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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1-11-06 21:15:42

검은 고양이 살인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한밤중 일어난 사건3. 범인 체포4. 사건의 의혹

1. 개요

2000년 일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일견 평범해 보이는 사건이지만, 목격자의 발언 때문에 일본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일어났다.

2. 한밤중 일어난 사건

2000년 3월 21일 새벽 2시. 일본 사가현 사가시 소방본부 니시분서에 신고가 들어왔다. 사가현 나베시마의 9살 소녀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 엄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고 신고하여, 경찰과 사가현 니시분서 소속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신고자 소녀는 경찰과 구급대원이 왔는데도 문을 열어주지 못했다. 쓰러진 엄마 때문에 무서워서 내려갈 수가 없었던 것. 결국 구급대원들은 사다리로 2층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여자 한 명이 이불 위에 쓰러졌는데 목에 베인 상처가 있었다. 구급대원이 확인했을 때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이 집안을 집중적으로 수색하여 1층 부엌문이 열렸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범인은 1층 부엌문으로 집안에 침입해 어머니를 살해한 듯 보였다. 딸인 9살 소녀는 전날 11시쯤에 잠들었다가 새벽 2시 무렵에 집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는데, 피를 흘리고 쓰러진 엄마를 발견한 것. 하지만 집안을 아무리 수색해도 흉기는 발견되지 않아서 범인이 가지고 갔다고 추정했다.

피해자는 여성침구치료사 35세 T씨로 밝혀졌다. 피해자는 남편과 사별한 후 어린 딸과 단둘이 살면서 침구사 일로 먹고 살았다고 한다. 약시로 시력이 나쁜 편이었으나 일상생활에 별 지장은 없었다고 한다. 딸은 경찰에게 보호를 받았지만 큰 충격을 받아서 제대로 진술을 하지 못했다.

3. 범인 체포

사건이 일어난 지 4개월이 지나 2000년 7월 7일, 경찰은 T씨 살해범으로 테시마 테츠야(당시 34세)라는 인물을 검거했다. 테시마는 보험판매 일을 하다가 그만둔 뒤였다.

경찰 조사 결과 테시마는 생명보험회사에 계약사원으로 근무 중 T씨의 생명보험 계약을 했는데 그 후로 친분을 쌓았다. 약시인 T씨를 도와 테시마가 쇼핑을 도와주기도 했다고 한다. T씨는 테시마를 통해 생명보험을 들었고 보험증권과 인감도장까지 맡겼다. 테시마는 이것을 이용하기로 나쁜 마음을 먹었다. 서류를 꾸미고 T씨의 인감도장을 찍어서 생명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그 돈을 가로챈 것. 무려 480만 엔을 대출받아 가로챈 뒤 일이 커질까 두려워 무단으로 T씨의 생명보험을 해지하고, 인감도장을 이용해 다른 명목으로 대출을 또 받아 총 7백만 엔을 챙겼던 것.

테시마는 T씨가 이 사실을 눈치챌까 두려워하다가 선수를 쳐서 T씨를 없애버릴 결심을 하고, 3월 21일 새벽에 T씨의 집에 몰래 침입해 딸 옆에서 잠든 피해자를 살해했다. 흉기는 12cm가 조금 넘는 등산용 칼이었는데, 살해 후 들고 나와 오기마치강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테시마는 이후 살인, 사기, 유인,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되었다. 1심에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피고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18년형이 선고되었다. 이후 검찰이 항소했으나 역시 18년형이 선고되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여 형이 확정되었으며 2018년 만기 출소하였다. 그 뒤 테시마는 후쿠오카에 거주하는 여자와 양자결연을 맺어 성을 미야하라로 바꾸었다.

4. 사건의 의혹

테시마가 체포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된 듯 보였지만 다른 문제가 있었다. T씨의 9살 난 딸이 신고 당시 했던 말 때문에 일본 인터넷상에서 이 사건이 회자되었다. 딸이 신고하면서 "엄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 고양이에게 물린 것 같다."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왜 하필 신고하면서 고양이에게 물렸다고 말했는지를 두고 인터넷상에서 설왕설래하였다. 정황상 테시마는 T씨를 살해했지만 딸은 자고 있어서 내버려두고 간 듯하다. 딸은 테시마가 떠난 뒤에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깨어난 모양인데, 피를 흘리고 쓰러진 엄마를 발견하고는 왜 '엄마가 고양이에게 물려서 피를 흘리는 것 같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범인 테시마를 고양이로 착각한 것 아니냐고 추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테시마와 T씨의 딸은 잘 아는 사이였고, 테시마는 딸을 학교에서 집까지 자주 데려다 주기도 했다고 한다. 테시마도 재판과정에서 T씨의 딸을 데려다주는 게 즐거웠다고 할 정도. 그렇다면 과연 소녀가 익숙한 아저씨를 못 알아봤을까 하는 반론이 제기된다.

기묘하게도 사건이 일어난 나베시마는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신해서 돌아다닌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라, 일각에서는 소녀가 죽은 엄마를 목격하고는 전설 속 요괴 고양이의 소행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 추정하기도 하지만 불확실하다.

그나마 합리적인 설명을 시도해본다면 어린 T씨의 딸이 자신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사건을 설명했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본다.

지금까지도 소녀가 말한 "엄마를 문 고양이"는 여전히 미스테리일지라도 분명한것은 이 사건하고 실제 검은 고양이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