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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27 14:23:13

카스트로 세인

1. 개요2. 작중행적3. 마법

1. 개요

판타지 소설 무한의 마법사의 등장인물

2. 작중행적

가올드가 이스타스의 계기판 덮개를 열고 어떻게 조작하는 거였는지 고민할때 등장하였다.
“파란 버튼이잖아, 이 멍청아.”
요원들의 뒤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요원들이 좌우로 갈라서며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올백의 머리에 눈썹은 없었고, 얇고 가느다란 입술은 피부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가장 기괴한 것은 그의 호박색 눈동자였다. 마치 시계 톱니바퀴처럼 홍채가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었다. 남자는 가올드의 말을 무시하고 알페아스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시로네가 보기에는 완벽한 등속도 운동으로 허리를 구부렸다.

그리고 알페아스에게 인사를 하였다. 일전에 가올드가 말했던,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의 초대 멤버 중 한 사람. 또한 이스타스의 마스터 방정식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다. 에텔라가 시로네에게 공감각으로 요원을 살펴보라고 하자 세인의 스피릿 존이 촉수형으로 갈라져 국정원 요원들과 빠짐없이 연결되어 있는 게 느껴졌다.

이스타스가 웅 소리를 내며 가동했다. 파란색 버튼에서 손을 뗀 가올드가 여전히 계기판을 바라보며 시로네에게 세인을 소개했다. 세인은 서번트이자 정신 계열 마법사이다. 현재 블랙 라인에서 스네이크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래 봬도 레드 라인 지정 트리플 A급 범죄자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가올드에게 기계치인 것은 여전하다고 세인은 가올드의 가슴팍을 밀어내고 직접 계기판을 살폈다.

세인은 이스타스의 마스터 모드로 들어갔다. 패널에 녹색 글자가 점멸하자 몇 가지 기호를 조합하여 빠르게 정보를 입력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던 시이나가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물었다. 이스타스 상층부가 정말 있기는 하냐고 물었다.
“상층부는 존재한다. 다만 들어갈 방법이 없을 뿐이지. 애초부터 그렇게 설계했다. 이스타스의 모든 패턴을 분석한 나조차도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었지.”라고 대답한다.

시로네가 세인에게 그런게 가능하냐 묻고 마스터키가 있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냐고 설명하자 세인은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시로네를 자세히 관찰했다. 가올드가 특별히 신경을 써서 소개를 했을 때부터 프로젝트에 속해 있다는 건 알았으나 아무리 봐도 물렁한 애송이에 불과했다. 어떻게 마스터키를 알고 있는지 묻자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 회원이라고 물었다. 세인은 웃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은 더 자세해졌다. 복잡한 4차원 도식을 3차원으로 등치시킨 방정식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하나의 차원을 수학적으로 소거시키는 것은 개미에게 인간의 언어를 이해시키는 난이도와 비견될 수 있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마스터 방정식만 있으면 연구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3차원의 형태를 띠고 있을 뿐 실제로는 4차원의 좌표를 찾아가는 지도라고 생각한 시로네가 상층부라는 건 공간에 국한되는 게 아니냐고 말하자 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로네의 통찰력이 제법이었으나 이 정도도 해내지 못하면 애당초 가올드의 프로젝트에 동참할 자격은 미달인 셈이었다. 그래. 3차원으로 봤을 때 이스타스는 단지 89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창고일 뿐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상층부는 그보다 높은 차원에 있고 그렇기에 요원들이 찾아내지 못한 것이라 이어 말한다.

특정 공간에 더해서, 특정 시간이 맞물려야 된다는 건가요라고 시로네가 물었다. 세인은 바로 그거라고 333큐브를 예로 들면 좌표 1. 1. 1의 큐브를 좌표 3. 1. 3으로 옮겼을 때 변하는 건 공간에 더해 시간이다. 아무리 빨리 돌려도 0.1초는 걸리기 때문이다. 이것을 시공간이라 한다. 나는 여기에 착안해서 어느 누구도 미로에게 접근할 수 없는 방법을 찾아냈지. 바로 큐브의 원점에 미로의 시공을 숨기는 것이다라고 대답해준다.

어느새 모든 사람들이 세인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한때는 세인의 스승이었던 알페아스조차 20년이 지난 지금은 배우는 입장이었다.
큐브를 어떤 식으로 돌리든, 즉 이스타스의 패턴을 어떤 식으로 바꾸든, 큐브의 시공간상의 원점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렇기에 상층부 또한 완벽하게 은폐될 수 있다. 이것을 계산하기 위해 만든 것이 현재 너희가 쓰고 있는 이스타스의 마스터 방정식이다.

시이나가 어느 누구도 들어가 수 없다면 무엇을 기다리냐고 물었다. 그러자
“또 하나의 마스터키.”
대답한다. 아르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이스타스의 상층부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력한 시간 마법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광안의 아르민이라면 이보다 적격일 수 없지.”
세인이 정신 지배를 풀자 10명의 요원들이 실 끊어진 인형처럼 땅바닥에 쓰러졌다. 거사를 앞둔 지금 생각을 기동하는 데 일말의 변수도 없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요원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끝내고,. 바로 들어가겠다라고 말한다. 세인이 말과 함께 계기판의 버튼을 눌렀다. 89채의 창고가 특정 형태로 맞물려 가기 시작했다.

이스타스의 건물이 차곡차곡 쌓이며 거대한 덩어리 형태의 구조물로 변했다. 마치 거인이 굵은 두 다리를 대지에 뿌리내리고 있는 형태였다. 거인의 오른쪽 다리에 있는 창고를 개방한 세인이 알페아스에게 말했다. 저희가 들어가면 이스타스를 다시 가동시켜 달라고 정중히 말한다.

모두 창고에 들어가자 알페아스는 이스타스를 재가동시켰다. 세인이 설정해 놓은 패턴을 따라 큐브 형태의 건물들이 복잡하게 결합 이탈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쿵. 쿠쿵. 쿵. 이스타스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세인의 호박색 홍채는 째깍째깍 움직이고 있었다. 왼쪽 홍채는 15도 각도에서 좌우로 까닥이고 오른쪽 홍채만이 구간마다 다른 가속도를 보이며 돌아가고 있었다. 세인은 걷는 속도를 유지시키는 대신 보폭을 달리했다. 공간을 제어하여 시간을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창고의 중심에서 직각으로 방향을 꺾은 세인이 문을 열자 또 다른 창고가 올라와 문과 문이 통로로 연결되었다. 경계선을 넘어가는 즉시 전에 머물렀던 창고가 아래로 떨어지며 다른 블록에 추월당해 멀어져 갔다. 그런 과정이 수없이 되풀이되고 있었다.창고가 움직이고, 세인이 움직이고, 시간이 움직인다. 기존에 알고 있던 공간에 대한 개념이 붕괴되는 기분이었다. 세인의 걸음이 최종 목적지 앞에 멈추자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 그리운 간판이 걸려 있었다.

세인은 소파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앞으로 도달할 12초 후의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 그 시공간 좌표에 이스타스의 상층부가 있다라고 아르민에게 말했다 아르민은 세인을 지나쳐 앞으로 나섰다. “7초. 6초. 5초.”세인이 카운트를 시작할 무렵 마치 폭풍 기류에 휘말린 듯 강렬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상층부가 있는 시공간의 좌표가 그들에게 다가오면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연구회의 기물들이 강풍의 공기 밀도에 녹아 흐릿해지고, 소파 앞에 놓인 테이블에 갈리앙트에서 봤던 거핀의 문과 흡사한 형태의 석문이 잔상으로 중첩되고 있었다.

“4초. 3초.”시간이 지날수록 풍경은 더욱 옅어졌고 반대로 석문의 색감은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기물들이 점멸하더니 멀어지는 시공간 좌표 속에서 투명하게 변해 갔다.“2초. 1초.”온갖 풍경이 사라지고 오직 석문의 형태만이 100퍼센트 실체화에 도달하는 순간.“지금이다.”세인이 말했다. 그러자 아르민이 스톱을 시전하였다.

가올드의 뒤를 따르는 세인의 홍채 또한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냉정과 흥분이 동시에 작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 그가 안티매직 최강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이처럼 감정과 이성을 완벽하게 분리시킨 덕분이었다. 세인이“시로네라고 했나? 네가 하는 게 좋겠군.”라고 말하자 시로네가 이모탈 펑션을 개방하자 석문의 문자들이 빛을 내더니 작은 큐브로 분해되어 구의 형태로 퍼졌다. 물질이 녹아내리면서 거대한 블랙홀이 탄생했다.

블랙홀에서 하나둘씩 사람들이 넘어왔다. 모두 인간의 상식을 초월한 거대한 스케일의 신전에 말을 잃은 듯했다. 같은 생각을 했는지 모두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미로가 보이지 않았다. 가올드의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초열지옥이 금방이라도 펼쳐질 듯했다.그러자 세인이 “진정해.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그저 미로의 시공에 미로가 없을 뿐이야.”진정 시켰다.

“하이재킹이군.”세인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세인이 턱을 괴고 자문했다. “어째서 미로를 데려갔지?그것은 일견 의아한 의문이었다. 시로네가 이곳 세상으로 쳐들어오려고 그런 거 아닐까요?라고 묻자 에텔라가 아마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세인도 동의했다.
“미로를 데려간 것만으로는 아무 효과가 없어. 설령 미로를 죽인다고 해도 미로의 시공은 파괴되지 않으니까.”
시로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미로의 시공은 기본적으로 공겁을 기반으로 하는 차원이다. 차원 속에 새로운 차원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거지. 그 무한성을 이용해 시공간에 경계를 만든다. 그리고 미로는 삼매경을 통해 공겁의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지. 미로가 죽더라도 삼매경의 관성은 계속해서 미로의 시공을 강화시키게 된다는 이론이다. 물론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대답한다. 그리고 시로네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세인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그건 착각일 뿐이다. 문맥을 이해했다고 진의마저 깨쳤다고 생각하는 초심자의 착각.”
말한다. 하지만 시이나가 시로네는 공겁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세인의 눈썹 근육이 움찔했다.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놀람이었다. 알페아스 마법학교에서 공겁을 통과한 사람은 오직 미로뿐이다. 당시에도 세계적인 천재가 등장했다고 난리가 났었던 기억이 머리에서 생생했다. 과연, 가올드가 끌어들일 만하다고 생각하다.

가올드의 말에 세인도 이견은 없었다. 오늘을 위해 20년 동안 블랙 라인을 헤집고 다닌 그였다. 느낌이 이상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느낌이었다. 지금 발생한 오늘의 결과가, 정말 작은 우연들이 겹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한 사태에 불과할까 생각하자 만약 그렇다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 기분 나쁜 위화감의 정체는 무엇인가? 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일이 꼬일 거였다면 19년의 세월 동안 어떻게든 꼬였어야 했다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생각.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세인은 결국 털어 내지 못했다. 무언가가 어긋나고 있었다. 일행은 미로의 시공을 벗어나 알페아스의 비밀 방에 집결했다. 아르민과 가올드가 시이나의 논쟁 때문에 싸우자 그때 황금빛 톱니바퀴 2개가 지옥의 장막을 뚫고 들어와 맞물린 상태로 회전했다. 풍경이 빨려들면서 산산조각 갈려 나갔다. 마치 양탄자의 중심을 끌어당기듯 풍경의 외곽에서부터 원래의 세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지옥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멍하니 톱니바퀴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어느새 세인의 호박색 홍채로 변해 광륜처럼 빛을 내며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스승님 앞이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자중하라고 말한다.

세인은 아르민을 돌아보았다.
“네 감정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실력자가 필요하다. 너도 처음부터 알고 온 것이라면 직접 시이나를 설득시키는 게 어떤가? 분명히 말했듯이 당사자가 포기한다면 우리도 강요할 생각은 없다. 강요 따위로 수행할 임무가 아니니까.”
말한다.

가올드가 히트맨이 1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인이“그런 놈을 갑자기 어디서 구해? 네 친위대인가 뭔가에 마검사 하나 있지 않았어?”말했다. 가올드가 죽어도 뒷감당 필요가 없는 놈이라 말하자 세인은 요구사항이 많다고 대답한다.

세인이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 “일단 갈리앙트로 가자고. 케르고 자치 지구에 칼 쓰는 놈이 있을지도 모르니까.”말한다.

케르고 유적지.가올드, 강난, 세인, 줄루, 플루, 에텔라, 시이나, 쿠안, 시로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9인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오며 가며 말들이 돌았기에 딱히 브리핑을 따로 할 필요는 없었다. 유적지 내에도 몇몇의 요원이 있었으나 하루 동안 대기했던 세인의 선에서 모조리 해결되었다.

세인이 덧붙였다. 거핀의 문에 대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실력을 보고 뽑을 거야. 이 멤버에서 한 사람 정도는 보충될 수도 있겠지라고 말한다. 일행은 중앙 사원의 동쪽에 있는 계단식 제단으로 향했다.일전에 시로네가 이모탈 펑션을 열어 미로의 시험을 통과했던 곳이다.

세인이 물었다. 마하투에게“대기자가 몇 명이지? 아까 듣기로는 포화 상태라고 하던데.”물었다. 그렇게 많지 않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가올드가 대기자를 다 깔아 뭉게고 아르민과 팀에 합류하였다. 각자 따로 방을 얻은 10명은 저녁을 먹고 가장 넓은 방을 회의실로 삼아 모였다. 협회의 추적을 고려하면 당장 떠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차피 넘어가도 우선은 잠을 자야 할 것이다. 천국에 들어간 뒤부터는 휴식을 취하는 것조차 전쟁이 될 수 있기에 차라리 여기서 밤을 보내는 게 좋았다.

가올드는 강난이 건넨 지도를 테이블에 펼쳤다. 천국의 지도에 색색별로 점이 찍혀 있는 스프레이 차트였다. 세인이 말했다.
“이스타스를 확인한 결과 기존의 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미로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야. 경우에 따라서는 아카식 레코드의 좌표를 바꾸는 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어.”
라고 말한다.
세인은 시로네를 돌아보았다.
“바로 너다, 시로네. 네가 성공한다면 반란군 전체를 움직이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들어 보자. 대체 무슨 수로 천국을 날려 버리겠다는 거지?”

그리고 시로네가 천국을 날려버리는 기술에 대해서자 말했다. 시로네가“고도 6천 킬로미터 지점에서 레이저의 정보 전달 방식을 통해 암구를 시전할 거예요. 신의 입자를 고도로 압축시키는 건데, 아타락시아를 이용하면 행성 기준으로 10톤 정도의 질량을 만들 수 있어요.”말하자 세인의 철륜안이 빠르게 돌아갔다. 여기까지만 듣고서도 시로네가 무엇을 할 생각인지 깨달았다. 그의 머릿속에 온갖 수식이 복잡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연산되기 시작했다. 시로네가 “아마 창의 형태? 사실 형태는 중요하지 않지만 전능에 기반해서는 그럴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10톤의 무게를 지닌 빛으로 조형한 창이 탄생하는 거죠 말하자 연산을 끝낸 세인이 말했다.“떨어진다는 거군.”말한다. 그리고 모두는 말을 잃었다.

정말로 가능한 거예요?라고 말하는 플루의 물음에 가올드는 세인을 돌아보았다. 이제부터는 그의 서번트 두뇌가 심판할 일이었다. 세인은 “가능하다.” 단언했다.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고 문제는 궤도와 낙하지점, 시간이었다. 그래서 세인은 계산하기 위해 천국에 가는 대로 차르를 만들며 가닥이 잡히니 그때 발사 시간을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시로네가 가열되는 토론을 끊으며 말했다. 이카엘과 만난다는 계약을 말하자, 세인은 팀원 간에 계약을 어길 만큼 어리석은 자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의 징벌이라는 엄청난 고효율 무기를 얻은 시점에서 잠시 외면하고 싶었던 것은 인지상정이었다. 아무리 냉철한 세인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신의 징벌이 발동되려면 이카엘을 시로네와 접선시켜야 한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는 아주 쉬운 일일 수도 있고, 어쩌면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난이도를 떠나서 그 불확실함이 세인은 싫었다. 그래서 계약을 지켜야긴하지만 이카엘을 포기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생존으로 도모해준다고 말핬다. 세인은 불확실함을 제거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편이 낫다. 세인이 생각하는 신의 징벌이 프로젝트에 차지하는 비중은 그 정도였다.

천국을 파괴할 상황이라면 이미 상황은 코너까지 몰렸다는 얘기. 천국을 파괴할 상황이라면 이미 상황은 코너까지 몰렸다는 얘기. 그래서 세인은 팀원의 안전이 이카엘의 접선으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만족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인과 시로네가 합의할 수 있는 최선의 선이었다.

다음 날 아침, 10인의 팀원들이 거핀의 문 앞에 모였다. 시로네가 이모탈 펑션을 개방하자 거핀의 문이 입자로 분해되며 거대한 시공간 터널로 변했다. 천국 외곽 연옥. 속된 자의 숲. 급류처럼 빛이 흐르는 터널을 빠져나온 시로네의 눈에 광활한 창공이 펼쳐졌다. 수해 너머에 천국의 동심원이 보이고, 특정 구간에 드론들이 각다귀 떼처럼 몰려 있었다. 예상대로 방향이 급격히 꺾이면서 수직으로 낙하했다. 먼저 거핀의 문을 통과한 9명은 저마다 흩어진 상태로 다른 방향을 살피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세인은 걸어가면서 연옥은 크게 세 곳으로 분류되는데 이단들의 서식지, 본토, 커뮤니티 외곽 설명했다. 특히나 커뮤니티 외곽은 신민들이 아닌 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총칭으로, 그들을 특별히 경계인이라고 부른다. 현재 세인의 목적지는 본토라 불리는 곳으로, 이단과 경계인이 모이는 유일한 중립지대이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었다. 숲의 중반을 지날 무렵 갑자기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경계 태세를 갖춘 일행은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가 소리가 점점 잦아들자 눈빛을 교환하며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산 밑의 평야 지대에서 수백 명의 거인이 열을 이루어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세인의 설명에 의하면 저들은 현재 거인의 나라 요툰하임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다시 천국으로 돌아와 율법을 지키게 되는데, 타락하게 되면 천국으로 오지 못하고 무스펠이라는 불의 나라로 추방된다. 거인은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지만, 저들은 그저 괴물일 뿐이라고 하고 무시하고 가는게 좋다 말했다. 수풀에 박혀 있던 10명의 얼굴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시로네 일행은 본토를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속된 자의 숲은 너무나 조용했다.천사들이 하늘을 순찰하며 이단과 반란군을 해치우는 장면을 상상했던 그들에게는 의외의 일이었다. 강난이 이거 어떻게 해석햐냐고 예상치 못한 변화, 반란군 궤멸당한 증거라고 두개를 말하자 세인은 어느쪽이든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미로의 시공에서 느꼈던 위화감을 세인은 다시 느끼고 있었다. 아니, 연옥의 상황마저 예상과 다르다는 것에 오히려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었다.

세인은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두 가지 상황 전부 다 계산하면 된다라고 생각한다. 병장기끼리 충돌하는 소리, 폭발음 같은 것들이 공감각을 통해서 전해져 왔다. 기동력을 올리는 것에 대한 승인이 떨어지자 동시에 팀원 전체가 섬광으로 변해 사라졌다. 시로네를 제외하면 모두 프로였기에 복잡한 숲을 헤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나 선두를 달리는 가올드, 세인, 줄루, 아르민의 무브먼트는 마치 기체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듯 복잡한 지형을 유령처럼 탈출하고 있었다.

메카족의 기동성은 몸 밖에 장착한 앙상한 골조로 연결되어 있는 기계장치에서 나오고 있었다. 골조가 등 뒤의 어깨선을 가로질러 두 팔과 이어져 있었고, 목에서 다시 척추를 타고 내려와 두 다리로 뻗어 나갔다. 메카족은 마치 발바닥에 스프링이 달린 듯 숲을 이리저리 헤집고 날아다녔다. 케르고족에게 포위당한 상태였다.

케르고족은 뛰어난 추격술이 자랑거리지만 세인의 이퀄리브리엄 앞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숨소리마저 철륜안에 갈려 무음 레벨로 떨어진 상태에서는 오감이 무소용이었다. 수풀이 흔들리더니 진형의 외곽을 순찰 중인 케르고 전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쿠안이 케르고 부대를 전멸시켰다.

메카족이 누구냐 묻자, 가올드는 세인을 돌아보았다. 팀원 중에는 천국의 언어를 익힌 사람도 있지만 절반 이상이 통역이 필요했다. 세인의 정신계 마법에 비로소 여자의 말이 이해되자 가올드는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동시에 메카족이 움찔 물러섰다. 몸에 장착된 파이퍼가 칭, 소리를 내며 움직인 거리만큼 관절 접합 부위의 각도를 좁혔다.

가올드와 댇화중에 그때 메카족의 뒤편에 있는 숲에서 나무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 거대한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듯했지만 아직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숲의 풍경이 아른거리면서 불투명한 어떤 형태의 경계선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정체를 드러낸 것은 신장 4미터에 육박하는 이족 보행의 기갑 전차였다. 상체와 하체의 비율은 1대1로 안정감이 있고, 역관절의 짧은 다리에 상대적으로 길고 두꺼운 팔을 가진 형태.엔진 소리에 맞춰 유압실린더가 각기 다른 사이클로 펌프질을 하고 있었다.

가올드가 물러서자, 앞으로 고꾸라지듯 상체를 기울이며 땅을 내리찍었다. 흙이 철벽처럼 일어섰다.그러는 사이에 시로네 일행은 저마다의 전투 간격을 유지한 채 거리를 벌렸다. 강난이 세인을 돌아보며 묻자 철륜안이 돌기 시작했다. 계산중이라고 말하고 1분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로네와 카냐 일행이 알아보고 대화를 하자 정신 마법을 연결시켜 주며 듣고 있던 세인이 눈을 빛내며 끼어들었다. 변화가 생긴 게 정확히 언제지 묻고, 카냐는 딱 130일 되었다고 대답했다. 세인이 본대가 어디 있는지 소대장에게 물었다. 소대장은 망자의 평원. 현재 거인 소탕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올드가 파이퍼를 내놔라고 생때를 듣자 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하고 싶은대로 하게 두라고 말했다.

시로네 일행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지나 대대장이 있는 지휘 본부 막사로 향했다. 대대장과 협상이 결렬되자 세인은 아직 제시할 카드는 많다며, 타기스도 그렇고, 문제는 사령부야. 군수 커뮤니티 어쩌고 할 때 들어 보니 위치를 은폐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본토에서도 정보를 얻지 못할 공산이 커. 어떻게든 지금 해야 돼.라고 말한다.

시로네가 손을 들어 저에게 맡겨달라고 하자 세인은 너무 위험하고 네 목숨이 온전히 네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다. 시로네는 율법의 문제라고 말했다. 세인이 짐작 가는 거라도 있나 물었다. 시로네는 짐작이라기보다는 실험으로 생각해 주고, 천국에서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할 게 있다고 말했다.

시로네가 광익과 아타락시아를 시연하자 거인들과 메카족들이 모두들 전쟁을 멈추었다. 반군 제1사령부. 시로네 일행은 반군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지휘 본부 건물에 들어가고 철문이 닫히자 바깥의 환호성이 꿈에서 깨어난 듯 차단되었다. 복도 천장에 달린 전등은 최소한의 밝기만 유지하고 있었고 길을 따라 정확한 간격마다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대령이 지하 벙커로 시로네 일행을 안내했다.

크루드는 시로네 일행을 주의 깊게 살폈다.수많은 전투 경험이 있는 그는 한눈에 일행의 강력함을 알아보았으나 당당한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루드는 벙커 깊숙한 곳에 있는 전략회의실로 모두를 안내했다. 당연히 차 같은 것은 내오지 않았고, 자리에 앉자마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세인이 대표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세인이 천국을 공격할 거라고 반군 사령부 협조를 요청을 하였다. 크루드의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크루드는 천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건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 세인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패배 의식에 절어 버린 대대장을 봤을 때는 걱정했지만 역시나 사령관은 달랐다.

세인은 이지스 시스템을 타기스로 마비시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천국에 침투할 수 있고 게릴라전이 가능하다라고 말하자 크루드는 그건 이미 메카에서 소실된 기술 중의 하나고, 아카식 레코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인은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았다. 세인은 그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이라 말하자 크루드의 얼굴이 멍해졌다. 크루드의 눈빛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복원시킬 수 있다. 내 머리에 망각은 없어. 어차피 너 또한 엔지니어이니 도면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텐데.”말한다.

시로네는 세인을 달리 보았다. 고대 병기는 왕국을 막론하고 특급 기밀. 정보에 접근하는 행위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지는 위험한 일을 오직 미로를 구하기 위해 해 왔던 것이다. 크루드도 이제는 혼란스러웠다. 크루드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많은 조건이었으나 세인은 오히려 신뢰감이 들었다. 크루드가 지금의 계획을 현실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크루드는 첫 번째, 73구역의 빛, 시로네를 이용해서 제2사령부를 회유할 것. 두 번째, 설계도가 있다고 해도 천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타기스라면 이곳에서 제작할 수 없다. 본토의 공장을 빌려야 하는데, 그들에게 승낙을 받아 와라. 말하였다. 세인은 반군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군수 커뮤니티인가 묻자 크루드는 정확히는 ‘야맹’이라는 방위산업체다. 천국 내란을 틈타 급격히 성장한 신흥 세력으로, 군수복합단지를 모조리 섭렵해 무기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마지막 조건을 묻자 크루드는 처음으로 제안을 주저했다. 타기스를 제조하려면 아마도 블랙 엘릭서가 필요할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세인은 크루드의 의도를 파악했다. 현자의 돌을 이용해 타기스의 생산공정을 단축시킨다, 지금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크루드는 기존 엘릭서로도 타기스는 제작할 수 있지. 하지만 암석을 녹여 금속을 추출하고 용융하는 작업만으로도 시간을 다 빼앗기게 될 거야. 장비는 제공한다. 구로이든 뭐든, 블랙 엘릭서로 전부 녹여서 타기스에 필요한 금속을 가공한다라고 말한다. 이게 크루드 제시한 세가지 조건이었다. 세인이 50퍼센트 확률로 블랙 엘릭서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어디있는지 물었다. 크루드는 “사자死者의 세계, 니플헤임이다.”대답하였다.

전략회의실이 정적에 사로잡혔다. 크루드는 이번에도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잘 선택하라고 했다. 가올드에게 세인은 판단을 넘겼다. 니플헤임으로 가기 결정되었다. 가올드가 팀을 나눠 가올드, 강난, 줄루 니플헤임으로 들어가고, 아르민, 시이나, 에텔라, 쿠안이 군수 커뮤니티를 맡는다. 또 시로네, 플루가 제2사령부를 설득한다. 세인의 생각에도 임무의 난이도를 고려해 최대한으로 쪼갠 인원 분배였다. 세인은 이곳에 남아서 전략을 짜고, 더불어 행성 운행에 대한 것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3. 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