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호텔과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원더그룹 외아들. 그가 상무로 있는 복합테마파크 원더랜드는 서울의 랜드마크다.
365일 신나는 놀이공간, 꿈과 동심이 가득한 세상. 365일 모두가 행복한 이 놀이공원에서, 365일 하나도 즐겁지도 웃기지도 짜릿하지도 않은 유일한 일인. 잘나가는 재벌가 3세지만 마치 수도승, 아니 좀비처럼 산다. 술도 안마시고 도박도 안 한다. 운전도 운동도 안하고 외박도 외출도 잘 안 한다. 결정적으로 연애도 결혼도 안 한다.
잘생긴 외모에 젊고 돈 많고 집안 좋고 놀이공원 평생 무료이용권을 소유한 이 남자, 도대체 왜 이러고 사는 걸까?
맑은 눈빛, 선한 인상, 살인 미소. 외모와는 반대로 엄청난 스피드, 언빌리버블한 파워, 고도의 싸움실력을 갖춘 남자. 뿐인가. 고운 심성과 배려 돋는 섬세함, 다정다감한 말투, 달달한 매너까지. 대체 이 남자의 매력은 그 끝이 어디인가 싶을 정도로 다 가졌다. 단 하나만 빼면.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 구서진의 몸을 나누어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24시간 365일 존재할 수 없고 주어진 시간동안에만 살아 숨 쉰다는 것. 그래서 더 치명적이다. 이 남잘 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
서진의 주치의인 강희애 박사의 수제자. 젠틀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에 출중한 외모의 훈남 의사다.
실력 또한 뛰어나 강희애 박사의 총애와 업계의 인정을 받으며 대학에서도 최면의학 강의를 맡고 있다. 특히 TV프로그램에서 최면의학을 사기로 매도한 정신과 의사와 맞장뜬 장면은 꽤나 유명하다. 방송 후 여자환자들이 부쩍 늘기도 했다. 부드러운 저음으로 환자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최면감수성을 깨우고 사고나 사건 이후에 겪게 되는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까지 치유한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과 첫인상만으로도 그 사람의 직업, 취미, 나이, 관심사, 가족사항 등을 파악하는 추리력이 뛰어나다. 때문에 독심술이나 심령술을 쓰는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자기 직관 같은 걸 믿지 않는다. 오로지 철저한 논리와 과학을 기반으로 사고한다.
서진의 아버지인 구회장 동생의 아들. 어릴 때 부모가 교통사고로 한날 한시에 숨진 이후 구회장의 집에서 알게 모르게 눈칫밥 먹으며 자랐다. 눈칫밥 덕분에 자기 밥그릇 챙기는데는 일가견이 생겼다. 밥그릇 챙기기의 일환으로 어릴 때부터 집착한 것이 ‘인증’. 백점을 맞아도, 봉사활동을 가도, 전교회장이 되도, 선생님한테 상장을 받을 때도 무조건 인증샷을 찍어 놓곤 했다.
커서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사진 찍고 SNS에 올리는 걸로 끊임없이 관심 받고 회자되기를 원한다. 그런 노력 끝에 구회장에게 점점 신임을 얻어 원더그룹의 테마파크와 양대산맥인 호텔 상무가 됐지만 승계에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아들 때문에 구회장이 서진에게 은밀히 붙인 경호원으로 엑스맨이다.
대외적으로는 운전기사 노릇을 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위급시를 대비해 24시간 서진을 경호하고 있다. 구회장에게 위급시란 아들의 생명이 위급할 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진이 남들 보는 앞에서 돌발행동을 하거나 다른 인격으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진의 비밀을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채용됐으나, 구회장과 석원만이 아는 비밀조건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구회장이 의미하는 위급상황에 로빈을 철저하게 제압하는 것. 따라서 겉으로는 서진을 보호하는 듯 보이나, 서진이 로빈으로 변신해 하나를 구해야 하는 경우에 로빈을 제어하는 변수가 된다. 서진 또한 그가 어떤 의미로 채용됐는지 알고 있으며 구회장에게 자신에 관한 모든 보고를 올린다는 것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