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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Murder By Death
1976년에 개봉한 미국 추리 코미디 영화. 브로드웨이에서 희극 작가로 유명한 닐 사이먼이 각본, 로버트 무어가 연출을 맡았다. 그래서 아예 영화 제목도 Neil Simon's Murder By Death로 붙였을 만큼, 이 각본의 비중이 막대하다.
에일린 브레넌, 트루먼 커포티, 제임스 코코, 피터 포크, 알렉 기네스, 엘서 랜체스터, 데이비드 니븐, 피터 셀러스, 매기 스미스, 제임스 크롬웰 등이 출연했다.
제작은 컬럼비아 픽처스로, 890만 달러의 제작비로 32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은 그럭저럭 성공했다.
극작가가 브로드웨이에서 희극으로 유명한 닐 사이먼이다보니 영화는 기본적으로 과장된 슬랩스틱과 더불어 언어 유희로 웃기는 다분히 희극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를테면, 맹인 집사 Jamesir Bensonmum(제임주인님 벤슨마님)이 이름을 소개하는 씬에서 한 탐정이 How Odd!(아주 이상하군, 이름이 이상하네)라고 놀라자, 집사가 '그것은 저희 아버지 이름입니다. Howard Bensonmum.'이라는 드립을 친다거나[1], 샘 다이아몬드가 맹인 집사의 몸을 수색하면서 'Don't test my luck, shakespeare!'라는 드립[2]을 치는 등, 코믹적 요소가 다분하다.
2. 줄거리
라이오넬 트웨인(트루먼 커포티 분)이라는 정체 모를 부자가 '만찬 및 살인 초대'라는 초청장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가 5명에게 보낸다. 눈먼 장님 집사 제임서 벤슨멈(알렉 기네스 분)에게 그걸 우체통에 넣으라고 시키지만 앞이 안보이는 집사는 우표를 죄다 엉뚱한 곳에 붙여 초청장을 보낸다.그리하여 5명의 명탐정과 아내, 아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트웨인의 집으로 온다. 오면서 우표도 없는 초청장을 보내는 통에 그 우편 요금을 내가 내야 했다고 투덜거리면서 각자 오는데 을씨년스러운 저택은 별 골때리는 장치가 설치되었다. 물론 사람 죽이는 건 아니고 오래된 집을 연기하고자 초인종 소리가 여자 비명 소리라든지, 집 곳곳에 인조 거미줄이 쳐진 등 탐정들은 어이없어 하면서 당사자 트웨인을 만나려 들지만 집사 벤슨멈은 주인이 없다고 한다.
녹음된 트웨인의 목소리로 이 집에서 누군가가 죽을테니 이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에게는 거액의 보상금을 준다는 메시지를 듣는다. 그리고 정말 누군가가 죽자 탐정들의 사건 수사가 시작되는데...
3. 기타
유명한 소설들에 등장하는 명탐정들과 이른바 Whodunit 영화들의 클리셰를 교묘하게 비틀고 비꼬는 영화다.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가 맡은 샘 다이아몬드는 하드보일드 소설 몰타의 매에 나오는 샘 스페이드에서 차용했고, 제임스 코코가 연기하는 마일로 페리에는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의 에르퀼 푸아로에서 차용, 음식에 대한 집착, 프랑스인으로 오인하는 것, 운전사와 같은 방을 쓰는 것에 대한 과민한 반응을 과장하여 웃음을 준다. 엘서 랜체스터가 연기한 제시카 마블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제인 마플에서 차용했다. 그밖에 중국인 탐정 시드니 왕은 얼 데어 비거스가 창조한 중국 탐정 찰리 챈을 모델로 했다. 시드니의 아들 윌리 왕은 당연히 찰리 챈의 아들 밥 챈이 모델. 시드니 왕을 맡은 배우는 핑크 팬더에 나온 피터 셀러스로 분장한 탓에 얼굴을 알아보기 어렵다. 윌리 왕은 일본계 배우 리처드 나리타가 연기했다.거기에 명배우 알렉 기네스의 웃기는 연기와 같이 반전 그리고 꽤 웃기는 장면들이 속출한다. 난장판은 아니지만 코믹 영화로서도 추리영화로서도 상당한 명작[3]으로 남은 작품이다.
덤으로 <티파니에서 아침을> 원작 소설을 쓴 소설가 트루먼 커포티(1924~1984)가 트웨인을 연기했는데 이 영화가 그의 유일한 영화 출연작이다.
영화의 성공을 바탕으로 닐 사이먼 각본, 로버트 무어 연출, 몇몇 배우들이 다시 뭉쳐 만든 후속편 격의 영화가 바로 <카사블랑카의 살인 (The Cheap Detective)>(1978)이다. 이 영화도 제작비의 3배가 넘는 괜찮은 수익을 거둬들였다.
한국에선 미개봉해 1991년 5월 30일 KBS 토요명화에서 5인의 명탐정이란 제목으로 더빙 방영했다. 이후 대우비디오 클럽에서 1980년대에 5인의 탐정가란 제목으로 VHS 비디오를 출시했으며 DVD로도 정식 출시했다.
원래는 사건이 다 해결된 이후 셜록 홈즈가 모델인 탐정이 뒤늦게 집에 도착하는 결말이라든지 셜록 홈즈와 왓슨이 사건을 해결하는 초안도 있었으나, 흐지부지되어 편집되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TV 방영 당시에 나왔다. 시드니 왕이 마지막에 떠나려 할 때 차량이 한 대 오는데 바로 그 안에 홈즈와 왓슨이 있었다는 엔딩으로 이 엔딩은 고화질 버전이 없어 블루레이에 저화질 영상이 셔플먼트로 들어갔다.
[1] 한국에서는 "How Odd!"를 "거 참!"이라고 옮겼다. 그래서 Howard Bensonmum이 '거참 벤슨부인(그리고 집사를 '벤슨부인 씨'라고 불렀다)'이 됐다.[2] 맹인 집사를 연기한 알렉 기네스는 존 길구드, 로런스 얼리비에이와 더불어 셰익스피어 연극의 대가로 손꼽힌다.[3] 다만 추리 자체는 사실상 코미디에 가까운 말도 안되는 트릭들만 가득하다. 멀쩡히 말하고 행동하던 하인과 집사가 사실은 둘 다 인형(...)이었다던가, 결말부엔 갑자기 사람이 아니라 인형으로 밝혀진 맹인 집사 제임스 벤슨멈이 사실은 인형도 아니었고 맹인도 아니었던 사건의 최종 흑막이듯 하더니 대뜸 얼굴 가면을 벗어내자 꽤 큰 키의 벤슨멈과 키와 덤치가 확연이 차이나는 트웨인이 집사로 완벽히 변장한 것으로 모든 탐정을 엿 먹인다. 그러더니 마지막에 또 한 번 얼굴 가면을 벗더니 또 인형(...)으로 밝혀졌던 벙어리에 귀머거리 하녀가 사건의 진짜 흑막이었다는 말도 안되는 반전의 반전...물론 영화가 의도한 것으로 범인의 충격적인 정체가 밝혀지는 결말부 전개의 클리셰 비틀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