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상의 단편소설. 1936년 6월 월간지 중앙에 발표되었다. 제목인 지주회시(鼅鼄會豕)의 지주는 거미를, 시는 돼지를 뜻하며, 뜻을 풀이하면 "거미가 돼지를 만나다"라는 뜻이 된다. 이 중 거미는 등장인물 전체를 뜻하는 것으로, 인물들이 서로를 거미처럼 빨아먹고 있다는 의미이다.3개월 후에 발표된 날개처럼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쓰여졌으며, 방 안에 틀어박혀서 아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잉여인간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다만 본 소설에서의 아내는 날개에서의 아내와는 사뭇 다르게 묘사된다. 날개의 아내는 남편이 뻔히 있는 집 안에 외간남자를 불러들이고 정신적 불구자나 다름없는 주인공을 사실상 사육하는 악녀로서 그려졌으나, 지주회시의 아내는 기둥서방과도 같은 주인공을 대신해 카페에서 일해 돈을 벌어오는 가장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주인공 시점에서는 아내도 자신도 서로를 얽매고 지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이러한 모습을 두고 아내와 자기 자신을 거미라고 표현한다.
이상의 작품답게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대부분의 판본에서는 원문을 존중해 띄어쓰기를 하고 있지 않으나, 애플북스판 전집에는 띄어쓰기를 한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