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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1-23 22:18:10

한국기원 프로기사랭킹 오류 논란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발단3. 전개
3.1. 한국기원의 기사랭킹 공식발표3.2. 네티즌들의 의문 제기3.3. 한국기원 홍보전략팀의 답변3.4. 기대승률 제한룰 적용 사례3.5. 기대승률 제한룰을 특정 기사에게만 적용했나?3.6. 홍보전략팀의 공식답변 지연
4. 언론보도

1. 개요

2025년 1월 한국기원이 발표한 기사랭킹에 오류가 있다고 의혹이 제기된 사건.

2. 발단

2025년 1월 5일, 프로기사 이현욱 9단은 유튜브 생방송 중 최정 9단의 1월 랭킹 점수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여자랭킹 6위 스미레 3단에게 져서 랭킹점수 8점을 잃은 후 여자랭킹 4위 김채영 9단에게 져서 9점을 잃은 것이 이상하다는 얘기였다. 상식적으로 약한 상대한테 지면 점수를 많이 잃고, 강한 상대한테 지면 점수를 조금 잃어야 하기 때문이다.

3. 전개

3.1. 한국기원의 기사랭킹 공식발표

한국기원은 발표예정일인 1월 5일보다 하루 늦은 6일, 홈페이지에 기사랭킹을 발표하였다https://baduk.or.kr/news/report_view.asp?news_no=5223

최정 9단은 9,462점에서 8점 하락한 9,454점으로 여자랭킹 2위를 차지하였다. 1위 김은지 9단에 6점 뒤진 점수였다.

3.2. 네티즌들의 의문 제기

디시인사이드 바둑갤러리의 유저들은, 앞서 이현욱 9단이 방송에서 밝힌 내용을 토대로, 최정 9단의 랭킹점수가 잘못 계산되었으며 9,454점이 아니라 9,449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https://gall.dcinside.com/baduk/1004646

1월 10일, 한 유저가 한국기원 홍보전략팀 랭킹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한 결과 '랭킹점수에 이상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혹시 제보할 사항이 있으면 한국기원 홈페이지 하단에 있는 대표 이메일로 보내달라'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따라 복수의 유저들이 이메일을 보내 최정 9단의 점수를 9,454점에서 9,449점으로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https://gall.dcinside.com/baduk/1005700

3.3. 한국기원 홍보전략팀의 답변

1월 13일(월요일) 오전 한국기원 홍보전략팀은 이메일 문의에 다음과 같이 답신하였다

보낸사람: (재)한국기원 홍보미디어팀
Date: 2025년 1월 13일 (월) 오전 11:24
Subject: [한국기원] 1월 랭킹 문의에 대한 답변

안녕하십니까.
항상 바둑을 사랑해주시고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문의주신 1월 랭킹에 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현재 국내랭킹은 말씀주신 것처럼 랭킹대상자와 상대대국자의 승률기대치로 계산되어집니다.

허나 번기 승부(3번기, 5번기)일 경우 최종 승리를 하고도 점수가 떨어지는 모순이 발생돼 배태일 박사님이 관리해오시던 오래전부터 번기 승부에 한해서는 승률기대치 상한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3번기는 2승 1패로 우승할 경우 승률은 0.66이기 때문에 상한을 0.65를 넘지 않게 설정되어있습니다. 5번기는 3승 2패로 우승할 경우 승률이 0.6이기에 0.59를 상한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해성 여자기성전에서 최정 9단은 스미레 3단을 상대로 2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최정 9단이 패한 1국을 단번기와 같이 계산하다면, 승률기대치는 0.77로 최정 9단이 11점을 잃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승리했던 2국에서는 4점을, 3국에서는 3점을 얻게 돼 번기 승부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4점을 잃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모순을 잡고자 승률기대치의 상한선을 설정한 것입니다.

한국기원은 랭킹 당사자인 프로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프로기사로 구성된 랭킹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또한 공청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지금의 랭킹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위의 내용은 바둑팬들께서는 인지하기 어려우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팬들께서 랭킹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추후 상세한 설명은 한국기원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최정 9단의 1월 랭킹점수(12월 대국)를 공식계산결과(발표)와 단번기로 계산했을 경우의 결과표를 첨부해서 드립니다.

앞으로도 바둑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며, 추후에도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파일:한국기원.png

3.4. 기대승률 제한룰 적용 사례

기대승률을 3번기에서 0.65 이하로, 5번기에서 0.59 이하로 제한하는 룰은, 최정 9단뿐만 아니라 신진서 9단에게도 적용되어왔음이 확인되었다.

파일:기대승률제한.jpg

위 이미지(2024년 9월 6일, 유튜버 이현욱 방송 분)에서, 신진서가 구쯔하오에게 2대0으로 이긴 판들은 3번기여서 기대승률이 각각 0.65로 적용되었고, 신진서가 박정환에게 3대0으로 이긴 판들은 기대승률이 각각 0.58로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1][2]

3.5. 기대승률 제한룰을 특정 기사에게만 적용했나?

홍보전략팀의 해명이 나온 다음 날인 1월 14일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었다. 최정 9단과 여자랭킹 1위를 다투고 있는 김은지 9단에게는 '기대승률 제한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https://gall.dcinside.com/baduk/1006479
파일:기대승률제한1.jpg
2024년 4월 4일 김은지 9단과 이민석 초단의 3번기에서 김9단의 기대승률이 상한값인 0.65를 초과하여 0.717로 적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3]
파일:기대승률제한2.jpg
2024년 10월 5일, 6일 김은지 9단과 허서현 4단의 3번기에서 김9단의 기대승률이 상한값인 0.65를 초과하여 0.838과 0.833으로 적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3.6. 홍보전략팀의 공식답변 지연

"기사들의 성적을 수치로 보여주는 랭킹은 프로기사들의 자존심이기도 하지만 국제대회 시드가 걸려있는 등 아주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그만큼 정확하고 투명하게 계산되어야 한다"[4]]]

기대승률 제한 룰이 특정 선수에게만 편파적으로 적용된 게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문의에 홍보전략팀은 '확인해보겠다. 검토 중이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2025년 1월 18일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4. 언론보도

2025년 1월 23일, 쿠키뉴스가 이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https://m.kukinews.com/article/view/kuk202501220258 전문은 아래와 같다.

[단독] 한국기원 바둑 랭킹 오류 발견…김은지 불리하고 최정 유리했다
세계대회 시드권 부여 지표 되는 한국기원 랭킹 시스템에 오류
문제 된 ‘번기 승부’ 승률 상한제…최정은 적용, 김은지는 미적용
프로바둑 관계자 “승률 기대치 상한선 적용 타당한지 논의 필요”
기사승인 2025-01-23 06:00:06

이영재 기자
[email protected]

세계대회에 한국 대표를 파견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한국 바둑 랭킹’에 점수 오류가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쿠키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최정 9단과 여자 랭킹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은지 9단의 랭킹 점수 계산에 문제가 있었던 걸로 드러났다. 한국기원이 공식 집계하고 발표하는 한국 바둑 랭킹은 ‘시드권 배정’ 등에 활용되고 있는데, 김은지 9단과 최정 9단은 지난해 8월부터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이어오고 있다. 김은지 9단이 2024년 8월 랭킹에서 처음으로 여자 랭킹 1위에 등극했고, 이후 최정 9단이 왕좌를 탈환했으나 지난 6일 발표된 새해 첫 랭킹에선 다시 김 9단이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5~6일 열린 제4회 난설헌배 전국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회에서 김은지 9단은 결승 1~2국을 연달아 승리하면서 종합 전적 2-0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우승을 했음에도 랭킹 점수는 변동이 크지 않았는데, 김은지 9단이 결승 상대였던 허서현 5단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승률 기대치)이 83%(0.838, 0.833)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9단은 한 판당 2점씩, 결승전 두 판을 이겨 4점을 획득했다.

반면 최정 9단은 지난해 12월3일과 9~10일 열린 제8회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 3번기에서 스미레 3단에게 1국을 패배하면서 종합 전적 2승1패로 승리했음에도 점수가 2점 상승했다. 1국을 져서 8점을 잃었지만 2국과 3국 승리로 각각 5점씩, 도합 10점을 획득한 결과다. 원인은 한국기원에서 운영하고 있던 ‘승률 기대치 상한선’ 제도 때문이다.

최정 9단은 지난해 7월5일에도 스미레 3단과 2024 닥터지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 승자조 4강에서 맞붙었는데, 이 대국에선 승리하고도 점수를 2점 획득하는 데 그쳤다. 스미레와 대결에 대한 최정 9단의 기대 승률은 86%(0.860)였고, 김은지 9단이 허서현 5단에게 승리했을 때 얻은 점수와 같은 2점을 얻었다. 그러나 제8회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 3번기에선 ‘승률 기대치 상한선’ 제도에 의해 최정 9단의 기대 승률이 65% 미만(0.649)으로 책정되면서 패할 때는 점수가 8점만 하락하고, 승리할 때 판당 점수가 5점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해당 제도는 최 9단에게는 적용됐지만 김은지 9단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거의 동등한 기대 승률을 갖고 대국에 임했음에도 김은지 9단은 판당 승리 후 2점, 최정 9단은 승리 후 5점을 얻었고, 결승전 승리 2승 누적 결과로 보면 이 차이는 6점까지 벌어진다. 최정 9단이 김은지 9단의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던 2024년 9월 랭킹 점수를 보면 최 9단은 9486점, 김 9단은 9481점으로 두 기사 점수 차이가 5점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말인 2024년 12월 기준으로는 6점 차이로 최정 9단이 1위, 올해 1월은 반대로 6점 차이로 김은지 9단이 1위에 오르는 등 두 기사는 10점 이하의 점수 차이로 경쟁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된 이후 한국기원 측은 랭킹 점수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한국 랭킹은 상대 대국자와 승률 기대치 등으로 계산이 되는데 번기 승부일 경우 해당 시리즈에서 승리하더라도 점수를 잃게 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모순을 방지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번기 승부에 한 해 승률 기대치 상한선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열린 난설헌배는 이전까지 결승전이 단판 승부였는데 해당 대회부터 3번기로 변경되면서 바뀐 부분이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한국기원은 이 부분을 바로 잡고 추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면밀히 랭킹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둑계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승률 기대치 상한선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번기 승부를 한 판 한 판 각각 개별적인 대국으로 볼 것인지, 전체 승부로 볼 것인지 관점 차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원칙적으로는 승률 기대치 상한선 없이 개별 승부로 점수가 책정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랭킹 점수를 한국기원 담당자가 수기로 입력하고 있는 현재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자동화된 랭킹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이와 같은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기원은 잘못된 부분은 소급 적용해 랭킹을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김은지 9단이 출전한 대국 중 앞서 언급한 제4회 난설헌배 전국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외에도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 본선 8강 3번기 등 번기 승부로 펼친 다른 대국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견됐다.
[1] 홍보전략팀의 메일에 5번기는 0.59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0.58과 0.59 중 어느 것이 맞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2] 실제로 신진서(10354점)의 기대승률은 구쯔하오(9919점)와 박정환(9967점) 상대로 75% 이상으로 계산된다[3] 위 이미지는 디시인사이드 바둑갤러리의 한 유저가 한국기원의 '대국통지시스템'에서 캡처했다며 올린 것인데, 이현욱 유튜브에 공개되었던 점수표와 양식 및 폰트가 똑같고, 각 선수들의 랭킹점수를 넣어 검산해 보면 정확히 들어맞으므로, 실제로 홍보전략팀이 만든 점수표로 보인다.[4] 출처: 장은애 랭킹위원, 월간바둑 2022년 7월호 pp.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