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08:47:58

해피데이(애니메이션)


1. 개요

블루 시걸 이후 6년 만에 제작된 국산 극장용 성인 애니메이션. 감독은 우주 흑기사로 알려진 박종희.

2. 시놉시스

애송그룹 기획실장 장민우는 출근 길 지하철 안에서 비명 소리와 함께 젊은 여자에게 빰을 맞고 성추행자로 오인받는다. 동신 일보 사회부 기자 신승희는 출근 첫날 애송그룹의 기사를 써오라는 부장의 지시를 받고 애송 그룹 기획실로 향한다. 하지만 기획실에서 마주친 남자는 출근 길 자신의 엉덩이를 더듬던 남자였다. 장민우 역시 신승희를 알아보고 둘은 얼굴을 붉히는데, 신승희는 부장이 자신을 보낸 이유가 광고영업임을 알고 화를 낸다. 우연히 같이 한 술자리에서 장민우는 신승희를 유혹하려 하고 둘의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 채 지속된다.
굴지의 재벌- 애송그룹의 기획실장 장민우. 분주한 출근길, 지하철 안의 사람들 숲 속에서 갑자기 때아닌 비명소리가 울린다. "이봐요! 내 히프 좀 그만 더듬어요! 사람살려!" 곧이어 장민우는 젊은 여자에게서 뺨을 얻어맞고 성희롱군자로 오인받는다. '내가 만지고 싶어서 만졌나? 아침부터 참 재수없군!'동신일보 사회부로 첫 출근하던 신승희 왈, '이쁜 여자는 지하철도 못 타나!' 첫 출근부터 열이 바짝난 신승희는 애송그룹의 기사를 써오라는 편집국장의 갑작스런 지시를 받고 곧장 애송그룹 기획실로 달려간다. 아니! 그런데, 아뿔싸! 이게 누군가? 애송그룹의 기획실장이라는 사람이 아침 출근길에 그녀의 엉덩이를 더듬었던 그 작자가 아닌가? 얼굴이 붉어진 장민우와 신승희.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은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편집국장이 신승희를 애송그룹에 보낸 이유는 다름아닌 광고 영업 때문! "아니, 기자에게 광고 영업을 하라는게 말이나 돼요? 전 세일즈 맨이 아니에요!" 호가 난 그녀, 장민우와 우연히 술자리에 합석하게 되고, 장민우는 이때다 싶어 그녀를 유혹하고 싶어 안달이다. 그러나 만천하가 알아주는 도도한 신승희가 아닌가! 둘의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채 계속 지속되지만, 애송그룹, 동신일보... 그리고 애송그룹의 라이벌 회사-비송그룹 간의 치열한 정보싸움 속에서 두사람은 숨가뿐 권력쟁탈전의 대리전을 치루게 되는데.

설명만 봐도 대충 어떤 스토리인지 감이 올 것이다(…).

3. 등급보류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장면으로 인해 노랑머리, 거짓말 등과 함께 애니메이션으로선 최초로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2000년 10월 28일 한-일 동시상영이 예정되었지만 무산되었고 몇 년이 지난 2002년 4월 26일에야 간신히 서울 제한상영가 극장에 틀 수 있었다.

4. 평가 및 흥행

작품 문제가 이러니 20억 원을 들였으나 서울 관객 239명이라는 처절한 흥행으로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약 4분에 걸친 베드신으로 당혹스럽게 만든 것을 비롯해 4~5회의 베드신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삽입해 두어 '성인물'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베드신이 내용과 관계없이 등장하기도하는데다가 비슷한 장면을 돌려쓰는 무성의함을 보여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자극적인 하드코어 베드신만으로 러닝타임을 허비하려는 듯한 의도가 엿보이면서 실망감을 주기 시작한다.

게다가 주인공 신승희라는 캐릭터는 일간지 사회부 기자의 옷차림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짧은 치마만 입고 누구와도 으르렁거리는 점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똑같은 옷만 입고 있다)

그녀는 국장이 애송그룹으로 취재를 보낸 것이 기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신문광고 유치를 위함임을 알고 분노하며 엄청나게 고고한 척 도도한 척했었고 여성 편력이 있어보이는 '장민우'를 무척 경멸했었다.
그러나 그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어느새 자신의 능력보다는 장민우가 소개시켜 주는 '타임지'기자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의 도움을 받는데 익숙해지는, 무척 수동적인 여인상으로 그려진다.

기업과 기업간의 암투도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재벌그룹인 '애송그룹'과 '비송그룹'간의 산업전쟁의 중심에 '냉장고'를 두고 한참 떠들어대더니 밑도끝도 없이 '애송그룹'에서 450만원 짜리 '침대'를 생산하면서 내용을 비틀기 시작한다.
'침대'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은 이 위에서 치러지는 '베드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함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작스러운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아무리 재벌그룹들이 '문어발 경영'을 한다고 쳐도 냉장고 등 전기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침대를 생산한다는 설정부터 현실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일이고, 상대 회사를 이기기위해 '장민우'와 비송그룹 '김이사'으로 대표되는 각 그룹 최고의 브레인끼리 세우는 계획이라는게 기껏 해당 제품의 광고를 먼저 내보내는 것이나 가격설정 정도로 대단치 않은 것 뿐이다.

기업과 언론의 유착이나 기업간의 숨막히는 산업스파이전쟁 역시 언급하지만 억지스러운 진행으로 스토리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다.

같은 몸동작에서 주변 배경만 바꾸어 계속 쓰이는 베드신은 물론이고 초반에 두 주인공이 택시를 타고 가는 신에 쓰이는 검은 차량은 후반에 임원이 타는 자동차신을 잘라다 썼고, 빨간색 컨터버블이었던 장민우의 차가 몇 초 사이에 짙은 색 세단으로 변하는 등 20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화의 디테일과 편집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리얼한 스토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배경이 단색톤으로 채색된 것 역시 그렇다.

고가의 차를 몰고다니는 대기업 '기획실장'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는 것과 그가 신승희에게 처음 보인 행동은 명백한 범죄나 다름없는 것인데도 이들의 '불편한 첫만남'을 위해 억지로 꿰어 맞춰놓은 꼴 역시 그렇다.

자신을 토사구팽했던 쪽의 약점을 잡고 있을 뿐,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나 계획도 없어 보이다가 합성사진을 불법으로 유통하는 업자와 손을 잡고 일을 꾸미면서 뭔가 그럴듯한 결말이 펼쳐질 것인양 하더니 급작스럽고 황당하게도 엔딩 크리딧이 올라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