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싱글 ]
- ||<tablebgcolor=#fff><tablealign=center><tablewidth=100%><width=25%> ||<width=25%> ||<width=25%> ||<width=25%> ||
2015. 04. 09
2016. 01. 29
2016. 03. 15
2022. 08. 04
||
1. 개요2. 20083. 2009
3.1. 2009. 01. 22.3.2. 2009. 02.3.3. 2009. 03. 23.3.4. 2009. 04. 18.3.5. 2009. 05. 16.3.6. 2009. 06. 29.3.7. 2009. 11. 27.
4. 20105. 20115.1. 2011. 07. 18.5.2. 2011. 07. 19.5.3. 2011. 07. 27.5.4. 2011. 07. 31.5.5. 2011. 08.5.6. 2011. 08. 19.5.7. 2011. 08. 25.5.8. 2011. 08. 31.5.9. 2011. 10.5.10. 2011년 기타 인터뷰들
6. 20167. 20178. 20209. 202110. 202511. 기타 정보글1. 개요
|
2. 2008
2.1. 2008. 10. 15.
루비살롱 인터뷰 1.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 세 가지. 텔레비젼, 죠스바, 설거지 2.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의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는 게 언제인가? 8살 때 방과후 학교 앞 엿 뽑기를 복권하듯이 일주일에 몇 번씩 꾸준히 했던 적이 있었다. 1년 내내 꽝만 나오다가 이번에도 꽝 나오면 뽑기 그만 해야지 라고 생각한 어느 날, 잉어가 걸렸다. 근데 아저씨는 너무 태연하게 잉어가 없다면서 전투기 2 개나 기타 2 개중 고르라고 했고, 난 별 생각 없이 조금 더 커 보이는 기타 2개를 골랐었다. 기타를 처음 접한 게 그 때의 엿 기타였다. 락 음악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때였고, 기타를 처음 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그리고 21살까지는 세계에서 제일 빠르게 연주하는 펑크밴드에서 빨갛게 세운 스파이크 머리의 기타리스트가 되는 게 꿈이었다. 진지하게 노래를 쓰고 부르기 시작한 건 22살 가을이었던 것 같다. 가끔 그 전투기를 골랐으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3. 뉴욕과 서울 생활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방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불법으로 노래 다운로드 하는 것도.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서울에서 먹는 중국음식은 맛있고, 맥주는 맛이 없다는 것. 둘 다 공평한 환경이다. 4.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가? 반대로 후회되거나 잊고 싶은 순간은? 국민학교 4학년 수련회 마지막 날 밤. 캠프파이어에서 개똥벌레를 합창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반면에 종이에 베이는 순간마다 인생을 반성할 정도로 그것이 싫다. 영화에서 죄 없는 동물이 사람대신 다칠 때 마음이 가장 많이 아프다. 6. 버릇. 습관 금연 중이다. 될 수 있다면 앞으로 계속. 작은 엘리베이터, 차, 버스는 웬만해서는 타지 않는다. 천장이 낮은 곳은 들어가지 않는다. 가끔 집 밖에서는 금 안 밟고 걷거나 손잡이를 만지지 않는다. 병은 아니다. 게임이다. 7. 만나보고 싶은 유명인(혹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이유는? 가수는 Michael Jackson, 감독은 Wes Anderson, 죽은 사람으로는 Charles Bukowski 가 있다. 마이클 잭슨의 라이브를 들으면서 부카우스키랑 내가 생크림처럼 거품이 뜬 맥주잔에 코를 담그고 마시는 모습을 웨스 앤더슨이 찍어준다면 써커스 같을까. 8. 이것만큼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다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지? 거의 모든 요리를 거의 모든 사람들 보다 잘한다. 선천적인 것은 아니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연습 역시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한식을 집중적으로 연구 하고 있다. 생선요리가 아직 조금은 어렵다. 9. 스스로 생각하기에 좋은 음악이란? 실험적인 건 과학자, 멋있는 건 모델, 락앤롤은 그만 됐고, 좋은 음악은 모타운이 이미 다 만들었으니까 기타생산을 중단하고 헤드폰만 대량으로 생산해도 될 것 같다. 10. 최근 관심사는? 공상과학소설/영화/만화. 비현실적인 배경을 무대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고,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까 해서 명작들만 골라서 즐기고 있다. 이쪽 장르를 무시했던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또 후회하고 있다. 11. 인생관과 음악관이 있는가? 나쁜 놈일수록 단순하니까 잘해주자. 여름엔 댄스 겨울엔 메탈. 12. 국내 로크뮤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요즘 한국 락 음악은 사실 잘 모른다. 옛날 한국 펑크씬이 한창일 땐 서울에 있는 가족들에게 부탁해서 이상한 펑크 씨디들을 잔뜩 모으고 홍대 펑크씬을 상상하며 즐거워했었다. 하지만 청년폭도맹진가를 마지막으로 한국의 락음악이나 씬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다. 비교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산울림보단 김수철을, 신중현보다는 김민기가 좋다. ......사실 다 필요 없다. 서태지가 최고다. 13.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 (생각나는대로) 남극탐험, 돌고래 등 타기, 정글탐험, 우주여행 |
2.2. 2008. 12. 02.
Mini-Interview Who are The Black Skirts? Castel Prayon with live band members is The Black Skirts A.K.A 검정치마. (We are using the name The Black Skirts for the purpose of international promo only) I personally prefer to be called 검정치마. The band is a vehicle for me to present the Castel Prayon songs to a korean audience without coming off as a lo-fi american indie band. What can you tell us about your music, and what has made it such a success? Well I don't know if this album is a “success”. but yes, it has been doing better than I thought it would. the album is more of a sampler/compilation of my songs due to the fact that it was written over the span of 2 years and I am very easily influenced by what I hear at the time. so as far as genres are concerned, it's very schizophrenic. if I were to put that in a nicer way, I'd say that it's a collection of singles from power-pop, garage, blues rock, reggae, 60's rock and shoe-gaze bands. I don't want to sound like an asshole but I really don't know how else to put it. You spent an awful lot of years as Castel Prayon. How did you decide to proceed with a band under a new name? With this album I made a conscious effort to come across more poppy than I usually like to be. the songs are more calculated and have prominent hooks. Where as with Castel Prayon I am only worried about capturing the raw emotions as quickly as possible in the first few takes (hence the shitty sound quality and minimal rrangements). like I said, 검정치마 is a vehicle for poppier Castel Prayon songs in korean context. I've always been Castel Prayon and always will be although the only fans I have are my friends. I am planning on releasing a collection of demo songs under the name castel prayon though. I heard you're currently busy doing clubs in Hongdae, but how about the US? Do you plan on heading back any time soon and do you intend to do a few gigs there too to gather a bigger following? I am from New Jersey and seriously, home away from home ain't home. so I think I will be back by next year. I don't have any plans to play shows in the US yet. mostly becauseIi am not big on live shows. here in Korea I have no choice because of the label and I have nothing else to do. |
3. 2009
3.1. 2009. 01. 22.
민트페이퍼 2009 2008년을 마무리하는 12월 한 달 동안 음악 관련 사이트에서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이름이었고, 칼바람을 뚫고 앨범을 사려고 갔는데 '품절'이라는 얘기에 뒷목을 잡아야했고, 누군가의 헛기침으로 10번 트랙이 끝나는 동시에 자동으로 재생 버튼에 손이 가고 있다. 모두 '검정치마'의 앨범 [201]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턱대고 '좋아해줘'라며 관심을 끌더니, '시간은 스물아홉에서 정지할거야'라든가 '너는 음악보단 엄마 말을 들어야했어'라며 가슴을 뜨끔하게 만들며 귀를 뗄 수 없게 만드는 검정치마는 쭉 펑크를 좋아했고 또 펑크밴드를 해왔던 조휴일이 티비에서 우연히 'Built to Spill'을 보고 '꼭 디스토션 안 걸어도 되는구나, 꼭 기타를 빨리 칠 필요는 없겠구나'라며, 천천히 기타를 치고 멜로디와 가사를 생각하며 노래를 쓰면서 시작됐다고 해요. 음악 하는 환경 하나만 생각해도 미국에서 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왜 굳이 한국에 오게 됐을까요? "우선은 한국말로 노래하고 싶은 이유가 가장 컸어요. 또 90년대 한국 펑크씬에 대한 동경이 남아 있어서, 내가 저 씬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하는 호기심도 있었구요." 그리하여 2007년 데모를 들고 와서 공연도 잠시 했지만, 그 당시 함께 했던 멤버들이 교포, 유학생이라 체류 상의 문제가 있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마침 레코딩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는 서부로 이사 갔던 친구가 다시 동부로 돌아오는 2주의 시간을 함께 하며, 앨범을 녹음해서 다시 한국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후 루비살롱레코드의 연락을 받고 인천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그 자리에서 계약, 지난해 11월 앨범 [201]을 발표하게 됩니다. 거기다 이제 동네 치킨집 아저씨가 "네이버에서 봤어(오늘의 뮤직 '이주의 국내앨범'에 소개)"라고 말을 걸고, 미용실에서 "가수시죠?"라는 질문을 받게 됐지요. 류영(베이스), 사샤(키보드), 정경용(드럼)을 만나 꾸준히 라이브를 하며 호흡을 맞춰가고 있기도 하구요. 검정치마의 음악을 들으며 드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에요. 첫 번째는 묘하게 가요와 인디의 중간의 느낌(그러니까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쉽지만도 않다고 할까요)이라 어떤 친구에게도 좋아할 거라며 들어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제 의도가 성공한 거네요. 근데 요즘 2집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1집은 대중적인 면도 생각하고 만든 게 사실이지만, 스스로 너무 깔끔하고 Hi-Fi라고 느끼기도 하니까요. 지금 마음으로는 2집은 더 편하고 더 거칠고 날 것의 감정을 담고 싶어요. 또 전에는 생활처럼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곡은 썼는데(나중에 버리게 되더라도), 한국에 온 이후로 아직 새로운 곡을 못 썼어요.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재미로 하던 것이 '일'이 되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빨리 집에도 가고 싶고, 새 노래를 써서 2집 작업도 하고 싶어요." 또 한 가지 검정치마의 주목 포인트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가사. (검정치마 이야기를 시작하며 말했던 '가슴 뜨끔했던 가사'들은 종종 일상의 대화에서 활용까지 하고 있다는) 앨범에 가사가 없어서 듣는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201] 첫 곡인 '좋아해줘'에서만 살펴보자면 "뜨거운 멜론으로 믿음을 줘 (원래 가사는 '뜨거운 말로 믿음을 줘')", "니 티비 속으로 날 숨겨주겠니 (원래 가사는 '니 피부 속으로 날 숨겨주겠니')" 등. "가사에 대해서 좋은 평을 들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써야 문법에 맞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썼거든요. '나근대는 목소리로 속삭여야 해'에서 '나근대는'도 어떤 트로트 노래에서 들은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없는 단어였고, '스무살이 되고 싶진 않었어'에서 '않었어'가 맞는 줄 알았는데 '않았어'가 맞는 거더라구요. (웃음)" 이처럼 매력 가득한 앨범 [201]로 크게 환영 받고 있는 검정치마에 대한 오해를 한 가지 풀자면, 앨범 리뷰에 자꾸만 '브릿팝의 영향'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사실 조휴일은 "영국 음악을 좋아하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다"고 해요. "혹시 인디음악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면, 입문과정(?)으로 무난하지 않을까 싶은" 검정치마의 매력을 앨범으로 충분히 즐겼다면, 끊임없이 공연을 하며 발전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당장 이번 달만해도 29일에는 상상마당에서, 30일에는 DGBD에서, 31일에는 빵에서 검정치마의 라이브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민트페이퍼 / 글_진문희, 사진_루비살롱레코드 제공) |
3.2. 2009. 02.
DAZED 2월호3.3. 2009. 03. 23.
스포츠월드3.4. 2009. 04. 18.
동아일보3.5. 2009. 05. 16.
썸머슬램 영상 인터뷰3.6. 2009. 06. 29.
더블유 코리아 검정치마의 음악을 듣고 모두 '한국에도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가 있다니!' 라고 말한다. 검정 치마의 음악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조휴일: 대중성 있는 인디 팝. 검정 치마의 1집은 인디와 가요 사이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홍대 앞은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 상징적인 공간이다. 홍대앞에서 몰아내고싶은 것 세 가지 정도를 꼽는다면? 조휴일: 여자들에게 껄떡대는 외국인, 그렇게 복잡한데 굳이 끌고 나오는 자동차, 그리고 외국인을 노리는 여자들. 검정치마의 공연을 찾는 관객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다. 그 이유는? 류영: 없어서 하는 말인데, 드러머인 정경용이 잘생겨서 그렇다.(웃음) 공연을 하다 보면 관객과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게 될 텐데, 그건 말로 설명하기 힘든 느낌일까? 조휴일:검정치마의 라이브가 크게 호소력 있는 공연은 아니다. 그저 노래를 충실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하는데, 관객들이 큰 소리로 함께 노래를 불러준다. 그게 우리 공연의 특징이다. 일명 가라오케 식의 진행이라고. 근데 그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무척 싫어한다. 음악 들으러 왔는데 옆 사람들이 크게 따라 부르니까. 그런데 우리 입장에선 즐거운 일이다. 요즘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다. 음악이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본다면 추천하고 싶은 음악은? 류영: 지금 의견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게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음악이 제일 좋은 점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들린다는 거다. 젊은 사람, 늙은 사람, 죽은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의 귀에도 너바나의 노래는 똑같이 좋게 들릴 거 같다. 조금은 무의미한 질문일 수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할 생각인가? 조휴일: 할 줄 아는 게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 할 거 같다. 류영 어떤 식으로든 음악과는 함께하겠지만, 일단 직업이 되는 순간 재미와 애정이 식을 거 같아 고민 중이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하고, 제일 좋아하는 건 취미로 하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 말이 좀 맞는 거 같기도해서. 조휴일 사실 나도 이번에 그런 말을 실감했다. 일이 되어버려서 똑같은 노래를 계속 부르고 다니니까, 창작 활동이 안 된다. 음악을 세컨드 잡으로 하고 수영장을 청소하던 예전에 노래도 잘되고 음악도 잘됐다. 그때 진짜 열심히 했는데. 록음악은 어떤 거다. 정의를 내린다면? 조휴일:'록을 정의하는 것은 록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류영: 지루하고 의론적인 얘길 하자면 음악은 1차적인 예술 같다. 미술이나 글은 내 머릿속을 한 번 거쳐간 다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음악은 그냥 귀로 들으면 되지 않나. 아마도 음악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끝까지 남아 있을것 같다. 조휴일: 정말 그렇다. 구전 가요라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고 해도, 음악은 살아 남을 거다. 에디터 l 서동현 |
3.7. 2009. 11. 27.
타임투록 인터뷰4. 2010
4.1. 2010. 04. 09.
매일경제4.2. 2010. 04. 11.
국민일보4.3. 2010. 04. 12.
뉴스엔4.4. 2010. 12. 11.
스캐터브레인 로그스(이하 로):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서울인가요, 뉴욕인가요? 조휴일(이하 휴): 저는 이번 봄에 미국으로 돌아온 후 뉴져지주에 있는 작은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부모님이 귀국하시면서 집을 처분하셨기 때문에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있어요. 처음엔 집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어요. 작고 오래된 집이지만 10년 넘게 거기 살면서 정말 정이 많이 들었었거든요. 애들 바글바글한 지하실에서 펑크쇼도 했었고, 뒷마당에 사는 사슴들만 해도 3대가 넘게 자라는걸 지켜봤어요. (사슴의 수명은 보통 10년에서 15년 사이다 - 인터뷰어 주) 저에게 수많은 추억을 제공해준 장소이기 때문에 지금도 친구들 만나러 옛동네에 갈때면 그집을 일부로 지나가기도 해요. 먼발치에서 옛애인을 바라보는 스토커의 느낌으로 말이죠. 로: 현재 조휴일씨의 하루 일과를 음악작업하는 날과 안 하는 날로 나눠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휴: 음악하는 날에는 하루종일 TV를 보면서 기타를 칩니다. 음소거하고 캡션을 틀어놓으면 기타칠 때 방해도 안되고 TV도 볼 수 있거든요. 약간 산만하지만 저에겐 제일 오래되고 익숙한 작업방법이에요. 음악 안하는 날에는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공원에도 자주 갑니다. 집에서 요리도 자주하는 편이고요. 평소에는 음악을 잘 듣지 않지만,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제가 그동안 지나쳤던 고전이라던가 생소한 최신 인디음악같은걸 하루종일 찾아들어요. 나름 자율학습 하는 거지요. 로: 굳이 한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앨범 작업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휴: 굳이 해외에서 작업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집에 돌아가서 작업하는 것 뿐이데 제 활동무대가 한국이다 보니까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음악하는 친구들도 한국보다는 미국에 더 많고 무엇보다 그동안 집이 많이 그리웠어요. 돌아가기로 결정했을때만 해도 신곡작업이나 녹음같은건 전혀 계획에도 없었어요. 그냥 맛있는거 먹고 친구들 만나서 놀 생각에 부풀어서, '한 1년 놀다보면 새노래도 많이 만들고 더해서 반년이면 앨범녹음까지 끝낼 수 있지 않을까' 같은 막연한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한테는 1년반 후에 새 앨범이 나온다고 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돌아오는게 옳은 결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와서 신나게 놀기만 한거같고 막상 여기오니까 집 같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들어서 지금은 빨리 한국에 가고 싶어요. 이제는 가까운 사람들이 한국에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지금 사는 곳이 살던 집이 아니라서 그런지 여기에 정 붙이기 영 어렵군요. 로: 2집 작업은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가요? 새 앨범은 언제쯤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휴: 지금 작업하는 앨범은 사실 검정치마가 아닌 조휴일로 발매할 계획이었어요. 검정치마가 조휴일하고 다를건 없지만서도 원래 계획하던 앨범은 뭔가 굉장히 로우-파이한 어쿠스틱 앨범이어서, 기존의 검정치마의 이미지 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검정치마 데뷔 앨범이 나온지 2년쯤 되다보니, 2집을 마냥 미룰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이번 앨범이 검정치마 2집이 되어버렸지요. 일단 녹음진행상태만 얘기했을때, 13곡중 10곡은 80%이상 진행된 상태고요, 3곡은 15%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 봄이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로: 그럼 곡 이름이나 앨범 타이틀에 대한 조그마한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까요? 휴: 곡 제목들은 확실한 게 몇 곡없고, 앨범 타이틀은 아직 비밀입니다. 로: 새 앨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새 앨범에 대한 컨셉이 있었나요? 휴: 처음부터 앨범에 대한 컨셉을 정하고 노래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아직 그정도로 치밀하고 계획적이지는 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앨범은 컨셉앨범이 될것 같아요. 앨범내내 반복되는 멜로딕한 테마가 있거든요. 뭔가 하나의 긴 노래처럼 느껴지는 그런 완벽한 컨셉앨범 하고는 확실히 좀 거리가 있지만, 이번 노래들이 하나의 앨범으로 묶였을때는 공통된 이야기가 있어요.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번 앨범은 이 바다 혹은 바닥을 가르는 검정치마호의 항해일지 입니다. 로: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으로 봤을 때, 1집과 2집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휴: 1집에서는 장르적인 집착이 지금보다 강했던거 같아요. 그땐 아무래도 싱어송롸이터로서의 첫 앨범이다 보니까,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들을 앨범에 실고 싶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앨범에 넣으려고 골랐던 수록곡들이 만들어진 시기가 모두 제각각이었어요. 예를 들어 “좋아해줘” 같은 경우는 2004년 곡인데, “Dientes” 같은 경우는 앨범이 녹음이 진행중에 있을 때 만든 곡이지요. 201을 만들 당시엔 제가 팝음악에서 좋아하는 부분들을 제 노래들로 옮겨오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었지만, 2집에선 그런 음악적인 고민이 전혀 없었어요. 예를 들어, 노래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부분도 없고, 빽빽한 악기의 편곡도 없어요. 충격적이지도 트렌디하지도 않지만 기존의 검정치마에 비해선 충분히 새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201이 '야심차고 치기어린'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솔직하고 편안하고 좀 더 어른스러울 거에요. 로: 2집에서 음악적 고민을 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휴: 간단하게 말해서 노래를 만드는 과정자체가 너무 쉽고 재미있었을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공개할 노래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민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2집이 아닌 제 개인 만족을 위해서, 혹은 놀이로 만든 노래들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엔 대중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킬만한 사랑노래가 별로 없어요. 물론 음악적 고민은 아니어도 이 노래들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을 때까지, 그것도 2집으로 묶기로 결정하기까지의 고민은 있었지요. 로: 2집에 수록될 곡들은 미리 써 놓은 곡인가요, 아니면 한국을 떠난 후 만들어진 곡들인가요? 휴: 작년엔 여러모로 굉장히 들떠서 곡 작업을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기타치는 것에도 별 흥미가 없었고 음악도 거의 안들었어요. 아무튼 1년내내 놀기만 하다가 이번 봄에 전 소속사였던 루비살롱과 결별하고 혼자서 201 재발매를 진행하게 되면서 많이 힘들었거든요. 무엇보다 소속사를 떠나야했던 상황이 제겐 정신적으로 큰 타격이었고, 재발매를 진행하면서는 새로 녹음해야 할 노래들도 있었고, 서류작성하는 것 부터 관계자들 만나는 것까지 저에겐 매일 엄청난 스트레스였어요. 그러던 어느날 충동적으로 클래식 기타를 하나 샀는데, 이제 막 기타를 처음 배운사람처럼 기타치는게 너무 재밌는거에요. 그로부터 약 2주동안 만든 10곡이 모두 2집에 실리게되었지요. 새기타에는 새노래가 들어있다는 말이 맞더군요. 아무런 기대나 목적이 없이 만든 노래들이다 보니 만드는 과정 역시 너무 쉽고 재미있었어요. 그 때문에 음악적 고민도 많지 않았고, 가사를 쓸때도 어느 때보다 솔직할 수 있었구요. 이번 앨범엔 계산된 훅도 없고 화려한 연주나 편곡도 없어요. 다만, 비슷한 내용의 비슷한 노래들이 있을 뿐이에요. 예를 들어, 수록곡 중 절반이 통기타 처음 배울 때 가르쳐주는 C-Am-Dm-G의 코드 진행이라면 믿기 힘들겠지요? 이 때문에 이 노래들이 검정치마 2집은 커녕 앨범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제가 상상도 하지 못했었죠. 로: 앨범 작업을 이끌어주는 프로듀서가 따로 있나요? 휴: 저는 전문적인 녹음기술까지 갖춘 싱어송롸이터는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녹음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프로듀서나 엔지니어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어요. 이번 앨범 역시 1집을 도와준 친구가 프로듀싱을 맏아주고있는데, 1집에서 프로듀서의 역할 중 대부분이 녹음이었다면, 지금은 베이스 연주, 세션 뮤지션을 고용하는일, 스튜디오를 섭외하는 일, 등 음악외의 것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있습니다. 앞으로는 뛰어난 음질이 아니어도 혼자서 홈레코딩을 더 많이 해볼 계획이에요. 로: 성공적인 데뷔앨범 이후 만드는 2집으로서, 부담감 같은 건 없나요? 말하자면, 소포모어 징크스 같은 거 말이에요. 휴: 오히려 201을 내기전까지가 훨씬 더 초조했어요. 이번에는 앨범을 처음 계획했을때부터 작업중인 지금까지 부담감은 커녕 초조하지도 않아요. 작년 한 해 201이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긴했지만, 성공적인 데뷔앨범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로 '성공적인 데뷔앨범'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앨범은 드레이크Drake의 Thank Me Later 같은 앨범이지요. 전 아직 이룬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요. 로: 루비살롱과 결별한 이후 도기리치라는 연합체에 속해 있는데, 2집도, 그 이후로도 계속 도기리치를 통해 활동할 계획인가요? 휴: 마음에 맞는 소속사를 찾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요. 도기리치는 레코드 레이블이 아니기 때문에 활동에 한계가 있어요. 일단 저는 아직 음악에서 비지니스를 만드는 일엔 서투른것 같아요. 아마 죽을때까지 서투를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좋은 소속사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요. 로: 요즘 앨범작업을 하면서 자주듣는 음악이 있나요? 휴: 이번 봄에는 레오나드 코헨Leonard Cohen, 톰 웨이츠Tom Waits, 닐 다이아몬드Neil Diamond 등 낮고 굵은 목소리의 아티스트 위주로 즐겨 들었습니다. 여름엔 알켈리R.Kelly랑 잭 존슨Jack Johnson을 많이 들었구요. 최근엔 음악을 잘 안들었어요. 대신 2NE1 TV 를 매주 챙겨 봅니다. 로: 한국이 그립나요? 휴: 네. 집은 장소가 아닌 사람이라는 생각을 최근에 했습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들지만 사람 역시 환경의 일부분이니까. 이건 너무 억지인가요. 인터뷰는 “한국에서의 커리어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면” 뉴욕 인디씬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다는 검정치마의 포부와, “긴 공백기를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들”에 대한 감사로 끝을 맺었다. 이 인터뷰가 “긴 공백기를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들”의 2집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줬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본인 같은 경우에는 인터뷰를 하고 오히려 그 궁금증이 증폭됐다. 무슨 컨셉일지, 제한된 코드로 어떤 색깔을 만들었을지, 더 솔직해진 조휴일의 송라이팅은 어떨지, 조휴일의 로우-파이는 어떤 느낌일지,'어른스러워진 2집' 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지… 하지만 너무 캐묻는 것도 새 앨범을 만들고 있는 아티스트에게 예의가 아니다. 별 수 있나.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검정치마호의 두번째 침공을 기다릴 뿐이다. 두 번째 침공도 첫번째 만큼이나 서프라이즈했으면 좋겠다. 그 때까지는 2NE1 TV나 보고있자. / (글, 인터뷰 = 로그스(김종윤) | 일러스트 = 조하영) * 이 인터뷰는 프리윌링 12월호에도 실린 기사임을 밝혀둔다. |
5. 2011
5.1. 2011. 07. 18.
뉴시스 반말 인터뷰노컷뉴스
5.2. 2011. 07. 19.
동아일보5.3. 2011. 07. 27.
2집 발매 인터뷰5.4. 2011. 07. 31.
국민일보5.5. 2011. 08.
민트페이퍼 20115.6. 2011. 08. 19.
allurekorea5.7. 2011. 08. 25.
더블유코리아5.8. 2011. 08. 31.
더뮤지컬5.9. 2011. 10.
파운드매거진5.10. 2011년 기타 인터뷰들
vmspace2집 발매기념 인터뷰
Front 매거진 여름호
6. 2016
6.1. 2016. 01. 29.
'Everything' 뮤비 제작기6.2. 2016. 03. 15.
'내 고향 서울엔' 제작기6.3. 2016. 03. 16.
싱글 'Everything' 발매 기념으로 피키캐스트에서 진행한 인터뷰. [1]7. 2017
7.1. 2017. 05. 30.
'Team Baby'발매 기념 QnA / '나랑 아니면' 뮤비 비하인드7.2. 2017. 06. 29.
엘르7.3. 2017. 08. 03.
아레나8. 2020
8.1. 2020. 03. 24.
Authmag 영어 인터뷰8.2. 2020. 04. 04.
'Hollywood', '내 고향 서울엔' 7인치 바이닐 발매 기념 Buzzyroots 일본어 인터뷰9. 2021
9.1. 2021. 05. 12.
뉴스 토마토9.2. 2021. 05. 14.
EP 발매 기념 Vibe 인터뷰9.3. 2021. 10. 02.
일본 데뷔 기념 Kstyle 일본어 인터뷰10. 2025
하입비스트 코리아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요? 조휴일: 안녕하세요. 저는 늦게 일어나 밥을 먹고, 장을 본 후 작업실이나 합주실에 가는 게 전부예요. 원래 술을 잘 못 마시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술이 늘어서 자주 홀짝이곤 합니다. 사람들과 마시지 않고 밤에 혼자 영화보면서 마셔요. 위스키만 몸에 받는데, 버번은 달아서 스카치를 마십니다. 물 타 마셔서 맛은 몰라요. Everything' 발매 시점에 게임에 푹 빠져서 몇 년 동안 게임만 했다고. 요즘도 게임 즐겨 하세요? 조휴일: 초등학교 시절 닌텐도 같은 건 해봤지만, 자라면서 게임을 좋아해 본 적은 없어요. 뒤늦게 취미를 붙이고 싶어서 플레이스테이션3로 게임을 제대로 접했을 때가 이미 30대였을걸요. 그것도 몇 개월 하다 질려서 그만뒀어요. 사실은 <TEAM BABY>와를 동시에 만드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인데, 부끄러워서 둘러댄 말이 와전됐나 봐요.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게임 관련 비디오 에세이를 틀어놓고 듣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특히 샤워하면서. 이상한 취미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벌써 1년 넘게 이어오고 있어요. 평생 들어본 적도 없고 플레이해 볼 일도 없을 옛날 게임 시리즈의 변천 과정이라든가, 제작사의 흥망성쇠 같은 내용을 듣고 있으면 좋아요. 블로그에 직종이 '종교'라고 되어있어요. 심지어 팬들도 '검정치마는 종교', '교주님'이라고 하는데. 조휴일: 원래 어린 시절엔 다 락 음악이 종교처럼 다가오지 않나요? 그리고 제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걸 평생 쫓아다녔으면 그게 종교지 뭐예요. 몰라요 아무튼 그랬어요. 아내가 말하길, "인간이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행위에서 얻는 정신적 보상이 큰 이유는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창조주를 모방하며 가까워지기 때문"이래요. 창조론을 안 믿을 뿐이지 여러 의미에서 저도 종교인은 맞아요. 팬들이 '교주님'이라고 부르는 애정 어린 호칭은 '어린 양' 뮤직비디오 때문에 생겼는데, 좀 창피합니다. 락 음악이 종교라면, 저는 속세에 물들지 않고 맨살을 채찍질하는 청교도 장로에 더 가깝고 싶어요. 매번 콘서트에서 어린양 전주 부분에 팬들이 "조휴일 사랑해"를 외치잖아요. 무대 위에서 이 소리를 듣는 당사자의 기분은 어떤지 항상 궁금했어요. 조휴일: 부끄럽게도 이제는 그 소리가 노래의 일부분으로 들려요. 원래는 음원 속에 은밀히 숨겨둔 나만의 비밀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당연히 누군가는 언젠가 발견했겠죠. 어느 날 갑자기 외침이 안 들린다면 서운할 것 같아요. 특히 해외에서는 더 낯설어요. 2023년과 2024년에는 간간이 휴일 님의 이야기가 들려왔는데요.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를 이어준 장본인으로 언급됐죠. 조휴일: 디테일은 희미한데, 선셋 롤러코스터와 이미 구면이라 공연에 초대를 받았어요. 오혁 씨와 같이 갈까 하다가, 저는 공연에 가지 않았고 오혁 씨만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혁 씨도 중국어를 하니까, 당연히 선셋 롤러코스터와 오혁 씨가 서로 잘 알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요. 하지만 음악적 색깔도 그렇고, 두 밴드의 공통점이 많아서 제 작은 개입이 없었어도 아마 둘은 인연을 잘 이어갔을 거예요. 뉴진스 ‘Ditto’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조휴일: 작곡하신 분이 가이드로 부른 영어 가사가 듣기에 괜찮더라고요. 대체 불가능한 좋은 부분만 살리고, 벌스 부분에는 최대한 한글 가사를 많이 넣으려 했어요. 훅 부분에서는 한글로 영어와 라임을 맞추려고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여담으로 ‘울린 심장’ 대신 처음엔 ‘눌린 심장’이라는 표현을 생각했는데, (왜 인스타그램에서 하트 누르잖아요. 그런데 심장이 눌리는 느낌이 나면 곧바로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이것도 미루고 미루다 마감 전날 급하게 했는데, 채택된 걸 보고 놀랐어요. 검정치마 작업과 다르게, 남의 노래는 마감일이 있으니까 끝내긴 끝냅니다. 이번 콘서트에 관한 이야기도 나눠볼게요. 2025 콘서트의 주제가 'SONGS TO BRING YOU HOME'인데요. 이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요? 조휴일: 제가 쉬는 동안 다른 음악도 많이 듣고 공연도 보러 다녔을 테니, '이제 본진으로 돌아와라. 너의 집은 항상 여기였고, 앞으로도 변할 일은 없다.' 같은 구애의 노래들을 부르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반대로 검정치마를 집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단 하나의 곡도 있을까요? 조휴일: 아티스트가 아닌 리스너로서의 자아가 성립될 나이에 듣던 음악들. 15살부터 20살까지 들었던 노래들일 거예요. 극도의 불안과 흥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던 시절의 배경 음악. 나중에 머리가 커서 여러 장르를 골라 듣게 되고, 어릴 때 듣던 음악들이 시시하게 느껴졌던 순간이 짧게 있었어요. 근데 결국 저를 집으로 불러들이는 음악은 항상 정해져 있던 것 같아요. 단 한 곡을 뽑는 건 절대 불가능하고, '랜시드'를 포함한 수많은 펑크 밴드들이 생각나네요. 동부에서 자랐지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제가 크게 영향을 받은 펑크 밴드들은 전부 캘리포니아 출신이었고요. 동부 쪽 음악은 '미스피츠'와 '라몬즈'를 많이 들었어요. 검정치마 콘서트를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인생 콘서트’라고 꼽더군요. 조휴일: 공연 도중 관객석에 사탕을 던지기도 하고, 몇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컨페티와 고무공을 날리는 전통 아닌 전통이 있어요. 그 외에는 개인적으로 LED 스크린을 좋아하지 않아서 조명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음향도 마찬가지지만, 조명 물량 자체를 체조경기장만큼 많이 들여놔요. 한 앨범 안에서도 노래의 톤이 자주 바뀌다 보니 (음향, 조명 감독님들 일이 많으시죠.) 무엇보다 검정치마 공연은 그동안 관객들이 거의 모든 곡을 따라 부르는 참여형 공연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많은 곡이 골고루 사랑받고 있는 만큼, 세트리스트가 풍성합니다. 공연에서는 잡담 없이 26~30곡 정도를 매번 부르고요. 콘서트 공간이 이전에 선보이던 클럽 공연에 비해 스케일이 무척 큰 홀이던데. 다음 콘서트가 있다면 어떤 점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조휴일: 검정치마는 오랫동안 클럽 공연만을 고집했고, 그마저도 자주 하지 않다 보니 올림픽홀도 관객들을 수용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공연장 사이즈를 키울수록 어쩔 수 없이 개인적인 아쉬움도 남는데, 그런데도 여기서 규모를 줄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다음 앨범이 망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는 제가 원하는 것보다는 큰 규모를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달라진 점이라면, 위에서 말했듯이 항상 하던 것들의 스케일이 조금 더 커졌을 뿐이에요. 참고로 5월에 장충에서 여섯 회의 추가 공연이 있습니다. 'SONGS TO BRING YOU HOME' 콘서트 아트워크도 인상적이에요. 조휴일: 괴물들이 둘러모여 불을 피우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원했어요. 비슷하면서도 각자 다른 그 괴물들은 우리예요. 공연에서 사람들이 다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나이, 성별, 배경에 상관없이 같은 부족이거든요. 이번 포스터는 그림도 잘 그리고, 스케이트보드도 잘 타는 사촌 동생이 도와줬어요. 덕분에 티셔츠도 처음으로 귀엽게 찍혔어요. '청년폭도맹진가'를 마지막으로 한국의 락음악이나 씬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져 본 적은 없다고 이야기 했죠. 요즘 젊은 밴드도 많이 나오고 있고, 이른바 '락붐온'이 일고 있어요. 아직도 한국 락 음악에 관심이 없으신가요? 조휴일: 청년폭도맹진가는 대한민국 유일한 펑크 명반이 맞아요. 근데 이제는 듣고 싶은 음악만 듣는다고 해도 여유가 없고, 제 귀에 듣기 좋은 음악도 이미 편협할 정도로 정해져 있어요. 만약 거기에 접점을 둔 밴드를 한국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면, 전 아마 질투와 위기감에 눌려 작업실에 녹아내려 있었겠죠? 어쩌면 초조한 마음에 매달 싱글을 발매했을 수도 있고요. 그런 일은 아직 없고, 여전히 그냥 옛날 음악, 미국 음악을 좋아해요. 평소에는 집에서 피아노 연주를 듣고요. 요즘 새로운 밴드들이 많이 생겨나는 건 좋은 현상인데, 스타일이 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안 그러면 유행이 끝나기도 전에 다 같이 '대만 카스테라 엔딩'을 맞이할 거예요. 그렇다면 본인의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은 어떤 곡일지 궁금하네요. 조휴일: 숨어 듣는 명곡이요? 제가 좋아하는 건 대개 뻔한 것들이에요. 운전할 때 듣는 파워팝, 트위팝, 2000년대 초 미국 인디, 아니면 평소 소홀히 했던 고전들. 잘 때 듣는 요가 음악 같은 거. 갈수록 입맛이 정해지는 것처럼, 슬프게도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기쁨은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올해는 앨범 작업에 매진한다고요? 신보를 재촉하는 팬들을 위해 새 앨범에 관한 힌트가 있나요? 조휴일: 앞으로의 모든 정규 앨범에는 10곡 이상 수록하지 않을 예정이에요. 앨범 간의 텀을 줄이고 싶거든요. 그중 5곡은 확정됐는데, 장르가 들쑥날쑥해서 어느 정도 통일하려고요. 근데 그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바이닐 발매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이 커요. 다음 앨범은 넉넉한 수량을 기대해도 될까요? 조휴일: 노력하겠습니다. <TEAM BABY>부터 <TEEN TROUBLES>까지. 연작 프로젝트의 마침표를 훌륭하게 찍은 작품이라는 호평과 함께 ‘2023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 부문을 수상했어요. 이런 평가를 받으면 부담감이 있진 않나요? 조휴일: 대중음악상이나 평단의 호평은 반가울 뿐, 크게 다가오지 않아요. 아마 다른 아티스트들도 다 비슷할 거예요. 내가 만든 음악을 들어주고, 공연까지 직접 찾아와 주는 사람들의 온도로 사랑을 체감하거든요. 작업에서 느끼는 부담감이라면, 아무래도 밴드가 아니다 보니 앨범을 만들면서 남에게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거. 그래서 그만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거. 조휴일이라는 개인과 검정치마라는 사이의 간극은 어떤가요? 두 이름이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나요? 조휴일: 요즘 들어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외출이 없다시피 할 때도 이곳의 환경이 버겁거든요. 서울이 제겐 너무 빠른 것도 있고요. 앨범을 만드는 것 말고는 취미라든지, 소박하더라도 개인적인 행복을 좇아본 게 너무 오래돼서 어떻게 하는지 잊어버렸어요. 창작 활동이 잘되면 행복하고, 안 되면 불행한 사이클은 항상 반복되는데, 잘 안 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죠. 검정치마가 그 사이클을 수백 번 거쳐 만들어낸 예쁜 강아지라면, 조휴일은 산책 한 번 못 나가 본 종자견 같은 걸까요. 어느 순간부터 항상 그런 기분이에요. 특히 이번 <TEEN TROUBLES> 앨범에서 얻은 개인적인 만족이 너무 커서 느끼는 공허함도 크고요. 몇 년 전 유화를 배울 때 그나마 좀 재미있긴 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에 대한 정의가 바뀐다고 하셨어요. 현재 조휴일은 음악을 뭐라고 정의하고 싶나요? 조휴일: 제가 그런 말을 한적은 없고요 (적힌 글이 있다면 그건 과거 어느 인터뷰이의 상상이었을거에요), 음악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뮤지션도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의 입장에서 음악을 굳이 정의한다면, '너무 잡고 싶은 나비를 하루 종일 쫓다 보니 익숙한 들판은 안 보이고, 해 질 무렵 숲속 한가운데 혼자 떨어져 있는 느낌'. '뭔가 잡긴 잡았는데, 이건 나방같이 생겼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예쁜 나비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 '근데 그러면 영영 집에 못 돌아간다는 사실도 너무 잘 알아서 절망하는 마음'. '까진 무릎보다 나비를 잡을 생각에 심장은 또 뛰고 있는 상태'. 머리를 열어보면 도박 중독자랑 창작자의 전두엽 모양이 비슷할걸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조휴일: 정규앨범 10개를 가지고 싶어요. 오래된 목표고 그 이상은 생각해 본 적 없어요. |
11. 기타 정보글
'Teen Troubles in Dirty Jersey' 단편영화 제작 비하인드
Archive K 검정치마 소개글
[1] 조휴일의 목소리만 나오는 영상 인터뷰였으나 현재는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