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4년 3~4월 대한민국 전역에서 원인 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이 집단 발병한 사건이다. 원인과 병명이 불명이기 때문에 '고양이 괴질'로도 불린다.[1]2024년 5월 7일 18시 기준, 피해 고양이는 492마리로, 그중 17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2. 증상
고양이나 개같은 식육목 동물의 근육과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병증이다. 따라서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마비이다. 특히 뒷다리를 저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몸 전체가 마비된다. 혹은 몸을 벌벌 떨기도 하는데 이 역시 근육이 괴사되어 생기는 증상이다.근육과 신경이 파괴되므로 이에 따라 부속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근육이 파괴되므로 이 파괴된 근육이 소변을 통해 빠져나와 혈색소뇨를 보게 되며 급격하게 신장수치가 낮아지고 반대로 간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외에도 식욕부진이나 구토, 호흡곤란,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해당 증상들이 심해지다가 2~3일 내로 고양이가 급사하는 사례가 많으니, 만약 조짐이 보인다면 빠른 시간 내에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3. 추정 원인
이 병이 전염병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들의 특성상, 산책냥이로 키우는 경우가 매우 적고, 대부분 집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격리되어 있기에 외부에서 감염원이 들어올 가능성 자체가 적기 때문. 물론 고양이를 키우는 인간에게 묻어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만약 그렇다면 첫 발병 사례로부터 지리적으로 가까운 부분부터 퍼져나갔거나 혹은 발병 고양이들의 묘주들끼리의 연관점이 있었어야 한다.그럼에도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병원체에 의한 전염성 질병이 아닌 고양이에게 급여하는 사료나 영양제, 혹은 고양이 장난감 등의 용품에서 나오는 특정 독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의사들 역시 해당 질환이 전염병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증세를 보인 고양이들이 동일한 음식이나 유사 사료를 먹은 것이 원인으로 일단 추정된다고 이야기한다. 백산동물병원 김형준 수의사, 나응식 수의사
4월 중순 시점으로는 특정 제조 업체에서 제조된 사료가 문제라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이나, 아직 이가 명확하게 공언되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에는 소비자들을 고소하는 사료 제조업체들이 있으므로, 법적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다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웹상에서 구체적으로 작성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사료에 들어간 여러 독성 물질로 인해 반려동물이 집단사망하는 사례 자체는 꾸준히 있어왔다. 실제로도 2021년에는 특정 사료를 먹고 100마리가 넘는 애완견들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원인은 해당 사료에서 검출된 아플라톡신이었다.#
사료 제조사들의 고소를 우려해서 의심받는 사료 브랜드들이, 이름에 대한 금기라는 점에 착안하여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동명의 캐릭터 이름에 빗대어 '볼드모트 사료'라고 불리며 반려인들 사이에서 공유된다.# #2 사건 초기부터도 최대한 해당 업체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이유는 사료 제조업체가 약 10여년 전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더기로 고소를 진행했으며, 이 사태에서도 페이스북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문제의 제조사가 언급한 이들을 고소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나 한국 제조 사료들은 업체가 직접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공장을 돌리는 업체가 따로 있고 이 업체에 OEM을 주고 사료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2] 이 때문에 만약 해당 공장에서 제조 공정상 문제가 있었더라면, 다른 업체들의 사료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사료에서 왜 문제가 생긴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 부적절한 재료 사용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년 12월에 통관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동물성 원료와 이를 가공한 식품을 사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고시했다.# 이 때문에 해당 재료들이 사료의 원료로 사용되었고,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가설이다.
다만 4월 22일, 농식품부 측에서 해당 개정안 시행 이후 부적합 동물성 원료가 사료로 전환된 사례가 없다고 발표했다.# - 함량 조절 실패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꼽히는 것은 '살리노마이신'이라는 항생제의 과다 투여이다. 해당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과다 투여하게 될 경우 골격근이 괴사하거나 근육이 융해되는 문제가 있는데 이 증상이 해당 증상과 똑같다는 것이다. 위의 부적절한 원료 사용과 맞물려, 해당 원료를 사용하기 위해 항생제를 허용치보다 더 많이 넣은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돌고 있다.
다만 이 쪽은 밑의 타임라인에서 정리되었듯 일단 몇 개 사료에 대한 성분검사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나왔다.
이외에도 거론되는 여러 추정 원인들에는 타우린 성분 부족[3]이나 단백질 아미노산 등 필수 영양소의 부족이나 반대로 칼륨 전해질 성분 과다, 아플라톡신 등의 곰팡이 독소 오염 등이 있다. 그러나 특정 영양소의 부족 때문에 생긴 문제일 가능성은 매우 낮은데, 일단 해당 증상과는 일치하는 것이 딱히 없는데다가 장복한 것도 아니고 단기간에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문제를 일으킬 법한 독성 물질들은 아직까지는 딱히 검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이 현상을 완벽히 설명하는 원인이 나온 것은 없다.
선술했듯이 고양이 뿐만 아니라 개도 피해 사례가 나온다.# 정리글
4. 대책
증상이 있거나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에 내원해서 피검사를 통해 간수치나 신장수치 등을 재봐야 한다. 피해자들은 문제의 사료를 급여했다면 이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특정 공장에서 생산된 한국산 사료가 원인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만큼, 4월 말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즉시 한국산 사료의 급여를 중단하고 해외 브랜드의 사료를 먹이는 것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로얄캐닌, 힐스, 퓨리나가 있는데 이 중 로얄캐닌은 일부 제품이 한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한국에서 생산된 로얄캐닌을 급여해서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된다면 제조국이 어디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내 업체중 자체공장을 운영하는 하림펫푸드와 같은 제조사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5. 타임라인
- 4월 15일 -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및 사단법인 묘연에 따르면 49명의 반려인과 80마리의 고양이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39마리는 사망, 47마리가 입원 및 통원 치료, 2마리가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품종과 피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병하였으며, 예방접종이 잘 된 실내 반려묘를 중심으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원충성 질병설을 부정하고 사료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49가구 대부분은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생산된 특정 업체의 사료(M사, E사, H사 47건, O사 2건, R사 1건)를 급여하고 있었으며, M사, E사, H사의 사료는 상호만 다르고 제조업체가 같다. #
- 4월 16일 - 한국펫사료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에 협조를 요청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사료로 인한 원충성 질병설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입장이다. #
- 4월 18일 - 60가구에서 110마리가 넘는 고양이가 피해를 입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문제가 된 제조사의 사료를 수거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에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료를 수거해 검사하고 있는데, 양이 많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르면 내일 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간 결과 형식으로라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이 사체도 부검하고 있다. #1 #2
- 4월 19일 - 검사의뢰 30건 중 3건에 대한 중간 결과 사료에 이상 없다고 발표됐다. 검사 결과가 나온 사료는 울산 소재 동물병원에서 의뢰한 것으로,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5개 항목(중금속·곰팡이독소·잔류농약·동물용의약품·멜라민)에 대해 총 78개 유해물질 검사를 실시했고,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에선 바이러스(7종)과 기생충(2종)에 대해 검사했는데, 모두 '적합(음성)' 판정이 나왔다. 사료에 첨가될 수 있는 항생제 중 '살리노마이신(Salinomycin)'이 골격근 괴사와 융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 지방자치단체 조사 결과 사료제조업체 5곳의 원료 배합, 열 처리 등 제조공정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1 #2
- 4월 21일 - 20시 기준 163가구에서 263마리의 고양이가 피해를 입었으며 그중 94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 4월 22일 -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전국 동물병원 100곳에서 피해 사례가 보고됐는데, 모두 문제의 사료를 급여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특정 사료를 언급하는 것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수의사단체에서 사료 성분 검사를 진행할 수는 없어서 외부 기관에 의뢰해 정확한 원인을 살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는 정부의 검사 시료에 포함되지 않는 유해물질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의 선제적 조처를 촉구했다.
보호자들도 정부의 중간 검사 결과를 신뢰하지 못해 심리적 요인 때문에라도 국내 제조원을 피하고 글로벌 제조업체의 사료를 택하는 분위기다.
문제의 사료 유통을 선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 관계자는 “중간 검사 결과로 발표한 3종의 사료가 적합 판정을 받은 만큼 유통금지 등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로 검사를 의뢰받은 사료 30여 건의 성분 조사와 함께 시중에 유통되는 사료도 자체 수거해 ‘투 트랙’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4월 25일 - 사람에게 사료를 받아먹던 길고양이들도 동일한 증상에 의한 대규모 폐사가 확인되었으며, 이에 대해서 피해를 입은 고양이를 진료한 수의사는 '요즘 논란인 문제 있는 사료 가능성이 매우 의심됨' 이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 5월 7일 - 18시 기준 308가구에서 492마리의 고양이가 피해를 입었으며 그중 170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동물보호단체는 사료협회가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해서 별다른 문제 결과가 없었다고 말한 안전성 검사 항목 총 37개는 이미 농관원에서 불검출되어 적합 판정을 받았던 잔류농약 항목이라 큰 의미가 없는 검사 결과라고 밝혔다.
[1] 또한 고양이 뿐만이 아니라 같은 계열의 사료를 먹은 개들도 이와 비슷한 병에 걸렸다.[2] 실제로 특정 위탁 생산 업체에서는 '우리 사료는 볼드모트 사료가 아니다'라며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3] 고양이는 타우린이 필수적이다, 개와 고양이에게 같은 사료를 급여하면 안 되는 이유이다.[4] 다만 검사 결과는 cfu/g, 1g당 세균의 갯수이며 농축산부에서 지정하는 허용치 단위는 ppb(약 천톤당 1g 비율)라 환산이 안돼서 허용치 초과했는지 알 수 없다. 곰팡이(아플라톡신)기준 10~50ppb다. 효소랑 곰팡이 종류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서 현재로선 의미 있는 결과라 말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