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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9 18:26:50

좁쌀 한 톨

1. 소개2. 줄거리3. 진지한 분석: 법률상으로 보면4. 바리에이션과 파생작품

1. 소개

한국전래동화로 한 청년이 물물교환(?)을 통해 마지막에는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

소재가 좁쌀 한톨인 이유는 적벽부중에서 渺蒼海之一粟(묘창해지일속)으로 추측된다.

매우 큰 것 속에 하나의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이른다.

2. 줄거리

3. 진지한 분석: 법률상으로 보면

실제로 민법상 주막 주인은 임치물(任置物, 맡긴 물건)의 보관을 해태하여(=게을리하여) 좁쌀 반환 채무를 이행 불능에 이르게 한 책임, 즉 총각에 대한 채무 불이행 책임을 부담하지만, 이행 불능 시 채무 불이행 책임은 금전 배상으로 족하므로 쥐를 잡아 달라는 요구까지 들어 줄 의무는 없고, 좁쌀 가격만큼만 배상하면 된다.

어차피 옛날 이야기일 뿐이므로 쓸데없이 진지해질 필요는 없지만, 민법이 제정되기 전이라도 상식적으로는 좁쌀 한 톨을 잃어버렸으면 똑같이 좁쌀 한 톨로 물어주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이 이야기에서 주인이 쩔쩔맸던 이유는 총각이 좁쌀을 맡길 때부터 "귀한 좁쌀"이라고 훼이크를 치면서 신신당부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평범한 좁쌀에 불과했지만 주인은 그 좁쌀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총각의 요구를 들어 주었던 것.

참고로 민법상으로는 이와 같은 경우 특별손해의 법리가 적용되어, 채무자가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배상의 책임이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총각이 신신당부했기 때문에 주인이 특별한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보아 특별손해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쥐를 잡아 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귀한 좁쌀"에 대한 총각의 주관적 가치에 상당한 금전배상을 하면 된다. 그러니 주인으로서는 금전배상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자기에게 아무 가치 없는 쥐 한 마리를 잡아주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좀 더 깊이 파고들면 주막은 상법상 공중접객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공중접객업자는 고객이 고가물에 대하여 종류와 가액을 명시하여 임치했다면 그 물건의 멸실 또는 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153조). 다만 이 경우 총각이 "귀한 좁쌀"이라고만 했을 뿐 그 가액을 명시했는지는 불분명하므로 적용하기가 애매하다.

또한 쥐의 주인은 고양이의 주인에게, 고양이 주인은 당나귀 주인에게, 당나귀 주인은 황소주인에게 각각 동물점유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할 수 있으나, 여기서 책임내용은 금전배상일 뿐이다. 이 경우의 법리도 좁쌀의 경우와 같다. 다만 좁쌀과 쥐의 경우와 달리 고양이와 당나귀, 당나귀와 황소 사이에는 가치의 차이가 너무 커서, 주인이 순순히 내어주는 것이 좀 억지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도 옛날 이야기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만화가 김삼이 그린 만화에서는 당나귀 주인이 화내면서 고양이값이라면 모를까, 당나귀를 줄 수 없다고 내쫓음에도 총각은 맞아도 맞아도 당나귀를 달라고 계속 항의하고 집 앞에서 난리를 벌여서 치를 떨며 준다는 설정으로 나왔다.

여기서 금전배상만 서술하는 이유는 우리 민법의 기본적인 손해배상에 대한 태도가 금전배상이기 때문. 말 그대로 원상회복이 가능하다면 그것을 따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한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고 입증도 어려우므로 손해를 금전으로 환산해 배상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4. 바리에이션과 파생작품



[1] 주막 주인의 아들이 팔아 버렸다는 버전에서는 전후 사정을 모르는 아들이 술값이나 도박 빚으로 팔았다고 나온다. 또는 총각의 소를 원래 팔아야 할 소로 착각해서 실수로 팔아 버렸다고 한다.[2] 정승집에서 소를 먹은 사람이 한둘은 아니니 정승이 이를 언급하자 총각은 그러면 제일 먼저 소를 먹은 사람을 달라고 하는 버전도 있다. 여기서도 소를 제일 먼저 먹은 사람이 정승의 딸이라 결국 총각은 정승의 사위가 된다.[3] 황소를 얻을 무렵에는 위치가 한양 부근이었으며, 정승댁은 한양 어딘가에 있었다고 한다.[4] 사실 과거시험은 3년에 한 번씩 열기 때문에 그 해 시험에 낙방하고 다음 해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는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그것은 정기시험인 식년시 한정의 이야기로 실제로는 그 사이에 알성시나 별시를 자주 열었던 데다 가끔 경사가 있었을 때 특별시험을 열었기 때문에 비정기 시험을 포함하면 아주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5] 일부 판본에서는 어머니가 조 서 말을 심으라고 했더니, 그걸 한 구덩이에 다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6] 현실에서는 아무리 상황을 받쳐준다 해도 사실상 불가능한게, 병아리를 길러 닭으로 불리는 것만 해도 4-5천원인데, 돼지는 새끼 한 마리에 분양가 15만원 정도 즉 3-40마리의 닭이 필요한데, 닭의 평균 유정란 생산량과 병아리 한마리당 20일이 걸리는 부화기를 생각하면 2-3년이 걸리고, 그렇게 돼지를 들인다 해도 송아지 한마리가 700만원 남짓이니 돼지 40마리가 넘게 필요한데, 이것도 새끼 출산을 계산하면 몇 년이 훌쩍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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