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ulip Fever영국 출신 작가 데보라 모가츠(Moggach Deborah)가 1999년 쓴 소설로, 네덜란드 튤립 투기 파동과 그 경매를 중심으로 엮여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사를 그린 작품이다. 각 인물의 시각과 3인칭 시점을 적절히 활용하여 인물의 심리와 17세기 네덜란드의 시대적 묘사를 그려낸 작품. 한국에서는 2002년에 출판사 아침나라에서 정식 출간되었으며, 번역은 윤혜경이 맡았다. 원판은 Dial Press에서 출간되었다.
영문 그대로 하면 피버가 '발열, 뜨거움'을 의미하기 때문에 굳이 의역하자면 '튤립 열풍'이라 해야 맞겠으나 원단어를 살리기 위해 영문을 한글로 음차한 제목을 그대로 차용한 듯 싶다.
2. 줄거리
17세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늙은 거상 코르넬리스는 자신의 지위와 결혼 생활을 캔버스에 남기기 위해 유능한 젊은 화가 얀에게 초상화를 의뢰한다. 하지만 그림이 완성되어 가면서, 아내 소피아와 화가 사이의 열정도 점차 뜨거워진다.
한편 소피아의 하녀 마리아 역시 애인인 빌럼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운명은 뒤틀어져 빌럼은 마리아를 버리고 전쟁터로 떠나버린다. 애인의 갑작스런 실종에 충격을 받은 마리아는 직후 임신을 한 사실을 알게 되지만, 당시의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 것이 처녀의 임신이었기에 두려움 속에 괴로워한다.
소피아는 얀과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마리아는 사회의 규범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밀스런 계획을 짜게 된다. 바로 마리아의 임신 사실을 숨기고 대신 소피아가 임신한 것처럼 일을 꾸며 빌럼의 아이를 코르넬리스의 아이로 입적시키고 소피아는 죽은 척해서 집을 탈출한 후 화가인 얀과 사랑의 도피를 한다는 계획. 소피아의 늙은 남편 코르넬리스는 이 사실도 모른 채 소피아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단 생각에 마냥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출산일이 다가오자 소피아는 얀과 비밀리에 튤립 투기를 하며 도망갈 돈을 모은다. 드디어 마리아의 출산 당일, 소피아는 각본대로 아이를 출산하는 척하면서 페스트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코르넬리스를 속인다. 아내가 진짜 죽었다고 생각한 코르넬리스는 하늘이 무너진 듯 절망에 빠져서 지내게 된다.
한편 모든 것을 걸었던 마지막 튤립 투기에 어처구니없이 실패한 얀은 숨어 있는 소피아를 찾아가 그 사실을 설명하고 무일푼으로 같이 도망가려 하나, 소피아는 남편을 속인 죄책감에 뒤늦은 참회를 하며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1], 얀은 소피아가 사라진 것에 충격을 받아 도망친 후 계속 그림만 그리게 된다.
한편 코르넬리스는 그간의 모든 상황을 알게 되고 집을 떠나 떠돌이 무역상이 되기로 한다. 집과 재산은 마리아와 아이 앞으로 남기고, 마리아는 자신의 애인과 다시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3. 등장 인물
3.1. 거상, 산트포트가 집안 사람들
- 코르넬리스 산트포트 (Cornelis Sandvoort)
작중 네덜란드 거상 중 하나로,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다. 젊은 아내 소피아는 그가 매우 사랑하는 부인이자 그의 자랑. 소피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전 부인과 아들 둘이 있었으나, 사고로 모두 잃었다. 그간 벌어놓은 돈을 아내나 집안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그림 역시 자신의 부와 아내를 자랑하기 위해서 화가 얀에게 의뢰한 것. 아내를 유리인형 다루듯이 평소에는 만지지도 않다가 의무를 수행할 때만 조심스레 아내를 찾는다. 평소에는 일에 몰두해 있고 집안일은 소피아와 마리아에게 맡기고 있었다. 후에 소피아와 남자친구인 빌럼의 말다툼으로 모든 정황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지만 침착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집과 도시를 떠나 떠돌이 무역상이 된다.
영화판에서 배역은 크리스토프 왈츠
- 소피아 산트포트 (Sophia Sandvoort)
코르넬리스의 아내. 작중 마을에서 뛰어난 용모를 가진 여인으로 묘사되어 있다.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동생만 여럿이 있다, 부모님과 집안 식구 모두 다 기독교 신자이며, 모종의 이유로 나이 많고 돈 많은 코르넬리스와 살게 된다.[2] 남편에게는 큰 연애감정 없이 지내다가 자신과 남편을 그려줄 젊은 화가를 만나 연애 감정을 갖게 되지만, 자신의 양심과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모습을 감춘다.[3]
영화판에서 배역은 알리시아 비칸데르
- 마리아 (Maria)
산트포트 가의 시녀. 코르넬리스가 아내인 마리아를 맞기 전부터 그 집에서 일하고 있었다. 소피아와는 같은 연배의 여성이다. 미신에 관해서 많이 알고 있고 미신을 따르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4] 애인인 빌럼과 결혼 하기로 약속하지만 빌럼은 사라지고 그의 아이를 가진 그녀만 남게 된다. 당시, 미혼녀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사회 통념상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여주인인 소피아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신의 아이를 주인 부부의 아이로 입적시키는 소피아의 계획에 동참한다, 소피아는 계획 도중 집과 도시를 완전히 떠나버리고 집주인 역시 집을 떠나게 되어 주인이 남긴 편지를 통해 주인의 유산과 집을 관리하게 되고 행방불명된 애인도 다시 돌아오면서, 자신이 꿈꾸었던 환상을 마침내 이루게 된다.이 작품의 진정한 승리자
영화판에서 배역은 홀리데이 그레인저
3.2. 얀과 주변 인물들
- 얀 판 로스 (Jan van Loos)
코르넬리스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아내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고 산트포트 가를 드나들면서 여주인인 소피아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와 비밀 연애를 하며 사랑의 도피를 꿈꾸기 시작하고, 도피 자금을 모으기 위해 튤립 경매에 참여하게 되나 마지막으로 참여한 튤립 경매에서 모든 재산을 잃게 된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을 소피아에게 이야기하나 소피아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자취를 감추고, 이 일을 잊기 위해 그림만 그리며 쓸쓸히 지낸다.
영화판에서 배역은 데인 드한. 영화에서는 영어를 쓰므로 잔 반 루스로 이름이 바뀌었다.
모티브가 된 인물은 화가 얀 반 호이엔. 그는 튤립 알뿌리 투기에 빠져 본업도 잊고 지내다가 거품이 꺼지자 천문학적인 빚을 껴안았는데 죽기 전에 갚긴 갚았다. 평생 거의 2000점에 가까운 그림과 데생을 팔아치웠기 때문. 지금도 그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다작한 화가로 알려져 있다.
- 야콥 (Jacob)
친구인 마테위스의 소개로 얀이 들인 제자. 처음에는 평범한 소년이었으나 얀이 튤립경매와 연애에 빠져 일을 점점 등한시하기 시작하면서 그림 마무리나 데생을 하며 실력이 올라 스승의 그림에 손을 댈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한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어딘가로 떠난다는 스승에게 쫒겨나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에게 얀의 행방을 물으러 온 코르넬리스에게 모든 것을 말하게 된다. 이후 어떠한 스승에게서도 배우지 않고 독학으로 실력을 쌓고 스스로 돈 많은 사업가나 행정가, 부자들에게 접근하여 자신의 이름과 명성을 쌓아 지방에서 유명한 화가로 자리잡는 데 성공한다. 훗날, 마리아와 빌럼 가족의 인물화를 그리러 그 집에 다시 방문한다.이 작품의 승리자 2
- 마테위스 (Mattheus)
얀의 친한 친구로, 얀과 같은 화가이나 얀과는 달리 하층민의 생활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을 주업으로 삼고 있으며, 술과 여인을 매우 좋아한다. 야콥도 본인이 들인 제자였으나 제자의 수가 너무 많아 얀에게 소개시켜 준 것.
- 헤리트 (Gerrit)
얀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 평소에는 일을 잘하지만 술을 매우 좋아하며 술만 마시면 기억을 잘 잃는다. 그의 실수[스포]가 얀과 소피아의 계획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소르흐 박사 (Sorgh)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의 낙태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의사로 알려져 있으나, 소피아와 얀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소피아를 죽은 척 위장시키는 작전에 참여한다.
3.3. 그 외 인물
- 빌럼 (Willem)
거리에서 생선을 파는 생선장수로, 마리아의 애인이다. 어느 날 우연찮게 소피아와 얀의 정사를 보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여자가 소피아가 아니라 마리아라고 오해를 하고 충격에 못 이겨 술집을 찾았으나 설상가상으로 매춘부에게 가진 돈을 다 털리고[6] 모든 상황에 절망하여 스페인 전쟁에 자원하게 된다.(...) 돌아와서 진실을 알게 되고 마리아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그 집에서 잘 지내는 중.
- 메인틴스 변호사의 부인
메인틴스 변호사의 부인으로 허영심이 많고 말이 많은 여성이다. 아름답고 젊은 소피아를 부러워하고 있다.
- 클라에스 판 호헐란더
튤립 재배인으로, 과거 세금징수원이었으나 튤립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집안 정원에서 튤립 모종을 키우고 그것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4. 영화
자세한 내용은 튤립 피버(영화) 문서 참고하십시오.5. 관련 문서
[1] 책에는 명확하게 표현은 안되어 있지만 몸을 던졌다..는 말이 있는 걸로 봐서.....(생략)[2] 영화와는 조금 다른데, 영화에서는 수녀원에서 부모없이 지내던 천애고아로, 수녀원장이 그녀를 아내감으로 코르넬리스에게 소개한 듯하다.[3]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문장을 잘 읽어보면 모습을 감춘게 아니라... 자살했다는 암시가 있다.[4] 그녀가 하는 말 중 스토리의 복선이 되는 부분이 있다.[스포] 튤립 모종을 양파인 줄 알고 먹어버렸다.[6] 마리아 몰래 생선 판 돈으로 튤립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돈을 많이 벌어서 그 돈으로 마리아와의 결혼과 자신의 가게를 낼 생각에 한창 들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