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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13:41:09

곰과 멧돼지의 여행

1. 개요2. 줄거리3. 각색본들

1. 개요

한국전래동화. 신비한 영력을 지닌 곰과 멧돼지가 팔도를 유람하며 인간들을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2. 줄거리

예로부터 지리산에서 몇 백년을 살아온 영물 멧돼지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곰이 멧돼지보다 나이가 연상이라 곰은 멧돼지를 저동(猪童)이라 부르고, 멧돼지는 곰을 웅형(熊兄)이라 불렀다. 매일 돌던 지리산 산행도 지겨워졌던 이 둘은 어느 날, 폭넓게 팔도유람을 돌자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산, 들, 강을 넘나들며 경치를 마음껏 보고 즐겼지만 딱 한 곳, 인간들이 사는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을 사람들은 맹수인 이들을 당연히 무서워하면서 내쫓았다. 이에 섭섭했지만 곧 인간들의 심정을 이해한 곰과 멧돼지는 신통술을 부려 인간으로 둔갑한 후 마을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인간으로 감쪽같이 둔갑한 둘은 처음 쫓겨났던 마을에 다시 들렀다가, 어느 처녀에게 물을 얻어먹게 되었다. 그 후 점심도 먹으면서 좀 쉬어갈 겸 어느 주막에 들어간 저동(멧돼지)과 웅형(곰). 그런데 분위기가 흉흉하여 사람들에게 사연을 물어본즉, 마을 뒷산에 천년 묵은 커다란 가 살고 있는데 이 게가 종종 처녀를 제물로 바치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마을에 재앙을 내린다는 것, 그리고 저동에게 물을 건네준 처녀가 다음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분노한 저동과 웅형은 자신들이 그 요물을 처단하겠다고 나섰고, 마을 사람들은 그 요물을 물리쳐주면 저동과 웅형에게 사례를 톡톡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다음 날, 저동은 장옷을 뒤집어써서 여인으로 위장한 뒤 게가 사는 동굴 앞에 가고, 마을 사람들은 제물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제사를 지냈다. 곧 게가 나타나자 저동은 순식간에 게를 제압했고, 한바탕 당한 게는 간신히 목숨만 건져서 도망쳤다. 저동이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드디어 요물을 쫓아냈다고 기뻐했지만, 저동과 웅형은 게를 확실하게 처단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들은 기뻐하는 마을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다시 동굴로 돌아갔다.

동굴을 탐색하던 저동과 웅형은 안쪽의 깊은 연못을 발견하고 이곳에 게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거북이로 둔갑해 연못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 살고 있는 다른 거북이를 발견했는데, 게에 관해 물어보니 그 거북이가 자신은 의원이고 지금 친구인 게가 다쳐서 문병을 간다고 말했다.
저동과 웅형은 자신들도 문병을 가고 싶다며 동행을 요청하고 셋은 게의 은신처에 도착했다. 다 죽어가는 게를 만나게 된 저동과 웅형은 냅다 게를 물고 연못 밖으로 나와, 본래의 모습인 곰과 멧돼지로 돌아왔다. 화들짝 놀란 친구 거북이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으나 상대는 바로 산의 먹이사슬 최정점에 군림하는 멧돼지. 당연히 쪽도 못 쓰고 친구를 버려둔 채 도망갔고, 게는 이판사판하는 심정으로 최후의 발악을 해보나 저동과 웅형에게 결국...

얼마 후 마을 사람들은 마을 바깥에 널브러진 게의 잔해를 보고 저동과 웅형이 확실하게 요물을 처단한 것을 알게 되어 무척 고마워했다. 그리고 그 둘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어보자, 저동과 웅형은 딱히 원하는 것은 없고 그저 큼지막한 송아지 한 마리만 잡아달라고 한 다음,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일을 보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거듭 당부를 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부탁대로 송아지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서 주자, 저동과 웅형은 둔갑술을 해제해서 원모습으로 돌아왔고 사람들이 식겁한 가운데 부지런히 소고기를 먹어치웠다. 그렇게 배를 채운 뒤 둘은 다시 팔도강산 유람의 길을 가러 유유히 마을을 떠났고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을 구해준 영물들에게 감사하면서 작별인사를 고했다.

3. 각색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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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옛날 옛적에에서 이 동화를 각색한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기본적인 골격은 같으나 평범한 동물이었고, 곰과 멧돼지는 둔갑을 위해 무, 배추 도사를 찾아가서 3년간 수련을 했고 결정적으로 둔갑 횟수가 무제한에서 세 번으로 대폭 너프시킨 건 아마도 아련한 엔딩을 위한 제작진의 술수인 듯. 엔딩에서 저동이 극 초반에 보고 아름다운 처녀[1]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1) 일단 마을로 돌아오기 위해 인간으로 둔갑하고 (2) 천년묵은 게를 찾기위해 거북이로 둔갑했으며, (3) 완전히 물리치기 위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변신해서 천년묵은 게를 물리쳤다. 이렇게 세번의 횟수를 채웠으나 더 이상 둔갑을 할 수가 없다.

이후 마을사람들은 게를 잡은 영웅들을 기다렸으나[2] 그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으며 이후 처녀는 돌아오지 않는 저동을 그리워했고 저동도 마지막 싸움 중에 부서진 바가지[3]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처녀를 그리워했다. 멧돼지 저동은 인간이 되지 못해 사랑을 이루지 못했고, 곰 웅형과 함께 길을 떠나게 되면서 결국 인간과 짐승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 슬픈 이야기로 끝낸다.

2000년 이후에 멧돼지 혼자 나오는 버전인 '멧돼지 도사'에선 둔갑술 제한 같은 것 없이 혼자 간단히 게를 때려잡고 쿨하게 마을을 떠났다.

곰과 멧돼지가 함께 나오는 오리지날 버전에서도 둔갑술 제한 같은 거 없이 게를 때려잡고 마을 사람들이 열어준 잔치를 즐기다가 몰래 쿨하게 떠나가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아동 대상으로 하는 동화치고는 심하게 쿨해서 내용이 좀 싱겁다 보니 '옛날 옛적에'에서 내용을 좀 각색한 듯 하다.

# 루리웹 창작만화 게시판에 올라온 만화판.[4] 저동이 여캐로 나왔다. 여기서는 악역인 게가 크랩이라는 군인으로 등장했고 원작에는 악역이던 거북이가 선역으로 등장했다.


[1] 천년묵은 게에게 원래 바칠 제물이기도 하다.[2] 게가 매우 처참하게 당했는데, 팔다리가 뜯기고 박살나 끔살당했다.[3] 극 초반에 그 처녀가 물을 따라준 바가지. 신기한 게 이 바가지는 심지어 저동이 거북이로 변신했을 때도 매달려 있다. 보다 못한 웅형이 저동을 디스할 정도로 지겹게 보게 된다. 이건 원작 동화를 그대로 반영한 것.[4] 작가는 우켈켈박사.[5] 정황상 잭슨 중대가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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