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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1 23:35:43

파이널 판타지 VII/더미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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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 아이템 | 장비 | 도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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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필레이션 오브 파이널 판타지 VII


1. 개요2. 상세3. 목록
3.1. 몬스터3.2. 지역
3.2.1. 테스트 전장3.2.2. 고대의 숲3.2.3. 북쪽의 대공동(大空洞)3.2.4. 꿀벌관

1. 개요

스퀘어 에닉스의 RPG 파이널 판타지 7의 더미 데이터(미구현 데이터)를 서술하는 문서. 열람 시 스포일러 주의.

2. 상세

파이널 판타지 Ⅶ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게임이지만, 개발 당시 제작진은 현 버전보다도 훨씬 더 많은 요소들을 FFⅦ에 담아내려 했었다. 그러나 개발 기간 문제로 수많은 미완성 데이터들이 구현되지 못한 채 잠들게 되었으며, 이들은 발매 이후 유저들에 의해 발굴되었다.

FFⅦ만이 아닌 모든 비디오 게임에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제작진은 미구현 데이터들이 게임의 용량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ROM에서 치우지 않았다. 그 이유는 존재하던 데이터를 빼는 것만으로 게임 어딘가에 버그가 생겨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류나 글리치는 비단 데이터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발생되지 않는다. 기존의 것을 제거하는 행위로도 발생될 수 있다. 게임 발매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ROM을 뒤지며 더미 데이터를 빼느라 디버깅 작업을 다시 진행하는 것은 모든 면에서 손해였기에, 제작진은 미완성 데이터들을 내부에 그냥 방치시켜뒀던 것.

3. 목록

3.1. 몬스터

톤베리와 오츄는 골드 소서의 배틀 스퀘어에서만 등장하나, 본래 이들은 일반 던전에서 등장할 예정이었다. 톤베리는 북쪽의 대공동(CD2)에서, 오츄는 고대의 숲에서 몬스터로 출현했으나, 7편의 최종 버전에서 제외되었다. 본래 북쪽의 대공동은 최초 방문 시 일반 톤베리가, 그 뒤 CD3의 최종 던전에서 마스터 톤베리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톤베리가 누락되어 마스터 톤베리만 혼자 남아버리고 말았다.

제작진이 테스트 용도로 만들어놓은 'êúô'라는 몬스터군이 존재한다. 총 9마리의 테스트용 몬스터가 여기에 소속되어 있으며, 디버그 룸을 통해 이들과 만나는 것이 가능하나 플레이어가 전투 환경을 직접 조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전투가 진행되지 않는다. 일례로 오리지날(일본판)에서는 Guard Hound의 모습을 한 Test 0을 Corel Prison의 우물 지하(Basement)에서 만날 수 있었다. 리메이크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버스에서 같은 이름의 몹이 같은 장소에서 등장하는데 이는 당연히 이 버그의 오마쥬이자 팬 서비스이다.

몬스터 듀얼 혼에게는 별도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기술이 프로그래밍되어 있는데, 문제의 기술을 시전하려면 MP 65535[1][2](…)가 필요하며, 별도의 세부 코드가 작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0 대미지를 입힌다. 이 기술은 듀얼 혼의 체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시 사용되도록 세팅이 되어 있으나, MP 코스트가 너무 높기 때문에 정상적인 플레이로는 절대로 볼 수 없다.

3.2. 지역

3.2.1. 테스트 전장

주황색 하늘 아래 거대한 신라 로고가 지면에 그려져 있는 테스트 전장이 유명하다. 말 그대로 테스트용 전장이기에 특별한 무언가는 없다.

3.2.2. 고대의 숲

본래 고대의 숲은 보너스 던전이 아닌 1부 메인 스토리 도중에 나오게 될 핵심 지역이었다. 고대종의 신전을 끝으로 에어리스가 파티를 나간 뒤, 그녀를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고대의 숲을 통과하게 될 예정이었다.

초창기의 맵 구조는 본 빌리지 → 잠의 숲 → 고대의 숲 → 산호 계곡 → 잊혀진 도시였는데, 최종 버전에서 잠의 숲을 빠져나와 산호 계곡으로 들어가는 맵은 본래 고대의 숲의 출구로 제작된 곳이었다. 다시 말해, 고대의 숲을 보너스 던전으로 뺀 다음 고대의 숲 → 산호 계곡 쪽으로 들어가는 연결로 맵을 잠의 숲의 출구로 변경해서 내놓은 것. 실제로 본 빌리지의 사용되지 않은 NPC 텍스트 중에는 고대의 숲 퍼즐들을 통과하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즉, 초기 기획은 본 빌리지의 NPC에게서 고대의 숲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잊혀진 도시로의 탐험을 시작하도록 되어있었다는 것.

이 구성이 7편의 최종 버전까지 그대로 유지됐을 경우, 본 빌리지 → 잊혀진 도시로까지의 길은 대단히 긴 컨텐츠를 가진 구간이 됐을 것이다.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한두 군데가 아닌지라. 이는 실제 설정과도 맞물리는 구성인데, 최종 버전은 명색이 '잊혀진' 도시라는 주제에 그곳으로까지의 진입로가 좀 뭣할 정도로 단순한 편이다. 초기 구상대로 고대의 숲이 중간 던전 역할을 해줬다면 잊혀진 도시의 컨셉과 아주 잘 어울렸을 듯.

3.2.3. 북쪽의 대공동(大空洞)

대공동(Northern Cave)에 사용되지 않은 맵이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은 바로 알아챘겠지만, 이 장소는 Ⅶ의 클라이막스 장면 중 하나(CD2 ─ 세피로스의 부활)에 쓰이는 FMV를 맵으로 옮긴 것이다. 이 맵은 실제 지형과 FMV 영상 사이의 어느 중간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하다. 그냥 완전한 평면 맵에 대공동 FMV를 뒷배경으로 씌워놨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까지는 그냥 사용되지 않은 장소가 있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 맵에는 굉장히 특이한 요소가 존재한다. 바로 에어리스의 테마가 OST로 재생된다는 점이다. 본작의 팬들이 데이터를 역으로 짜맞춘 결과 이 맵(북쪽의 동굴 5 - 3)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에어리스의 테마가 BGM으로 재생되기 시작하며, 클라우드가 흑 마테리아를 세피로스에게 넘겨주고, 티파 일행이 분화구에서 탈출하는 장면 내내 동일한 음악이 흐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초기 스토리 라인은 정확한 경위는 불명이나 세피로스 부활 장면에서 위 맵이 쓰이게 될 예정이었으며, 클라우드의 정신붕괴와 대공동 개방 FMV가 진행되는 동안 '에어리스의 테마'가 흐르게 될 예정이었다. 이는 그녀의 죽음이 초기 기획에선 잊혀진 도시가 아닌 CD2 북쪽의 대공동에서 나오려던 게 아니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하며, 일부 팬들은 본작의 다른 더미 데이터들을 이것과 연관지으며 에어리스의 사망에 대한 가설들을 제기하기도 한다.

북쪽의 동굴 5 - 3에 관한 미구현 요소들은 FF7의 가장 미스터리한 더미 데이터로 꼽히며, 이를 둘러싼 루머와 가설이 많은 편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서 추가로 후술.

3.2.4. 꿀벌관

꿀벌관은 파이널 판타지 Ⅶ에서 미구현된 내용들이 최고로 많은 지역이며, 역대 게임계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이렇게나 대규모의 더미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에 팬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꿀벌관의 더미 데이터들은 상당수가 극초기 일본판(오리지널)에만 존재하며, 해외 버전과 인터내셔널 버전에서는 완전히 삭제되었기 때문에 본작의 수많은 더미 데이터들 중에서도 극도로 희귀한 편에 속한다.

신라 컴퍼니 소속 간부인 '팔머'는 원래 신라 컴퍼니 간부진 중 가장 처음으로 클라우드 일행과 마주칠 예정이었다.

다만 마주치게 되는 장소는 영 거시기한데, 바로 7편의 최종 버전에서 잘려나간 꿀벌관 데스크. 위 영상의 장소가 바로 그곳인데. 여기서 팔머는 물론이고 FFⅦ의 다른 게스트 캐릭터인 '신라 과장'도 만날 수 있다.

신라 과장은 혼자만의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 꿀벌관을 찾았는데, 하필이면 여기서 팔머와 딱 마주치게 되어 제대로 퇴짜를 맞아버린다. '연구 목적'이니 '리서치'니 온갖 변명들을 늘어놓지만 결국 빡친 팔머에 의해 꿀벌관에서 쫓겨나버리고 만다. 그런데 애초에 팔머도 똑같은 목적으로 꿀벌관에 온게 맞는지라...

사실 팔머가 진짜로 빡치게 된 부분은 따로 있는데, 꿀벌관의 한 여성이 신라 과장을 매우 친근한 투(과장~님♥)로 부르며 그를 맞이하였기 때문. 그녀는 꿀벌관에서 팔머의 '애인' 역할을 하는 여성이었는데, 이 여성이 자신은 물론이고 신라 과장의 애인 역할도 겸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팔머가 빡쳐버렸던 것. 직급이 한참 차이나는 두 남자가 한 여성을 '공유'하는 상황이었으니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듯.

팔머와 과장이 나가면 클라우드의 차례가 오는데, Ⅶ 최종 버전에서는 데스크가 잘려나갔기에 가게 밖에서 회원증을 제시해야 하지만 초기 기획에서는 이곳 데스크에서 회원증을 제시할 수 있었다. 회원증을 제시하고 나면 2층으로 가게 되는데, 실제 게임상으로는 2층 계단 트리거가 미완성 상태라 따로 2층 맵을 로딩해서 불러와야 한다.

2층으로 가기 전에 왼쪽 하단의 남자와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혹시 추천하는 여성이 있냐고 물으면 이 시기 돈 코르네오를 만나기 위해 꿀벌관에 잠입한 티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는 티파를 '토실토실한 푸딩'으로 표현하며 지금은 코르네오를 만나러 꿀벌관을 나간 상태라고 설명한다.
파일:ONNA_1_TV_CYCLE.png

데스크 로비에는 꿀벌관 소속 여성들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 TV가 하나 있는데, 이 TV는 총 세 명의 여성들을 보여주며 그녀들과 즐길 수 있는 '코스'를 광고하고 있다. 꿀벌관의 '코스'는 30분 / 150분의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세한 것은 불명이나 각 회원마다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수준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추측된다. 회원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반 회원'과 'VIP 회원'을 구분하여 서비스에 차등을 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상단의 사진을 기준으로 좌측의 여성에는 "아름다운 소녀와 이야기하세요", 가운데 여성에는 "내 둥지에 어서 와", 우측의 여성에는 "꿀은 어떠신가요?" 라는 홍보 멘트가 있다. 좌측의 여성은 티파와 대단히 비슷하게 생겼으나 눈동자 색깔이 다르기에(티파는 적안이다) 확신이 어렵다. 디자이너가 티파를 의도했지만 실수로 눈동자 색깔을 다르게 묘사했거나, 혹은 프로필용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렌즈를 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진실은 모를 일.

데스크 우상단에는 어느 안내사항이 적힌 흰색 종이가 부착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다른 매춘굴 사업자와 스카우트 업자는 출입을 금합니다'다. 이것을 통해 미드가르 슬럼에는 꿀벌관과 같은 시설이 1개가 아닌 여러 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출입을 금하는 이유는 꿀벌관 종업원들을 다른 업소로 빼돌리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로, 실제 현실의 성매매 업소에도 동일한 경고문이 존재한다.

해당 안내문에는 타 업자와 더불어 미성년자도 출입을 금하며, 혹여 시설의 여성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를 경우 그 즉시 벌금 10만 길을 물리겠다는 경고성 멘트도 작성되어 있다.

데스크 우측에는 '고객 대기실' 방이 존재하는데, 2층 계단과 동일하게 실제 게임상으로는 맵을 이동하는 트리거가 미완성 상태이므로 플레이어가 직접 대기실 맵을 로딩해서 불러와야만 한다. 대기실로 들어가면 놀라운 얼굴을 하나 마주하게 되는데, 다름 아닌 초반부의 주역 '아발란치(AVALANCHE)'의 멤버 웨지의 남동생을 만날 수 있다. 별을 구하기 위해 형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안 동생은 꿀벌관에서 이러고 있다.

우측 소파에 드러누운 남자는 더욱 가관인데, 티파가 코르네오를 만나기 위해서 잠입해온 것을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그녀가 '남자 사냥'을 하러 슬럼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황당한 설명을 클라우드에게 이야기한다. 그 설명 이후 '남자 사냥'을 즐기는 그녀의 성격상 다시 여기로 오게 될 것이라는 추측까지 줄줄이 늘어놓는다. 티파가 꿀벌관 유니폼을 입으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이 남자는 꿀벌관의 모든 NPC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또라이성을 가지고 있는데, 티파를 정말 광신도 수준으로 좋아하는 건지 세븐스 헤븐 가게 뒤편의 빨랫줄에서 그녀가 입는 팬티를 하나 훔쳐왔다며, 이건 진짜 물건이라며 클라우드를 향해 팬티를 당당하게 자랑한다. 이 팬티는 '키 아이템' 카테고리로 인벤토리에 들어오는데, 클라우드는 팬티를 살펴보더니 무늬가 아이들이 입을 법한 생김새라며, '여장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자신의 소견을 밝힌다.

여기서 끝이 아닌데, 이 팬티를 '키 아이템' 카테고리에서 열어보면 「애가 입을 법한 팬티」라는 설명이 나온다. 즉, 어쩌면 이건 티파의 팬티가 아닐지도 모른다. 실제로 세븐스 헤븐에는 어린 여자아이가 한 명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남자는 다른 팬티를 훔쳐와서는 티파의 것이라며 거짓말을 한 것. 분명 어린아이 / 성인 여성의 속옷은 누가 봐도 쉽게 구분할 수 있을 터인데, 그걸 알고도 구태여 마린의 것을 훔쳤다는 것은 이 남자의 어두운 욕망을 제대로 드러내는 부분. 정황상 그녀의 팬티로 적당히 재미를 보고는 처리를 위해 클라우드에게 티파의 것이라며 떠넘겨버린 듯하다.

초기 버전에서는 이 아이템이 실제로 여장에 사용될 예정이었으니, 다시 말해 클라우드는 본의 아니게 마린의 팬티를 자신의 몸에(…) 할 예정이었다는 소리가 된다. 여장의 목적을 고려해보면 그야말로 게임 업계 수위의 끝장을 달리는 부분.

물론, 어느 정도 수상한 냄새만 풍길 뿐 실제로는 티파의 팬티가 맞을지도 모른다. 이 아이템을 사용할 시 티파와의 애정 수치가 5 오르도록 스크립트가 짜여져 있기도 하고. 아이템 이름도 그냥 '입수불명의 팬티'로만 표시되지, 누구의 팬티라고 정확하게 묘사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플레이어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

데스크와 마찬가지로 고객 대기실 안에도 TV가 있다. 이 TV는 FFⅦ 세계의 다른 지역들을 돌아가며 비추는데, 그 목록으로 5번가 교회, 코스모 캐니언, 골드 소서, 쥬논 해저마황로, 로켓 마을, 니블헤임 신라 저택이 있다. 다른 지역은 그렇다 쳐도 신라 저택은 당최 왜 비추는 건지 의문(…). 특이사항으로 코스모 캐니언은 최종 버전이 아닌 오리지널 일본판의 게임 설명서에 실린 베타 버전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2층으로 올라오면 익숙한 장소가 보일 텐데, 바로 최종 버전에서 꿀벌관의 1층 로비를 맡고 있는 곳이 나온다. 이곳은 원래 1층 로비가 아닌 2층 로비로 사용되던 장소였는데, 최종 버전의 1층 로비와 디자인이 매우 흡사하지만 서로 다른 파일을 사용하기에 동일한 맵은 아니다.

2층의 맵들은 꿀벌관의 맵 중에서 가장 난해한 더미 데이터인데, 필드 파일 ─ 텍스트 파일의 상호 작용이 거의 박살이 난 상태라 팬들이 매우 긴 시간에 걸쳐 정상적인 대사와 화면이 출력되도록 복원하고 있는 상태다. 이 복원 작업은 발매 20년이 지나간 현재도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으며, 파일을 짜맞출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어 아직까지도 더미 데이터를 붙들고 있는 유저들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론 7편의 최종 버전처럼 꿀벌관 직원이 들어갈 방을 고르라고 제의하는 대사가 나오나, 여기서 순간적으로 화면이 적색으로 물드는 '정신분열'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 이벤트에서는 버스터 소드를 든 또다른 클라우드(게임 코드상에는 「Zax」라는 이름으로 표시되어 있음)가 정면으로 돌진하더니 자리에 멈춰 절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대사는 일절 없이 연출만 흐르고 끝난다.

로비 안에는 총 6개의 문이 있는데, 상단의 문은 계단으로 통하고, 좌우의 4개는 서비스 룸이며, 하단의 문은 직원실로 통한다. 서비스 룸 중 우측 2개는 이미 손님이 들어간 상태이므로 입장할 수 없다. 대신 7편의 최종 버전과 같이 열쇠구멍을 통해서 방 안을 엿볼 수 있는데, 노부부와 상황극 아저씨들이 나오는 최종 버전과 달리 둘 다 '죄송합니다, 일반 대중에게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에 불행히도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라는 메타발언이 출력될 뿐 아무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는다.

팬들이 실제 게임상으로 복원한 데이터는 일단 이걸로 끝이지만, 7편의 파일 내부에는 2층 로비에서 쓰게 될 예정이었던 많은 양의 텍스트 그룹이 아직 제대로 복원되지 못한 채 잠겨 있는 상태다. 이 대사들은 2층 로비의 특정 플래그를 활성화할 시 나오게 되나 그 단계별 과정이 너무 난잡하고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사가 출현하는 순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다.

다른 것들은 넘어가고, 2층 로비의 미사용 텍스트 중 가장 재밌는 그룹 한 개를 소개하겠다. 여장을 위해 소녀의 생생한 팬티를 손에 넣고자 끓어오르는 열정을 발휘하는 클라우드의 모습이다.
클라우드 ☞ 꿀벌관 직원
텍스트 박스 1
- 위험한 임무 때문이다. 네 팬티를 벗어줘.
- 뭐 다르게 말할 방법은 없나......?
- 역시 아무것도 아냐.
텍스트 박스 2
-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이 필요해. 네 팬티를 벗어줘......
- 뻔한 거짓말이야. 다른 방법은 없나......?
- 됐어. 그냥 잊어버려.
텍스트 박스 3
- 뭔가 추억이 될만한 것이 필요해. 네 팬티를 벗어줘.
- 아니야. 다른 방법이 필요해.
- 됐어.
텍스트 박스 4
- 내 취미가 여장인데, 네 팬티가 좀 필요해......
- 으-음. 이건 아냐.
- 포기하겠어.
텍스트 박스 5
- 난 변태야. 네 팬티 냄새를 맡고 싶어......
- 안 돼. 이건 아니야.
- 바보냐!
텍스트 박스 6
- 팬티를 내놔아아아아아아아아!!
- 너무 열혈이야...... 다른 방법을 생각하자.
- 그만 두자.
텍스트 박스 7
- 나, 너가 좋아. 팬티를 벗어주지 않겠어?
- 미안한데 이건 좀 아냐.
- 끝낼래.
텍스트 박스 8
- 팬티를 줘!
- 정색하지 마. 다른 방법은 없나?
- 그만 두자.
텍스트 박스 9
- 내가 병에 걸렸어...... 네 팬티가 필요해......
- 뭔놈의 병...... 다른 방법이 필요해.
- 못 하겠다.
텍스트 박스 10
(티파를 돕기 위해 쓸만한 여장은......
꿀벌 복장은 너무 눈에 띄고...... 속옷 정도인가......)
으-음......! 팬티를 좀......?

위의 텍스트 박스들은 실제 순서와 상관 없이 그냥 쭉 나열한 것에 불과하며, 이 대사들이 FF7 초기 버전에서 정확히 어떤 플래그를 활성화해야 나오게 되는지는 추측의 영역에 그친다.

상술한 최종 버전 꿀벌관의 역할극 아저씨들이 치는 대사는 7편의 전체 플롯을 암시하는 복선인데, 사실 이들의 대사 중 최종 버전에 적용되지 않은 미사용 텍스트가 일부 존재한다. 또한 초기 버전에는 없으며, 역으로 최종 버전에만 존재하는 텍스트도 있다.

최종 버전에만 존재하는 대사
바람이 잦아들고 있다......
이것은 부활한 사탄의 저주이다......
우리의 여왕이 깨어나지 않고 있다......
양 버전 모두에 존재하는 대사
때가 되었다......
고대로부터 전해져오는 전설을 따를지어다......
약속의 땅을 찾아라......

푸른 눈을 가지고......
등에 희고 큰 검을 멘 자는......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주지 못할 것이다......
초기 버전에만 존재하는 대사
파멸......
붕괴......
어두운 존재가......
너를 안내해줄 것이다......

클라우드는 로비에서 입장이 가능한 2개의 서비스 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두 가지 이벤트를 보게 된다. 이는 FFⅦ 최종 버전과 같지만, 초기 꿀벌관의 미사용 텍스트를 뜯어본 결과 최종 버전의 2가지 이벤트 모두를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제3의 루트가 새로 발견되었다. 실제 게임상으로는 전혀 구현된 바 없이 대사로만 존재하므로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려야 한다.

클라우드 : 이 방으로 하겠어...... 오늘 밤은 중요한 밤이야.
꿀벌관 여성 : 솔저이신가요? 젊은데 고생이 많으시네요.

꿀벌관 여성 : ......기다리셨나요?
꿀벌관 여성 : 결정하신 건가요?
꿀벌관 여성 : 이게(욕조) 좋으신 거죠♥
꿀벌관 여성 : 그럼 시작하죠.
꿀벌관 여성 : 욕조로 들어가세요♥

클라우드 : 난 목욕을 하지 않는 주의인데.
클라우드 : 목욕 따위를 몇 년 만에 하는 건지 기억조차 안 나는군.
클라우드 :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말자.
클라우드 : 내 헤어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유지해야겠어.

꿀벌관 여성 : 뭐예요. 바보 같은 말이나 하고.
꿀벌관 여성 : 너무 과하게 걱정하는 분이네요♥
꿀벌관 여성 : 자, 손님♥
꿀벌관 여성 : 이러쿵저러쿵하지 마시고♥
꿀벌관 여성 : 벗어요! 벗어요!

꿀벌관 여성 : 싫다~♥
꿀벌관 여성 : 땀내 나~♥
꿀벌관 여성 : 정말로 목욕을 잘 하지 않는 모양이시네요?

꿀벌관 여성 : 괜찮아요.
꿀벌관 여성 : 느긋하게 쉬세요♥
꿀벌관 여성 : 그렇지만...... 냄새가 정말 대단하네요......

꿀벌관 여성 : 목욕물은 어떠신가요?

꿀벌관 여성 : 참자, 참자♥
꿀벌관 여성 : 어머♥
꿀벌관 여성 : 행복해라♥

꿀벌관 여성 : 어머나!♥
꿀벌관 여성 : 손님, 정말 대단해요!♥
꿀벌관 여성 : 멋지다~♥

클라우드 : 어, 어라?
클라우드 : 꼬르르륵......

꿀벌관 여성 : 꺅!
꿀벌관 여성 : 손님!
꿀벌관 여성 : 큰일이다!
꿀벌관 여성 : 아무나 좀 도와주세요!
??? : 내일 출발한다.
??? : 위험한 임무가 될 거야.

클라우드 내면의 누군가 :
이런 곳에서 노닥거리고 있어도 되는 걸까나, 솔저 양반?
이봐, 그녀를 기다리게 하고 있잖아?

클라우드 : ......괜찮아. 솔직히 말해서......
클라우드 : 계속 붙어 다니는 건 굉장히 성가신 일이거든......
클라우드 : 맞아!
클라우드 :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안 돼!

최종 버전의 꿀벌관은 클라우드가 건장하고 늠름한 사내(…)들과 반강제로 입욕을 하게 되거나, 혹은 꿀벌관 여성과 뭘 하기도 전에 정신분열이 발생해 클라우드가 기절해버리는 것으로 서비스 룸에서의 이벤트가 마무리된다. 이것은 꿀벌관이라는 시설에서의 '결정적인 이벤트'를 개그&스토리 떡밥들을 활용해 적절히 우회한 것으로, 이를 대놓고 표현했다가는 게임 등급이 대폭 상승해버리므로 당연한 선택이었다.

허나 위 텍스트 그룹을 보면 알 수 있듯, 7편의 초기 버전은 문제의 장면을 비교적 있는 그대로 묘사할 작정이었다. 키타세고 노지마고 노무라고 단체로 정신을 놓았던 건 아닌지 심히 의심되는 부분. 제3의 루트에서 클라우드는 서비스 룸에 들어가 옷을 벗은 뒤 꿀벌관 여성과 함께 혼욕을 할 예정이었다. 땀내가 난다는 이야기를 보아 서로 욕조에서 제대로 밀착하고 있었다는 건 틀림없던 것으로 추정되고(…), 목욕물 온도 이야기까지 나누었던 것을 보아 적지 않은 시간동안 욕조 안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던 모양이다.

스토리 떡밥도 놓치지 않고 여러 곳에 넣었는데, 클라우드가 물에 몸을 담는 행위에 묘한 거부감을 받는 것은 그가 지난 4년간 호조의 실험에 쓰여 마황 튜브에 제대로 푹 절여졌었기 때문. 이미 4년간 평생 하고도 남을 마황 목욕을 한 터라 싫은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클라우드에게서 난다는 '땀내' 또한 정황상 그의 몸에 스며든 다량의 마황이 악취를 발생시켜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욕조 안에서 쉬던 도중 꿀벌관 여성이 클라우드를 향해 '정말 대단해요' · '멋지다' 라며 감탄을 연신 내뱉는데, 실제 게임으로 구현되지 않았기에 클라우드의 어디를 보고(…) 대단하다고 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키타세와 노지마가 완전히 정신을 놓았던 것이 아니라면 그렇고 그런 방향은 아니리라 추측되므로, 아마도 마황 처리를 받은 인간의 특징인 푸른색 눈(Mako Eye)을 보고 감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텍스트 순서상 이 대사 직후 클라우드가 난데없이 혼절해버리는데, 정신을 잃을 때 순간적으로 마황 눈동자가 강렬한 빛을 발한다면 그건 확실히 대단한 광경이 맞을 것이다.

기절했을 때의 대화는 최종 버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Ⅶ 최종 버전에서는 우회적이고 애매한 표현들을 사용하기에 대화의 맥락을 상당히 알아먹기 어렵지만 Ⅶ의 초기 버전에서는 클라우드가 내면의 누군가와 확실한 문맥이 존재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을 꼽아보자면 이 당시의 클라우드는 에어리스와 함께 행동하는 것이 진심으로 성가셨던 모양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내면에게 고백한 사실이니.

대화가 끝나면 클라우드는 다시금 정신을 차리는데, 최종 버전에서와 마찬가지로 무키가 그를 두들겨서 깨운다. 이때 깨알같이 'HP&MP'가 회복되도록 스크립트가 작성되어 있다. 클라우드는 "임무를 수행해야 해!" 라고 소리치면서 일어나는데, 이 '임무'가 여장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제3의 루트는 대사와 일부 스크립트만 존재하기에 진입조건이 완전히 불명이지만, 초기 버전에서는 이 루트가 '최고의 여장'에 사용되는 이벤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직원실은 꿀벌관의 마지막 더미 데이터로, 이 맵은 클라우드의 움직임에 따라 문이 반응(개폐)을 하지만 실제 트리거는 계단처럼 여전히 미완성 상태라 결론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대사 몇 개에 자잘한 오탈자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직원실은 7 초기 꿀벌관의 모든 더미 데이터 중 가장 괜찮은 완성도를 가진 곳이다. 딱히 자극적인 요소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최종 버전에 넣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

직원실에도 TV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고객 대기실의 것과 동일한 화면들을 비추지만 여기에 우타이의 '다챠오 상'이 추가되었다. 직원실에는 두 명의 남성 NPC가 있으며, 이들은 꿀벌관 시설을 운영하는 직원들이다. 탁자에 드러누워서 졸고 있는 남자와 대화하면 아직은 새벽이니 잠 좀 자게 해달라고 중얼거리며, 창밖을 보고 있는 나머지 한 명은 이곳은 고객을 위한 방이 아니며, 오늘 밤은 유난히 지쳐 있는 상태라 웃는 얼굴로 말을 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이야기한다.

이 NPC에게 다시 대화를 걸면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미드가르의 슬럼과 플레이트에 가로막힌 하늘, 그리고 별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게 된다. 꿀벌관 직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들을 나누기 때문에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뭐...... 거꾸로 말하자면 이런 남자가 도대체 왜 꿀벌관 같은 곳에 종사하고 있는 건지 실로 의문이지만(...).
파일:employees_room_FMV.png

참고로 직원실은 간접적이나마 최종 버전에서 등장했는데, 7번가 플레이트 붕괴 FMV에서 잠깐 모습을 비춘다.


위에서는 키타세니 노지마니 이런저런 제작진들을 농담조로 거론했지만, 초기 버전 꿀벌관을 이렇게 제작한 원흉은 바로 Ⅶ의 이벤트 플래너 토리야마 모토무. 라이트닝에 영혼을 바치신 그분 맞다. 노지마&키타세의 증언에 따르면 꿀벌관을 워낙 극단적인 컨셉으로 밀고 나가는 바람에 다른 제작진들이 입을 모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즉 초창기의 꿀벌관은 토리야마 개인의 의사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물이었으며, 이는 Ⅶ의 다른 제작진들과 의견 충돌을 일으켰기에 계속해서 조정을 반복한 결과 대부분의 내용들을 폐기시키는 방향으로 결정지어진 것. 팀내의 방향성 충돌은 물론이고 이대로 게임을 발매했다면 제아무리 널널한 PS1 심의를 감안해도 게임 등급이 확 오를 것이 뻔하므로 마케팅을 비롯한 상업적 면에 여러가지로 악역향을 끼쳤을 것이다.

사실 최종 버전 꿀벌관도 발매 당시 논란이 있었는데, 개그를 위해 넣었던 무키 장면이 '동성애자를 단순 웃음거리로 사용했다'는 지적을 북미 지역에서 받아 논란에 휘말린 적 있다. FFVIIR 제작이 발표된 뒤 키타세와 노무라가 인터뷰를 진행할 때 꿀벌관 부분을 잠깐 언급한 적 있는데,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하여 벌써부터 전세계 팬덤에서 '안 그래도 짤린 게 많은데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더 짤리게 생겼다'며 격분하고 있다.

CC가 발매될 때 노무라는 인터뷰 자리에서 '심의 때문에 컨텐츠나 묘사를 자르느니, 그 대신 등급을 올려서라도 모든 요소를 넣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꿀벌관의 더미 데이터들은 애초에 본인이 아닌 토가놈(...)이 저질렀던 짓이므로 리메이크 버전에서 복구시킬 생각은 딱히 없는 듯하다.

꿀벌관의 더미 데이터들은 Ⅶ 팬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밝혀냈는데, 문제의 데이터가 극초기 일본판에만 포함되어 있는데다 관련 텍스트와 스크립트가 워낙 난잡하게 얽혀있어 이를 실제 게임에 복원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소모되었다. 그리고 위의 내용들을 읽었다면 알 수 있듯, 그럼에도 완전히 복원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야말로 더미 데이터계의 금광이자 신성.


[1] 공교롭게도 빈센트 발렌타인의 최강무기 데스 페널티로 몬스터를 65535마리 이상 처치하면 오버플로우가 일어나는 버그가 있는데, 둘이 연관이 있을지도?[2] 그냥 2바이트 숫자 최대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