사 이정을 통정계(通政階)로 특별히 승진시켰다. 본도의 병마절 도사(兵使)가 본 읍의 군기(軍器)를 검열하고서 이정이 새로 만든 죽궁(竹 弓)의 제도를 계문하니, 특별히 칭찬하는 명이 있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대구광역시의 특산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처럼 고자가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데, 대나무를 불에 쬐어 휘어서 만들거나 아예 참나무로 만든 고자를 붙여서 만들기도 했다.
방태기활은 민간 전승용 단어로 방태기란 벙태기혹은 망태기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99년도에 나온 활이야기 풍속사 및 국궁논문집 5권에 실린 내용에 기반하면 인삼재배를 위해 대나무로 발을 만들어 그늘이나 기둥을 세울때 사용한 흔적으로 알려져있다. 가삼의 재배와 연관된 만큼 북쪽에서는 빨라야 18세기 이후에 나온 근대의 활로 유통의 발달과 인삼재배문화와 연계되어 있다. 특이한점은 이런 황해도와 경기도 일부에서는 죽궁을 목궁이라고 혼용해서 사용하였다고 구술이 있다.#
3.1.4. 각궁
3.1.4.1. 흑각궁
대표적인 국궁이다. 현재까지 제작방법이 전승되는 유일한 활이다. 전체적인 골격은 앞면은 대나무, 뒷면은 물소뿔로 되어 있고, 대림목[11] 부분은 참나무로 되어 있으며, 고자[12] 부분은 뽕나무로 되어 있다. 접착 방식은 민어부레풀로 붙이며, 앞면(대나무)은 쇠심줄을 발라 놓는다.
터키 활 등과 함께 가장 발전된 활로 자주 언급되는 활이며 특히 한국 각궁은 그 극단적으로 강화된 탄성이 특징적으로 언급된다. 다만 한국 입장에선 여러모로 단점도 많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활이기도 했다. 일단 한국에서 물소가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물소뿔을 전량 수입해야 했는데, 물량 중 상당수가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탓에 조선의 강군화를 경계했던 중화 왕조들에 의해 수입 규제를 수없이 받았다고 한다.[13] 또한 이런 합성궁들이 다 그렇다지만 아교나 어교를 사용하기 때문에 습기에 약하여 군사적으로 운용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감안하고도 계속 사용했다는 점에서 각궁의 성능이 매우 높이 평가받았고, 동시에 조선이 활을 매우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3.1.4.2. 향각궁
국산 황소 뿔을 이용해 만든 각궁으로 물소 뿔의 수가 한계가 있는 만큼 향각궁은 조선군에서 상당히 많이 사용된 활이다. 한국의 토종 황소 중에선 뿔이 가장 길었던 황해도산 황소 뿔로 만들었다고 한다.[14] 이 황해도산 황소뿔은 길이가 20~40cm에 달했기 때문에 3개를 이어붙이면 대충 물소뿔과 비슷한 길이가 나왔다고 한다. 제조법은 상술한 흑각궁 제조법에서 물소뿔을 황소뿔 3개를 이어붙인 것으로 바꾼 거 외엔 큰 차이는 없다.[15] 뿔 3개를 이어붙여서 만들었기 때문에 삼각궁, 혹은 물소뿔과 구분해서 백각궁이라 부르기도 했다.[16]뿔 3개를 이어붙이는 만큼 필요한 아교의 양이 더 많아 상대적으로 습기에 더 약했을 확률이 높다. 물론 위력도 비교적 떨어지는 편으로 평균적인 성능은 흑각궁의 하위 호환에 가까웠다. 다만 향각궁의 성능 역시 상당한 편이었고[17] 무엇보다 재료 수급이 훨씬 용이했던 탓에 조선 전기 군용 활에서 흑각궁과 함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18]
3.1.4.3. 녹각궁
사슴의 뿔로 만든 활이다. 문종실록에 여름철 각궁을 점화할때 시위하거나 입직하는 군사들에게 녹각궁을 차게 했다는 것을 보면 습기에 상대적으로 더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3.1.4.4. 철태궁
상술한 향각궁, 녹각궁, 교자궁이 물소뿔을 대체하려고 다른 재료를 쓴 거라면, 이쪽은 반대로 대나무를 대체하려고 다른 재료를 쓴 케이스. 결론만 말하면 이놈도 각궁이다.
제조법은 상술한 흑각궁과 동일하나, 대나무 대신 강철을 썼다. 당시 조선에서 여태까지 주구장창 설명한 흑각궁의 내구도 문제를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노력한 것이 눈에 보이는 활이다. 약한 대나무 대신 내구도 끝판왕인 강철을 썼으니 당연히 훨씬 튼튼했겠지만 민어부레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을 것이고, 대나무에 비해 탄성이 엄청나게 떨어졌을 것이다.
3.1.4.5. 동궁/칠궁
동궁은 빨간 도료, 칠궁은 검은 옻을 칠해서 방수성을 높인 활이다. 굳이 이런 분류를 나눈 것은, 계절에 따라서 여러 종류의 활을 번갈아서 사용했기 때문이다3.1.5. 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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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쇠로 만든 철궁. |
철제 철궁. 놋쇠로 만든 것과는 달리 광택이 나지 않고 시꺼멓다.
쇠를 구부리고 열을 가해서 가공한 활. 장마철 대비용으로서, 무게에 비하면 비효율적이었다고 한다.
3.2. 용도별 분류
3.2.1. 예궁
예궁은 제사를 지내거나 명절에 사용한 예식용 활이다. 엄청나게 체격이 큰 무관이나 기계를 써서 당겼다. 지배자의 위세를 자랑하기 위한 활이었다. 육군박물관에 소장한 18세기 예궁 유물은 길이가 무려 247 cm에 달한다. 참조링크3.2.2. 교자궁
교자궁은 민간에서 널리 쓰인 강화궁이다. 조선후기에는 활의 중요성이 감소하여 군에서도 교자궁을 주력으로 편성했다. 한때 인터넷에는 우천시 사용한 목궁으로 보는 주장이 퍼졌지만, 교자궁 관련 기록 1, 기록 2들을 참조하자면, 이러한 복합궁도 각궁이랑 비슷했을 가능성이 높다. 교자궁 뉴스다만, 조선 전기 문종실록의 경우에 서술되어있는 교자궁(絞子弓)기록 3 과 조선 중후기에 서술되어있는 교자궁(交子弓)이 다른 것으로 보아, 조선 전기와 조선 중후기의 교자궁은 이름만 같은 다른 것이거나, 조선 전기의 교자궁(絞子弓)이 조선 중후기에 좀 더 발전한 형태의 교자궁(交子弓)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견해가 있다.
3.2.3. 탄궁
탄궁은 돌 탄환을 쏘는 활로, 민간에서 사냥용으로 썼다. 놀이용으로도 많이 쓰였다.3.2.4. 육량궁(정량궁)
육량궁은 길이 165 cm 이상의, 일반적인 활보다 훨씬 크고 두껍고 파운드 세기도 강한 활로, 김홍도의 활쏘기와 신윤복의 계변가화에 있는 커다란 활이 바로 육량궁이다. 무과시험에서 무관들을 선발하기 위해 사용했던 활로, 파운드가 최소 150파운드(약68kg)가 넘어가는 강궁이다. 육량궁의 다른 이름으로 육균궁(六鈞弓)이 있는데, 6균은 180근(115kg)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힘이 강한 사람은 몸을 앞으로 튕기면서 쏘고[19] 힘이 약한 사람은 쏘면서 자빠진다는 기록이 있다. 힘이 약한 사람이 활을 안정적으로 당기기 위해서나, 혹은 특별히 더 장력이 강한 육량궁을 쏘기 위해 '조근대'라는 별도의 보조기구를 몰래 사용했다 전해진다. 이런 활을 300g이 넘어가는 육량전[20]을 70보(약84m) 넘어서까지 날려야 비로소 무과시험 합격 커트라인에 들어간다. 사람들이 오해하곤 하지만, 육량궁은 전투용으로 사용하는 활이 아니다. 전시에 사용했다거나 군영에 배치했다는 기록도 없다. 다만 활을 얼마나 강하게 당기는지 눈으로 보기 위해 비치한 시험용 도구이다. 물론 전투용 각궁이 정량궁과 비슷한 장력을 쓰겠지만.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전투용으로 썼을 것이다. 장력도 롱보우와 대등한 파운드를 가진 걸 감안하면, 그런데 정량궁은 조선의 궁술이라는 책에는 전쟁용 활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27분 15초
3.2.5. 동개활(?)
널리 퍼진 잘못된 오해를 설명하기 위해 남겨둔 항목.박극환 궁장이 복원한 조선시대 동개활.(출처)[21]
동개활이라는 명칭 자체가 후대에 생겼고, 전 세계 모든 문화권을 통틀어 봐도 큰 활이건 작은 활이건 전부 동개 일습에 넣고 다녔기 때문에, 동개에 넣고 다닌다는 가정하에 붙인 '동개활' 이라는 명칭 자체가 잘못이다. 박극환 궁장이 복원한 동개활의 원래 유물은 제작 재료나 구조 등을 보건대, 전투용이 아닌 의장품, 유품이다.
여러 무예단체에서 동개활을 수련, 공연용으로 사용하곤 하는데 태조 어궁이나 발굴되는 고자목 유물들만 봐도 조선군이 전투에서 그렇게 작은 활을 사용했다고 여길 만한 근거는 없다. 오히려 크면 컸지..
[1] 거의 모든 시대에서 국궁들은 장마기간을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다. 위화도 회군 당시에도 이성계가 장마철에는 아교가 풀어서 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4불가론 중 하나로 들었다. 이것은 비단 각궁뿐만 아니라, 목제 복합궁도 아교로 고정했기에 습기에는 취약했음을 드러낸다.[2] 겉에 옻칠을 여러 번 하여 내수성을 부여한 활.[3] 만주와 한반도에 분포해 있던 한민족의 직계 조상 맥(貊)족의 국가들을 이르는 단어.[4] 백제는 고구려와 함께 양맥으로 불리며 일찌감치 찰갑을 착용했을 정도로 북방 기마민족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예맥계 국가였다. 백제가 각궁을 쓰지 않았다기 보다는 만주에 비해 습하고 더운 한반도 남부의 환경 탓에 고구려보다 목궁의 활용 빈도가 높았다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고구려의 맥궁이 각궁만을 통칭하는 게 아니듯이 백제의 활도 목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5]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티거 전차가 기술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면 소련군의 T-34는 물량으로 티거 전차를 격파하던 것이 가장 좋은 예시이다.[6] 반면에, 단순 목궁인 영국의 장궁은 대개 반듯하다. 이건 재료인 주목의 특성이 워낙에 활로 써먹기 좋았기에 그런 것이다. 주목 구하기 힘든 한국이나 일본과는 사정이 다르다. 그리고 그런 주목조차도 물량이 부족해지니 영국도 다른 무기체계를 보급해야할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7] 국궁=각궁이 아니다. '국궁'은 한민족이 쓰던 활을 통칭하는 말이다.[8] 즉 각궁같이 여러 종의 나무재료를 붙여 만든 복합궁이긴 하지만 동물 뿔이 들어가진 않은 순수한 목궁이다.[9] 다만 조선 후기 기록들을 보면 이전부터 만들던 향각궁과는 구분됐던 것으로 보인다.[10] 이런 식으로 섬유를 대어 강화한 강화궁은 이누이트족 활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의외로 흔하게 있다.[11] 손잡이 부분 뒤쪽에 붙이는 반달형 나무조각. 쉽게 말하면 손잡이 부분은 대나무-물소뿔-참나무 3겹으로 되어 있다.[12] 활 끝 쪽에 꺾인 부분부터 활시위 거는 쪽까지의 부분. 쉽게 말하면 고자를 제외한 부분은 전부 대나무-물소뿔 2겹이고 고자 부분은 뽕나무로만 되어 있다.[13] 그래서 일본이나 류큐를 통해 수입을 많이 했으며 아예 이들을 통해 살아있는 물소를 들여와 국내에서 길러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하필 그때 화약무기로 전장의 패러다임이 교체되는 바람에 큰 이득을 보진 못했다.[14] #@[15] 때문에 향각궁의 경우 활 하나를 만드는데 소 두마리가 필요하다.[16] #@[17] 세조의 경우 자신이 쓰는 향각궁은 매우 좋아 굳이 당각궁(중국에서 수입한 물소뿔을 이용해 만든 흑각궁)을 쓸 필요가 없다며 자신의 것을 모방하라고 한 적도 있다. 또한 향각궁 역시 상당수가 중국으로 수출되기도 했다.[18] 조선 후기에는 똑같이 황소뿔을 사용한 교자궁이 그 위치를 대체하게 된다. 물론 향각궁도 적지만 사용되긴 했다.[19] 고서에선 이를 '용약전진'이라고 한다.
[20] 화살촉 무게만 6량이나 되는 매우 거대하고 두꺼운 화살이다. 현대 복원품을 보면 거의 몽둥이 수준이다.[21] 목궁임에도 복원 결과 100파운드가 넘는 궁력이 나왔다. 동개활이란 동개에 화살과 같이 꽂는, 기병들이 쓰는 작은 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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