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 | Time On Targ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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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서로 다른 시점, 지점에서 발사한 포탄이 목표 지점에 동시에 착탄하도록 하는 포격술을 가리키는 포병 용어로, 국내에서는 동시 탄착 사격이라고 불린다. 포병 병과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정확한 용어로는 MRSI(Multiple Rounds Simultaneous Impact)라고 한다.아군 포격이 중구난방 순차적으로 떨어진다면 적은 산개하거나 은엄폐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혹시나 대포병 레이더 등을 이용해 아군의 위치가 발각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TOT를 통해 기습적으로 동시에 여러 발의 포탄이 떨어질 경우 적은 대응할 시간없이 그대로 끔살당하게 된다.
포격에 참여하는 모든 포대가 타이밍을 맞추어 동시에 착탄시킨다는 개념은 1차대전 시기 공격준비사격 당시 포대들이 공격 시간에 맞추어 첫 포격을 가하는 것에서 기원하며, 2차대전 시기부터는 화포의 대구경 및 현대화, 무전기의 발달로 여러 포대를 불특정한 시간에도 연계할 수 있는 소규모 전술 단위의 TOT 사격이 가능해졌다. 이 당시에는 포격에 참여하는 포대들이 초탄을 동시에 착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한 포대에서 발사된 여러 발의 포탄을 동시에 착탄시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개념적으로는 이미 포병들에게 알려져 있었으나, TOT 사격을 전선에서 유의미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사례는 숙련도가 높았던 북아프리카 전선의 영국군 포병이었다고 하며 2차대전 시기 동안 가장 잘 사용한 사례는 포병 편제가 가장 잘 조직된 미군 포병이었다고 한다[1]. 이후 사격통제장치의 도입과 추가적인 통신 체계의 발달, 기계화 및 자동화의 혜택에 힘입어 초탄을 동시에 적중시키는 수준의 초기 TOT 사격이 아닌 여러 발의 포탄을 동시에 착탄시키는 현대 TOT 사격이 개발되었고 TOT를 구사할 수 있는 포병의 실질적인 살상 능력은 배로 증가하게 되었다.
보통 1개 포대(6문) 단위로 실시하며 1개 대대(3개 포대, 18문)로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6문 가지고 무슨 대단한 화력이 나오나 생각할수도 있지만 155mm 고폭탄의 살상반경은 50m로, 6문만으로도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정말 드물게는 훈련시에 연대(3개 대대, 54문) 단위로도 실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사실상 높으신 분들을 위한 보여주기용으로 전시에 그정도로 광범위한 표적이 있을 리도 없고, 54문을 한데 모아서 아군 피해위험을 한껏 올릴 일도 없다고 봐도 된다.
대대 TOT를 실시할 경우 관측소에서 표적지에 18발이 두루루루루 떨어지는 것을 보고있자면 상당히 장관이다.
장전시간이 느린 견인식 곡사포나 구형 자주포들로는 불가능하지만 신형 자주포들은 1문만으로도 TOT가 가능한데, 고사계(高射界)와 저사계(低射界)[2] 사격방법을 이용해 각 포탄이 표적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다른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높은 각도로 쏘면 포탄의 비행거리가 늘어나 떨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낮은 각도로 쏘면 시간이 적게 걸리니, 고각-중각-저각 순으로 포탄을 연사하는 것. 강력한 사격통제장치와 고성능 자동장전장치가 필요하다. 현대까지는 고성능 최신 자주포도 1문 기준 2~3발 정도가 한계.[3]
위 움짤을 보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이다.
MLRS같은 확산탄종 다연장로켓은 원래 다수의 자탄을 일시에 흩뿌리는 무기인지라 TOT는 거의 하지 않으나, 일단 TOT 사격이 가능한 사통장치를 장착하고 있어서 했다 하면 정말 정신나간 광역범위에 동시화력투사가 가능해진다.
1.1. 장점
- 짧은 시간에 막대한 화력을 원형 공산 오차 범위에 퍼부을 수 있다.
TOT 포격의 가장 큰 의의로서, 발사 탄 수가 같더라도 순차적인 포격보다 집중되는 화력이 무지막지하게 상승한다. 파편을 흩뿌리는 무기체계는 똑바로 서서 노출된 표적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엄폐물에 바싹 달라붙거나 엎드리기만 해도 효율이 확 떨어지기 때문. 참호 안으로 뛰어들면 포격의 효과는 거의 없다. 또한 소수의 곡사포로 다수의 곡사포가 동시에 사격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적들의 요새화 거점이나 기갑세력의 주둔지를 효율적으로 공격해 보다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 포병들의 생존성이 증대된다.
적도 포격을 당하면 탄착군과 비행시간, 대포병레이더 등을 통해 아측 포병의 위치를 역산하여 대포병사격을 가해올 텐데, TOT로 단시간에 포격을 퍼붓고 이탈하면 그만큼 생존성이 높아진다. 물론 견인포로는 별 의미 없고 단시간에 퍼부은 뒤 이탈할 수 있는 자주포에 연관된 장점.
위와 같은 장점으로 2차 대전기 독일군 포병대가 연합군과 소련군에 비해 딸리는 포 수량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TOT사격을 하였다.
1.2. 단점
- 아군 오사가 발생될 시 그 피해를 줄이지 못한다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 한 발 한 발 똑같은 각도로 포격할 경우 아군 오사가 확인되면 해당 포격을 즉시 중단하면 된다. 하지만 TOT 사격은 포탄을 한곳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혹여나 아군 오사가 한번 발생하면 정말 답이 없다. 다만 이건 다수의 포병이 동시사격할 때도 해당되는 단점이라 TOT만의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 해당 군의 기술력과 병사 개개인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TOT사격은 포신의 각도 차와 포탄의 체공 시간을 이용한 사격 방법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TOT사격 등 포술이 뛰어났던 국가는 독일이었는데 국민 대부분에게 중등교육 이상을 시켰기에 복잡한 방열을 위시한 입체사격이 가능했으며 그 다음은 미국과 영국이 뒤를 이었다. 소련은 체제 특성상 교육자산이 부족하고 문맹률이 높아 TOT사격이 불가능했다. 쉽게 말해서 최신 프로그램이나 포병들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요즘의 자동장전 기능과 함께 고성능 컴퓨터가 장착되어 있는 자주포와, 하나하나 사람 손으로 장전하고 조준 후 발사부터 방열까지 손수 해야하는 견인포 중에서 동일한 TOT를 하면 누가 더 유리할까? 이 때문에 자주포에는 자동 장전 기능과 더불어 가능한 한 최신의 사격통제장비가 장착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견인포의 경우에도 미군 등의 선진국 군대에서 쓰이는 최신 기종의 경우에는 자동 장전 기능까지는 무리더라도 일단 가능한 한 최신의 사격통제장비를 도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사거리에 제약이 걸린다
TOT 특성상 시간차를 두기 위해 반드시 고각발사와 저각발사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즉, 고각 발사 조건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거리를 줄여야 한다.
2. 기타
대내외적으로 민간인들에게 화력을 시연할 때 포병의 위력과 정밀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주 보여주는 사격방식이기도 하다. 이 때는 지표에 포탄을 떨어뜨리지 않고 포탄들을 공중에서 폭발시켜 하늘에 특정 사인을 그려내기도 하는데, 한국군은 일반적으로 화력시범이 열리는 승진훈련장을 통제하는 제5군단의 마크인 V자를 그리고 자위대는 후지산을 형상화한 Λ자를 그린다.3. 그 외 용어
위처럼 포병 용어로 사용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은 'ㅠㅠ', 'ㅜㅜ'를 쓰지만, 가끔 우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저런 포격에 처맞으면미국에서 꼰대 상사를 부르는 약어이기도 하다. Terrible Office Tyrant.
토트넘 홋스퍼 FC의 3자 약어가 TOT다.
[1] 출처: Development of field artillery doctrine - AD-A242 118.[2] 지표면과 포구의 각도. 45도(800밀) 기준으로 각도가 크면 클수록 고사계(高射界)이고 작으면 작을수록 저사계(低射界)다.[3] 세계 최고 자주포 중 하나인 독일의 PzH2000은 5발까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