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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2-12 22:56:38

N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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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들
파일:이름들.jpg
제목 Names
아티스트 심바 자와디
발매일 2018년 7월 11일
장르 힙합
전체 길이 35분 10초
수록곡 수 10
1. 개요2. 수록곡
2.1. 첫단추2.2. 끝자리2.3. 악수2.4. 우리2.5. 혈서2.6. 업햄2.7. 롤렉스2.8. 순정2.9. 이센스2.10.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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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심바 자와디' 정규 1집 [Names]

나는 가졌던 이름들을 잃으려 한다.
Son Simba[1]의 정규 1집. 회사가 없던 인디펜던트 시절 발매를 하였다.

2. 수록곡

트랙리스트
<rowcolor=#fff> 트랙 제목 프로듀서
1 첫단추 건배
2 끝자리 dsel
3 악수 건배
4 우리 dsel
5 혈서 이정인
6 업햄 건배
7 롤렉스
8 순정 이정인
9 이센스 Don Sign
10 이름들

2.1. 첫단추

<첫단추>
[ 열기 / 닫기 ]
후회할 거라면 난
그때 했어야만 해

난 컴백홈에 가살 쓴 걸 후회한 적 없다
그 말을 한 다음 든 기분에 난 또 속아 넘겨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 없는 것처럼
그렇게 말하는 게 멋있다고 느껴졌어
그때 입바른 말을 참았다면
이렇게 관종이라 일축되진 않았겠지
확실한 건 그때는 피가 끓어넘쳐
썼던 가사에서 아직까지도 쇠 냄새가 나
내 피를 너무 오래 끓게 두고 난 뒤엔
오히려 피가 말라가는 것 같아
기대해줬던 형들의 관심도 더 빠르게 식어갔지
심바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단 말과 함께
피를 말려 가며 지킨 건 자존심 하나
그게 그만한 가치가 있냐 묻는다면
다른 근사한 말은 한참 꾸며대야만 돼
이렇게 대답해,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

내 첫 번째 단추
빠른 길에서 난 뒤돌아서
내 첫 번째 단추
맨 처음부터 비뚤어졌지
내 첫 번째 단추
바른 길에서 난 뒤돌아서
내 첫 번째 단추
맨 끝까지 난

형들의 충고처럼 내 첫 단춘
비뚤어져 버린건지도 모르지, 난 가파른 길을 걸어
섭외를 문의하던 공연기획자는 나를 차단해버렸고
몇 없는 제안들은 나 혼자만을 원하지 않아
팔로알토와 같은 공연에 설 땐
섭외하겠단 장사치에도 놀아나봤어
그쪽 스케줄이 안 맞아서 내가 잘려나가
그때가 돼서야 속아왔단 걸 배웠다
큰 사랑을 받는 자의 적이 된다는 건
각오란 말을 비웃을 만큼의 대가를 줘
존경의 시체를 두 눈앞에 두고
그에겐 분명 사랑이었을 말들에 베였다
난 순진한 가사를 값으로 지불해서
너희들에게 미움을 사고 생존을 거슬러 받아
나를 원하는 놈 없을 거라는 그 미랠 선택해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

내 첫 번째 단추
빠른 길에서 난 뒤돌아서
내 첫 번째 단추
맨 처음부터 비뚤어졌지
내 첫 번째 단추
바른 길에서 난 뒤돌아서
내 첫 번째 단추
맨 끝까지 난

증오는 쓰지만 주목은 달콤해
두 가질 같이 마시고 난 뒤에는 잠에 못 들게 돼
난 설치는 잠을 청하려 뒤척이는 대신
한 모금 더 들이켜, 깬 채로 견디고 싶어서
잘못 꿰었다는 그 첫 단추
모두가 점치듯 혼자될 나의 결말도
조금씩 받아들이자
예전만큼 흉터를 말하지 말아, 희미해져 갈 뿐

내 첫 번째 단추
빠른 길에서 난 뒤돌아서
내 첫 번째 단추
맨 처음부터 비뚤어졌지
내 첫 번째 단추
바른 길에서 난 뒤돌아서
내 첫 번째 단추
맨 끝까지 난

후회할 거라면 난 그때 했어야만 해
후회할 거라면 난 그때 했어야만 해
후회할 거라면 난 그때 했어야만 해
후회할 거라면 난 그때 했어야만 해

2.2. 끝자리

<끝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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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연장에선 아무도 아니지 않아
오랜 친구들이 부르는 내 이름까지 심바야
주목할 루키 명단에 올라봤지 잠시나마
그걸 지키려고 추한 건 싸그리 해봤다

난 자존심이 상했어
친구가 비와이의 싸인 좀 받아달래서
내 자존심보다도 그까짓 싸인들이 더 중요한
그 새끼 보단 안 유명한 나를 탓해줘
내가 처음 배운 건 나의 이름보다도
괄호 안에 담긴 이름들이 더 잘 기억된단 것
남의 땀을 내 걸로 속여보려던 속셈이
들어 찾아갔잖아 잘 나갔던 ODB
90년대 Kid, 그 형들은 큰물에 엮여
유명한 ODB 이미지에 내 이름을 섞어
팔아보려 했지 진짤 알아보는 게
진짜의 권리라던 힙합 팬들이 소문내
데비 형이 소개한 날, 본체 만체하는 콧대들
자존심 상하지 않으려 자존심 상해
형들의 파티 형이 불러준 술자리
거기 껴든 내 자린 모서리쯤의 끝자리

내 자린
술집 테이블 휴지와 젓가락 통 옆에
패딩과 가방이 쌓여 있는 클럽 소파 끝에
형들과 친해져보려 앉아있는 너의 옆에
정해진 듯 내 자린 저 끝자리
내 자린
내 이름도 못 외우는 행사 대기실 밖에
나와 친해지길 무서워하는 래퍼들과의 무거운 공길
견디지 못한 나에게 정해진 듯 주어진 건
저 끝자리

신기루가 나오고 루키 명단에선 내가 없어져
대신 가짜 래퍼 명단을 만들어 날 적었어
루키란 건 가사와 랩보다는
내 뒤의 형들 이름값으로 오르내리는 자리
사람과 섞일 때마다 괴로워져도
혼자가 되는 게 훨씬 더 쓰라려서
늘 끼어들 틈을 찾네, 딥플로우 형은 나의
마음의 불안함을 알아채 주는 것만 같애서
비빌 언덕이 생긴 거야
또 어김없이 형에게로 향하는 사람들의 존경심 옆이
내가 숨을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난 항상 그렇게 누군가의 이름들을 팔아
쓰러질 것 같은 후배를 위해준 배려가
마음 놓일 법한 착각의 문턱에 데려가
드디어 우리라 불릴 수 있을 거란 착각이
무색해지는 자리, 또다시 여기 끝자리

내 자린
술집 테이블 휴지와 젓가락 통 옆에
패딩과 가방이 쌓여있는 클럽 소파 끝에
형들과 친해져보려 앉아있는 너의 옆에
정해진 듯 내 자린 저 끝자리
내 자린
내 이름도 못 외우는 행사 대기실 밖에
나와 친해지길 무서워하는 래퍼들과의 무거운 공길
견디지 못한 나에게 정해진 듯 주어진 건
저 끝자리

우리들이 만날 땐 힙합 악수를 해
손을 맞잡고 어깰 닿고 형제라 부를 때
그 마음이 진심인지 같은 게 궁금했었지만
굳이 묻지 않길 잘했어
모두가 날 떠날 때 형제라던 데비형은 모두가 돼
원망하지 않는단 가살 쓴 건 거짓말이야
이용했던 내 속내들은 싹 다 잊고서
아파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였어
억지로 끼어앉은 술자리는 불편하지
VMC 형들도 똑같단 걸 알게
되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
2차로 가던 중에 지나온 모퉁이로 돌아가도
오지 않을 걸 알아, 나를 찾는 전화
오히려 울리기를 바라며 전화를 껐다
내 자존심은 비겁함을 만나
존경심이라 이름 바꿔 그 얼굴을 닮아가

2.3. 악수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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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형을 만나기 전엔 래퍼가 되고 싶었던 적 없어
이 말 꺼내기가 쉽진 않았던 것 같아
군대 갈 날만 세며 한탄할 때 형이
너 전역하면 랩하자 말했던 밤
그 순간 고민도 없이 결정했었어
내 꿈 따위보다도 형을 더 믿었었거든
그래서 그렇게 추하게 울었지
형이 남자의 책임감 아래 작업실 방 뺄 때
내게 꿈이던 형은 랩을 그만두게 됐지만
2년씩이나 지나 익숙해질 쯤 됐으니
맥주 한 캔씩, 바람 쐬러 뚝섬으로
그날 왠지 가을스런 바람도 좋았어
다리 밑에 앉은 우린 스무 살 같애
그때랑 농담 수준들은 다 똑같네
소방관이면 한강 헤엄쳐 건너봐 하니
미친놈 하며 웃는 표정은 마치

모두 다 같이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순진했다
모두 나같이
생각하고 있을 거란 믿음은 달라졌어도
그냥 악수를 권해
누군간 악수를 뒀겠지
진짜 악수를 원해 내
기억을 닮은 그때 우리 모습처럼

우린 물이 차오르는 것도 몰랐지
우리가 아직도 우린 걸 확인 해야 돼서
굳이 말 않아도 안다는 것까지
배웠던 우리지만 느껴보긴 해야 했어
형이 그 증거라는 듯이 내보인 신곡의
라임은 낡아도 그는 여전히 시를 썼지
내가 그토록 닮고 싶었던 형의 가사에서
아직 미래가 보여도 입을 닫아야 했어
그때 누군가 눈치챘어, 우리 크루 이름
Awaken Toungues로 정했던 매점 테이블
우리 바로 맞은편에 한강 다리 옆에
선명해져, 이름 정하려 했던 내기들
우린 잠깐 그때의 우리였는데
강 건너편이 기억들의 뿌릴 거두네
아깐 헤엄쳐 건널 수 있냐던 한강이
더 짙어져, 가로막힌 이 상황같이

모두 다 같이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순진했다
모두 나같이
생각하고 있을 거란 믿음은 달라졌어도
그냥 악수를 권해
누군간 악수를 뒀겠지
진짜 악수를 원해 내
기억을 닮은 그때 우리 모습처럼

이만 가자는 형의 말 따라 엉덩이를 털어
더 먼 정류장을 골라가며 일부러 걸어
서운한 티 안 낸 걸 보면 나이는 먹었는데
우린 똑같아 조금 더 멀리 걸었음해
우리들 얘긴 끝내는 느낌조차 안 나
남겨진 얘길 쫓다가 도착한 정류장은
모두 같이 앉기에는 너무 좁았어
버스가 와 형 조심히 들어가
힙합 악수를 하려던 내게 그때
형이 말쑥하게 내민 어른들의 악수는
형을 말뿐만 아닌 어른으로 바꾼듯해
민망한 손 또 심란한 표정
형한테 보일까 봐 버스에 탔어
서운함이라기보단 두려운 내 감정
래퍼들과 했던 가짜 악수랑은 달랐잖아
이제 누구랑 진짜 힙합 악수를 하란 말이야

우리
우리
우리
우리
우리

2.4. 우리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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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신은 미움과 질투에서 터오른 싹
칼을 들이대야만 한다 내린 결론들만
차갑게 쌓여만 가는 내 정수리는 만년설
우리 머리 위에 있단 듯 겁주기만 하는 너흰
하나같이 본토의 맛을 들먹여 말해
내가 보기엔 바다까지 건너 도망 친 것 밖엔
보이지 않는데도 뭔가가 보인댔어
힙합 팬들과 방송에 비친 래퍼들은
네가 본 것은 그들의 옷에 박힌 성조기
한층 더 쌓인 내 결론이지
한국의 맛을 보여주겠노라 하네
교포란 이름부터 뱉는 이 족보 싸움에
방송 인터뷰 거기서 똑똑히 말했지
앨범 한 장 못 만드는 반푼이 연예인 놈들한텐
내가 보일 존경은 하나도 없어
출신에 숨지 말고 네 영혼을 들고 덤벼

우린 우리가 되네
무딘 이빨을 가리지
그 우린 우리가 되네
서로를 가두고 안심하는 우리
우린 우리가 되네
무딘 이빨을 가리지
그 우린 우리가 되네
서로를 가둬야 안심하는 우리

불구덩이 위에 다시 한번 발을 딛지
마른 기침 물 한 모금과 가사를 곱씹네
영원 같은 기다림과 한순간의 긴장이 날
다시 이 불판의 땔감에 쓸 심산인가
뱃속에 똬리 틀고선 빈틈을 노리지
날이 선 나를 느껴, 심사위원 앞에 줄지어
목메였던 형들은 여기서 뭘 보았는가
무명의 삶이 구원받는 날을 봐 벅찼을까
난 그 눈앞을 증명하는 것만을 원하고
한마딜 뱉기도 전에 이미 내 결말을 알았어
나를 겁먹인 건 긴장도 흥분도 아냐
인터뷰 때 했던 내 말들이 도로 돌아와
주노플로와 킬라그램을 인정 못한단게
진심인 거냐 정밀해진 그 질문 앞에
그럴싸하게 대답해, 널 지적한 내가 받게 될
미움에 대한 각오를 안 했던 나를 마주해

우린 우리가 되네
무딘 이빨을 가리지
그 우린 우리가 되네
서로를 가두고 안심하는 우리
우린 우리가 되네
무딘 이빨을 가리지
그 우린 우리가 되네
서로를 가둬야 안심하는 우리

올패스 날카롭고 완벽한 랩을
했다는 평갈 받고도 난 웃지 못했어
동정표로도 쏟아지던 대기실의 박수가
이기고 돌아왔어도 내게는 낯을 가려
왜 굳이 누군가에게 칼을 겨누냐며
형들이 내게 한마디씩 던지는 핀잔이 이해 안돼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피차 건드리지 말고 벌자는 말은 비겁하다
주노와 킬라그램에게 악감정 없다며
악수를 나눠 받을 미움을 피한 나도 비겁자야
내 적개심을 식혀야만
우리라 불린 우리 안에 남아 살아
여기선 같은 우리 안의 누구한테도
이빨을 드러내선 안돼
서로를 죽이고 있음에도 우린
안전히 우릴 가두자 이 우리 안에

2.5. 혈서

<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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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국인이 아닌 게 너의 칭찬이 돼
부정된 나의 피 바란 것이 아닌데
진짜란게 검은 피부의 나일 땐
검게 때 묻혀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한국인이 아닌 게 너의 칭찬이 돼
부정된 나의 피 바란것이 아닌데
진짜란게 검은 피부의 나일 땐
검게 때 묻혀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노란색 피부는 신의 유일한 실수
가슴엔 흑인 소울, 그걸 듣고도
지나칠 수 있었던 건 흠 하나 없는 빈지노
가사에도 비슷한 말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어 나도 그 가사들을 읽곤
기준을 세워서 이제 와 바꾸는 게 싫어
내 뜻보다 존경에 가려지는 이름이
앞에 씌여있으면 의심 없이 믿어져
나도 탈 한국인 또는 탈 김치로
불리고 싶은 적 있어, 어쩌면 지금도
내가 못하는 것에 대해 단순한 질투
정도로 치부해버릴 놈들이 넘치는
댓글 창이 두려워서 나를 죽여뒀던
그때의 내가 미워서 여기 억지로
검지 않은 피부를 베여 한 방울을 내선
각오를 기억하려 내 피의 색을 배워

한국인이 아닌 게 너의 칭찬이 돼
부정된 나의 피 바란 것이 아닌데
진짜란 게 검은 피부의 나일 땐
검게 때 묻혀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한국인이 아닌게 너의 칭찬이 돼
부정된 나의 피 바란 것이 아닌데
진짜란 게 검은 피부의 나일 땐
검게 때 묻혀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HipHop LE가 자막을 달아준 미국 뮤비가
우릴 바꿔놓았지, 정말로 순식간에
Raekwon처럼 한쪽 다릴 걷어올린 츄리닝과
뉴욕에선 가방이 꽉 차도 기웃거리다
결국 남은 돈 털어 샀던 M65를
지나칠 수 없던 것도 그게 죽여주니까라고
쉽게 말해왔지만 이제와서 어려워
조금 더 옳으려고 하니깐
재건축 앨범을 낼 때 비앙 형과 쿤디가
초대해준 음감회에서도
난 우리가 왜 여기 모여 처음 선보이는 음악들이
방해된단 듯 소릴 높여 번호를 묻고 있는지 모르겠어
인상을 쓰니 날 보고 있던 쿤디는
나가도 돼 형이란 문잘 보내
한국 래퍼들은 왜 이렇게 구리냔
답장을 보내는 나 사대주의다

한국인이 아닌 게 나의 칭찬이 돼
부정된 너의 피 바란 것이 아닌데
진짜란 게 검은 피부의 너일 땐
검게 때 묻혀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한국인이 아닌 게 나의 칭찬이 돼
부정된 너의 피 바란 것이 아닌데
진짜란 게 검은 피부의 너일 땐
검게 때 묻혀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때 묻어야 하나
부정된 너의 피 바란 것이 아닌데
진짜란 게 검은 피부의 너일 땐
내 피의 색을 배워

2.6. 업햄

<업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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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을 집어먹은 업햄, 전우들이 죽어나가는 장면
함께 소파에 앉아서 영화를 같이 보시던 내 아버지
그때마다 화를 내듯이 내게 가르쳐 주시려 했던 것
아들아 비겁할 바엔 맞서다 죽으라 말해
빈 대답만 하니 아버지가 비겁하다던 꼴들의 반은 나지
난 Hi-Light을 디스 했고, 그게 내 이름 위에도
피 묻게 했던 건 멀쩡한 척해도 다들 알지
그때 테이크 원은 컴백홈
내가 갖지 못한 모습을 탐해 혹했어
이름값 올려보려던 마음 하나 없다 말하면
난 비참하게 당신의 망신이 돼, 이제야 알어
사대주의 그건 얄팍했었던 내 구실
인정은 받기보다 하기 더 어려웠어
구실로 끝내 버릴 수 없어서 날세우니
나마저도 찔러 벨 수 있기만 기도한다
지금도 돌려 말해, 또 돌려 말해
모두의 사랑을 받는 존재가 너흴 속였단 게
받아들여질 리 없단 걸 배워서 돌려 말했지만
이제 난 나를 정했다
팔로알토의 거짓말에 겁먹고 입닫은 업햄은
죽을 준비가 됐어, 마치 187 때의 바스코
아버지가 평생 말하신 것대로
차라리 무덤 속의 아들이 되어 두 눈을 감어

비겁한 숨보다는 무덤 속의 아들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대로
무덤 속의 아들
난 차라리 비겁한 숨보다는
무덤 속의 아들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대로
무덤 속의 아들
업햄은 죽고 난 무덤 속의 아들

독니를 품고 있는 뱀들은 살의를 숨겨
사랑이라 속여온 것, 당신의 입은
무엇을 죽일지 고를 필요도 없겠지
우리의 반댓말은 다른 이가 아니라 관종이니
난 받아들여, 내 영의 소릴 듣고
적 앞에선 날을 숨길 수 없는 칼의 본분으로
더욱더 섬뜩해져, 살얼음판 위의 눈처럼
무시하며 밟고선 넌 차갑게 숨이 멎어

2.7. 롤렉스

<롤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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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때 갔었던 중국 수학여행
그땐 지갑 속의 돈 십만원이 긴장됐었지
우리 버스에 탄 행상 아저씬
멋진 시곌 보여줬어, 여기 Rolex
그 값에 겁 먹은 날 비웃던 친구 놈은
고민 없이 오만원 내, 시계는 다음날 멈췄지만
난 관심 없다고 거짓말했던 것이
내 첫 기억 About Rolex
스무 살 대학생 입학 선물 Poce
십만원이 선물 준 이모까지 긴장시켰지만
같은 과 형들의 Tissot 시계에
돈 욕심 없다는 말이 내게 입덧이 돼
돈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미워하는 척
어쩌면 돈과 하나님이 너무 멀어 보여서
꿈속에서만 바랐어
Illionare Signs up 하고 있는 팔목에 반짝이는 시곗바늘

난 원했어 Rolex 원했어 Rolex
난 원했어 Rolex 원했어 Rolex
원하지 않았던 Rolex 않았던 Rolex
Oh God 나 원해도 되나요 Rolex
That Rolex

가사를 쓰게 됐어, 마치 돈이 귀신인 것처럼
안 무섭다고 말하곤 주머닐 뒤지며 걸어
익숙해져 예술가의 고충 비슷한 거라며
한 번도 원해본 적 없는 것처럼
연결고리와 Born Hater 댓가로
Rolex 받았단 래퍼들을 봐도 난 모르겠어
내 손목에도 둘러질 수 있는 것인지
하지만 길게 고민 못하고 끊었지
서울에선 고민이 죄라는 걸 알아
고민하던 형들을 봤잖아, 누가 지 말대로 살아
가능성들은 틀어 막아버리고
우리였던 우리는 이제 몇 안 남아져 있어
각오의 이름을 빌려선 한계를 정해
예술과 돈 둘 중에 한 개만 정해
그 같지도 않은 말에 반했었어 완전히
안 변한 건지 덜 큰 건지 아직 난 여기에

난 원했어 Rolex 원했어 Rolex
난 원했어 Rolex 원했어 Rolex
원하지 않았던 Rolex 않았던 Rolex
Oh God 나 원해도 되나요 Rolex
That Rolex

내 눈엔 사치와 허영심, 그 모양으로 보였지
가질 수 있을 거라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까
콸라형이 돈 벌어 산 아버지의 롤렉스
그때 그 시곗바늘에서 처음 읽어냈던 건
허영심 따위가 아닌 존경심이었고
긍지가 시간과 함께 흘러 사치를 넘어
아들이 아버지께 둘러드린 영광
난 그때쯤에 그게 부러워진 건가봐
비와이가 비행기에서 보여준 은색 롤렉스
유난 떨기 싫지만 사실 눈을 못 뗐어
하나님이 너만 인정한 것 같았거든
답답함에 난 발걸음이 빨라졌구
늦은 밤을 함께 지샌 효은이의 팔에도
감겨든 Rolex 옆자리 해쉬도 같이
이제 세상의 인정을 나보다 먼저 받네
Yo 나도 이제 내가 원했던 걸 알지

소매를 노려보던 내가 팔 소매를 걷어
돌아선 Mother Fucker 너도 그 눈빛을 거둬
잘 봐 내 롤렉스에서는 뭐가 비치는지
찰나에 스쳐 보여줄테니까 check it lil bitch

2.8. 순정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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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난 순결하자 마음먹었던 때부터
지켜오는 약속이란 건 한낱 조급한 마음과
금세 식어버릴 체온만을 데우려
또 다른 36.5도의 주윌 도는 것관 달라
석양 같아 붉어진 둘의 뺨은
서로의 알몸을 본 그 한 쌍은 막상
습관이 된 증오들을 그 사랑들의
마지막 추억으로 가져가, 약속이라도 한듯한
그들은 그 끝에 닳아져 닮아간대
몸을 섞은 남녀가 아무 사이도 아닌 채로
다시 같은 테이블에 앉네
술에 지치면 오늘 또 서로를 안겠지
놀라지 않았음 해, 이건 내 친구들의 삶
내게 외롭지 않은 척할 때 난 침묵을 택하지 않고
어젯밤 섞었단 그 몸을 궁금한 척해
순결이 당당하지 못해 얼굴을 가렸어
미안

나의 순결 이게
나의 순정이 됐지
우리 순결 이게
하나의 순정이 되길

애매하지 순결과 래퍼란 단어의 거리는
딱 ‘사랑이 없는’과 ‘섹스’라는 말의 거리쯤 돼
그만큼 멀단 얘길 하려 했는데
당연해진 것이 됐어 사랑 없는 섹스는
관계의 결실이란 말로 잠자릴 아껴둔 남녀
그쯤 아닐까, 내가 바라는 너와 나를
말하는 시선, 의심이나 무시로
너와 내 약속은 그 한마디에 발가벗겨지곤 해
쟤넨 이해 못 해 란 말로 도망쳐왔어
내겐 이렇게 무거운 게
걔들에겐 가벼운 거란 걸 알고 나니
난 또 그게 아니꼬와서
깨끗함과 더러움이란 말을 떠올린다
이 자리에 몇 명과 잤던 여자를
창녀라 말하는 술자리에서 다 떠난 척
그 여자도 지금 너와 똑같이 말할 거라면서
친구의 약함으로 내 약함을 가려

나의 순결 이게
나의 순정이 됐지
우리 순결 이게
하나의 순정이 되길

승아야 부탁이 있어, 우리 손가락질 말자
물론 너는 그렇지 않지만 난 아직 나약하잖아
내 옆자리에 서줘, 내 옆자리에 서서
눈 쌓였던 거리 그때처럼 팔짱을 껴줘
모두가 지키지 못한 걸 우린 지켜내도
그들보다 강하려는 내 생각을 밀어내 줘
내가 네 삶의 유일한 예외란 것처럼
예외로 나마 우리만은 순결하자

2.9. 이센스

<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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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팬이었을 땐 거의 같은 마음이었네
힙합 또는 멋에 대해 답이 없는 대화들에
친한 형 얘길 하듯 꼽은 첫 손가락이었지
그 술자리에선 래퍼들 반이 병신 돼
믹스테입을 녹음하던 14년 겨울
다른 래퍼들은 감옥엘 가도 감흥 없던
나는 그 소식을 듣고 하던 녹음을 멈췄어
더 녹음해도 보내야 할 사람이 없어져서
우리가 래퍼가 된 뒤에는 다들 다른 마음이 됐지
난 아직 첫손 꼽는 이름이 너에겐 꼰대
술자리에서 주워간 소문들
누가 가져갔나 했을 땐 형들일 줄 몰랐을 거야
직접 만나면 그다지 멋이 없다
그 죽여준단 가사들이 전부 어디서
다 책 보고 배낀거라니 리스펙이 떨어졌다
출소 후 잠적했어, 기다린 내가 어리석다는
말들에 실망해서 너흴 기만했던
그 이름에다 침 뱉길 함께하잔 것 같아
팬에서 힙합이 되어 우린 이렇게 나뉘어
이센스 그 이름으로 뭔가의 기준을 삼아

그 이름을 여태껏 쫓는나
대체 뭐가 달라져
그 이름이 듣기조차 싫어진 넌
대체 넌 뭐를 알아서야
그냥 이센스
똑같은 이름 이센스
달라진 게 없는건 이센스
그 이름 하나 이름 하나밖엔
부러운 이름 부러운 이름
부러운 이름이 왜
부러운 이름 부러운 이름
부러운 이름이 이젠
왜 두려운 이름 두려운 이름
두려운 이름인지
왜 두려운 이름 두려운 이름
두려운 이름이 돼

관계에선 도망 친지 오래, 확신이 없어서
별것 아닌 일처럼 여겨도 할 말을 잃었던
언팔로우 단추를 새파랗게 멍들이지
그걸 알게 될 너희 기분보다도 덜 풀린
이 첫 단추를 풀어버릴 성질이 먼저라서
내 감정을 걱정하면 너희끼리 멀어가 줘
언팔이 별거냐던 네 표정도 얼었잖아
단출 풀어헤치니 진짜 속을 보여 나도
몇 안 남은 내 주변을 건너서
넌 내가 돌아서남긴 멍 자국을 선전하고
‘급’이나 ‘무시’라는 숨겨온 나를 드러내
너희가 내 고통이 된 것 말곤 다른 뜻 없지만
그 말 맞다고 전해줘 하는 수 없이
지독한 기분과 집으로 단둘이 걷네
난 이제 소문이 돼야 만이 그 술자리에 앉지
많이 들어봤던 그 소문은 마치
이센스

2.10. 이름들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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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께서 지었던 이름 뒤에도
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이름들을 얻었다
승아와 지은 이름 심바자와디를 이른
수백 가지의 말들, Yeah Everybody Call my names
내게 래퍼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서
가장 먼저 꼬리 물려줬던 이름은 가짜
누군가에게 난 험한 말로 기억될테니까
그것들이 내 또 다른 이름이라 정을 붙여
첫걸음부터 팔로알토란 적을 둔 건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의 날 만든 것
흘렸던 핏값을 받아, 여태 살아남았지만
아직 날 누르는 가장 큰 이름은 가짜란 말
씨잼과 테이크원 이름 뒤에는 Real
내가 마주치기 두려운 이름들이 되었지
그래서 또 이렇게 사람들 앞에 날 벰으로
내 속살까지도 가짜냐고 피 흘려 되물어
진짜라고 불러달란 구걸엔 이제 지쳐
이 속살을 보고 나면 넌 말문이 막히고도
날 계속 노려봐 줘, 처음으로 돌아가도
안 도망가고 난 똑같이 가짜가 될 테니

내가 이기려 하는 이름들
이기려 하는 이름들이야
날 지치게 하는 이름들
지치게 하는 이름들이야
미련을 남겨놓은 이름들
미련을 남겨놓은 이름들이야
이게 나를 만든 이름들
나를 만들어준 이름

그때 말없이 홍대를 떠났던 이유
너희들 사이 내가 꼈던 술자리 위로
우정과 존경들보다 뭔가 더 중요한 걸
잔에 따라서 부딪혀 줘야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야
우리가 여기서 술 몇 잔과 이야길 섞어
마신 뒤에는 서로의 모순 앞에서 눈을 감자
네가 나보다 유명하다면
사진 한 장에 난 너를 팔아 너에게 눈먼 팔로워를 산다
우리는 만들어져
난 죽어도 니가 팔 이름이 될 자신이 없어서 도망쳤어
방송에서 만났던 넌 마음이 정말 아파도
네 흉터를 팔아넘기는 새끼들이 더 많잖아
그리곤 이름 붙여, #우원재 챌린지
네 고백은 뭐였나 싶어 웃어버렸겠지
너를 남으로 생각하지 않는단 마지막 카톡에
네가 날 똑같다 말할까 무서웠다
‘대세’라는 이름을 써보고 싶어서
구역질을 참으며 여기에 남을 순 없어
내가 떠나도 변하는 것 없는 홍대에는
오늘도 피 대신 번호를 나눈 형제들로 넘쳐

내가 이기려 하는 이름들
이기려 하는 이름들이야
날 지치게 하는 이름들
지치게 하는 이름들이야
미련을 남겨놓은 이름들
미련을 남겨놓은 이름들이야
이게 나를 만든 이름들
나를 만들어준 이름

건배형이 물었었지,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냐
3년 전 내 결론은 방금 전에야 바뀌어
욕심과 미련 그 사이엔가 머물던 대답은
난 래퍼란 이름만큼은 포기 안 한단 것
난 형들의 전화들이 빗발친다는 가살
클럽에서 나를 둘러싼 셀 수 없는 여자나
미국물을 마셔, 내가 더 진짜라는 말과
수천만 원짜리 시곌 자랑하지도 못한다
그게 래퍼인데, 그게 래퍼란 이름인데
난 외로이 걷고 사랑하는 승아의 순결도 지켜주고 싶어
너흰 비싼 시곌 가졌고
난 그렇지 못해 아파, 래퍼이기엔 적도 많아
이제 포기하자 래퍼라는 이름
난 너희가 바란 래퍼완 반대의 존재임을
인정할 날이 올거라 생각도 못 했지
늘 껍데기들처럼 이름들 안에 이 겁쟁이는
처음으로 벌거벗은 나체의 나를 봤지
그대로 드러난 흉터와 속, 뼛가죽밖에
남은 게 없을 거라는 그들의 말과 달리
모순같이 드러난 나의 이름은 힙합


[1] 발매 당시에는 'Simba Zawadi (심바 자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