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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9 10:14:52

화용론

이론언어학의 하위 연구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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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ntics
화용론
Pragmatics

1. 개요2. 영미 화용론과 대륙 화용론3. 주제
3.1. 함축 (implicature) 3.2. 전제 (Presupposition)3.3. 화행 (Speech act)3.4. 직시 (Deixis)
3.4.1. 직시 용법 기준 분류
3.5. 정보 구조3.6. 공손성3.7. 타 영역과의 접합
4. 관련 문서

1. 개요

/ Pragmatics

상황과 맥락에 따른 의미를 연구하는 언어학의 분야.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등의 다른 분야들과는 달리 언어철학에서 연구가 시작되어서 언어학으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학부생 수준에서는 의미론과의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거칠게 말하자면, 맥락 무관하게 합성성의 원칙을 충족하는 영역까지를 (형식)의미론에서 연구하고, 대화맥락, 문화, 사회 등 언어외적인 영역이 개입하면 화용론이다. 또한 화용론은 맥락을 운용하기 때문에 취소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말이 들어있는 맥락을 말로 바꿀 수 있음. 이만큼 사기가 또 있을까?)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의미론이 수능 국어에서 '언어'에 해당한다면 화용론은 '화법과 작문' 및 '매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 영미 화용론과 대륙 화용론

3. 주제

3.1. 함축 (implicature)

함축은 발화된 것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말한다. 발화에 직접 나타나진 않지만,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여러 증거를 통해 생각해낼 수 있는 의미 내용이다.

함축 개념은 추론 모형, 즉 의사소통 이론 중에서 고전적인 코드 모형을 비판하면서 등장하였다. 코드 모형이란, 청자는 화자의 완전한 생각을 해독하면서 소통한다는 모형이다. 그러나 청자는 말을 나타난 그대로 해석하지 않는다. 공유하고 있는 전제나 상황, 증거와 맥락 등의 증거를 모두 종합하여 추론 과정을 거친다. 이처럼 의사소통은 해독이 아니라 추론의 과정을 통해 말 속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내는 행위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함축 의미는 대화를 하는 양측이 서로 협력한다는 가정 하에 성립한다. 양측이 서로 효과적인 전달을 할 수 있도록 상황과 맥락에 맞추려고 애쓴다는 뜻이다. 만약 함축이 잘못 추론되었을 때, 화자는 함축에 대한 부가 설명을 함으로써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
그러므로 함축 의미는 '대화의 격률'을 지킴으로서 성립한다. 대화의 격률이란 폴 그라이스(1975)가 내세운 원활한 대화의 기본 법칙들이다.

1. 양의 격률
대화의 목적에 부합되는 정보를, 적당한 양으로 제공하라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과다한 정보를 담지 말라는 격률이다.

2. 질의 격률
확실한 정보를 말하라. 적절한 증거가 없는, 거짓으로 의심되는 정보는 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3. 관계의 격률
이전의 말과 관련성이 있게 말하라는 것이다.

4. 태도의 격률
말의 불명료함과 중의성을 피하고, 순서에 맞는 간결함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위 4가지 법칙[1]을 지킴으로서 함축이 발생하긴 하지만, 오히려 격률을 어길 때 함축이 발생하기도 한다.
화제를 급하게 전환하거나, 딴소리로 무시하거나, 얼버무리거나, 과장된 비유로 강조하는 등의 사례가 그러한 예시이다.

3.2. 전제 (Presupposition)

전제는 언어활동을 하면서 배경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할아버지가 돌잔치의 손자가 붓을 집는 것을 보고 "커서 세종대왕 같은 사람이 되겠네." 라고 말했다고 해보자. 한국 사람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알겠지만 외국 사람이라면 단어를 읽을 줄 알아도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울 것이다. 예제는 다음과 같다.

A) 부모님께 카드를 보내는 것을 깜박했어.
B) 생신이 언제셨는데?

이 대화는 부모님의 생신에는 카드를 보내는 것이 예의라는 전제 하에서 진행되었다.

A) 또 박 선생님 보충이야
B) 참 안되었구나.

이 대화는 박 선생님이 보충 시간에 이전에도 들어온 적이 있었다는 것과, 박 선생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전제 하에서 진행되었다.


전제는 중요한 언어의 활용방법이다. 커뮤니티에 가면 가끔 자기만의 문장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화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나무위키에서 쓰는 드립을 (취소선이라거나, 말줄임표라거나, 기타 등등) 다른 커뮤니티에서 쓰면 굉장히 어색하게 보일 것이다. 그것은 그런 표현의 사용이 그들에게는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대와 대화를 할 때는 (1) 상대도 알아들을 수 있는 전제를 사용해야하고 (2)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내가 사용하는 전제를 알아들을 수 있는 상대를 골라야한다.

3.3. 화행 (Speech act)

화행은 쉽게 말해서 발화자가 문장으로 보여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화행은 직접 화행과 간접 화행으로 나뉜다. 직접 화행은 문장 유형이 가진 본질적인 화행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난 밥을 먹고 있습니다."는 자신의 상황을 진술하는 의미의 화행을, "가방을 저쪽으로 옮겨라."는 상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령하는 의미의 화행을 의미한다. 직접 화행은 이해하기 쉽고 명백하다.

문제는 간접 화행이다. 간접 화행은 문장 유형과 다른 화행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겨울에 환기를 하려고 방의 창문을 열어놓았는데 손님이 온 상황을 가정해보자. 손님이 "날씨가 참 춥죠?"라고 말했을 때, 이 의미는 정말로 날씨가 춥다는 것을 진술하는 의미가 아니고 상대에게 창문을 닫기를 요청하는 의미인 것이다. 비슷한 예제를 들어보자.

예시)
공고문 : 쓰레기를 버리면 주변이 지저분해집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부모 : 옆집 애는 100점을 받았다더라.
(너도 100점을 받도록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간접화행이 더 공손한 표현이고, 더 사회에서 많이 쓰인다. 문제는 간접 화행은 듣는 사람에게 추론을 할 것을 요구하고, 그 추론이 100% 맞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 있다. 가장 흔하게 드는 예시는 "오빠, 나 살쪘어?"일 것이다. 이 때의 화행은 "살찌지 않았다고 확인시켜줄 것"을 요구하거나, "살과 무관하게 자신을 사랑함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거나 정말로 정직하게 "얼마나 살쪘지"는 물어보는 것일수도 있다. 듣는 오빠 입장에서 만약 잘못된 추론을 진행했다면 상당히 불행해질 것이다. 소위 여자어라고 불리는 것을 남성들이 추론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여성들만의 화행을 추론하는 방식과 배경지식을 남성들은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행에는 3가지 측면이 있는데, 발화 행위(locutionary act)와 발화 수반 행위(illocutionary act), 발화 효과 행위(perlocutionary act)이다. 예를 들어 "(남에게)배고파."라는 말을 했을 때, 이는 말을 하는 발화 행위인 동시에, '요청(명령)'이라는 발화 수반 행위를 한 것이다. 또한 화자의 말을 듣고 청자는 음식을 주는 등의 발화 효과 행위를 보일 수 있다.

화용론이 주목하는 것은 '발화 수반 행위'이다. 우리가 말을 하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동반되는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J. Searle은 그러한 행위를 5가지로 나눈다. 발화 수반 행위의 종류에는 지시, 요청, 약속, 표현, 선언이 있다.
'지시'는 화자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행위이다. '요청'은 청자에게 무언가를 하도록 명령하는 행위이고, '약속'은 화자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미래 행위에 의무를 지고 스스로를 구속하는 행위이다. '표현'은 화자의 감정을 나타내는 소극적 소통의 행위이며, '선언'은 말로 제도적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 밖에도 발화 수반 행위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3.4. 직시 (Deixis)

직시라는 것은 문장의 대상을 가리키는 표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이리 와, 강아지야."라는 문장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문장 속에 그 뜻이 온전히 담겨져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이 문장의 뜻은 말하는 사람의 위치 정보가 필요하다. "이리 와"라는 말에서 이리는 내가 만약 서울대공원 입구에서 말했다면 과천시 막계동의 그 위치를 의미하는 것이고, 반대로 부산 벡스코 앞에서 말했다면 부산 해운대구의 어떤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직시 표현은 보통 발화자를 중심으로 한다. 즉, 저 표현의 중심 인물은 발화자며, 저 표현의 위치적 기준은 발화자의 위치고, 시간적 기준은 발화가 일어난 그 때를 말한다. 그렇지만 반드시 발화자가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나무 옆에 있는 사람의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을 때 "뒤로 가라."라고 이야기 했을 때, 그 때의 뒤는 발화자의 뒤가 아니라, 대상의 뒤나 나무의 뒤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우리는 직시 중심의 투사 (projection)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3.4.1. 직시 용법 기준 분류

직시를 나타내는 말은 실제로 화자의 정보가 필요한 직시적 용법 (Deitic use)와 그렇지 않은 비직시적 용법(Non-Deitic use)로 나뉘며, 직시적 용법은 제스쳐 용법과 상징적 용법 등으로 나뉜다.

제스쳐 용법은 화자의 공간/시간적 정보 뿐만이 아니라 추가적으로 대상 확정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확정은 몸짓, 눈길등의 제스쳐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서 제스쳐 용법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서 축구 코치가 경기장에서 선수들 앞에서 "너는 골대 앞에 서고, 너는 센터라인에 있고, 너는 바깥으로 나와라."라는 말을 한다고 하자. 이 경우, "너"는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사람을 가리킨다. 이 문장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축구 코치의 손짓등이 필요하다.

예시)
"그것들 중 그것좀 집어주십시오."
"아니, 너 말고 너 말이야."

상징적 용법은 화자의 공간/시간적 정보만 있으면 해석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화자의 모습을 꼭 비디오로 녹화하지 않아도 발화 당시의 화자가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만 알면 해석 가능한 경우다. 위의 "이리 와, 강아지야." 같은 문장이 그것에 해당한다.

예시)
"올해는 참 풍년이야."
"이 곳에 또 누가 왔었니?"

비직시적 표현은 위와 반대로 지시어가 발화 외의 대상을 가리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그 전형적인 예가 대명사로 이전에 나왔던 단어를 가리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한테 사과가 있다. 그 것은 참 빨갛다."라는 문장이 있을 때, "그 것"이 가리키는 것은 그 앞문장에 나온 사과다. 우리는 먼저 나온 단어를 선행어 (antecedent) 라고 부르고, 뒤에 나온 단어를 조응어 (anaphora) 라고 부른다.

어떤 조응어가 어떤 선행어를 가리키는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을 조응 해소 (anaphora resolution)이라고 부른다. 이 내용은 전산언어학에서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세종대왕은 조선의 네 번째 왕이다. 그는 훈민정음을 반포하였다."라는 문단이 있을 때, "훈민정음을 반포한 사람은 누구?"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컴퓨터가 찾아내려면 "세종대왕 = 그"라는 정보를 대응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3.5. 정보 구조

3.6. 공손성

화행 중 간접 화행이 공손성을 갖춘 완곡어법으로 자주 쓰인다. 행위를 요청하는 화행은 청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명령문의 문장 형식 대신 의문문, 평서문 등으로 바꿔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3.7. 타 영역과의 접합

4. 관련 문서



[1] 참고로 이는 임마누엘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제시한 양, 질, 관계, 양상(Modality)의 범주(Category)를 패러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